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 시인수첩 시인선 80
이어진 지음 / 여우난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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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

서평자 전창수

 

너는 장미 프리지어 안개꽃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들을 추억한다

- 드라이플라워중에서

 

때로는 마음이 자라난다는 것이 슬픈 일이기도 하다. 무언가 자라난다는 것은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세상에 대해서 알아간다는 것이기도 하다. 삶이 너무 힘겹고 어렵다 보면, 알아가는 것들의 넓이가 넓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이 세상, 어느 순간, 내가 참 잘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다. 오늘도 그런 삶을 반추해본다.

 

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는 시집이다. 드라이플라워라는 시에서 보듯 이 시집은 무언가에 대한 추억을 읊는 듯한 느낌의 시집이다. 삶을 살아가다 부면, 내 안의 무언가가 들어차서 아주 먼 옛날의 소중했던 추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삶이 흐뭇해지기 시작한다.

 

나도 가끔 내가 잊고 있었던 추억을 되새겨보기도 한다. 많은 추억들이 있고, 또 남아 있는 사진도 꽤 뒨다. 그 사진들 속에서 나의 과거의 모습이 떠오르면 그때 참 괜찮은 시절이었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많은 상처와 어둠, 그리고 방황의 세월을 겪으면서도 한줄한줄 추억이 쌓여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삶의 법칙.

 

우리 삶이 그렇게 하루하루를 멋지게 살아가는 인생이고 또한 하루하루 가는 것이 정말로 즐거운 인생이라면, 우리 사는 삶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도 행복할 수 있고, 아무것도 이룬 것 없어도 마냥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소유에 대한 집착이 없어서가 아니라, 소유에 대한 갈망이 없어서가 아니라도, 소유에 대한 집착과 갈망은 있는데, 그것을 채우려고 억지로 애쓰려 하기보다는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조금조금씩 소유의 집착과 갈망을 채워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내려놓는 삶이 진짜 보람 있는 삶이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늘을 살아가 본다. 그렇게 내일을 살아가본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소유의 현명한 집착과 아름다운 갈망으로 맞이해 본다.

 

- 여우난골에서도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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