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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느리게 가는 길 - 지금 내게 꼭 필요한 한마디
김정한 지음 / 레몬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1.
하얀 소금꽃이 특별하게 빛날수록 소금 농사를 짓는 염부는 얼마나 많은 들숨 날숨을 내쉬었을까. 또 얼마나 많은 한숨을 토해냈을까. 바다가 내어주는 만큼만 거두며 살아온 세월, 염부는 욕심내지 않는 소박한 삶을 바다에서 배웠다. - p.16
삶이란 어쩌면 너무 쉽고 당연하게 흘러가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돈에 대한 지나친 욕심, 사람에 대한 지나친 권력욕, 이런 것들만 조금 내려놓으면 지금의 삶은 몹시도 행복할 어떤 일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돈이 없지만, 그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조금 더 느리게 가는 길』은 삶에 대한 성찰을 하는 에세이다. 저자는 욕심을 내려놓고 사는 법을 이야기한다. 그 삶에서 이 챕터에 등장하는 염부는 바다를 보며 욕심을 내려놓는다. 너무도 넓은 바다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리라.
2.
맨드라미로 붉은 띠 두른,
삶이 뜨겁게 꿈틀대는 증도에서
느림의 미학을 배운다.
서둘지마라, 인생아!
- p.21
너무 바쁘게만 가다 보면, 내가 지금 정말 잘 살고 있는 걸까,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제목에서 보여주듯, 느림의 미학은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또 행복하게 가게 되는 길이다. 그 길을 가려면, 보다 더 만은 생각들과 깊은 사고가 필요하다. 저자의 에세이는 그래서 깊은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 저자의 깊은 생각들을 이 리뷰에서 다 담기란 힘들다. 말하자면, 세상의 무게를 견뎌내며 그저 그런 것들이 나를 살게 하는 것들 (소제목에서 발췌) 이고, 이 과정은 나를 보다 더 성숙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들이다.
3.
주변에 든든한 울타리가 있으면 외로움을 견디며 산다. 그러나 손을 내밀었는데 손잡아주는 이가 없가면 살겠노라 버티는 마음이 흔들린다. 결국 살겠다는 마음보다 포기하겠다는 마음이 더 강해진다. - p.57
성숙하고 아름답고 깊은 사고를 하다 보면, 자살은 해서는 안 되는 거구나,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수도 있다. 자살을 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볼 것은, 내가 사는 이 세상이 정말로 나를 죽이려 하는 세상인가, 내가 만약 어딘가에 정말로 도움을 청한다면, 나를 도와줄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어딘가에 반드시 누군가는 도와줄 사람이 있다. 그러니, 지금 자살을 생각하는 어떤 분이여,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라. 이 사람이 나를 안 도와준다고 포기하지 마시라! 어딘가에는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
4.
『조금 더 느리게 가는 길』은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얻게 될 수 없는 사색의 시간들이 있다. 그 사색의 시간에 저자의 편안한 문장이 작품을 읽어가게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을 하루에 다 읽기는 조금 벅찰 것이다. 하루 한 챕터씩 깊은 사고를 하면서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결론에 도달할 것만 같다. 느리게 가는 게 이토록 행복할 줄이야!
마음의 어떤 부분, 그리고 생활의 어떤 전선에서는 시간이 생명이 되기도 한다. 시간이 생명인 어떤 전선에서는 느리게 가는 미학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시간이 생명인 어떤 전선에, 욕심의 1프로만 내려놓으면 된다. 지금 내가 벌고 있는 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생활에 100프로 만족이란 없다. 99프로만 만족하면 된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진다면, 그렇다면 1프로의 여유를 누군가에게 나누어주게 되지 않을까.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기도 하다. 100프로를 채우려면 욕심을 부리게 되지만, 1프로는 누군가에게 나누어준다고 생각하면,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어느 덧 여름, 마음의 여유가 더욱 더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에어콘 바람보다, 선풍기 바람소리에 유독 기분이 좋아지는 지금. 그 1프로가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고 누군가가 살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 삶에도 누군가의 1프로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그렇게 나눔을 주고 받는 삶이 되기를.
- 레몬북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