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메디슨 - 살리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를 둘러싼 숨막히는 약의 역사
송은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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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x메디슨약은 나를 기만하지만, 약은 나를 기만하지 않기도 하고

 

 

1.

 

소크라테스는 사약을 먹고 죽었다. 그는 죽음 앞에서 의연했다. 악법도 법이라 외치며 죽어간의 그를 죽게 한 약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약에 대한 이야기다. 그 중에 특히 독약에 관한 이야기다. 신념에 목숨 걸다가 사약을 먹고 간 사람, 욕망에 눈이 멀어 사약을 먹어야만 했던 자들의 이야기들이다. 그 이야기들에 들어가 있는 독약은 우리의 목숨을 허망하게 버려야만 하는가, 하는 이유에 대한 회한이 되기도 하고, 나의 목숨은 이만큼 의미 있다, 는 항변이기도 하다. 슬픔 너머에 있는 절망의 독약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도 하고 인생의 허망함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한다. 삶은 그렇게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우리의 인생에 더욱 더 의미있는 삶을 살게 하라 종용하기도 한다.

 

 

2.

 

사약윽 먹거나 독약을 먹고 죽은 자에게 있는 약들은 결코 그 약들이 쉽게 먹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먹어야만 했던 약들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 것일까. 오늘날의 약들은 독약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병을 치료하는 명약이 되기도 한다. 어떻게 제조하느냐에 따라서 약초는 보약이 되었다가, 독약이 되었다가 한다. 히스토리x메디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약초가 되었다가 독약이 되었다가 하는 이 책을 보려면, 조금은 생각을 할 준비를 하고 보아야 한다. 당신에게 독초가 되는 글이라면, 책을 보지 않는 편이 나을 테니까. 이 뜬금없는 폭탄발언을 무슨 소리냐고? 언어유희를 위험하게 한번 해봤다. 제목이 히스토리 메디슨이다. 이 책 속에서 뭔가 숨긴 게 있다면, 그것은 독이다. 그래서 이 독은 한번 먹으면 해소가 안 된다. 그러나, 숨겨진 독에 의미를 담아, 그 독소의 해소조항을 넣어 놓으면, 이 독은 아주 큰 삶의 의미를 갖게 되는 명약이 된다. 삶이란 게 이런 게 아닐까.

 

누군가에게는 분명 독이 되는 사람이 있다. 때로는 그 사람의 증오가 어떤 사람을 죽이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증오의 이면 저편에 있는 분노를 보고, 그 분노를 따뜻한 어떤 것으로 감싸려고 노력한다면, 그 따뜻함이 그 분노의 마음에 담아, 사르르 녹아드는 분노 저편으로 마음이 닿을 것이다. 그 닿은 마음의 어딘가에서 분명 보다 더 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지. 히스토리x메디슨에서 그런 의미를 찾아볼 수 있었다면 좋겠다. 누군가의 분노 때문에 나는 힘들 수 있고, 나의 분노 떄문에 누군가를 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거다. 그 모든 마음의 힘듦을 보다 보면, 분명 거기엔 오해가 있고, 또한 그 분노 너머에 보다 더 따뜻한 진심이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오늘 떠오르는 아침이 어제의 맑은 아침보다 나을지 안 나을지는 모르지만, 오늘 떠오르는 나의 마음이 어제보다 편안해진 오늘이라면, 분명 더 나은 내일이 올 테니까.

 

3.

 

오늘 비로소 찾은 나의 평안에 흐뭇한 웃음을 지을 수 있어서 좋다. 내일은 어떤 일이 또 일어날지는 알 수 없지만, 내일도 오늘처럼 편안한 하루가 될 수 있기를. 어제는 비록 힘들었어도, 지금부터 하루하루가 평온한 하루가 되어갔으면. 그 삶의 바람을 바라며 오늘 히스토리x메디슨을 읽는다. 이 책 속에 담겨진 실체가 진정한 웃음을 띨 수 있기를.

 

- 카시오페아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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