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 오늘도 사회성 버튼을 누르는 당신에게
남인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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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개는 내성적인 이들이 말하기를 싫어한다고 생각하지만 성격이 어떻건 말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말을 꺼내놓거나, 자신의 정보나 의견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 다만 내성적인 사람들은 자기 말을 듣는 상대의 반응에 좀더 예민하다. 그들은 자기 말에 대한 시답지 않은 반응에 아무렇지 않을 자신이 없다. 누가 상대의 반응에 무감할 수 있겠느냐고?

- p.24

 

그래, 사실 나는 무척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 이미 아실 분은 아시겠지만 나는 생각보다 훨씬 더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블로그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들은 밖에서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세상풍파를 겪으면서 그 내성적인 성격은 더욱 더 심해져만 가고 있죠. 나름대로 나를 지키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 저의 내성적인 성격 중 하나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자라는 과정에서 그렇게 형성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성적인 저의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가급적 사람을 만나지 않습니다. 쉬는 동안 충전된 에너지가 사람을 만나면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꺼리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무리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지는 않습니다. 제가 만약, 연애를 하게 된다면 아마도 그 상대를 매일 만나는 것도 버거워할 거란 생각도 듭니다. 그만큼, 저는 생각보다 더 내성적이기 때문입니다.

 

 

2.

밝고 시끄러운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 어둡고 조용한 사람은 내성적인 사람이라는 인식도 오해다. 태도와 습관에 따른 표현 방식은 사람들이 환경이나 필요에 따라서 선택하는 것이라고 보는 편이 더 나을 듯하다. 낯가림이 전혀 없고 새로운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면서도 항상 차분하고 조용한 사람이 있는 가하면,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색가인데 사람들만 만나면 가장 시끄럽고 사교적인 사람도 있다.

- p.36

 

저도 한때는 사교적이고 밝은 사람이길 바라서 그렇게 행동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나와 안 맞는 옷을 입고 지내다 보니, 오히려 어떤 사람이 나를 무시하는 행동 때문에 더 힘들어지더군요.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면서 좋아하는 것과 그냥 그 사람을 내 마음대로 다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저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행동하다 보니, 저를 함부로, 자기 마음대로 다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그렇게 행동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에게 맞는 분위기가 있고 저처럼 내성적인 사람에게 맞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철저하게 내성적이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불편하게 여길지 몰라도 저는 그게 오히려 편하더군요.

 

3.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점은 고양이는 내게 잘 보이기 위해 싫은 것을 참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안겨 있기 불편하면 몸부림쳐서 품을 박차고 나가며 억지로 훈련을 받으려 하지도, 간식을 위해 마음에 없는 애교를 부리지도 않는다. 예민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신경 곤두서는일을 더는 만들고 싶지 않은 내게, 그건 아주 고마운 일이다.

내게 신경 쓰는 상대가 내 행복을 위해 고통을 참지 않지는 않는지 알기 위해 나 또한 한 겹 얹어 신경 쓰고 살펴야 하는 관계느 인간끼리만으로도 족하다. 고양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가장 많이 할 말이 '나는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가 아닐까.

- pp.108~109

 

이 책은 내성적인 저자가 쓴 내성적인 사람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저와 비슷한 성향의 책이라서 그런지 공감가는 내용도 많았고 정말, 편안하게 읽었습니다. 내성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외향적인 사람이 읽어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분들은 잘 공감이 가지 않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성적인 저에게는 정말로 딱, 들어맞는 책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저의 내성적인 성격을 잘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다짐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외향인처럼, 나에게 맞는 옷을 입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을 거란 다짐을 했습니다. 내가 조금 차가워 보이면 어떻습니까. 내가 조금 사교성이 떨어지면 어떻습니까. 사람을 허투루 보지 않는 사람이나, 사람을 진정으로 존중해주는 사람이라면 이런 나의 모습을 최소한 욕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드니까요.

 

하다보니, 책 얘기는 별로 안 했군요. 사실, 제 얘기를 통해 책 얘기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책 내용과는 다르지만, 주제는 같습니다. 저는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는 내성적인 사람임을 부끄러워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외향인을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겠습니다. 저는 저만의 가치를 지키겠습니다. 이 다짐이 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를 읽은 후에 밝힐 수 있는 저의 최후의 소감입니다. 고맙습니다.

 

- 이 리뷰는 21세기 북스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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