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여인 - 머리맡 일기장
호은 지음, 박태근 엮음 / 북트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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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버지의 여인이란?

 

아버지의 여인은 아버지의 아내를 말하는 것이다. 아버지의 아내가 저세상으로 가셨기 때문에, 아버지의 괴로운 마음들을 일기로 쓴 것이고, 그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2. 백조 p.35

 

잔잔한 물 위헤

백조 한 마리 사뿐 내려앉더니

깃발을 털어 매무새 정리한다.

날 수도, 걸을 수도, 물에 뜰 수도 있는 너는

어디 하나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넌들 왜 고통이 없겠느냐.

물속에서의 발버둥을

드러내지 않고 살 뿐이겠지.

 

 

3.

 

그러고 보면, 우리 삶들에서 해소하지 못하고 사는 슬픔이 얼마나 많을까. 아버지의 여인에는 아버지의 괴로워하는 마음들이 절절히 표현되어 있다. 해소란, 이 극한의 감정에 들어서서 통곡을 하고 그 사람을 완전히 떠나보냈을 때 이루어진다. 완전히 떠나보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잊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내 마음의 괴로움이 사라질 때쯤엔, 통곡의 해소가 이루어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 통곡의 어디쯤에서 살아 있는 사람은 비로소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떠난 사람은 떠난 사람이고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서서히 사라질 때쯤에, 그 마음이 또다른 어딘가로 향해 가고 있을 것이다. 아버지의 여인을 읽다가 통곡을 했다면, 그래서 이별의 아픔이, 사별의 아픔이, 또한 마음의 아픔이 해소되었다면, 그 또한 아버지의 여인이란 책은 사람의 인생에 아주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리라.

 

 

3. 좋은 글만 쓰자 p.54

 

좋은 글만 쓰자

다짐하면 할수록

슬픈 글자들이 써진다

맘껏 나오너라

모두 비우면 더 나올 것 없겠지.

그리움의 까지 몽땅 다 나오너라

 

 

아내를 떠나 보내고 그리워하고 괴로워한다. 그러다가 또한 어느 때 해소되는 순간까지, 이 아픔은 계속된다. 누구에게나 그렇나 아픔이 있을 것이기에, 이 아픔은 공감의 어느 순간까지 다가가게 한다. 그 어느 순간, 눈물을 터져나오며, 그 터져나온 눈물 덕분에 삶의 희망이 생긴다. 그렇게 생긴 희망은 그리움인 것은 그리움인 것으로, 사는 것은 사는 것으로 변환되어 살아갈 용기를 준다. 우리 삶의 어느 순간에, 이러한 아픔이 오게 될까. 또는 이미 왔을까. 그 아픔 너머에 있는 용기. 그 용기를 위해, 오늘의 슬픔을 실컷 뱉어 본다. 오늘의 슬픔을 실컷 토해 본다. 슬픔은 그렇게 내게 아주 큰 희망으로 다가올 테니까. 아주 큰 삶의 기대로 다가올 테니까.

 

- 도서출판 북트리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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