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글쓰기 특강 - KBS방송문화연구소장이 총정리한 뉴스로 배우는 글쓰기
이준삼 지음 / 해냄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나만을 위한 한 권의 책을 받았다. 국내의 모 온라인서점에서 작년 한 해 동안 100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쓴 사람들 중에서 100명의 회원을 선정해서 기념서평집을 제작했는데 거기에 나도 포함되었다. 해당 온라인서점으로부터 작년에 내가 올린 200개가 넘는 서평 중에 100개를 뽑아달라는 메일을 받고 뛸 듯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에이, 그냥 다 해주지. 뭘 100개만 뽑으라는 거야. 귀찮게스리.’했다. 하지만 막상 100개의 서평을 고르려니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예전에 내가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니 왜 그리도 뒤죽박죽 엉망이던지. 너무 창피해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만큼 서툰 글도 부지기수여서 이 중에서 과연 100개를 추릴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책을 읽고 느낌과 감상을 글로 남기기 시작한 게 벌써 몇 년 째인데, 내 글은 왜 발전이 없지? 나의 글쓰기에 부족한 점은 뭔지 알고 싶었다.




<스케치 글쓰기 특강>을 선택하게 된 데엔 나의 글을 지금보다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가슴을 울리는 글, 마음을 사로잡는 글’이란 표지의 문구처럼 나도 다른 이의 가슴을 울리고 마음을 사로잡는 글을 쓰고 싶었다. 나의 꿈이었다.




책은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케치’가 무엇이고 ‘스케치 문장’이란 어떤 글인지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스케치가 어떤 사람이나, 동물, 사물의 특징을 단순하게 쓱쓱 선을 긋거나 명암으로 나타내는 표현법이듯이 스케치 문장이란 어떤 모습이나 현장을 그림처럼 묘사하는 글이라고 한다. 단,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저 있는 그대로, 보이는 대로만 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각각의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정경, 사람들의 느낌을 마치 카메라로 사진을 찍듯 순간 포착해서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스케치 기사, 문장을 잘 쓰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알려준다. ‘좋은 글을 외우고 베껴 쓸 것’, ‘개념을 정리하는 훈련을 할 것’, ‘언어의 용법을 넓힐 것’. 이런 것들을 평소 뉴스나 신문을 통해 자주 접하는 평범하고 상투적인 문장과 분위기와 느낌이 잘 살아있는 스케치 문장과 비교해서 설명해놓고 있어서 스케치 문장이 어떤 글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스케치 기사의 유형을 휴일, 성묘, 귀성, 장례, 명절 등으로 나누어 각각의 경우마다 범하기 쉬운 실수나 식상한 표현을 소개하고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지 알려준다.




초반엔 책을 읽으면서 ‘그래, 바로 이거였어.’ 저절로 무릎이 쳐졌다. 하지만 저자가 짚어주는 상투적인 문장, 피해야할 문장을 보면서 왠지 위축되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내가 썼던 글이 어떤 글이었는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았다. 가슴으로 쓰는 글이 제대로 된 스케치 문장이라고 했는데 난 눈으로 쓰는 글에 매달려왔다는 걸, 내가 추구하는 글을 쓰기까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참으로 길고 험난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늦은 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저자가 알려준 ‘추억 더듬기’ 훈련을 조금씩 해나가면 언젠가는 나도 가슴을 울리고 마음을 사로잡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분명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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