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마음 가면 - 수치심, 불안, 강박에 맞서는 용기의 심리학
브레네 브라운 지음, 안진이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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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었다. 

여성주의 베이스가 없거나 옅어서인지, 학문을 통한 균형감각이 고양되어서인지 남성을 인간으로 대하고 있어서 좋았다. 뭉뚱그려진 정체성이 아니라, 자신처럼 남성도 고민하고 괴로운 인간으로 연구한다. 

저자는 수치심과 죄책감을 구분하고 수치심을 불필요하거나 과장된 감정으로 본다. 계속 물음표가 떠다니는 것은 내가 가지는 수치심이라는 감각과 충돌해서인 거 같았다. 수치심은 뭘까, 검색했더니 심리적으로 수치심,이라는 말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평가함으로서 발생되는 감정이다. 즉 수치심은 작고 보잘 것 없으며 형편없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수치심은 평가하는 사람의 존재, 평가하는 사람의 평가 틀, 평가하는 사람의 태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 그렇게 정의되고 있는 것도 같다. 일상에서 내가 쓰는 수치심은 부끄러움인데, 심리학에서 말하는 수치심은 다른 건가, 싶기도 하다. 수치심이 아니라 죄책감을 통해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를 키울 때도, 내 자신을 돌볼 때도, 그리고,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도, 다른 사람의 평가를 받을 때도, 필요한 태도고, SNS시대 현대인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원래 사람들은 어떤 개념에 대해 정의를 내릴 때 '...이 아닌 것'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감정적인 경험과 관련해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 4%


우리는 학문의 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대중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학자로서 위신이 서며, 대중과 너무 친해지면 권위가 실추된다고 배웠다. 일반적으로 '학자연한다'는 평가는 모욕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상아탑 안에 있을 때는 '학자'라는 이름표를 갑옷처럼 챙겨 입으라고 배웠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 5%


심각한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근저에는 '수치심'이 있다. 따라서 누군가의 기를 죽이려 하거나 "넌 보잘것없는 존재야"라고 말해주는 방법으로는 증상이 고쳐지지 않는다. 수치심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원인이기 때문이다. - 8%


수치심은 우리가 차마 말하지 못할 때 힘을 얻는다. 그래서 수치심은 완벽주의자를 사랑한다. 완벽주의자들은 쉽게 입을 다물어버리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수치심을 인식하는 능력을 기른다면, 그래서 수치심이 들 때마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말을 건다면 우리는 수치심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 수치심은 자기한테 이런저런 설명이 붙는 것을 싫어한다. 우리가 수치심에 관해 이야기하는 순간 수치심은 수그러들기 시작한다. 마치 그렘린들이 빛에 노출되기만 해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것처럼, 언어와 이야기는 수치심에 환한 빛을 비춰서 수치심을 제거한다. - 21%


"내 아내와 딸들을 위해 책에 사인을 해주셨죠? 아내와 딸들은 내가 말에서 떨어지는 꼴을 보느니 내가 말 위에서 당당하게 죽는 모습을 보려고 할 겁니다. 선생께서는 쉽게 말하겠죠. 남자들도 기꺼이 취약해져서 진짜 자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요. 허허. 그렇지만 여자들은 그걸 감당 못 해요. 우리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여자들은 몸서리칠 걸요?"-30%


언젠가 나는 남자들 몇 명과 집단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럴 수가. 나야말로 가부장적인 존재였구나."-33%


"두려움을 분노로 바꿔서 제 앞에 서 있던 친구를 제압했습니다. 그건 꽤 괜찮은 방법이었어요. 그로부터 20년 동안 나의 두려움과 취약성을 분노로 바꿔 내 앞을 가로막는 사람은 모조리 제압하며 살았죠. 나의 아내, 우리 아이들, 내 밑에 있는 직원들이라 해도 말입니다. 두려움과 수치심에서 빠져나오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어요."-34%


수치심 회복이란 중용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중용의 길을 택하면 우리는 상황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데 필요한 용기를 얻을 수 있다. -35%


우리는 자신이 수치심을 많이 느끼는 영역에서 유독 다른 사람들을 엄격한 비판의 눈으로 바라보곤 한다. -35%


"여자들은 잘 모르고 있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에게는 섹스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남자들이 포르노라든가 폭력물을 찾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힘과 통제권을 행사하려는 거죠. 거절은 극심한 고통이거든요."- 37%


진짜 소속감은 누군가에 대한 거부를 토대로 삼지 않는다.- 38%


취약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연결이란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55%


약하고, 화가 나 있고, 상처를 받았고,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울 때 우리는 뭔가를 비난한다. - 68%


육아는 가장 두렵고도 대담한 모험이다.-76%


'넌 나쁜 아이야'와 '네가 나쁜 행동을 했어'의 차이는 크다. 단순히 말의 뜻이 다른 게 아니다. 수치심은 뭔가를 해낼 수 있으며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자신의 믿음을 갉아먹는다. - 78%


남학생은 나를 응시하며 말을 이어갔다.

"처음에는 내가 바보였구나 싶었죠. 잠시 동안이지만 나에게 화가 났고 선생님을 원망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왜 고백을 했는지가 기억나더군요. 나는 룸메이트들에게 말했죠. '나는 대담하게 뛰어들었던 거야. 이 바보들아'"

그는 웃음을 띠고 있었다. 
"녀석들이 타이핑하던 손을 멈추고 나를 쳐다봤어요.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오 계속해봐 이 바보야'" 
대담하게 뛰어들기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용기를 낸다는 것이다. 부족한 느낌과 수치심이 우리를 지배하고 두려움이 제2의 본성이 되버린 세상에서 취약해진다는 것은 커다란 도전이다 당연히 불편하기도 하고 약간의 위험도 따른다 그리고 우리의 진짜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상처입을 확률은 높아진다 하지만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대담하게 뛰어들기가 내게 어떤 의미였는가를 생각한다면 적어도 한 가지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내 삶의 바깥쪽에 서서 삶을 들여다보기만 하면서 만약 내 모습을 드러내고 진짜 나를 보여줄 용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궁금해하는 것만큼 불편하고 위험하고 상처가 되는 일은 없다고.- 87%


관람석에 앉은 사람들의 반응을 저울질하면서 당신의 가치를 평가하지 않는다면 삶은 어떻게 달라질 것 같은가? - 89%


좋은 책인데, 서양저자가 가지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나아가라는 식의 태도는 여전히 있다. 삶에서 관람석과 아닌 삶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생긴다. 평범한 삶을 과연 긍정하는가, 싶은 면면들도 보인다. 더하여 마지막에 더해진 너무 여러페이지의 감사인사는 아, 서양사람들은 이름이 이렇게까지 중요한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서양의 책표지 디자인과 동양의 책표지 디자인 모아놨을 때 느꼈던 그런 이질감(https://blog.aladin.co.kr/hahayo/12801476)이 좋은 인상으로 책을 거의 마친 순간, 수 페이지에 달하는 감사인사 때문에 다시 들었다. 이 말을 보태는 것이 관람석에서 비난하는 건가, 싶어서 맨 뒤에 사족으로 붙여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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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아비가 딸의 수행평가용 서류를 만들어준다. 수시로 대학에 들어간다. 

검사 아비가 아들의 학교폭력시비를 대법원까지 끌고 간다. 정시로 대학에 들어간다. 


무언가 지금 양 극단의 정치지형 안에서 악용하는 대표선수를 보고 있는 듯 전형적이다. 


시험이 전부가 아니니, 구구절절 서류를 보탠다. 학생이 얼마나 성실하고, 착실하고, 능력있고, 다종다양한 경험으로 노력했는지. 교수인 아비는 자신의 능력을 통해 아이의 서류에 구색을 맞춰준다. 불법은 아니지만 꼴사납다. 


학생이 공부만 잘하면 되지, 수능 100프로로 대학에 간다. 갈 수 있었던 데에는 친구를 괴롭히고도 반성하는 노력은 내팽개치고, 좋은 학교에 악착같이 적을 걸어두기 위해 검사인 아비는 자신의 법률적 지식을 동원해서 아이의 처분을 지연시킨다. 불법은 아니지만, 용서하기 어렵다. 


권력은 두 그룹간에서 왔다갔다 갈짓자로 움직인다. 

입시는 정시 100프로가 옳으니, 수시가 필요하니 또 갈짓자로 움직인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이 가진 권력을 나쁘게 쓰기로 하면, 그걸 통제할 방법은 과연 있는가. 


어떤 제도든 부작용은 있고, 여기에는 이런 부작용이, 저기에는 저런 부작용이 있다. 

착하고 좋은 보통의 사람들은 부끄럽게 여길 일들이 이 제도가 강화되면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다시 제도는 다른 쪽으로 당겨진다. 다른 쪽으로 당겨지면 다시 또 다른 식으로 부끄러울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이 뻔뻔하게 고개를 쳐든다. 다시 다른 쪽으로 제도는 당겨진다. 

인간은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자신의 삶을 계속 곱씹으면서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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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인가'(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3060300035)를 봤다. 

'에너지 요금 인상, 정말로 필요한가'(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3080300035)도 봤다. 


전기요금을 올려봤자 많이 쓰는 놈들은 압력을 안 받을 테고, 적게 쓰는 사람들만 고통받는다. 전기요금을 올려봤자, 기업의 이익은 주주들에게 간다,고 말하는 첫번째 글을 본 답답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에너지는 공공재고 가치재니 비필수 분야의 절약과 국가의 세금 투입으로 요금은 올리지 말아야 한다, 는 두 번째 글을 봤다. 


많이 쓰는 사람들이 압력을 받는 누진요금이 있었는데, 폭염이 두 번쯤 지나고 없어졌다. 누진요금이 없어지고 나니, 생활가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누진요금이 사라질 때, 에어컨이 필수,라고 했었지. 지금은 건조기와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가 필수 가전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람의 삶이 거기 맞춰지고 나면 필수가 되겠지. 전기 없던 삶을 아예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냉장고나 세탁기 없이 살던 두 세대 쯤 전이 아득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필수,라는 말은 가져다 붙이기 나름이고, 많이 쓴다와 적게 쓴다,는 상대적인 개념이고, 우리 나라는 지금도 전기를 충분히 많이 쓰고 있다. 


요금을 올리지 말자는데, 어쩌자는 것일까.

에너지요금은 에너지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전기요금이 싸면, 전기를 쓰는 방식으로 삶을 바꾼다. 집에 콘센트만으로 존재하는 것들을 만들기 위해 자원이 들어간다는 걸 왜 모르는 체 할까.  

도대체, 필수적인 에너지 사용은 어떻게 정의하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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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행선,을 좋아했다. 기꺼이 책임지는 사람인 남행선이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최치열,은 그저 그랬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고 해도, 일타강사,라는 직업은 입시지옥 없이 존재하기 어려운 일이고, 입시지옥에 대해 묘사하는 드라마의 끝 어딘가에서 다른 직업을 갖게 되기를 바랬다. 

남해이,는 나쁘지만 어리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엄마는, 엄마가 아니라 이모예요. 미혼이구요'라고 그래도 문제를 바로잡았기 때문에 되었다고 생각했다. 

애들도 재밌다고 같이 봐서 좋았다. 10화 즈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다음 로맨스가 동력을 잃고, 스릴러로 점프했다. 

학부모와의 스캔들 따위로 일타강사가 저렇게까지 굴러떨어질 일은 없다고, 고딩인 큰 애는 대한민국수험생을 너무 모르네,라고 했었다. 대한민국 수험생은 라이벌강사에게 명예훼손성 댓글로 실형을 살게 된 일타강사에게, 인강 찍어놓고 감옥가라고 한다고 했지. 

이상한 스릴러가 범인의 자살로 스리슬쩍 마무리되고, 뻔뻔한 엄마가 반성하고 떠나고, 딸을 채찍질하며 허영심을 채우던 엄마는 여전히 딸을 앞세우고, 학원 상담실장을 하고 있고, 여전히 일타강사는 일타강사인 26년의 미래는 싫었다. 

아이들에게는 말하지 못한 나의 불만은, 로맨스의 끝으로 택한 결혼을 대하는 행선이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좋은 감정을 나누면서도, 이런 저런 문제들로 진전없던 둘이 다시 뜬 스캔들로 서로에게 청혼한다. 그 스캔들은 그저 오해라고 달려온 최치열앞에, 행선도 자신이 준비한 반지를 끼워주면서 청혼한다. 그런데!!!! 치열의 청혼까지 받은 다음, 결혼은 해이가 수능치르고, 자신이 스포츠지도자 합격한 다음에 하겠다고 한다. 에???? 내일 죽어도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 나의 어떤 태도는 저게 청혼에 대한 답으로 합당한가, 생각하는 거다. 뭐 사정이야 그럴 수 있지만, 청혼 순간의 대답은 언제나 빠르고 신속한 '그래!!'여야 한다고, 이런 저런 사정설명은 다음 장면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다가, 수능이나 스포츠 지도자 합격이 왜 결혼의 전제조건?따위가 되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사내맞선,의 신하리,가 청혼에 하는 대답-봐서,라고 했지-도 정말 싫었는데 이건 뭐지, 싶다. 나의 불만을 들은 친구는, 요즘 세태가 남자는 결혼을 하고, 여자는 결혼을 해주는 거라면서 참 싫다고 했다. 

영주처럼, 혼인신고 먼저 하고 애부터 가졌어야지. 

답없는 남행선!!!!! 


사람많은 데서 키스하는 걸로 마치다니, 무슨, 궁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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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경희 - 꼭 읽어야 할 한국 대표 소설 8 꼭 읽어야 할 한국 대표 소설 8
나혜석 지음 / 더플래닛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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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티비에서 잠깐 나온 영화의 한 장면을 기억한다. 그 화면 속에서 임신한 젊은 여자는 불러오는 배를 보면서 스스로가 동물이라는 자각을 무언가 혐오의 감정으로 읊는다. 

어린 나도, 그 감각을 어렴풋이 공감한 것도 같다. 

충분히 좋은 엄마,에서 저자가 "사실 아이의 타고난 도덕성은 날것의 공포로부터 발달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엄마나 아빠의 도덕성보다 훨씬 더 강렬합니다. 아이에게는 오로지 진실되고 진짜인 것만이 중요합니다. -p187~188 "라고 말하는 부분을 옮겨 적었다. 

아이가 가지는 청결의 감각이 결벽적이라는 인상을 받는 순간들이 있다. 어른이 되는 것이, 그런 결벽적인 감각들을 무디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도 되었다. 


알라딘에서 주는 적립금으로 옛날의 단편소설들을 100원주고 빌려보고 있다. 이 소설은 최초의 서양화가, 떠들썩한 스캔들의 주인공, 결국 행려병자로 죽은, 인생이 소설만큼 드라마틱한 나혜석이 쓴 짧은 소설이다. 일본에 유학하고 있는 여학생인 경희가 유학 중에 짧게 집에 돌아와 주변 사람들, 의 평판을 듣고, 종국에는 결혼하라는 부모의 독촉을 받으며 고민하는 이야기다. 

지난 시대의 이야기지만, 그 고민의 내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환경은 달라졌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지 않다. 여자도 인간인데, 축첩하는 남편에게 고통받은 어머니는, 왜 나에게 결혼하라고 하시는 거냐,고 생각하는 경희에게 지금과는 다른 묘한 종류의 울분을 본다. 여자도 인간인데,라는 말에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따라온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의 삶은 어때야 하는가? 같은 질문들 가운데, 여성의 삶은 어때야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까지. 공부하는 이유는 뭘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질문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결국 자신이 해야 하는 답이다. 

임신과 출산을 몸으로 겪는 스스로가 동물이라는 감각을 느끼는 여자라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아마도 더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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