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와 TV도 마음으로 흐르고
전창수 지음
오늘, 아주 먼 곳으로 왔어요
그곳은 최악이었죠
쓰레기 더미가 우주처럼 쌓였고
온갖 벌레들이 이상한 꿈을 꾸면서
저의 어딘가를 공격해댔었죠
그렇게 엉망인 세상 속에서
해와 바람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죠
해가 쨍쨍
바람이 씽씽
벌레들이 하나둘 나비가 되어 날아갔어요
쓰레기더미가 하나둘 쓸모 있는 물건으로 바뀌었어요
이상한 일이에요
나는 거기에서
냄새 나는 악취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며칠을 씻지 않았는데
냄새 하나 없는
아주 작은 아기로 태어났었죠
저기 어딘가에 라디오 소리가 흘러나오고
TV의 화면이 흐르고 있어요
오늘도 시간 가는 저편 너머로 누군가는 눈물을 훔치고
누군가는 빛을 쬐고 있어요 그리고요
바람은 여전히 빛 어딘가에서 소리들을 바라보고 있네요
그렇게 바라보는 세상 속에서
나는 있어요, 나는 있어요, 나는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