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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놀이공원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타나카 타츠야 사진,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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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을 주는 놀이공원. 커다란 원형의 관람차, 휘몰아치듯 달리는 롤러코스터 등 심장을 떨리게 하는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줄을 서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가지 않는 세계, 마치 미지의 세계에 와있는 것 같지 않았나. 손목에 띠를 두르고 하루의 시간을 보낸 그곳에서 잊었던 추억을 찾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 시간을 보낸다. 삶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일요일의 놀이공원은 이렇듯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이 찾아온다.
요일 시리즈로 친근한 아오야마 미치코와 미니어처 아티스트 타나카 타츠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소설은 더욱 빛난다. 그저 상상의 세계로 끝날 듯했던 일요일의 놀이공원이 다양한 컬러를 가진 무대로 변한 것이다. 앙증맞은 소품은 화려하고 따뜻한 색깔을 띠고, 우리의 눈과 마음을 활짝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자, 아오야마 미치코의 따뜻한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었나!
‘야마나카 아오타 유원지’를 아는 사람은 모두 ‘구루구루메’라고 부른다. ‘놀이공원이라면 구루구루메지.’ 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용기를 내 처음으로 신청한 데이트에서 유논과 함께 회전목마를 타는 겐토가 그 첫 번째 등장인물이다. 떨리는 마음을 안고 회전목마에 앉았던 그는 과연 용기를 내 고백을 할 것인가.

기다림이란 때로 멋진 일이다.
곧 다가올 소중한 이를 생각하고, 앞으로 시작될 즐거움을 마음속에서 그려 보는 시간, 행복이 조용히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으며, 두근거림으로 가득 찬 긴장감, 일찍 도착했기에 비로소 느낄 수 있는, 아껴 둔 여백같은 것. (11페이지)
쉰 살가량의 외국인인 듯한 피에로는 커다란 북을 메고 둥둥 치며 시간을 알린다. 무심한 듯 지나가며 풍선을 건네고, 조리 기구를 꺼내어 옥수수 팝콘을 튄다. 소설에서 피에로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깨달음을 준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 작은 행동에 감동했던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고교 농구 동아리 선수였던 친구 에미리, 메미, 키호, 카에데도 마지막 경기 후 구루구루메를 찾았다. 농구부원으로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는 걸 서로 대화를 통해 깨달았다. 청춘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므로,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구루구루메는 우정을 확인하는 계기였으며, 미래에 관한 새로운 희망의 시간이었다.
흐름을 바꾸고 싶어지면 타임아웃을 하면 된다. 숨을 고르고, 기운을 추스른 뒤 다시 게임을 시작하면 된다. 거기서 이기든 지든 그 소중한 경험을 안고 다음 시합에 나가면 된다.
계절은 그렇게 빙글빙글 돌아간다. (163~164페이지)
구루구루메는 청춘들만 오는 게 아니다. 가족 단위로 찾아와 있는 듯 없는 듯했던 가족의 구성원이지만, 중요한 순간에 빛을 발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결혼해서 50년을 함께 살았던 칠십 대 부부도 주변을 둘러보며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 아이를 함께 키웠고, 조카의 아이에게 줄 선물을 어떤 거로 할지 고민하는 남편에게 한마디 말을 무심하게 건넬 수 있는 것. 오랜 부부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일요일의 놀이공원은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와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그 미미한 틈새에 대고 말하는 것 같다. 그걸 알아차리고 피에로가 던지는 한마디에 모두 자기가 가진 고민의 끝을 보게 된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고, 자기가 역할을 다했을 때 비로소 한 팀 혹은 한 가족, 연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삶은 이처럼 단순하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우리 가까이에서 손짓하고 있다. 그걸 발견하는 사람이 곧 우리라는 걸 깨닫게 한다.
타나카 타츠야의 미니어처 사진을 꼭 한번 찾아보시라. 작가가 사용한 재료와 특징은 기발하며 센스가 넘친다. 무엇보다 빨대와 테이크 아웃용 플라스틱 컵을 이용한 수영장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지친 하루에 마법 같은 풍경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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