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것들의 진짜 운동법
트레이너 강 지음, 박용우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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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결국 여름이 오고야 말았다. 노출의 계절, 여름이 언제부턴가 내겐 공포로 다가왔다. 이 살들을 어찌 드러내 놓는단 말인가. 아니 돼. 그럴 수 없다니까...긴 소매, 긴 바지로 꼭꼭 감춰보지만 세찬 바람을 이기는 뜨거운 햇살 아래선 속수무책, 항복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팔과 다리를 드러내며 한 가지만을 빌 뿐이다. 사람들이여, 제발 날 못 본 척 그냥 지나쳐주오...(사실, 남들 눈에 띌 정도의 외모도 아니지만...ㅠㅠ)




한동안 안 보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날렵한 몸매로 나타나는 연예인들을 보면서 깜짝 놀라고 부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쟤네들은 도대체 다이어트를 어떻게 하는 거야? 무슨 비법이 있길래 저렇게 완벽한 변신이 가능한 거지? 궁금했는데, 그런 연예인들에겐 개인 트레이너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각각의 개인에 맞는 운동법을 체크, 지도해주고 식이요법까지 관리해주고 사람. 바로 ‘퍼스널 트레이너’가 그들의 뒷백(?)이었던 것이다. 역시! 특별한 전문가의 손길(?)이 닿아야 환상적인 몸매가 가능한 거였다.




‘트레이너 강’, 저자 강창근 역시 전문 퍼스널 트레이너다. 78만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다이어트 카페의 운영진인 그가 한 권의 책을 출간했다. <독한 것들의 진짜 운동법>. 학교 운동장에서, 헬스클럽에서 몇 시간동안 땀 빼며 운동하고, 밥 굶기를 숨 쉬듯 했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이 책을 정독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집에서도 전문 퍼스널 트레이닝의 조언과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책은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는 다이어트가 왜 성공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와 다이어트의 잘못된 상식을 짚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당신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서 현재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목표를 정한 다음 운동과 식이요법을 꾸준히 하면 틀림없이 3개월 후 몸짱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다이어트 중의 식이요법에 관해서도 중요한 점을 콕콕 짚어주고 있다. 또 흔히 운동하기 전에는 스트레칭이 필수라고 알고 있는데 그건 잘못된 거라며 운동전에는 체온을 올릴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나 ‘동적인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 후에는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정적인 스트레칭’이나 요가가 좋다고 하는데 책에는 저자가 언급한 ‘동적. 정적인 스트레칭’이 사진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저자는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산소운동이나 무산소운동보다 서킷 트레이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번갈아 하는 운동인 서킷 트레이닝이 유산소운동보다 300%나 체지방을 감량할 수 있다는 것! 살빼는 데엔 유산소 운동이 최고라고 여겼는데 그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니 놀라웠다. 다만 꼭 기억해야할 것은 개개인마다 운동에 맞는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심박수를 재어서 운동의 강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점. 그 후에는 저자와 함께 서킷 트레이닝을 시작하면 된다.




해야지, 해야지 노래를 부르면서도 막상 잘 안되는 게 있는데 내게는 ‘정리’와 ‘운동’이다. 누군가의 조언도 없이 혼자서 하다가 지쳐서 그만둬 버린 게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이번엔 곁에 트레어너 강이 있으니 왠지 든든하다. 독한 홈트레이닝의 DVD가 있으니 운동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12주? 딱 석 달이다. 열 달 동안 뱃 속에 아이도 품고 있어봤는데, 그것도 두 번이나. 두 눈 딱 감고 석 달을 노력해보자고, 독한 마음 먹고 나도 독한 것이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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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글쓰기 특강 - KBS방송문화연구소장이 총정리한 뉴스로 배우는 글쓰기
이준삼 지음 / 해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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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만을 위한 한 권의 책을 받았다. 국내의 모 온라인서점에서 작년 한 해 동안 100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쓴 사람들 중에서 100명의 회원을 선정해서 기념서평집을 제작했는데 거기에 나도 포함되었다. 해당 온라인서점으로부터 작년에 내가 올린 200개가 넘는 서평 중에 100개를 뽑아달라는 메일을 받고 뛸 듯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에이, 그냥 다 해주지. 뭘 100개만 뽑으라는 거야. 귀찮게스리.’했다. 하지만 막상 100개의 서평을 고르려니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예전에 내가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니 왜 그리도 뒤죽박죽 엉망이던지. 너무 창피해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만큼 서툰 글도 부지기수여서 이 중에서 과연 100개를 추릴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책을 읽고 느낌과 감상을 글로 남기기 시작한 게 벌써 몇 년 째인데, 내 글은 왜 발전이 없지? 나의 글쓰기에 부족한 점은 뭔지 알고 싶었다.




<스케치 글쓰기 특강>을 선택하게 된 데엔 나의 글을 지금보다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가슴을 울리는 글, 마음을 사로잡는 글’이란 표지의 문구처럼 나도 다른 이의 가슴을 울리고 마음을 사로잡는 글을 쓰고 싶었다. 나의 꿈이었다.




책은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케치’가 무엇이고 ‘스케치 문장’이란 어떤 글인지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스케치가 어떤 사람이나, 동물, 사물의 특징을 단순하게 쓱쓱 선을 긋거나 명암으로 나타내는 표현법이듯이 스케치 문장이란 어떤 모습이나 현장을 그림처럼 묘사하는 글이라고 한다. 단,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저 있는 그대로, 보이는 대로만 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각각의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정경, 사람들의 느낌을 마치 카메라로 사진을 찍듯 순간 포착해서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스케치 기사, 문장을 잘 쓰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알려준다. ‘좋은 글을 외우고 베껴 쓸 것’, ‘개념을 정리하는 훈련을 할 것’, ‘언어의 용법을 넓힐 것’. 이런 것들을 평소 뉴스나 신문을 통해 자주 접하는 평범하고 상투적인 문장과 분위기와 느낌이 잘 살아있는 스케치 문장과 비교해서 설명해놓고 있어서 스케치 문장이 어떤 글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스케치 기사의 유형을 휴일, 성묘, 귀성, 장례, 명절 등으로 나누어 각각의 경우마다 범하기 쉬운 실수나 식상한 표현을 소개하고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지 알려준다.




초반엔 책을 읽으면서 ‘그래, 바로 이거였어.’ 저절로 무릎이 쳐졌다. 하지만 저자가 짚어주는 상투적인 문장, 피해야할 문장을 보면서 왠지 위축되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내가 썼던 글이 어떤 글이었는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았다. 가슴으로 쓰는 글이 제대로 된 스케치 문장이라고 했는데 난 눈으로 쓰는 글에 매달려왔다는 걸, 내가 추구하는 글을 쓰기까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참으로 길고 험난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늦은 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저자가 알려준 ‘추억 더듬기’ 훈련을 조금씩 해나가면 언젠가는 나도 가슴을 울리고 마음을 사로잡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분명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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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제국 -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기록한 우리 시대 음식열전!
황교익 지음 / 따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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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장남, 그것도 장손과 결혼하겠다 했을 때 모든 가족들이 반대했다. “니 손으로 양말 한 짝 안 빨아봤으면서” “라면도 제대로 못 끓이는데” “어떻게 맏며느리를 그것도 장손며느리 노릇을 한다는 거냐. 못한다!”고. 남편에게도 “자네가 속는 거”란 말까지 했다. 그러나 어찌됐든 난 결혼했고 이제 맏며느리 노릇 13년째에 접어들었는데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밥을 할 때 물 양을 제대로 맞추기 것조차 힘들었고 반찬이나 나물 무칠 때, 국을 끓일 때마다 친정집 전화엔 불이 났다. 그렇게 한 가지씩 배워가면서 느낀 것은 친정과 시댁의 음식이 뭔가 다르다는 거였다. 갖은 양념으로 맛깔나게 요리하는 친정에 비해 시댁은 비교적 적은 양념으로 간단하게 장만하는 음식이 많았다. 공통점을 찾자면 모두 손맛이 살아있다는 것 정도? 조리과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맛있는 음식들 앞에서 난 궁금했다. 맛이란 무엇일까. 지구상 수많은 음식 재료들에서 어떤 부분이 맛을 내는 걸까. 어떤 음식을 맛있다고 하는 걸까. <미각의 제국>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미각의 제국>을 통해 80여 가지의 음식 재료의 맛에 대해 얘기한다. 산소와 수소의 결합물인 ‘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 책은 눈으로 보기에 말간 물에도 갖가지 맛이 난다는 걸 알려주면서 물도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한다. 소금도 일반 소금보다 천일염이 미네랄 함량이 높아서 좋다는 건 알지만 소금의 미네랄 중 염화마그네슘은 쓴맛의 주범이라며 국산 천일염이라고 모두 맛이 좋은 건 아니라고 지적한다. 된장은 옹기에서 제대로 익혀야 하는데 요즘은 모두들 장독에 유리뚜껑을 덮어놓는다면서 편하자고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말라고 일침을 놓는다. 또 요즘 식당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남기는 반찬이 김치인데 그게 모두 공장 배추김치가 맛이 없어서라며 배추김치를 제대로 담그지 못하면서 음식점을 하는 세태를 꼬집었다. 여름에 보양식으로 즐겨먹는 삼계탕은 닭이 주재료이고 인삼이 부재료이니까 계삼탕이 올바른 표현이며 냉면을 평양냉면, 함흥냉면 아울러서 쓰는데 면의 재료에 따라 양념은 물론 맛이 달라지는 음식이기 때문에 구분해서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서 저자는 하나의 음식재료로 제대로 맛을 내는 방법을 일러주는데 육수를 내는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버리고 찬물에 하룻밤 우렸다가 살짝 끓이면 비린내 없으면서도 고급스런 맛을 낼 수 있다하고 국도변에서 파는 찐옥수수가 유난히 맛있는 건 밭에서 따자마자 찌기 때문이라고 한다. 분명 음식에 관한 책이지만 어디에도 음식 사진 하나 없는 책. 이렇다할 레시피조차 없다. 아, 딱 한가지! 비빔밥에 대해서 저자는 밥을 짓는 것에서부터 갖가지 나물과 고명을 만드는 방법을 번호를 붙여가며 설명해놓고 있다. 하지만 사골 곤 물로 밥을 짓다니...이건 내 취향이 아니다.




80가지가 넘는 음식 재료와 생각들을 짧게 서술해놓은 책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책 제목을 왜 ‘미각의 제국’으로 했는지 털어놓은 서문 격의 글도 12번째 가서야 등장한다. 한마디로 마음이 끌리는 것부터 펼쳐보라는 의미듯  하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아내, 내 미각 세계의 조정자’란 대목이었다. 결혼 전 어머니의 음식 세계에 있던 저자는 이제 아내의 음식 세계에 머물면서 아내에 의해 자신의 삶이 조정되고 있다는 걸 깨닫고 있다고 한다. 음식을 해서 먹인다는 건 곧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일임과 동시에 가장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사랑의 행위라는 대목이 왠지 마음에 남았다.




지난달엔 시아버님 칠순이었고 어제, 휴일은 시어머님의 생신이었다. 생일상에 올라가는 기본 음식 외에 올해는 갈비찜을 준비했다. 질 좋은 고기를 골라 핏물을 빼고 누린내가 나지 않도록 생강, 통후추를 약간 넣은 다음 과일즙과 갖은 양념에 재웠다가 불 위에 올렸다. 끓는 중간 중간 거품을 들어내며 오래도록 뭉근히 익혔더니 좋은 향이 올라왔다. 시댁 식구들과 남편, 아이들 모두 맛있다며 먹는 모습을 보니 음식 장만하는 데 들었던 힘겨움이 날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아쉽기도 하다. 육식을 않는 난, 내가 만든 음식 맛을 모르니. 아이러니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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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묘 18현 - 조선 선비의 거울
신봉승 지음 / 청아출판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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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명륜동에는 조선시대 당시 최고의 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바로 그곳에 ‘문묘’가 있다. 조선시대 공자를 비롯한 선현들의 제사와 유학교육을 담당하던 곳이었던 문묘는 교육을 위한 공간인 명륜당과 제사를 위한 공간인 대성전으로 나뉘는데 특히 대성전은 공자를 비롯한 그의 제자와 우리나라 명현 18인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문묘 18현>은 바로 그 성균관의 문묘, 대성전에 배향된 18명의 명현에 관해 이야기한다. 신라의 명현인 최치원과 설총, 고려의 석학 안향과 정몽주, 그리고 조선시대의 명현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김인후, 성혼, 이이, 조헌, 송시열, 송준길, 김장생, 김집, 박세채. 해동 18현으로 추앙되는 18명의 명현들. 학창시절 수업을 통해 이름만으로도 그의 업적과 일생이 어떠하였는지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가 있는가하면 낯선 이도 있다. 그런데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사약으로 죽어 천 년을 산다’는 표지의 문구였다. 그동안 난 ‘사약’이 역모 같은 대역죄인에게 내려지는 처벌의 하나로 알고 있었는데 사약으로 죽어 오히려 천 년을 산다니. 그들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그의 삶이 갑자기 더 궁금해졌다.




기존의 유학과는 달리 우주와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탐구하는데 주력한 성리학은 고려말에 전래되었는데 조선 왕조 건국 후 시대의 이념으로 성리학이 자리잡게 된다. 이렇게 조선의 성리학은 인간의 심성을 연구하여 혼란한 시대에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가정을 평안히 하는데 주력했는데 당시 외래사상인 성리학을 조선에 맞는 성리학으로 확립할 수 있었던 것은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명현들에 의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생동안 경건하고 겸허한 자세로 올곧은 행동을 하며 옳지 않은 일에는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더라도 왕에게 직언 올리기를 서슴지 않았던 이들. 조선을 사대부의 나라라 일컫는 이유는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문묘 18현, 조선 선비의 거울>은 18명의 명현들을 4장에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자신이 배운 바를 몸소 실천에 옮기기를 한 치도 어긋남 없이 행했던 인물 김굉필을 시작으로 문묘에 오른 18명의 인물들의 출생과 배경을 비롯해 성장과정, 학문과 정계에 들고 난 후의 일들을 알려주는데 본문 곳곳에 그들이 임금에게 올린 상소문이 수록되어 있다. 길이가 긴 시를 보듯 아름답고 부드럽게 혹은 자식을 꾸짖듯 매섭고 간곡하게 써 내려간 상소문을 보면서 당시 그들의 심정을 헤아려보게 됐다. 이 글이, 직언으로 인해 어쩌면 자신의 목숨이 내놓아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올곧은 선비로서의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특히 이언적의 상세하고 긴 상소문은 현대의 우리에게도 전하는 바가 크다. 저자의 말대로 대통령에게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어야 하고, 이해한 대목은 실천에 옮겨야만 나라의 형편이 편다’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역사서적을 꾸준히 읽었다곤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역사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다행히 책의 내용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18명 명현들의 삶과 사상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다. 소개해야할 인물에 비해 책의 분량이 적은 게 아닐까 싶었다. 책을 읽고 나서 궁금해졌다. 이 18명의 명현들의 얘기에 당시 임금들이 모두 귀를 기울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금의 우리에겐 이렇게 국가의 최고 권력자에게 강건하고 강직한 직언을 올릴 수 있는 인물, 올곧은 삶을 최고의 명예로 여기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조선의 역사를 통해 오늘의 우리 시대를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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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진실 교육을 말하다 - 21세기 대한민국의 비밀스런 현주소 대한민국 진실 시리즈 1
김동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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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음은 참 간사한 것 같아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큰 아이를 볼 때마다 자꾸 조급해집니다.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남들은 모두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제 아이만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러다 앞으로 이어질 또래와의 경쟁에서 아이가 영영 낙오되어 버리는 건 아닐까 이만저만 걱정이 아닙니다. 사실 큰 아이가 한글이나 셈하기, 영어, 음악, 미술 어느 사교육도 받지 않고 초등학교 입학한 걸 감안하면 4학년인 지금까지 크게 뒤쳐지지 않고 잘 하고 봐야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는 이 불안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요?




‘21세기 대한민국의 비밀스런 현주소’라는 부제의 <대한민국 진실 교육을 말하다>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알었습니다. 책은 ‘숭문주의의 타파’ ‘시험이라는 종교의 타파’ ‘국가학벌의 타파’ ‘해법을 찾아서’ 이렇게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저자는 부모들이 자식의 교육에 올인하는 기이한 교육열 뒤에는 자식들이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만이 성공하는 길이라 여기기 때문이라며 부모가 먼저 ‘자식교육이라는 종교’로부터 해방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교육과 학문을 맹목적으로 숭상하는 전통과 가치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우리 사회가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영어에 대해 지적한 부분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창한 영어발음을 위해 유아들이 영어학원으로 내몰리고 ‘기러기 아빠’를 양산하는 현재 한국 사회는 영어가 하나의 종교적 차원이 되었다며 이 심각한 영어강박증을 떨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군요. 영어를 수능과목에서 빼자는 제안이 어떻게 실현될지 기대가 됩니다.




3부 ‘국가학벌의 타파’은 놀라웠습니다.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핵심에 서울대가 있다’고 지적한 저자는 국립대학 출신들이 국가권력을 등에 업고 하나의 이익집단이 되는 것이 ‘국가학벌’이라며 그 대표가 바로 국립 서울대라고 주장합니다. 이어서 서울대를 북한의 최고지도급 인물을 배출하는 김일성종합대학과 비교해서 이야기합니다. 대학설립 단계에서부터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서울대와 김일성대가 대한민국과 북한의 국립중앙대학이며 국가엘리트를 양성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긴 하지만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 시장 독점비율은 오히려 김일성대보다 더 압도적’이고 극심하다니 충격적이었어요. 서울대 출신의 독식으로 인해 일어나는 심각한 사회적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벌 타파’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이 갔습니다.




후반부에 저자는 독일의 학교에 대해 얘기합니다. 석차를 매기지 않는 성적표, 최고 점수보다 그 다음 단계를 가장 이상적인 점수로 여기는 학교, 학생이 스트레스 받을까봐 시험날짜를 비밀로 하는 학교,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교육은 소수의 우등생이 아니며 경쟁보다 다른 이와 더불어 살며 배려하는 인간으로 길러내는 것에 중점을 둔 그들의 교육철학이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며칠 후 큰아이 학교에서 기말고사가 있어선지 이 책의 내용들이 더욱 절실하게 와 닿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의 책꽂이에도 이런 저런 문제집이 그득하다’던 저자처럼 저희 큰아이도 다 풀지 못할 만큼 많은 문제집 속에 놓여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탐구정신을 길러주기보다 ‘시험형 사이보그’를 길러내고 있는 우리의 교육환경.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지 않는 사회. 그 속에서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이 과연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요? 솔직히 의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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