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 이용하는데

 

전창수 지음

 

도서관을 이용하다 보면, 괜히 씩씩거리는 사람이 있다. 옆에서 책 넘기는 소리만 들려도 씩씩거리는 사람. 약간의 소리에도 민감한 이분들. 과연, 이분들에게 공부가 의미가 있을까? 이분들은 어디엘 가도 뭐든지 민감하여, 어디에서도 씩씩거리고 있을 것이다. 도서관은 공부하는 장소라서, 조용하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책장 넘기는 소리, 필기 넘기는 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숨소리가 어울러지는 소리. 그런 것들이 오히려 분위기를 살리고, 공부하는 의욕이 생기게 하는 곳이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그저 적막한 공간을 원한다면, 도서관에 오지 말아야 한다. 도서관에서 들리는 적당한 소음은 공부의 능력향상을 위해 오히려 필요하다. 물론, 열람실 안에서의 잡담, 그리고 지나친 소음은 삼가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공부를 하는데, 책장 넘기는 소리를 신경써야 하고, 필기하는 소리를 신경써야 하고, 그저, 숨쉬는 소리조차 신경 써야 한다면, 도서관을 어떻게 가겠는가?

 

그리고 또 있다.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고, 또한 자료실에서 책을 읽다 보면, 쉴 공간이 필요하다. 쉬는 공간에서는 적당히 대화도 하기도 하고, 전화도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음료수를 마시기도 하고, 먹을 걸 먹기도 하면서 마음의 틈새를 갖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도서관은 이런 틈새들이 너무도 없다. 이런 틈새의 시간을 갖는 휴식공간이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도서관 관계자분들이 모르는 것 같다. 요즘은 도서관마다 휴식공간이 너무 없어서 도서관에 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 휴식을 위해서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버거운 일이다.

 

신문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신문을 보라고 설치한다는 건, 적당한 소음을 허용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신문을 볼 때, 종잇장을 넘기는 소리들은 생각보다 크다. 그렇기에, 신문을 보는 공간이 있는 시설에는 조용히라는 푯말이 붙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서는 신문을 마음껏 볼 수가 없다. 신문실을 따로 설치하든지, 신문실을 휴게실에 설치하든지 해야 한다. 도서관에서 신문을 볼 수 있어서 너무도 좋다. 그러나, 그런 좋은 시설 뒤에 있는 안이한 그림. 그 그림들이 너무 아쉽다.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 중에 너무 지나친 조용함을 강조한다는 사실. 하지만, 그래서 이용자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 도서관에서는 지나친 정숙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적당한 소음과 함께 어우러지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도서관은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간이 되어야 하고, 그렇기에 적당한 소음은 필요하다. 적당한 소음이 있을 때, 도서관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지나치게 조용한 분위기는 사람을 숨이 막히게 한다. 그 숨막힘 때문에 도서관 이용을 주저하게 된다. 지나치게 조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집에서 공부하는 것이 낫다. 아니면, 독서실을 가는 것이 낫다. 또는, 사무실을 얻는 방법도 있다.

 

도서관이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적당한 소음과 함께 사람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지나친 소음은 허용할 수 없겠지만, 적당한 소음을 통해서 도서관이 숨막히지 않는 좋은 독서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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