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다의 빛

 

전창수 지음

 

 

바다의 빛이 하늘 너머로 너울너울 내리고 있다. 내리는 삶들은 바다의 빛을 통해 다른 하늘로 향해 가고 있다. 향해 가고 있는 삶이, 향해 가고 있는 물결이 너울너울 사라지고 바다의 빛은 또 너머너머의 삶들로 가고 있다.

 

그 삶에 빛이 있을까. 그 삶에 맘이 있을까. 그 삶에 오늘이 있을까. 그 삶에 우리가 있을까.

 

우리의 세상엔 바다의 빛이 져가는 노을 너머로 하늘을 향해 가는 새떼들로 가득차 있었지. 그런 세상은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었지. 그렇게 가고 있는 세상이 우리를 만들고 있었지. 그래도 오늘 아름다운 날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내일이 있었지.

 

바다의 빛은 또 너울너울 내려가고 있다. 내려가는 너울의 너머로 삶이 지고, 삶이 뜨고, 해가 지고, 해가 뜨고, 그렇게 가고 있는 바다의 빛이었다. 바다의 오래된 빛이었다. 내가 바라보고 있는, 내가 보내고 있는, 오늘 하루의 빛이었다. 오늘 하루의 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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