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짜창수다
1.
그놈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놈은 나를 모른다. 내가 그 녀석의 돈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그 녀석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한다. 그 녀석은 분명 내가 목사인 줄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녀석을 속이는 것은 너무 쉬웠다. 나는 그 녀석에게 내게 돈을 바치면 영생을 주겠노라고 했다. 너무 쉬웠다. 그래서 그 영생을 얻겠다고 그놈은 내게 전 재산을 바쳤다. 이제 이놈에게 내가 만든 영생약을 주면 된다. 그놈과는 이것으로 마지막이다.
2.
나는 하늘에 있다. 분명 그놈에게 영생약을 먹였는데, 내가 왜 하늘에 있는 것일까. 알 수 없었다. 그놈이 내게 물어본 딱 한 마디 한 것이 기억났다.
“나, 이 약 먹으면 어떻게 돼?”
“어떻게 되긴, 영생을 얻지!”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그놈은 그 말을 했고 약을 먹었다. 근데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3.
눈앞에 그놈이 보인다. 그놈도 분명 영생약을 먹은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나는 영생약을 먹지 않았는데 왜 여기 있는 것일까. 그놈이 내게 말했다.
“덕분에 진짜 영생을 얻었네요!”
미칠 노릇이다. 나 때문에 영생을 얻다니.
“목사님, 그럼 목사님도 영생을 얻으신 건가요?”
“아, 네… 네, 그렇군요. 환영합니다. 하하하…”
4.
여기가 어디인가. 내 두 손이 뒤로 묶여 있고 눈은 가려져 있다. 어디에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돈은 어딨어?”
눈 가리개를 푼다.
“나 누군지 알지?”
“아니, 전도사님이?”
“내가 왜 네 전도사야? 나 전도사 아닌 거 알잖아!”
“아니, 그러니까 여기 왜?”
“왜는? 돈은 어딨어?”
“돈, 돈은… 근데, 옆에 있는 분은 누구?”
“내 친구야. 이분도 목사님이셔. 근데, 이분은 진짜 목사님이야.”
“네? 그게 무슨 소리?”
“알게 될 거야.”
5.
눈을 뜨니, 하늘이 온통 하얀색이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내 옆에 누워 있는 뭔가를 보았는데, 고양이다. 이놈은 왜 여기 있는 거지. 너무 평온하게 자고 있는 고양이. 나는 고양이에게 말을 걸어본다.
“너, 왜 여기있니?”
“야옹!”
“너, 왜 여기 있냐고?”
“야옹!”
“야, 너 왜 여기 있냐고!!!!!!!!”
“야옹!”
“야, 너 진짜 그럴래!!!!”
“야옹!”
하늘이 점점 어두워진다.
6.
“목사님, 영생을 얻으니 어떠신가요?”
“영생을 얻으니 좋은데, 여기는…”
“목사님, 지금 어디 계신지는 알고 계신가요?”
“왜 벽이 온통 연두색이죠?”
“목사님, 세상에 평화가 찾아왔어요.”
“그게 무슨…”
“알게 될 거예요…”
7.
하늘이 온통 푸른색이다. 그놈은 내게 여전히 목사님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놈에게 말했다.
“내게 전 재산을 바쳤느냐?”
“그렇습니다.”
“그럼 영생을 얻을 걸 믿겠느냐?”
“목사님,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시고 계시는 건가요?”
“그게 무슨 말이느냐?”
“저, 지금 갖고 있는 돈이 없는데요?”
“그게 무슨 소리냐?”
“집에 두고 왔어요. 돈이요.”
“음… 그… 그러하냐?”
“목사님께서 돈 없어도 재산을 바치면 되는 거라고 하셨잖아요?”
“그… 그러하냐?”
“네, 그래서 저의 전 재산인 영생을 바쳤잖아요!”
“그… 그러하냐?”
“네, 그러한대요?”
“그, 그럼 돈은 어디 있느냐?”
“저 집에 있어요. 돈이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제가 좀 드릴 수 있는데요?”
“그…그러하느냐?”
하늘에 있는 파란색이 갑자기 맑은 구름으로 뒤덮였다.
영생을 바라는 그놈의 목소리가 맑은 구름 사이로 덮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