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생 노트필기 - 성적 수직상승의 비밀 공부생 시리즈
최귀길 지음 / 마리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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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 흉을 좀 보겠습니다. 옛말에 그러지요? 제 눈에 안경이라고. 제 아무리 밉게 생긴 아이도 어미 눈에는 이쁘게만 보인다고. 정말입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큰아들은 제가 봐도 잘났습니다. 키도 크고 체격도 좋고 피부도 곱습니다. 성격도 서글서글한데다 저와는 반대로 똑똑하고 공간 감각이 뛰어납니다. 저와 닮은 점이라면 책을 좋아한다는 거. 이만하면 만점이다 싶은데요. 단 하나, 아쉬운 게 있습니다. 이 녀석이 아직 공부에 흥미를 못 느끼고 있습니다. 새해엔 중학생이 되는데 이거 정말 큰일입니다. 느긋하게 있다가 초등 6년을 그냥 휙 허니 보내고 말았는데 중학3년도 그럴 순 없지요. 무슨 수를 써야 됩니다. 반드시. 그런데 도대체 무슨 수를 쓴다지? 암만해도 모르겠네요,

 

이번 12월 한달 내내 고민했습니다. 동년배 엄마들은 다들 중학입학을 앞두고 선행 학원을 알아보러 다니고 인터넷 강의 어디가 좋은지 수소문해보고 하던데, 전 거기에 낄 수가 없는 거예요. 왜냐구요, 레벨이 달라요, 레벨이! 그래서 큰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들, 우리는 너무 빨리 가지 말자. 너한테 그건 안 맞는 거 같애. 대신 뒤처지지 않게 기초를 단단하게. 너무 벌어지면 나중에 힘들어. 알았지? 오케? 제 말에 아들은 무슨 뜻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일단 알았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제가 요구할 게 무언지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음.....

 

제가 아들에게 하자! 해보자!고 할 것은 바로 ‘노트 필기’입니다. 지금까지는 좋은 머리 뛰어난 기억력으로 어떻게 버티고 있었지만 중학교부터는 그게 안 통하지요. 이번에 읽은 책 <공부생 노트 필기>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수업이나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했던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건데 그러려면 우선 내용을 정리할 필요가 있고 정리방법 중에서도 으뜸은 바로 ‘노트필기’라고. 다만 잊지 말아야할 것은 개인마다 외모나 성격이 다르듯이 두뇌구조가 달라서요, 백이면 백 모두에게 적합하고 딱 맞는 필기법은 없다는 겁니다. 즉, 자신에게 어떤 노트필기법이 맞는지 찾아보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웨빙, 클리스터링, 맵핑, 트리다이어그램, 코넬, 위브...이게 뭐냐하면요. 바로 노트필기 방법입니다. 저자는 우선 무선노트, 유선노트 중에 자신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노트를 선택해서 자유롭게 필기를 시작하는데요. 여기서 기억해야할 것은 과목별로 노트필기법이 다르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과목의 성격에 따라 적합한 필기법이 있다는데요. 국어는 교과서에 바로 필기를 해서 교과서를 노트화하는 것이 좋고 수학과목의 오답정리에는 T형 노트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영어과목 필기를 대부분 영어문장을 위에 쓰고 해석을 아래에 적었는데요. 그것보다는 해석부분을 위에 쓰고 그 아래에 영어문장을 쓰는 것이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는군요. 영어기초가 약한 큰아이에게 적합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노트필기는 공부의 설계도와 같다고. 나만의 노트필기 방법을 찾아내면 성적 수직상승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고. 저는요, 수직상승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정상에 이르는 높은 곳까지 뚜벅뚜벅 쉬지 않고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갈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러면 우선 노트필기! 아들, 우리 한 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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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하루 - 실록과 사관이 미처 쓰지 못한 비밀의 역사 하루 시리즈
이한우 지음 / 김영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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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결혼기념일을 맞아 남편과 영화 [광해]를 봤습니다. 주연배우가 일인이역을 맡았는데 그 연기가 일품이라는 지인의 얘기에 더 궁금했는데요. 왕권을 둘러싼 권력의 알력과 정쟁이 치열하던 시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서 잔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영화는 저의 예상과 다른 면을 보여주더군요. 자객에 의한 암살을 두려워했던 광해는 자신과 꼭 닮은 대역을 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펼쳐졌는데요. 두 시간이 넘는 영화에 몰입해서 보고 나오면서 남편은 그랬습니다. “영화, 괜찮네” 영화평이 짜기로 소문난 남편에게서 실로 놀라운 반응이 나왔는데요. 전 주연인 이병헌의 연기도 좋았지만 그보다 주변인물들이 더 인상에 남았습니다. 진짜 왕이 아닌 하선을 보좌하고 지키려 애썼던 도승지 허균과 도부장, 조내관 그들의 진심이 전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짠했습니다.

 

‘실록과 사관이 미처 쓰지 못한 비밀의 역사’라는 부제의 책 <왕의 하루> 출간소식에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영화 [광해] 였습니다. 왕궁의 깊숙한 곳에서 생활하면서 나라를 움직였던 조선의 왕, 그들의 일상이 어떠했을지도 궁금했지만 무엇보다 광해가 집권했을 당시 보름간의 기록이 사라졌다는 대목이 역사적으로도 사실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새벽 4시경, 서른 세 번의 종을 쳐서 파루를 알리면 도성의 문이 열리고 밤 10경 스물여덟 번의 종을 쳐서 인정을 알리면 도성의 문이 닫혔다는 책의 시작 부분, 역시 [광해]를 연상시키더군요. 침전에 든 왕이 일어나는 순간부터 하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왕의 업무를 포함한 일상을 소개해놓았습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역사를 바꾼 운명의 하루’는 독특하게 시작합니다. 역사적으로 커다란 분기점,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의 왕이 등장해서 자신의 이야기, 억울함을 털어놓으면 그 뒤에 전후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설명해주는 형식입니다. 이를테면 고려의 변방지역 무장에 불과했던 이성계가 위화도회군하여 최영과 정몽주를 제거하고 조선을 세우게 되는 날을 비롯해서 궁궐에서 태어난 첫 번째 원자라는 축복속에 태어난 연산군은 생모가 폐비가 되어 죽음에 이르던 과정을 알게 되고 복수를 행하면서 결국 중종반정을 맞게 되는 왕의 운명을 바뀌게 했던 ‘하루’를 이야기합니다. 2부 ‘군신이 격돌한 전쟁의 하루’에서는 태종 이방원이 일으킨 왕자의 난과 책사 한명회를 등에 업은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하는 과정처럼 팽팽한 대립과 갈등, 줄다리기가 어떠했는지 전해줍니다. 3부 ‘하루에 담긴 조선 왕의 모든 것’에서는 왕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왕위에 오르는 첫날에서부터 목숨이 다해 임종에 이르기까지 왕에게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 알려주는데요. 왕의 이름, 묘호에 대한 것에서부터 ‘종’과 ‘조’가 어떻게 다른지, 왕의 결혼식, 왕이 되기 위해 ‘제왕학' 수업을 받는 것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집권기간 내내 치세를 누리고 문화를 발전시켰던 세종대왕이나 중종과 같은 왕이 좀 더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지금 우리 시대는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변했을까. 상상해보곤 하는데요. 500년의 역사를 지닌 조선과 지금의 시간의 간극이 너무 커서인지 이러이러했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가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어떤 이를 대통령으로 뽑는 것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더 좋은지를 두고 가족들이, 직장동료들이, 친구들이 수시로 토론을 하고 서로의 주장을 내세웠습니다. 신문과 방송 같은 언론 매체에서도 역시 서로 의견을 달리하는 이들이 암암리에 날선 공방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마음 속에 한 분을 꾹 찍어 두었습니다. 정치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담쌓고 지내는 게 속편하다고 생각하는 일개 주부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그 분이 꼭 대통령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결과는 어떻게 됐냐구요? 2012년 12월 19일, 그 날로부터 한동안 전 내내 속으로 눈물을 삼켰습니다. 좀 더 많은 이들이 저와 같은 생각이길 간절히 바랬는데 그것이 통하지 않았던 거지요. 사람들은 그러더군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비슷할 거라고. 누가 대통령 자리에 앉더라도 서민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미련은 버리라고. 네.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쉬움은 이제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장구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은 왕의 운명의 하루에 대한 이야기 <왕의 하루>의 책장을 덮으면서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더군요. 만약 그들의 하루가 바뀌었더라면 어땠을까? 그랬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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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번지는 곳 스페인 In the Blue 10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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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열정의 도시로 알려진 스페인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여러겹의 치마를 겹쳐입은 무희들이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춤을 추는 플라멩고와 투우, 그리고 피카소가 전부였다. 그러다 <일생에 한번은 스페인을 만나라>를 만나면서 스페인이 플라멩고와 투우 이외에도 빛나는 문화나 예술을 간직한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번 밟으면 또다시 마드리드에 오게 된다는 푸에트라 델 솔 광장의 포인트 제로 동판에 전해지는 전설은 얼마나 매혹적이었는지. 언제든 스페인에 가면 그 동판을 꼭 밟고 올테다 다짐했는데, 그런 열망이 전해져서일까. 스페인을 또 한 번 만나게 됐다. 이번에는 번짐시리즈로.

 

열 번째 번짐 시리즈인 <열정이 번지는 곳 스페인>. 저자는 책의 서두에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번 바르셀로나 이야기는 아마도 가우디로 가득찰 것 같다’고. 가우디의 열정과 꿈이 가득한 도시가 바로 바르셀로나라고. 그 말처럼 책에는 정말 가우디에 대한 이야기, 그의 환상적 세계를 담은 건축물로 가득하다.

 

먼저 가우디의 천재적 재능과 독특한 건축 미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구엘공원. 초코스틱처럼 생긴 뾰족탑을 비롯해서 보는 순간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초콜릿과 과자로 만들어진 집이 떠오르는데 깨진 타일을 붙여서 만든 150미터가 넘는 벤치에 앉으면 멀리 지중해를 품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하나의 도시를 재창조한 건축가 가우디의 열정이 백 년이 지난 오늘도 이어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놀라운 것은 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아직도 미완성인 건물이라는 것. 도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장엄하고 웅장한 건물, 가우디의 꿈을 이루려는 현대 건축가들의 손에 의해 현재 60%정도 진행되었는데 2026년이면 완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완성된 모습이 어떨지 기대가 된다. 이외에도 돌로 지은 건물 카사 밀라가 인상적이었다. 바위로 어떻게 건물을 만들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독특한 모양의 건물인데 그야말로 가우디이기에 가능한 건물이 아닌가 싶다.

 

빛의 장인이라고 부르는 건축가 장 누벨이 만든 아그마 타워도 기억에 남았다. 40가지의 다른 색, 4000개의 창으로 만들어진 건물은 유리를 벽돌처럼 쌓아올려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모양이 독특하게도 총알처럼 생겼다. 이 건물의 놀라운 점은 외부의 온도를 감지해서 유리가 스스로 열리고 닫히는 조절장치가 있어서 보는 각도와 거리에 따라 건물의 색깔이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하루에 수시로 색깔이 바뀌는 건물,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다.

 

중세와 현대.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도시 바르셀로나. 지중해를 품고 있는 도시 바르셀로나. 이곳을 세계의 사람들이 꼭 한 번 살아보고 싶다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지난 여름, 오랜만에 통화하게 된 친구가 있다. 스위스에서 살고 있는 친구는 여름휴가로 남편과 스페인에 왔다고 했다. 한 달 가량 머무르게 될 것 같다면서 이곳의 이야기들을 물었다. 다들 어찌 지내느냐고, 보고 싶다고. 늘 그렇지. 크게 별 일 없어.라고 대답하고 끊었는데 문득 그 친구가 부러워진다. 친구야, 난 오히려 그 곳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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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철학 교과서, 나 - 청소년, 철학과 사랑에 빠지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3
고규홍 외 지음 / 꿈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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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부끄럽습니다만, 학창시절 제가 가장 어려워했던 과목이 뭔지 아십니까? 영어? 수학? 에이, 그건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이 어려워한 거고. 공부를 해도해도 알 듯 모를 듯 아리송하고 성적도 안 나오는 과목. 바로 국민윤리였습니다. 이런 말하면 다들 이상하게 쳐다보던데. 사실, 그랬어요. 특히 철학이나 사상에 관한 부분에서는 교과서와 참고서를 아무리 읽어도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요, 학력고사 칠 때 시험과목으로 포함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이제 다시는 철학이 날 괴롭히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네요. 시나 소설 같은 문학작품을 읽거나 역사, 경제 같은 인문서적을 읽을 때도 철학이 기본바탕으로 되어 있지 않으면 깊이있는 생각, 사고, 이해는 어렵더군요. 해서 철학에 관한 여러 책을 찾아봤는데요. 예비지식 없이 그때그때 눈에 띄는 책을 무작정 읽다보니 오히려 더 엉킨 기분이 들더군요. 뭔가 체계적인 독서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던 차에 바로 이 책을 만났습니다.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철학 교과서, 나>입니다.

 

제목의 ‘생각하는 십대’라는 대목이 끌리더군요. 내 나이가 이미 불혹을 한참 넘어섰지만 기본부터 다지려면 십대의 수준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책은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분됩니다. 1장 [나], 2장 [나와 우리], 3장 [나와 세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유일한 존재 ‘나’를 시작으로 생각과 사고를 점차 확대해나갈 수 있습니다. 책은 가장 근원적인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바로 ‘나는 누구인가’인데요. 작고한 배우 추송웅님의 모노드라마 [빨간 피터의 고백]의 원작인 카프카의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을 바탕으로 인간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밀림에서 잡혀온 원숭이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결코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없었다는 것과 인간의 사회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간의 행동을 보고 그것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하는지 인식하는 과정인 ‘도덕’과 ‘윤리’에 대해 살펴보고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갈등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정의’에 대해 고민해보기도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왕따당하는 친구를 모른 척해도 될까?’ ‘누가 역사를 만드는가?’처럼 사춘기를 겪는 십대의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고 고민하는 주제와 질문들을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 <정의론> <역사란 무엇인가>와 같은 고전을 바탕으로 풀어나가는데요. 책에는 이런 형식으로 모두 열 다섯 개의 철학적인 질문과 정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이야기, 질문이 끝날 때마다 본문에 언급된 책 이외에 참고할만한 책을 소개하고 있어서 생각과 사고를 확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물음에는 이미 답이 숨어있다고. 물음은 그 자체가 답을 찾기 위한 탐색이라고. 결국 어떤 것이든 물음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하기 이전에 자신에게 어떤 물음을 던지면 될지 끊임없이 고민해보라고 조언하는데요. 비단 십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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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여행자
박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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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여행서적을 자주 보고 있다. 예전보다 여행서적이 많이,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어서 그렇겠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평소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나라를,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풀어놓은 책을 만나면 왠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소설이나 만화처럼 여행서적도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으니 이쯤되면 나도 여행서적 매니아?

최근 <방콕여행자>를 만나면서 정말 반가웠다. 지금까지의 여행서적은 가고 싶은 나라를 이야기한 책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방콕여행자>는 달랐다. 단 며칠에 불과하지만 결혼하고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곳이 바로 방콕이었기에 책에서 만나게 될 방콕의 이야기가 기다려졌다. <On the Road><뉴욕, 뉴요커><책 여행책>과 같은 여행서로 사람들에게 많은 반향을 불러온 저자의 책이기에 궁금하고 또 은근히 기대가 됐다. 내가 다녀온 곳의 이야기도 있을까?

 

책은 초반부터 놀라운 사실을 전한다. 태국 정부가 저자에게 ‘태국 우정상’을 수여했다는 것. 수상이유는 방콕을 자주 방문하며 사랑해줘서라고 하는데. 단순히 자주 방문한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대체 뭘까.

 

궁금증은 심심하리만치 금방 풀렸다. 저자에게 있어 방콕은 낯선 나라, 낯선 도시가 아니라 낯설면서도 그리운, 그래서 몇 달이고 오래도록 머물면서 살아보고 싶은 곳이라고 한다. 그런 바램을 저자는 행동으로 옮긴다. 잠깐 다녀가는 여행자로서가 아니라 방콕에 머물면서 그곳 사람들의 일상에, 풍경에 자연스레 녹아들기를 시작한다.

 

우리나라보다 가난하고 청결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방콕. 저자는 우리가 절반만 알고 있다고 말한다. 태국은 오히려 우리보다 국제화된 도시라고. 하늘로 우뚝우뚝 솟은 고층빌딩들이 밀집한 도심의 모습이 그렇고 세련되고 고급스런 물건들이 즐비한 상점과 스타벅스가 우리나라보다 먼저 방콕에 들어왔다는 점, 그리고 숙박이나 교통에 있어서 외국인들이 지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한다. 다만 빈부격차가 심해서 수십 억원의 저택에서 외제 자동차를 몇 대씩 굴리면서 생활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거리에서 구걸하거나 무질서한 모습도 동시에 볼 수 있는 도시가 바로 방콕이란다.

 

매일 아침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지인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산책을 하는 방콕에서의 일상을 저자는 느긋하고 관조적 시선으로 전한다. 자주 찾는 카페와 골프 연습장, 재즈 바, 미술관, 도서관, 거리를 거닐면서 망고와 파인애플, 바나나, 코코넛 액을 마시면서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가고 말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방콕 사람들의 삶과 인생을 전해준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난 정말 방콕에 다녀온 것이 맞나? 가이드가 짜 놓은 스케줄에 따라다니기도 바쁘고 힘들어서 느긋하게 커피 한 잔 하며 느긋하게 책을 읽지도 못했고 영장에 발 한 번 담그지도 못했는데, 이걸 가지고 단 며칠이라도 다녀왔다고 할 수 있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기회가 되면 언젠가 나도 저자처럼 해보고 싶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책을 읽고 슬리퍼를 끌면서 숙소 근처를 배회하고 다니고 싶다. 대학건물마다 느긋하게 누워있는 ‘대학 개’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봐야지 싶다. 그러다 3개월 비자만료가 다 되어 가면 라오스와 미얀마의 국경을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또다시 3개월을 지내고... 이렇게 생각하니 문득 오래전 태국 여행길에 맛본 시원하고도 밍밍한 코코넛 음료의 맛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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