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빛깔 바람 - (2) 너도 빛깔바람의 맛을 보겠느냐?
1.
- 이 녀석 어디 갔지?
- 향단아, 향단아?
- 우리만 날아온 거야?
- 그 꼬맹이 녀석이 우릴 속인 거 아냐?
- 속이다니?
- 그 녀석이 우리더러 코딱지를… 아, 아니구나
-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이야.
- 그래, 맞아.
- 그런데, 우리 지금 어디로 날아온 거야?
- 왜 이렇게 환하지?
- 해가… 없네…
- 해가 없는데, 왜 이렇게 환해?
- 여기 어디지?
- 저건 또 뭐야?
- 뭐가?
- 바다가 왜 분홍색이야?
- 저게 바다야?
- 졸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리잖아
- 그러네
- 바다가 졸졸졸 흐르면, 우리 귀에 들리는 소리가 이상해지는 거야?
- 이봐, 백항,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 백항이라고 부르지 마.
- 그럼 뭐라고 불러?
- 박사님이라고
- 네가 왜 박사야?
- 나도 박사가 되고 싶으니까
- 뜬금없이?
- 뜬금이 왜 없어?
- 그럼, 뜬금이 있어?
- 뜬금이 뭔데?
- 뜨고 있는 금 아니야?
- 무슨 헛소리야?
- 그러니까, 네가 박사가 아니란 소리야.
- 알아, 그래도 박사라고 불러. 백항이라고 불리기 싫으니까
- 그래, 그럼 나를 천사라고 불러.
- 무슨 헛소리야?
- 너는 박사고 나는 천사.
- 왜?
- 나도 백당이라고 불리기 싫어
- 야
- 나한테 먼저 박사라고 불러
- 싫어, 네가 먼저 천사라고 불러
- 싫어, 네가 먼저 박사라고 불러
- 싫다고, 네가 먼저 천사라고 불러
- 싫다니까
- 어이! 거기!
- 잠깐만, 저게 누구야?
- 너희들 잘 만났다
- 대, 대, 대장님…
- 너희들 나 잘 때 몰래 도망쳤지
- 대, 대장님, 잘못했습니다…
- 대, 대장님, 너무 간지럽습니다. 이거 놓으시고…
- 내가 너희들을 그냥 놔줄 줄 아냐? 향단이를 어떻게 했어?
- 향단님은 그냥 제 갈 길 간다고 갔습니다.
- 누굴 속이려고?
- 정말입니다. 자기 갈 길 간다고 갔습니다.
- 그래? 그렇담 말이다.
- 네.
- 찾아 오거라.
- 아니, 어디 가서 향단님을 찾는단 말입니까?
- 너희가 데려가지 않았느냐! 찾아오란 말이다!
- 대, 대, 대장님. 웃겨 미치겠습니다. 그만 하십시오. 그만 간지럽히시고 저희 말을 좀…
- 찾아오겠다고 대답해라!
- 찾아오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도 생각할 시간을 주셔야지…
- 그래, 막간 주겠다.
- 너무 짧습니다, 대장님
- 막간에 막간으로 줄인다.
- 아닙니다, 대장님. 막간이면 충분합니다.
- 그래, 그럼, 막간 잰다!
- 예, 대장님.
- 어쩌려고?
- 코!
- 아!
- 파자
2.
- 백항아, 백당아, 따라오거라
- 어, 여기는?
- 갑자기 여기는 왜 왔어?
- 백항아, 백당아, 대답 안 하느냐?
- 네, 향단님. 분부 따르겠습니다.
- 우리 다시 온 거야?
- 왜 코딱지의 효과가 하나도 없지?
- 아, 미치겠네
- 그러게
- 백항아, 백당아, 무슨 작당을 그리 하고 그러느냐?
- 아니옵니다, 향단님. 그런데, 무슨 심부름을 시키려고 하십니까?
- 백항인 가서 마당을 빗자루로 좀 쓸고 오너라, 백당이는 나를 따로 좀 보고
- 알겠습니다. 마당을 쓸고 오겠습니다.
- 향단님, 저는 왜?
- 너는 빛깔 바람의 맛을 좀 보아야겠다.
- 빛깔 바람이 뭡니까?
- 그런 사람이 있다.
- 사람입니까? 뭐하는 사람입니까?
- 빛깔 바람이라는 사람이다.
- 그 빛깔 바람이라는 분이 뭐하시는 분입니까?
- 그런 사람이 있다.
- 왜 대답을 피하십니까?
- 백항이 다 쓸었느냐?
- 넌 또 왜 이렇게 빨리 왔어?
- 백항아
- 네, 향단님?
- 너도 빛깔 바람의 맛을 좀 보겠느냐?
- 그 사람을 제가 왜 봅니까?
- 사람인지는 어떻게 아느냐?
- 어떻게 알다뇨? 마당에서도 향단님의 목소리 다 들립니다.
- 둘 다 빛깔 바람의 맛을 보지 않겠느냐?
- 그러하옵니다.
- 그러하옵니다.
- 그러하느냐?
- 너희 둘은 운이 좋구나.
- 향단님,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 너희 둘이 맛을 보지 않겠다고 해서, 내가 너희 둘에게 아무 짓도 안 하기로 했다.
- 향단님, 지금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겁니까?
- 너희 둘은 나를 속였다.
- 아참. 잘못했사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향단님.
- 지금 장난하느냐?
- 아니옵니다. 정말 진중하게 반성을 하는 중이옵니다, 향단님.
- 그러하느냐.
- 그러하옵니다.
- 난 너희들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기로 했다.
- 향단님, 그럼 저희를 용서해 주시는 겁니까?
- 그러하다.
- 감사하옵니다, 향단님.
- 그러하느냐?
- 대신, 조건이 하나 있다.
- 무엇입니까?
- 코딱지를 파서 이리로 가져오너라.
- 향단님, 그 그게 무슨 말씀이옵니까?
- 코, 코딱지를 파라뇨?
- 명령이다. 안 그럼 빛깔바람의 맛을 보여주어야 하느니라.
- 햐, 향단님… 그, 그것만은, 너무…
- 싫은 것이냐?
- 그, 그게 아니라, 코딱지 파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하시는 말씀이신지요?
- 그게 말이다
- 네 말씀하십시오.
- 아까 너희들이 코딱지를 파니까 사라지던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그런다.
- 아니, 햐, 향단님, 그럼 우리를 시험해 보시는 겁니까?
- 너희가 나를 속이지 않았느냐?
- 그, 그럼…
- 그러니, 내가 너희를 시험해 보지 않고 어떻게 견디겠느냐?
- 햐, 향단님. 정말로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 저도요, 향단님, 다시는 안 그럴라오!
- 백항아
- 예, 향단님.
- 너 말투가 갑자기 왜 그러냐?
- 제 말투가 어때설라오서요, 향단님?
- 갑자기 왜 대거리를 하느냐?
- 향단님, 대거리라뇨? 제가 언제 대거리를 하였다고 말씀하실라우?
- 지금 대거리하는 거 아니고 뭣이냐, 말투가 왜 그 따구냐?
- 제 말투가 어때설라우서요?
- 왜 한 번도 쓰지 않던 말투로 대거리를 하느냐?
- 백항아, 너 진짜 이상해
- 내가 뭐가 이상해설라우서요?
- 백항아, 너 정말 그럴 것이냐?
- 코딱지는 파기 싫어설라우서!
- 알았다. 파지 마라.
- 정말이설라우?
- 네가 이겼다
- 그게 무슨 말씀이설라우?
- 더는 네게 코딱지 파란 말 안 하겠다, 헌데.
- 네
- 백당, 너는 파서 가져 와야겠다
- 왜 저만 파서 가져갑니까?
- 너도 대거리하는 것이냐?
- 대거리해야 안 파도 되는 거 아니라우?
- 그렇다
- 대거리를 해야 안 파도 된다
- 정말이라우?
- 그렇다
- 대신, 저기
- 아, 대장님, 언제 왔습니까?
- 대장님, 그만 하십시오.
- 네 녀석들이 우리 향단이에게 계속 대들고 있겠다?
- 다시는 안 그러겠사옵니다, 대장님, 그만 하십시오
- 내가 이번에는 네 녀석들을 가만두지 않겠다
- 대장님, 정말 웃겨 미치겠습니다
- 향단아, 너도 웃기느냐?
- 아니옵니다, 대장님. 저는 웃기지 않습니다.
- 네 녀석들, 코딱지.
- 대장님, 거긴…
- 코딱지를 팔면 사라진다 했겠다.
- 대장님, 그럼 어떻게 되는 건지 아시는지?
- 내 알 바 아니다. 네 녀석들 코딱지를 내가 파면…
- 대장님이 날아갑니다
- 그럴 리가 없다.
- 한번 해 보시겠습니까?
- 그래, 한번 해 보자.
- 그럼, 누구의 코딱지를 먼저?
- 향단아 이리 와 봐라.
- 네, 대장님.
- 너는 백항의 코딱지를 파 보거라, 나는 이놈의 코딱지를 파 볼 테니. 동시에 파는 것이다.
- 알겠습니다, 대장님.
- 이리 대!
- 대장님, 정말 파시게요?
- 네 녀석들 왜 웃느냐?
- 팔면 좋은데?
- 그래, 그럼 파겠다.
- 대장님, 시작하시죠
- 그래, 향단아, 시작하자
3.
- 대장님, 지금 파고 있는 겁니까?
- 그렇다
- 근데, 왜 아무 느낌이 없지?
- 어딜 파시는 거예요?
- 코를 파고 있다
- 근데 왜 파는 게 안 보이지?
- 너희들은
- 네, 대장님
- 이제 해방이다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대장님?
- 너희 갈 길을 가라
- 저희를 정말로 놓아주시는 겁니까?
- 그렇다, 갈 길을 가라
- 정말로 정말입니까?
- 그렇다. 잡지 않겠다. 가라.
- 고맙사옵니다, 대장님.
- 가자, 천사야.
- 그래, 박사야.
4.
- 향단아
- 네, 대장님
- 네 소원대로 되었구나
- 네, 맞습니다.
- 저들을 왜 놓아주라 했느냐?
- 저들이 가야 할 길이 보였습니다
- 저들이 가야 할 길이 어디느냐?
- 곧 아시게 될 것입니다.
- 그러하느냐?
- 네, 그러하옵니다.
5.
- 박사야
- 응, 왜 그래?
- 근데 말이야
- 응
- 우리 금괴가 하나도 없어
- 응, 그러네?
- 어떡하지?
- 그냥, 돌아가자
- 그래야겠네
6.
- 대장님
- 백당, 백항, 너희들 왜 돌아왔느냐?
- 저희 그냥 여기 있게 해 주십시오.
- 아니, 기껏 생각해서 놓아 주었더니, 그마저도 거부하는 것이냐?
- 그게 아니라
- 그게 아니라 무엇이느냐?
- 저희 먹고 살 길이 막막하옵니다.
- 그러하느냐?
- 그러하옵니다
- 저희를 그냥 거두어 주십시오
- 거두어 달라니?
- 대장님과 향단님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 그러하느냐? 진심이느냐?
- 진심이옵니다.
- 향단아, 너 이 두 녀석을 믿을 수 있겠느냐?
- 믿을 수 없사옵니다.
- 아, 향단님, 정말로 잘못했사옵니다. 거두어 주십시오!
- 저도 잘못했어요, 거두어 주시와요!
- 말투가 또 왜 그러느냐?
- 거두어 주십시오, 대장님, 향단님.
- 날이 어두워졌구나
- 대장님, 별도 떠 있습니다
- 그렇구나, 저 녀석들이 있으면, 그놈들이 가만 안 있을 텐데
- 대장님, 방법이 있을 겁니다.
- 그러하겠지.
- 이놈들은 지금 잠이 오느냐?
- 그냥 두시지요
- 그래야 하겠구나.
- 내일은 좀더 멀리까지 가 보도록 하거라
- 네, 대장님
- 일찍 자야겠구나
- 네, 대장님
- 이놈들 옆에서 잘 테냐?
- 아닙니다, 좀 있다 들어갈 것입니다. 이놈들은 그냥 여기서 자게 내버려 두시지요.
- 그래야겠구나.
- 잘 자거라
- 네 대장님
- 내일이 걱정이구나
- 네, 대장님, 준비를 해 놓겠습니다
- 그래, 알았다. 잘 자거라.
- 네, 대장님.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 그래, 이놈들 잘 보고 가거라.
- 네, 대장님.
2부. 빛깔 바람 - (3) 드디어 시작하는 그놈들
1.
- 향단아!
- 네, 대장님?
- 백항이와 백당이는 어디 갔느냐?
- 마당에 청소하러 갔습니다.
- 그러하느냐?
- 네 그렇습니다.
- 일찍도 일어났구나?
- 네, 하늘에 별이 보이나 봅니다
- 그건 또 무슨 소리냐?
- 하늘에 별이 보이니, 백항이와 백당이가 일찍 일어나 청소하는 것이지 싶습니다.
- 아 그런 것이냐?
- 네, 대장님
- 그럼 향단아
- 오늘은 그곳에 가봐야겠구나!
- 네 대장님, 가보겠사옵니다
- 내가 같이 가야 하느냐?
- 아니옵니다, 대장님
- 괜찮겠느냐?
- 네 대장님
- 정말 괜찮겠느냐?
- 네 대장님 정말 괜찮사옵니다
- 그래 알았다
2.
- 향단님! 향단님!
- 무슨 일로 나를 찾고 그러느냐?
- 백당이랑 저를 어디로 데려가려고 하시는 건지요?
- 백항이, 너부터 데려가야 한다
- 네? 저 말인가요? 어디로?
- 읍내로 가봐야겠구나
- 거긴 왜?
- 읍내에 가면 파는 게 많다더구나
- 뭐 사야 할 게 있나요?
- 그래서 짐꾼이 필요하다
- 그런가요? 제가 힘이 그렇게 센 편은 아닌데요?
- 그래서 말이다
- 말씀하세요, 향단님
- 향단님, 향단님!
- 너는 무슨 일이냐?
-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 아니다
- 아니, 저는 왜 안 된다고 하십니까?
- 백항이만 데려갈 거다
- 아니, 저 힘 셉니다!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 안 된다고 했느니라!
- 이유가 뭡니까?
- 이유? 이유식이란 것도 파느냐?
- 아 그렇사옵니다. 이유식을 파니까, 그곳에 나가면 그 이유식을 제가 들고 오겠습니다.
- 그러하느냐?
- 네 그러하옵니다
- 그럼
- 네 향단님
- 가자꾸나
- 네?
- 어서 가자, 준비하거라
- 정말 저를 데려가시는 겁니까?
- 너만 데려간다
- 백항이는 안 데려갑니까?
- 뭐하러 둘씩이나 가느냐?
- 방금까지 안 된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 이유식을 판다고 하지 않았느냐?
- 네 그렇습니다, 향단님!
- 그게 뭔지 모르겠으니, 찾거든 말해 주거라!
- 향단님!
- 왜 그러느냐?
- 정말 이유가 뭔지 모르십니까?
- 이유식이라 하지 않았느냐?
- 이유식이 뭔지는 아십니까?
- 먹는 거 아니냐?
- 먹는 거는 먹는 건데, 누가 먹는 건지는 아십니까?
- 내가 먹으려고 한다
- 아니, 향단님께서 그걸 왜?
- 이유식이 먹는 거라 하지 않았느냐? 맛있을 거 같느니라.
- 그렇사옵니까?
- 그러하다
- 그런데 말입니다, 향단님?
- 왜 그러느냐?
- 꼭 읍내에 가셔야겠습니까?
- 그럼 안 가고 어떻게 짐을 들고 오느냐?
- 짐을 들고 와야 됩니까?
- 그러하느니라!
- 그럼, 코딱지를 팔까요?
- 백항아, 코딱지는 이제 없느니라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 코딱지가 없습니까?
- 코딱지가 없다고…
- 그러느니라…
- 없다고…?
- 없습니까…?
- 그러느니라
- 이제 코딱지는 잊고 살거라
- 아니되옵니다!
- 그럴 수 없사옵니다!
- 날아가야 됩니다!
- 잊어야 하느니라!
- 아니되옵니다!
- 잊어야 하느니라!
- 왜 이렇게 시끄럽느냐?
- 대장님, 오셨습니까?
- 읍내에 갔다 오라고 한 게 언젠데 아직도 이러고 있느냐?
- 지금 갔다 오겠습니다
- 백항이를 데려가는 것이냐, 백당이를 데려가는 것이냐?
- 백당이를 데려가려 하옵니다
- 그러하느냐? 백항이는 그럼 나를 따라오거라
- 알았어요. 따라갈께요.
- 백당이는 나를 따라오거라
- 예, 향단님, 분부 받잡겠사옵니다
- 가자, 백당아
- 가자, 백항아
3.
- 백항아
- 예?
- 나를 따라오는 게 좋으냐?
- 아니요, 안 좋아요
- 그러하느냐?
- 그럼 향단이를 따라가는 게 더 편하느냐?
- 네 그러해요. 저는 왜 부르신 거죠?
- 향단이를 부탁한다.
- 저한테 왜 부탁을?
- 그러니까
- 네?
- 네가 향단이를 계속 돌보지 않았느냐?
- 제가 아니라 백당이가…
- 아니다, 내가 보기엔 백항이, 네가 향단이를 돌보았느니라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 네가 잘 해서다
- 무엇을요?
- 네가 잘 해서 향단이가 잘 자랐느니라!
- 제가 무엇을 잘 했다는 것인지요?
- 네가 잘 해서다
- 그러니까, 제가 무엇을?
- 그러니까, 네가 향단이한테 잘 해서다, 잘 돌봐줬느니라
- 그러니까, 제가 무엇을 잘 돌봐주었다는 것인지요?
- 꼭 대답을 들어야 하느냐?
- 말씀해 주세요!
- 그러하느냐?
- 왜 자꾸 하늘은 쳐다보고 그러세요?
- 정말 모르느냐?
- 정말 모른다구요! 왜 제가 돌봐줬다고 하시는지요?
- 그러니까, 백항이 네가 돌봐준 건…
- 네, 뭔데요?
- 아니다
- 아니, 뭐냐고요!
- 꼭 말해야 하느냐?
- 네, 말씀해 주세요!
- 그러하느냐? 대답을 듣고 싶은 게로구나!
- 네, 그러해요!
- 지금 네가 대답했느니라!
- 뭘요?
- 네가 향단이를 돌본 이유에 대해서 네 스스로 대답했느니라!
- 제가 뭐라고 대답했는데요?
- 그러해요! 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 그게 향단이를 돌봐줬다는 것과 무슨…
- 그러니까, 향단이는 너에게 그런 존재니라
- 제가 향단이한테 그런 존재가 아니구요?
- 그러하느니라! 향단이가 너한테 그런 존재니까…
- 그래서요?
- 그래서 네가 향단이를 돌봐주었다고 하는 것이니라!
- 대장님
- 왜 그러느냐?
- 그만 놀리시지요!
- 놀리는 걸로 보이느냐?
- 그럼 놀리는 게 아니고 뭔가요?
- 난 백항이도 백당이도 놀린 적 없느니라
- 대장님
- 왜 그러느냐?
- 항상 저희를 놀리지 않으셨는지요?
- 그런 적 없다
- 아니, 왜 그런 적 없다고 하시는지요?
- 그런 적 없으니, 없다고 하는 거다!
- 저희 간지럼은 왜 태우셨나요?
- 놀린 게 아니라!
- 네! 놀린 게 아니라?
- 벌을 준 것이니라!
- 그러니까, 벌을 왜 놀리면서 주시냐고요!
- 지금 내게 따지는 것이냐? 또…
- 저 또…
4.
- 백당아
- 네, 향단님
- 나를 따라다니는 게 좋으냐?
- 안 좋습니다
- 그럼, 대장님과 있는 게 편하느냐?
- 네, 그렇습니다.
- 그럼, 나는 왜 따라나섰느냐?
- 짐꾼이 필요하시다면서요?
- 그렇긴 하지!
- 짐꾼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제가 짐꾼이 되기로 한 겁니다.
- 그러하느냐?
- 그러하옵니다
- 그럼?
- 네, 제가 짐을 들어드리겠습니다
- 이유식부터 찾아보거라
- 향단님!
- 왜 그러느냐?
- 여기서 이유식을 어떻게 찾습니까?
- 아니, 왜 못 찾느냐?
- 여기는 정말로 읍내가 아닙니까?
- 그럼 어딘 줄 알았느냐?
- 뭔가를 팔고 사는데 가는 거 아니었습니까? 예를 들어, 슈퍼마켓이라든가 편의점이라든가?
- 그게 뭐하는 곳이냐?
- 사고 팔고 하는데 모르세요?
- 사고 팔고 하는 곳도 있느냐? 그건, 뭘로 물물교환을 하는 것이냐?
- 화폐라는 건데… 상평통보도 있고…
- 상평통보? 그것도 파는 것이냐?
- 그게 파는 게 아니고, 그게 있으면 좋은 물건으로 바꿀 수 있는 물건입니다
- 그런 물건도 있었느냐? 참 좋은 물건이구나
- 좋은 물건입니다. 없어서 그렇지.
- 지금 갖고 있는 거 없느냐?
- 향단님, 저한테 그게 있을 리가!
- 아, 그러한 것이냐?
- 그러하옵니다
- 다 왔구나!
- 여기가 어디입니까?
- 여기가 바로
- 네 어디입니까?
- 네 녀석이 있어야 할 곳이다
- 네, 제가 왜 여기 있습니까?
- 여기서 한 시간만 있거라!
- 향단님, 어디를 갔다 오시려고 하시는 것입니까?
- 아니다
- 그럼 왜 저더러 한 시간만 이곳에 있으라고 합니까?
- 백당아
- 네, 향단님
- 있으면 알게 되느니라
- 향단님
- 왜 그러느냐?
- 정말로 그리 여기십니까?
- 그러하다
- 그러하옵니까?
- 그러하다
- 그래서 말이옵니다
- 그래서 무엇이냐?
- 여기 못 있습니다
- 왜 못 있느냐?
- 전 이걸 할 줄 모릅니다
- 왜 못 하느냐?
- 동전이 없습니다
- 동전은 또 무엇이느냐?
- 동전이란 걸 넣어야 이게 작동합니다
- 이게 무엇인지는 아느냐?
- 이게 무엇인지는 아는데 읍내에 이런 게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사옵니다
- 그러하느냐?
- 그러하옵니다
- 그럼!
- 네 향단님
- 대장님께 동전을 달라 하거라
- 대장님께 말입니까?
- 그래, 대장님께
- 지금 대장님께 갔다 오면 됩니까?
- 아니다
- 아니면, 어떻게 동전을 달라 합니까?
- 같이 가자
- 대장님께 동전 달라고 하시렵니까?
- 아니다
- 그럼 왜 같이 가시려 합니까?
- 같이 가서 백당이 네가 동전을 달라고 대장님께 졸라 보거라
- 제가 말입니까?
- 그렇다
- 그러면 어찌 됩니까?
- 한번 해 보거라
- 그러면 어찌 됩니까?
- 동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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