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이 옷을 벗고 서 있다.
주위엔 아무도 없다.
TV 속에선 오늘을 달리는 아나운서가
라디오에선 내일을 향해 가는 여자 MC가
총각은 멍한 눈으로
그들을 향해 질주한다
질주하는 너머로 총각의 웃음소리가 퍼진다
괴물은
어쩌면 저 너머에 어딘가로 이미 사라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옷을 벗은 총각사내가
주섬주섬 옷 주위로 가다가 뭔가 아쉬운 듯
베란다 창밖
산 너머를 바라본다
바라보는
너머너머에 있는
뭔가가 그리운 듯
총각은 눈물을 훔치고
눈물을 내린다
오늘도 날아가는 미디어 너머로
총각의 슬픔이 날아온다
총각의 슬픔이 내달린다
총각의 아픔이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