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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딩은 방학, 초딩은 아직 방학이 아니다. 

중딩 점심을 챙기러 점심시간에 나왔다. 

장날이라 닭강정이 있는데, 주차가 자신없어서 사가지고 못 갔다. 

"혹시 엄마 회사 들어갈 때 같이 나가서 사 가지고 올래?"

"그래."

여태 잠옷이다가 외출하려고 옷을 갈아입어면서 묻는다. 

"추워?"

"몰라."

"밖에서 들어왔잖아, 왜 몰라. 나는 아예 나가질 않았는데?"

"너는 안 나가 봐서 모르고, 나는 네가 아니라서 모르겠네."


애가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날씨를 물어봤는데 대답해주기 어렵다. 

이미 여러 번 불평을 들었다. 


나는 추운데, 아이는 아닌 날들과 나는 더운데 아이는 아닌 날들. 

내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차림새와 정작 아이가 선택한 아이의 차림새. 

그러니까, 대답이 몰라, 다. 

나는 네가 아니라서, 모르겠다. 네가 알아서 해라. 

이런 엄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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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오늘 동지네. 동지가 무슨 날인지 알아?"라고 했더니 

(중1) "엄청 추운 날?"
(아빠)"추운 날은 소한, 대한, 같은 거고. 동지는 밤이 제일 긴 날." 
(중1)"그러세요~ 그럼 밤이 제일 짧은 날도 있겠네요~"
(엄마)"있어! 하지."
(아빠)"그런데 밤이 제일 짧은 날이라고 안 하고 낮이 제일 긴 날이라고 하지."
(엄마)"동지라서 오늘 회사 점심에 팥죽 나온다고 했는데. 팥죽은 왜 먹는 지 알어?"
(중1)"귀신을 물리치려고?" 
(초4)"팥죽할머니가 호랑이 물리친 이야기가 있지 않나?"
(엄마)"아, 그 왜, 호랑이가 잡아 먹으려고 하니까, 팥죽 끓여준다고 하고, 그 사이에 친구들이 호랑이 뚤뚤 말고, 때려가지고 쫓아낸 얘기." 
"그래, 그렇지." 
재미난 대화였다.

그런데, 정말 팥죽은 왜 먹는 거지. 찾아봐야겠다.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85XX228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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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닷 2024-01-01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별족 2024-01-01 06:51   좋아요 1 | URL
루피닷님두요!!!
 

오래된 일이다. 

1번 어린이가 아직 같이 살 때다. 

2번 어린이와 내가 뭔가 이야기를 하다가, 2번 어린이가 흥분해서 "엄마는 바보야!"라고 소리쳤다. 옆에서 듣던 1번 어린이가 자기가 뭘 좀 안다는 듯 우쭐해하면서 "엄마 바보 아니야, 좋은 대학 나왔어"라고 말했다. 나는 날 보고 바보,라고 소리친 2번 어린이한테는 화가 안 났는데, 1번 어린이의 말이 세상 어이가 없었다. 1번 어린이를 앞에 세우고, 길게 말을 해야 했다. 

"뭐라고? 나 참, 듣던 중 한심한 말이네."

"..."

2번 어린이에게 바보 소리 듣는 엄마를 구해 주려고 의기양양 나선 1번 어린이는 왜 엄마가 자신에게 화를 내는지, 어리벙벙해져서 엄마의 말비를 맞는다. 

"너는 아이고, 너한테 말하는 사람들은 다 너보다 나이 많은 사람일 텐데, 그 사람이 너보다 나이 많다고, 대학생이라고, 대학 나왔다고, 뭐든 너보다 낫다고, 그런 이유로 그냥 네 의견은 없앨 거야? 너한테 말하는 사람이 어른이라고 해서, 그냥 받아들여선 안 돼."


오랫동안, 나는 내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라는 소설을 읽고(https://blog.aladin.co.kr/hahayo/10914180), 더 이상 그런 정의로 나를 부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의 태도,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 태도, 각자 모두의 정의가 있다는 태도가 지금의 페미니스트들에게 없다,고도 생각하게 되었다. 늘 '공부를 더 하고 오세요'라는 말로 나를 질타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복종한 권위는 무엇일까? 

'서울대 나온 검사가 공부를 못 해서 정치를 이렇게 하겠어요?'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는 걸까? 애초에 공부란 그런 게 아니고, '서울대 나온 검사'라는 말을 공부를 잘 한다,와 등치시키는 자신의 태도가 문제라는 생각은 안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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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에서는 아는 형님이 재방송 중인데, 외국인이거나 외국에서 오래 살다 한국에서 데뷔해서 한국어에 어눌한 연예인들이 퀴즈쇼, 형태로 진행하고 있었다. 욕이거나 욕처럼 들리는 말들로 당황하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아들이 저녁을 먹다말고 

"욕은 왜 하면 안 되?" 

"그거야, 들으면 기분 나쁘니까."

"기분 좋을 때, 하는 건 어때? 혼자 하는 건?"

"뭐 할 수야 있지만, 다른 사람 기분 나쁜 건 네가 어떻게 못 하잖아?"

"옳고 그른 건 누가 정하는데!"

이 무슨 뜬금포인가!!! 중2병인가. 아직 중2는 아닌데. 

"참, 나. 옳거나 그르기 때문에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랑 같이 사는데, 너 하고 싶은 대로 아무 말이나 하면 안 된다는 거지. 하고 싶은 대로 했다가 누가 널 찌를 수도 있는 거고."


오직, 내 마음만 내 마음대로다. 가끔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안 된다. 

다들 기분 나쁘다는 이유를 내가 동의하지 못 한다고 해서, 그런 말을 칭찬으로 쓴다 한들 상대가 칭찬으로 듣겠냐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나를 '돼지'라고 부르지 말라는 어린 딸에게, 무슨 설명을 할 수 있겠어. 

다들 칭찬으로 하는 말을 내가 동의할 수 없다고 해서, 그런 말에 화를 낸다 한 들 상대가 이해할 수 있겠냐고. 아유, 내가 본 아기 중에 제일 예쁘네,라고 말하는 언니에게, 그 말이 가지는 어떤 차별성과 비교의 태도, 이미 주어져 개선 불가능한 특성에 대한 칭찬이 아이를 얼마나 한심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서 뭐하냐고.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까, 적당히 내 의견을 감추는 거지. 

살아남기 위해 조심하는 거지. 

가끔 너무 크게 웃는 것도, 어떤 이상한 사람의 심사를 건드릴지 알 수 없는데. 

해서는 안 되는 행동, 그래, 한 번쯤 해보고 댓가를 치를 수도 있겠지. 

운이 좋다면 살아남겠지만, 그런 데 자신의 운을 쓰고 싶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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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을 시켜서 밥반찬으로 먹는 저녁, 아들이 묻는다. 

"돈이 많아지면 물가가 오르잖아?"

"그렇지."

"돈이 많은데, 왜 물가가 올라?"

"돈이 많으니까. 옛날에는 아예 돈이 나라 전체에 천원밖에 없었어. 그러니까 짜장면이 오원이지. 그런데, 지금은 나라 전체에 돈이 백만원이 있는 거야. 그러면 짜장면값도 거기 맞춰서 오르는 거야."

"뭔가 이상한데."

"돈은 수단이니까. 돈 자체가 늘어나면 가격이 올라."

"다 오르는데 월급은 안 오른다고 하잖아."

"그건, 옛날에는 나라 전체에 천원밖에 돈이 없으면 많은 사람이 많이 가져봐야 백원있는 건데, 나라 전체에 백만원이 있으면 많은 사람은 그 중에 구십만원도 가질 수 있거든. 나라 전체에 백사람이 있어서 천원을 나눠 가질 때는 부자가 백원가지고 남은 9백원을 99명이 나눠가지는 수준이지만, 백만원일 때는 달라지거든."

이렇게 말하지는 못했다. 뭔가 버벅거렸다. 

돈이 많아진다고 내 돈도 많아지는 건 아니다. 

돈이 많아지면, 물가가 오른다. 돈이 많아지면 돈은 돈끼리 모여서 불어난다. 돈이 돈끼리 모이는 동안, 없는 사람은 더 돈이 없어지지. 

땅 아흔아홉마지기 가진 사람이 땅 한마지기 가진 사람 땅을 빼앗는 거 같은 거지, 뭐. 

나야, 

물가가 오르면 아껴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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