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수집 생활 - 밑줄 긋는 카피라이터의 일상적 글쓰기
이유미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문장수집생활 / 이유미]

 

뚜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 - 이유미

 

201869일 작성

  

1.

 

문장 수집 생활을 한 달은 넘게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부분부분 읽어 나갈 때마다, 내 글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해 보다가 빨리 못 읽은 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짬짬이" 읽기에 너무도 좋은 책이라 그렇게 읽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2.

 

(null)

바닥과 발이 닿는 접접에 ○○○

낯선 곳을 밟을 땐 내 발에 익숙한 ○○○ 를 신는다

(null)

- 본문 중에서

 

신선한 표현을 열심히 고민해서 이런 카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몰라도, 짧은 시간에 문장을 뽑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평소에 문장 수집을 해두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카피에서 짚어볼 포인트가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바로 여행'을 낯선 곳을 밟는 것'이라고 풀어 쓴 점이다.

그냥여행'이라고 했으면 다른 카피와 별다른 차이를 못 느꼈을 테지만, 이렇게 새롭게 해석해주니 뭔가 신선한 느낌을 주는 카피가 되었다. 이처럼 단어를 있는 그대로 쓰기보다 풀어서 써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자전거를 탄다'는 페달을 힘껏 돌려 앞으로 나간다'처럼 풀어 쓰는 연습을 해보자

- p. 90

 

문장 수집 생활엔 신선한 표현들이 많다. 그 표현들을 표현하는 노하우를 알려준다고나 할까카피를 쓰는 사람만이 아니라, 소설을 쓰는 사람에게도 적용될 것만 같은 카피 작법. 여기에서의 설명처럼 글쓰기에서도 "구체적인 묘사가 보기에 좋다. 혹시, 소설작법을 카피에 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3.

 

(null)

계속 적겠습니다.

1월의 다짐이 1월에만 갇혀 있지 않도록

(null)

- 본문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구정 연휴가 지나면 규칙적인 패턴을 잃어가면서 의욕도 사라지고, 어딘가 무기력해지기 시작해 다이어리 정리에도 소홀해진다. 늘 갖고 다니며 쓰려고 작은 다이어리를 골랐지만 그마저도 부담스러워 집에 놓고 다니기 일쑤다.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 쓰는 카피는 ‘~하세요'라는 식이 대부분이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거다. 꾸준히 잘 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카피 말이다. 돌이켜 보면 1월에서 끝난 다이어리가 얼마나 많았던가! 다음번 다이어리는 12얼 마지막 장까지 보기 좋은 손때가 타길 바라며 꾸준히 써보자. 기록을 멈추지 않는 다이어리는 한 사람의 1년치 역사다.

- p.106

 

1년 동안 꾸준히 매일 일기를 쓴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와신상담 100일만에 나만의 일기를 매일 적고 있는데, 가끔 빠뜨릴 때가 있어 곤혹스럽다. 그만큼 매일 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1월에만 갇혀 있지 않도록, 이라는 저 카피는 정말 나의 마음에 쏙 박힌다계속 적겠습니다, 라는 다짐이 1월에 갇혀 있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또 해본다. 나태해질 때마다, 저 카피를 기억 속에서 꺼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예, 프린터로 크게 출력을 해서 어딘가에 붙여 놓고 매일 다짐하는 방법도 좋겠다.

 

 

4.

 

같은 상품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카피를 쓸 때 나는 그 물건이 놓일 상황과 분위기를, 그것을 쓰는 사람의 감성과 취향을 고려한다. 때론 카피가 주는 그 느낌에 이끌려 지갑을 여는 이가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 p.209

 

소설도, 시도, 에세이도 모든 독자를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때로는 필요에 따라, 독자층이 정해지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책의 제목이 주는 향기는 무시하지 못한다. 그러나 향기만 난다고 그 작품이 잘 팔리지는 않듯이, 카피도 좋고 내용도 좋아야 상품도 잘 팔리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여기에서는 한 가지를 더 강조한다. 내용 좋은 건 기본이고, 물건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 책에다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카피.

 

(null)

'그때'가 보이는 밑줄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들춰본다.

밑줄이 그어진 문장들을 새로 읽는다.

그때 내 고민과 질문과 생각들이

깃털처럼 얇은 볼펜이 지나간 자리에 남아 있다.

(null)

 - 본문 중에서

 

 

5.

 

한 문장에 여러 의미를 담으려다 보면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려울 뿐더러 비문이 되기 쉽다. 여러 문장이 중첩되는 복문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거꾸로 보는 페이지 15

 

문장 수집 생활은 카피를 "제대로쓰기 위한 조언들이 있고, 그 조언들을 위한 "카피가 있고 그에 대한 "저자의 경험이 담겨 있다. 그 경험들이 글을 쓰기 위한 멋진 조언으로 탄생한다. 마지막 부분은 거꾸로 보는 페이지로  기술적인 조언들을 실었다무엇보다 내게 콕 박힌 조언.

 

자잘한 행동들도 놓치지 말고 끊임없이 되새겨보고 또 적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귀찮아서 기록을 미루게 될 때마다 뚜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는 말을 명심하자.


거꾸로 보는 페이지 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