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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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겨우 읽었다. 

그래도 마치고는, 나는 한겨레문학상과 안 맞다,고 결론지었다.(https://namu.wiki/w/%ED%95%9C%EA%B2%A8%EB%A0%88%EB%AC%B8%ED%95%99%EC%83%81) 읽은 것도 별로 없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그래도 그런 인상은 아닌데([알라딘서재]능소화가 궁금하다. ), '표백'도 끔찍했고([알라딘서재]나는 특별하지 않다(스포일러 많음) ), '말뚝들'도 그렇다. 


그래도 끝까지 읽은 이유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궁금해서였다. 

중간에 그만 읽을까, 하다가 다른 서평도 찾아보고, 그래도 좋다는 사람이 있었어서, 더 읽으면 괜찮아지려나, 싶어 읽었던 것도 있다. 

그래도 역시 나는 아니다. 왜 그게 나일리 없다는 거야,라고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동의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다음에, 그 다음에, 내가 동의하는 그 말을 어떻게 뒤집을지 기대하고 있었다. 이야기에서 전혀 전복되지 않는다. 

나에게 불행이 닥쳤을 때, 나는 그걸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라는 허상은 사람의 일이라, 그 자체로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도 생각한다. 국가던지, 재벌이던지, 뭔가 거대하게 음모를 꾸미는 것처럼 보이는 존재들도 역시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이야기 속에서 벌어지는 그 이상한 사건들을 대하는 국가나 재벌에 대한 묘사가 풍자로 읽히지 않는다. 

책 속의 화자가 스스로를 거대하게 생각하는데, 또 그렇게 국가나 자본을 거대하게 생각하는데 따라가지 못한다. 


작가의 야망은 무엇인가, 생각한다. 

한겨레문학상,의 야망은 무엇인가, 생각한다. 


곰곰 생각해서, 내린 결론은 좀 이상하지만 말해보자면 이렇다. 

티끌만한 빚조차 잊지 못하는 죽음,만이 순정하다???? 

티끌만한 빚조차 잊지 못하는 순정하고 정순한 우리는, 거대한 빚조차 갚지 않는 저들과 다르다???

죽음조차 정파적인, 이야기 속에서, 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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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어서 오세요! FACT에 : 도쿄 S구 제2지부 (총4권/완결)
우오토 / 문학동네/DCW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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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추천해서 본 만화다. 

다 읽고 나서, 나의 재미는 좀 더 액티브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을 거의 옮겨놓은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Q7h4H1CshpM )도 보고, 좋았다면 뭐였을까,라고도 생각한다. 

세상이 이야기로 가득 차고, 삶은 멀고, 이야기는 가까운, 읽어대는 존재라서, 이야기 가운데, 자신이 주인공이기를 바랐었던가, 생각했다. 

나도 젊은이였을 때는 내 자신이 주인공이 아닌 거 갈아서, 삶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감각을 가졌었을까.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는 대하소설,같은 거였으니까, 평화로운 시대의 평화로운 삶은, 혹은 격변하는 시대 변두리의 삶은, 이야기가 안 된다고도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지금은 내가 이야기의 한 가운데 있다고 해도 이야기가 쓰여지기 전에, 그 삶을 알아차릴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같다. 

젊은이는 결벽적이고, 무한한 가능성 아래 불안하고, 스스로를 거대하게 착각하고, 스스로의 거대함이 외부에 의해 제약된다고 또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인생의 스펙터클을 기대하고 있다면, 이런 이야기도 있으니, 모든 삶에서 주인공/엑스트라 따위의 구분은 잊으라고 하겠다. 모두 각자의 삶에서 주인공인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히어로물만 있는 것도 아니고, 세상 찌질해보이는 주인공도 나아가고 있다는 걸 알아주시라. 

모두 자신의 삶에서 주인공이다. 가장 확실한 주인공이 되는 방법이라면, 역시 자신의 삶을 쓰는 것이다. 일없이 다른 삶을 읽고, 나는 엑스트라야,라면서 폄하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쓰지 않더라도, 다른 눈으로 자신의 삶을 바라본다면, 역시 또 그것만으로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살아가는 것, 보잘 것 없다는 마음이 닥쳐도, 캄캄한 미래가 앞을 막아도,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역시 미래는 몰라야 제 맛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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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살구클럽
한로로 (HANRORO) 지음 / 어센틱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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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로, 노래가 좋다고 큰 애가 산 책이다. 읽어보고, 읽어보래서 읽어봤다. 

읽으면서 아이들이 일찍 늙나, 생각했다. 

하는 짓이나 하는 말, 하는 생각들을 1인칭시점으로 적어놓으니, 화자가 몇 살인지 알 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중1이다. 중1인 여자애가 중2, 중3인 언니들이랑 살아보려고 애쓰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다. 원래 여자애들이란 중1만 되도 자기가 다 큰 줄 알기는 하지만, 그렇게 다 써놓은 걸 보고 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뭐, 나도, 열살인지, 스무살인지, 서른살인지, 마흔살인지, 쉰살인지, 아흔살인지, 내가 써놓은 글과 현실 속의 내가 충돌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글을 쉰살이나 먹은 아줌마가 쓴다고?라면서 나이를 헛 먹었네,라고도 할 수 있고, 어이구 다 산 사람처럼 써서 아흔인 줄?이라고 할 수도 있지. 그래서 또래들끼리 이야기하면 그렇게 재밌는 건지도 모르지. 

나는 나이를 훌쩍 먹어서, 책 속의 아이들이 일찍 늙었나,라는 감상을 하지만, 딸들은 그저 공감하면서 읽는 건가. 어른에게는 하지 않을 말을 또래들에게 하는 이야기, 어른들에게는 이런 저런 잔소리나 들을 말들. 도움을 청하거나 어떤 해결책들을 스스로 봉쇄하고- 말해봤자 소용없어,라고- 극단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이 책 속에 있다. 

이야기 속에 어른이 없어서 답답하고. 아이들이 어른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또 답답하다. 아이들은 스스로 이미 다 자랐다고 생각하고, 서로를 의지하기로 결심한다. 이 아이들에게는 왜 어른이 없나. 왜 어른들이 없는 걸까. 왜 어른들이 영향력이 없는 걸까. 어른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렇게 빨리 늙어버렸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르겠다. 이 이야기의 의미가 무언지도 모르겠다. 

태수의 편지,가 누군가를 떠오르게 했다. 티비에는 아이들이 보는 나의 히어로아카데미아,가 나오고, 히어로의 본질은 타인을 살리는 거라는 말에 울컥하기는 하는데, 태수의 편지도 그렇고 태수의 선택도 그렇고, 자기자신도 살리지 못하면서, 타인을 살리려고 한다는 게 한심해서 이상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세대는 이런 자기 모순들 가운데 자신을 극단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건가 싶다. 


* 참, 딸이랑 통화하다가 들었는데, 쓰다 만 게 어쩌면 맞는 게, 한로로 음반이랑 같이 들어야 아귀가 맞는 책이라고 한다.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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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1-01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족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ㅛ^^
 
동생
찬와이 지음, 문현선 옮김 / 민음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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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을 모른다는 젊은 직원에게 '패왕별희 안 봤어요?'라고 질문을 했었다. 

내가 문화대혁명을 아는 이유는 '패왕별희'를 봤기 때문이었다. 

내가 칠레에서 군부의 침공에 맞서 싸우다 죽은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아는 이유는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을 읽었기 때문이다. 

젊은 날 본 영화와 소설 가운데, 지금의 나는 무언가를 알고 무언가를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첨밀밀,을 기획했다는 작가의 이 책을 읽었다. 첨밀밀,을 좋은 영화로 기억하는 나는, 주성치를 좋아하고, 홍콩의 영화들을 기억하는 나는, 홍콩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읽는다. 

홍콩은 청나라가 망하는 와중에 영국에 할양되었다가 97년 다시 중국에 귀속되었다. 시사지로 우산혁명에 대해 본 나는, 저 투쟁의 명분을 동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영국에 할양되었다가 중국에 귀속되었다, 에서 국가 정체성이 강한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제 홍콩은 중국과 같은 나라라고, 도대체 저들의 주장은 뭐야?라고도 했던 거 같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궁금했어서, 이 책을 읽었다. 

85년에 태어난 누나가, 97년에 태어난 동생과 함께 홍콩에 산다.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흩어졌다가 모이는 가족들 가운데, 누나는 동생을 특히 사랑하고, 홍콩을 사랑한다. 

정치적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 역사의 격류 가운데 있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인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산업에 깊이 들어가 있는 작가의 책은 첨밀밀을 떠오르게 한다. 대만의 청춘영화같기도 하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애틋함, 화려한 한 시기를 보내버린 도시를 살아내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본다. 변하는 세상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들의 굳건함과 약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함을 본다. 살아간다. 


아빠의 진심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아빠는 상황을 제대로 모르는 쪽이 본인이 아니라 우리이며 우리가 사고를 첬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그런데 더 심각한 점은 아빠가 이 도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나보다 작지 않다고 여긴다는 데 있었다. 그게 바로 문제였다. 나는 화가 났다기보다 충격을 받았다. 가치관이라는 게 이렇게 완전히 바뀔 수도 있었다. 우리의 기준이 더는 같지 않았다. 나는 침묵에 빠졌다. -p184


커러, 너는 혈기 왕성한 나이라 다른 사람의 말투나 억양이 너랑 조금만 달라도 견디기 힘들 거야. 사실 그건 내용이나 표제와 무관해. 너의 청춘은 어디서든 무적이고, 네 임무는 다른 사람이 틀렸음을 최선을 다해 증명하는 거니까. 때로는 주성치가 어떤 영화에서 특정 대사를 했는지를 두고도 상대가 틀렸음을 증명하기 위해 인생 전부를 바쳐야 할 것 같겠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옳은 일을 계속하기만 하면 되지, 다른 사람의 잘못에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을 거야. 증명하기 위해 네 인생을 낭비할 필요는 더더욱 없고. 그래, 그건 시간이 한참 지나 네 청춘이 시들 때겠지. 그게 인생의 여정이고 상식인데 왜 다들 잊어버렸는지 모르겠어. 젊음이란 전력을 다해 자신이 옳음을 증명하는 것인데.-p224~p225


알고 보니 나는 아빠를 사랑하고 있었다. 내가 처음 사랑했던 모습으로 아빠를 되돌릴 능력이 없었을 뿐이었다. - p238


엄마가 말했다. 커러의 슬픔은 나도 다 알아. 하지만 스스로 감당해야 해. 그런 외로움은 누가 구제해 줄 수 없어. 어쩌면 신앙이 구원해 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모르겠어. 이건 운명이 열어 준 문이고 커러 혼자만 통과할 수 있는 문이야. 다른 사람은 아무리 기고 숨어도 들어갈 수 없어. 나는 커러를 잃지 않을 거야. 영원히 내 가슴속에 있으니까. 네 아빠가 "누구도 나만의 봄빛을 빼앗을 수 없고 누구도 내 가슴속 태양을 꺼뜨릴 수 없네."라고 알려 주었어. 내가 내 고통을 해결하려 어떤 방법을 쓰든, 그게 떠남이든 소멸이든 네 아빠가 너와 커러를 잘 보살피는 게 나를 사랑하는 네 아빠의 방식임을 알고 있었어. 어느 날 커러가 사라졌다고 네가 말하면, 상상만 해도 벌써 가슴이 저미고 눈물이 쏟아질 거 같지만, 나는 그게 커러의 진심이 아님을 이해해야 해. 커러가 마지막 일 분까지 온 힘을 다해 저항했음을 믿어야 한다고. 그래야만 이미 사라졌어도 가장 좋은 부분을 내 안에 남겨 내 일부로 만들 수 있어. -p281~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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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2-21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중국에선 문화 대혁명이란 단어는 일종의 금기어이기 떄문에 90년대나 이천년대 태어난 중국인들은 문화대혁명이 무엇인지(학교에서 가르쳐 주지도 않고 인터넷에서도 검열 삭체처리 되지요) 전혀 알 수 없는 처지인데,한다리 건너 한국인이 중국의 문화 대혁명을 알 턱이 없겠지요.
저도 홍콩 영화를 좋아하지만 97년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중국 공산당이의 검열로 인해서 홍콩 영화의 황금기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별족 2025-12-21 16:52   좋아요 0 | URL
원래 비밀로 부치려고 하면, 더 안 되는 거 아닐까요?
현대인에게 문화대혁명 이야기는 패앙별희보다, 삼체,를 아는지 물었어야 했을까요.

카스피 2025-12-23 12:19   좋아요 0 | URL
삼체 원작 소설에는 문화대혁명 이야기가 나오지요.그래서 넷플릭스 삼체에는 문화대혁명을 다루고 있지만 중국에서 만든 삼체에는 문화 대혁명 부분이 쏙 빠져있습니다.그래서 문화대혁명을 모르는 소분홍들은 미국이 중국을 일부러 비하한다고 노발대발 했지요.
실제 삼체의 작가가 워낙 공산당 고위층과 친분이 깊어서 그냥저냥 아무 문제없이 중국에서 출판되었지 만일 평범한 작가였다면 문화대혁명 부분이 삭제되지 않았으면 결코 책이 출가되지 않았을 겁니다.
 
순이야 놀자! - 1990년 무화과나무
정구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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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가 있는데, 책 속에서 맘에 드는 글귀를 캘리로 그려서 올린다.( @hahayoii )

같은 저자의 책을 두 번 올린 적은 없는데, 고래가 그랬어,에 만화로 연재되는 순이야 놀자,는 두 번 썼다. 좋아한다. 

두 번 쓴 것 중에 에피소드 하나는 알라딘에 서평으로도 썼다. 

https://blog.aladin.co.kr/hahayo/13599788

나도 좋아하고, 작가 인터뷰를 보니 작가도 좋아하는 에피라고 했고, 단행본에도 실려 있다. 

아쉽게도 다른 하나는 단행본에 없다. 골라뽑은 이야기들이라서, 지금까지 연재된 것에 비하면 많이 적지만, 그래도 역시 이게 어디냐 싶다. 


책소개 그대로 1990년 부산에 사는 6학년 순이와 친구들의 이야기다. 

아이들도 그 시절을 보냈던 어른들도 재미나게 읽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 만화가 지금의 아이들에게 자두(1978~84년 배경)나 검정고무신(1969년 배경) 같은 이야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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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2-15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초등학생들에게 35년전 이야기가 과연 공감이 될까하는 생각이 듭니다.이런 만화는 90년대에 초등학생을 다녔던 어른들에게 추억을 되돌아 보게 하는 만화란 생각이 드네요.

별족 2025-12-16 06:38   좋아요 0 | URL
검정고무신, 만화를 즐기던 아이들도, 그 만큼의 세대차는 있었던 거니까, 좋은 이야기는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2025-12-17 2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18 0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