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핀다 - 자연에서 찾은 우리 색 보림 창작 그림책
백지혜 글.그림 / 보림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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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보면서 늘 느꼈던 아쉬움은 그림에 대한 것이었다. 
조금 더 색이 고우면 좋겠고, 조금 더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좋겠고, 보는 순간 울렁거리면 좋겠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여다 볼 수 있으면 좋겠고,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내 아쉬움의 이유들이었다.  
물론 눈이 반짝 가슴이 콩닥거리는 그림책들도 적지 않았지만 대부분 서양 화가들이 일러스트에 참여한 경우라서 반가우면서도 조금은 아쉬웠던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고운 그림책을 만났다. 백지혜작가의 <꽃이 핀다>라는 그림책이다.
일전에 전시회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 책의 존재를 왜 몰랐을까 싶다. 백지혜는 한국화를 그리는 화가다. 그런 화가가 우리 산과 들에서 자라는 꽃과 열매를 전통 채색 기법으로 그려 이 책에 담았다. 자연 염료를 사용하여 비단에 그린 그림들은 손가락을 올려놓으면 손끝을 타고 그 맑고 여린 염료들이 흘러들어 내 몸 어딘가도 그렇게 젖어들 것만 같다. 그림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 애틋하기만 한 순간들이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들은 말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책 속의 그림들을 여기에 조금 옮긴다. 이런 수고와 욕심을 내는 이유는 혹여 오다가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도 이 그림책을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 때문이다. 

  

 

 

 

 

책은 빨강, 동백 / 노랑, 민들레 / 분홍,진달래 / 연파랑, 꽃마리 / 자주,모란 / 연두, 버들잎 /
파랑, 달개비 / 초록,대나무 / 보라, 도라지 / 주황,나리 / 갈색, 밤 / 하양,찔레 / 검정, 송악
등을 글과 그림으로 소개하고 있다.

백지혜작가가 묘사하는 사물들이 곱고 바람처럼 가볍고 정교한 이유는 그녀가 배체법이라는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불화에 많이 사용되는 방식인데 종이나 비단의 뒷면에 물감을 가볍게 칠해 맑은 중간 색조의 투명성이 강조되고, 뒷면의 색이 앞면으로 우러나온 상태에서 음영과 채색을 보강하는 기법이다. 여기에 작가 특유의 조형미가 더해져 기존의 그림에서 느낄 수 없는 시선을 볼 수 있다. 어떤 것은 멀리 어떤 것은 위에서 들여다 보듯이 그렇게 작품속으로 자연스럽게 보는 이를 끌어들인다. 

책 소개가 길었다. 부질없는 일인 것을 알지만 자꾸 뭔가 좋은 걸 만나면 이렇게 허둥댄다.
내친김에 이 여름 지금 어디쯤 피어있을 찔레꽃 그림 하나 더 보고 간다.
이 여름이 꼭 찔레꽃만 같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백지혜 작가의 봄이 오는 소리,라는 작품을 여기 옮겨 놓는다.  
자꾸 봐도 고운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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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流男兒 2011-08-04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아요

굿바이 2011-08-05 11:06   좋아요 0 | URL
좋죠?!

cyrus 2011-08-05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참 이뻐요, 특히 꽃 그림은요. 저 꽃 그림에 향기까지 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 될 수 있을거 같다는 상상도 해보네요,
꽃 그림에 향기나는 책이 나오는 날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요. ^^;;
찔레꽃 그림을 보니깐 장사익 씨의 노래가 생각납니다. ^^

굿바이 2011-08-05 11:09   좋아요 0 | URL
엄훠, 장사익씨 노래를 아시는구나. 그 노래 모르는 분들도 꽤 많던데, cyrus님의 관심은 역시나 광폭이십니다~!

책을 덮고 있는 붉은 커버를 벗기면 찔레꽃이 까꿍,하고 나와요.
정말 예뻐요^^

무스탕 2011-08-05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좋아서 그냥 못 가겠어요.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 드리는것 같아요. 맞나요? ^^;;;
그 동안 계속 살짝살짝 읽고만 갔었는데 오늘은 드디어 절 눌러 앉혀 버리셨어요.

백지혜작가 그림 참 이쁘죠? 저도 살짝 아는 작가인데 이 책 나왔을때 너무도 반가워서 얼른 구입을 했었지요. 몇 년전 압구정동에서 개인전을 할때도 보러 갔었는데 혹시 보셨다는 전시회가 같은걸까 싶네요 ^^

굿바이 2011-08-08 09:37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무스탕님이 본 개인전을 저도 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잠깐이나마 같은 공간에 있었군요^^

그나저나 바람이 많이 부는 월요일입니다. 어디에 계시든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웽스북스 2011-08-1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저도 어제 이 책 받았어요. 사진보다 훨씬 고와요~

흰그늘 2011-09-06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갓 돌 지난 여자아이가.. 혹여나.. 꽃을 꺽을까봐.. 꽃 앞에서서.. 좋은 향기를 맡는 모습을 보여주곤 하면.. 꽃을 보면 그러노라고.. 할까 봐.. 봄이 오는 소리 그림을 보고나니
못내 아쉬움 남네요.. 왜.. 한 번도 귀기울이는 모습은 생각지 못했을까요..

하양,찔레 앞에서서 혹여나 아이가.. 귀기울여 준다면.. 언젠가..
꽃이지고난.. 저.. 너머엔.. 아주 에쁘게 자란 아이가.. 걸어오고 있지는
않을까 해요.. 아침빛 뚜렷한 걸음으로..

제.. 조카 아이도.. 참.. 예쁘답니다..^^

투덜이 2011-09-2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덕분에 좋은 책 만나고 갑니다.^^
 

         못 알아듣는 말이 점점 많아진다. 오늘 오전에는 "꿀피부"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찾아보기까지 했다. 내가 아는 "꿀"은 벌이 만드는 달고 끈끈한 액체고 그것이 척추동물의 조직을 감싸고 있는 "피부"라는 명사와 만나면 "끈끈하게 변한 조직" 혹은 "점성이 좋은데도 흘러내리고 있는 조직"을 상상하게 된다.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장면도 떠오르면서 말이다. 알기 쉽지 않은가. 시고니 위버를 쳐다보던 외계 생명체를 떠올리면.  

그렇지만 상식적인(?) 상상과는 무관하게 "꿀피부"는 "좋은 피부" 혹은 "반짝반짝 빛나는 피부" 혹은 "건강한 피부" 뭐 이런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다. 가까스로 이유를 찾으니(할 일이 참 없구나) 꿀을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좋아진다(보습제로는 사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는 것에서, 그렇게 "꿀을 많이 바른 것 같은 피부", 더 나아가 "꿀을 많이 발라서 좋아진 피부", 한 발 더 나아가 "좋은 피부"로 진행된 것이 아닌지 싶다. 아무리 그래도 내 경우 "꿀피부"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만지면 쩍쩍 달라붙는 피부가 떠오른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참을 만했는데 갑자기 "꿀피부"가 꿀의 맛을 떠올리며 조합된 것은 아닌지 싶었다. 꿀맛이다, 라고 할 때 뭔가 그 달콤하고 황홀한 맛에 피부가 흘레붙은 형식. 그러면 "꿀피부"는 "달콤하고 맛있는 피부" 또는 "쪽쪽 빨고 핥아먹고 싶은 피부"!. 다시 시고니 위버를 바라보며 침 흘리던 생명체가 떠올랐다. 그들이 2011년 한국에 온다면 제일 먼저 식량으로 약탈하는 생명체는 "꿀피부"가 되겠구나 싶은. 남들 다 알고 잘 쓰고 있는데 나만 모른다고 퉁퉁 부은 소리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래도 할 수 없다. 듣기도 싫고 보기도 싫은 것을. 새로 만들어져 쓰이는 말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이건 쫌 재미도 없고 통쾌함도 없고 감동적이지도 않고 미학적이지도 않다. "꿀피부"라는 말은 그저 무식하게 들릴 뿐.   

         사실은 정작 못 알아들었던 말이 있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건데 주객전도다. 그러니까 이해하기 힘든 말은 이것이었다. 자우림의 여성 보컬 김윤아씨가 어느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뱉은 말이다. "자우림은 1등과 어울리지 않아요" 또박또박 힘을 주어 하는 그녀의 말, 나는 어리둥절했다. 전반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미루야마 겐지의 <달에 울다>와 크리스토프 바타유의 <다다를 수 없는 나라>를 매일 읽고 있다. 이러다가 외우겠다. 물론 덕분에 이런저런 결정이 쉬웠다. 아직 아무 것도 손에 잡히는 것은 없고 뭐든 더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말이다. 여튼 정말 이 대목은 외웠다.

"봄이 되면 하얀 강아지를 키우자. 나는 그렇게 마음먹었다." 「미루야마 겐지, 달에 울다 中」

 

 

 

  

 

#. 참고 
네이버에 소개된 "꿀피부". 괘씸하게 친절한 네이버.

꿀피  오픈사전
꿀피부란 마치 을 바른 듯 촉촉하고 윤기나는 피부를 말하는 신조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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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1-08-0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같은 피부가 꿀피부입니다. (응?) 전 꿀피부까지는 그렇다 쳐도, 꿀벅지는.... 당췌 ;;;;;

<달에 울다> 저도 얼마 전에 샀어요. 언니가 매일 읽고 있다니, 저도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그리고, 저도 어제 오랜만에 <나는 가수다>를 봤어요. 김윤아는 지난 번 '놀러와'에서 비주류 발언으로 그렇게 욕을 먹고, 또 저렇게 말을 하는구나, 싶어서 내 생각보다는 좀 덜 똑똑한가? 하며 어리둥절. 하지만, 누가 봐도 1위를 할 수 밖에 없도록 지난 나가수를 열심히 분석한 듯한 무대를 들고 나와 다시 한 번 어리둥절.

하얀 강아지, 하니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백진이의 모습이 떠올라요.

굿바이 2011-08-01 17:35   좋아요 0 | URL
꿀벅지라는 단어 처음 쓴 사람 찾아보려고 했어. 뭔 생각으로 그런 말을 어린 아이들에게 쓰는지 궁금해서. 정당방어처럼 정당분노도 필요해. 참말로.

그나저나 '놀러와'에도 나왔었구나. 누구한테 들은 것 같다.
어제는 너무 야무지게 그린 아이라인도 눈에 거슬리더라고. 나도 참 한심해^^

백진이의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하얀 강아지 한 마리 있으면 좋겠어.
웬디마저 마음을 줄 그런 심드렁한 녀석이면 더 좋고 ㅋㅋㅋㅋ

2011-08-01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1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風流男兒 2011-08-0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 돌아가서 다다를 수 없는 나라 다시 봐야겠어요. 그리고 달에 울다. 두요.
참 다행이에요. 그래도 이렇게 끌리는 책들이 절 붙잡아 주는 것 같아서요. 가끔은 제가 책을 고르는 게 아니라 책이 나를 고르나? 싶을 때도 있다는.. (아니 이게 뭔 어리둥절한 소리일까요 전반적으로 개인적으로도)

굿바이 2011-08-01 17:40   좋아요 0 | URL
다다를 수 없는 나라, 고맙게 읽어. 매번.

어리둥절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심정적으로 매우 공감하는 이야기지. 나도 그럴 때 있거든. 책이 어딘가 복병처럼 숨어있다가 짜잔~하고 기습적으로 올 때. 그러면 책이 나를 고르나,싶어.^^

치니 2011-08-01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꿀피부 처음 들어봅니다. 웬디양 님처럼 꿀벅지는 당췌;;; 욕 나와요. -_-;
김윤아는 오래 전에 제가 선물 받은 책(그녀가 직접 쓴 책이지요)을 읽어본 경험에 의하면, 그런 말을 해도 어리둥절하지 않을 만한 분이라는 생각. 거칠게 단정적으로 요약하면 이래요. 어려서부터 예쁘고 잘났고 (심적으로나 물적으로나)가난의 흔적이 없으며, 게다가 부모 형제가 모두 완전히 자기 편, 그래서 당연히 인생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사는 게 정답 - 밴드 생활 그렇게 시작했는데 음악적 재능도 뛰어났고, 상처라면 남자친구가 죽은 것인데 이건 음악적 아우라를 더 넓혀주는 계기가 된 듯, 자의식이 엄청 강해서 '나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고 남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도 좋아한다', '일하기 보다는 노는 게 제일 좋다' 는 주장을 줄곧 펼치는 책이었어요. 1등하려고 노력하는 자체가 거부감이 들 만한 성격이니 나는 그냥 즐기면서 신나게 했는데 어느새 1등 되었더라, 이렇게 늘 (진짜로) 생각하는 타입이지 않나 싶어요. 이런 의중을 인터뷰에서 내뱉는 이유는, 똑똑하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남이 어떻게 받아 들일지에 대한 노파심이 제로인 사람이어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굿바이 2011-08-01 17:52   좋아요 0 | URL
꿀벅지는 참말로 욕 나오는 신조어입니다.

김윤아씨가 쓴 책이 있었군요. 그리고 참으로 궁금함을 한 방에 날려주시는 치니님입니다^^ 감사 또 감사!!!!
그냥 즐기면서 신나게 했는데 1등이 되었더라,라고 말하면 그래도 보기도 좋고 듣기도 좋은데, 1등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뭐랄까 강력하게 본인이 비주류다 뭐 이렇게 주장하고 싶은 걸로 보였어요. 굳이 비주류라는 악세사리가 필요할 만큼 뭔가 아쉬운 것이 있는 건지, 도통 그렇게 자신을 정의하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에 놓여 있는지 궁금했어요. 비주류라고 안하면 친구들이 따돌리나, 뭐 이런 생각도 했어요^^

그나저나 어려서부터 자신감이 있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 건 쫌 부럽네요. 정말.

cyrus 2011-08-01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꿀피부는 그렇다치더라도,, 꿀벅지는 성차별적인 느낌이 담긴 어조라고 생각이 들어요.
방금 하지원 관련 기사에서는 튼실한 허벅지를 '전투벅지' 라고 사용하고 있더군요,
과연 신체 관련 표현은 어디까지 나올것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

굿바이 2011-08-03 10:06   좋아요 0 | URL
'전투벅지'요? 이건 웃기에도 너무 촌스러운데요 ㅡㅜ

라로 2011-08-01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굿바이님은 피부도 꿀피부시군요!!!글도 잘써, 피부도 좋아, 몸매도 날씬해,,,정말 부럽습니다.(나이가 들었다고 부러운 마음이 없는 건 아니라구요,,^^;;)

굿바이 2011-08-03 10:11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ㅡㅜ

나비님 오해십니다. 그렇지만 말씀으로라도 어찌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말씀만 하십시오. 맥주 쏩니다:)

흰그늘 2011-08-02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우림.. 김윤아씨에 대하여 잘은 모르겠는데.. 예전에..

건반을 치면서.. '샤이닝' 을 부를때의 그 모습은.. 어쩌면은..
잊혀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오랜만에.. '샤이닝'이 듣고 싶어지네요.. 봄이되면. 저는.. 여전히..
굿바이님의 '글' 을 읽겠어요..^^

굿바이 2011-08-03 10:15   좋아요 0 | URL
잘 지내시나요?

저도 그 음악 한 번 찾아서 들어봐야겠어요 :)



쉽싸리 2011-08-02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괴상한 조어가 춤을 추는 시절입니다. 세태의 반영도 있겠지만 여론이 너무 야해지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

나가수는 저도 가끔 보는데 저번주 자우림 나오는 장면은 소리만 들었어요. 1등하는 장면은 봤는데요, 김윤아씨가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 나오는 줄 알았다' 라는 말을 하는걸 보니, 1등을 그래도, 꽤, 좋아한다고 느꼈는데요. 그녀는 모순쟁이? ㅎㅎ
방금 인터넷 기사를 보니 나가수에 바비킴이 확정되었다고 하네요. 좋아할 사람도 많겠지만 미국에 오래 산(혹은 살고 있는)가수들이 많아지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시쿤둥 해집니다.

굿바이 2011-08-03 10:21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녀는 정말 모순쟁이?

요즘 언론을 보면 좀 심하게 말해 무뇌아들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습니다.
일반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심해도 무지하게 심합니다.
언어의 순결을 지키자는 것이 아니라 서로 창피해지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2011-08-03 0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3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남자 - 제138회 나오키 상 수상작
사쿠라바 가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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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장후회하는일이있다면 이책을사서 끝까지읽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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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7-25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서점갈때마다 조금씩 읽어서 180페이지까진가 읽었는데요, 읽으면서 어휴, 이 책 안 사길 잘했다, 했어요. 그리고 그 뒤로는 읽지 않았습니다.

굿바이 2011-07-25 16:54   좋아요 0 | URL
무지하게 잘하셨습니다. 다락방님은 역시 최고입니다. 짝짝짝짝짝!!!!! :)



Seong 2011-07-25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게 평을 하시니 왠지 궁금하네요. 한 번...
:D

굿바이 2011-07-26 13:08   좋아요 0 | URL
아이고....그렇지만 혹시라도 궁금하시면 비밀글로 책을 받으실 수 있는 곳 알려주세요. 돈 주고 사지 마세요 ㅡㅜ

Seong 2011-07-26 18:55   좋아요 0 | URL
그렇게 말리시니 왠지 관심이 쑥쑥! 서점 갈 때 한 번 훓어봐야겠어요.
o(^^o)(o^^)o

굿바이 2011-07-28 09:37   좋아요 0 | URL
제가 가장 후회하는 일이 40자 평을 남긴 것으로 바뀌었어요 ㅡㅜ

cyrus 2011-07-25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쿠라바 가즈키라면 <플라이 대디 플라이> 작가 아닌가요?
내용이 어떻길래,,,? ^^;;

다락방 2011-07-25 17:51   좋아요 1 | URL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가네시로 가즈키에요.
:)

굿바이 2011-07-26 09:4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군요.
음..아버지와 딸의 정신적.육체적 사랑을 그린 책인데, 그런 설정 자체에 문제를 삼는 건 아니구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cyrus 2011-07-28 17:34   좋아요 0 | URL
제가 작가 이름을 혼동했군요. ^^

pjy 2011-07-25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파워블로거의 겁나 강력한 노이즈마케팅인가요? ㅋㅋ;

굿바이 2011-07-26 09:43   좋아요 0 | URL
아이고--- 파워블로거라뇨? ㅋㅋㅋㅋ 아시면서 왜 그러쎄용~

잘 지내시죠?
 

공부를 열심히 했었으면,이란 푸념이 얼마나 아름다운 아침인지. 좋은 걸 보고 좋은 걸 듣고 좋은 걸 읽어도 어디가 어떻게 좋다고 표현할 수 없어 기가 찬다. 그래도 실실 웃고만 있다. 왜냐하면, 이런 문장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바람이 실컷- 분다. 아, 혼자 생각하고 혼자 시라고 우긴다. 그러니까 나는 쫌 시인의 감성, 직관이 있는 것이다,라고 또 실실 웃는다.  

권혁웅의 시집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를 까꿍,하는 심정으로 열어 젖힌다. 까꿍,과 동시에 펼쳐진 33쪽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한다. "멱따는 소리로 꿀꿀대는 이 안절부절을 어디에 버려야 하겠습니까"「섬-코1」안절부절을 꿀꿀대는 소리에 가만히 등치시키는 이런 센스는 어디서 배우셨답니까, 누가 가르쳐 주더이까, 혼자 깨달았수,라는 질문이 입 밖으로 뚝뚝 떨어진다. 이내 좀전에 실실 거렸던 웃음이 전속력으로 사라진다. 빌어먹을 그러나 또 얼마나 아름다운 11시인지. 

서동욱은 권혁웅의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를 연애 시집이라고 했다. 좀 더 정확히 권혁웅이 연애 시집을 썼다,라는 문장으로 작품 해설을 시작했다. 서동욱의 해설을 읽고 나니 한결 마음이 무겁다. 이 감각적인 시인을 나도 좀 칭찬해 볼 요량이었는데 내가 웅얼거리기만 하고 글로 쓰지 못하는 마음까정 서동욱씨는 싹쓸이를 했다. 세상에 독한 놈들 진짜 많구나. 또 한 번 하는 소리. 몽실몽싱 어정쩡 떠다니는 그 느낌들을 도대체 어떻게 그리 잔인하게 붙들어 놓는 거요, 그런 것들은 어디서 가르쳐 주는 거요, 뭔가 야로가 있다면 쫌 나눕시다, 뭐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온다. 참으로 복통이 나는 그렇지만 존재의 발바닥까지 핥는 얼마나 아름다운 11시인지. 

"이 돌은 오래 신음해 왔으나 내 듣지 못한 것은 입도 코도 없이 그저 앙다문 표정이었기 때문이다"「울다-심장2」그렇구나. 나는 오래 신음하였지만 입도 코도 없이 그저 앙다물고 있었구나. 그러니 신음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알면 신기에 가깝지,라고 위무하는 이 어처구니 없는 시 해석에 혼자 들뜬다. 시인이 무슨 생각으로 그 많은 밤을 술로 혹은 여자로 혹은 친구로 혹은 불면으로 혹은 위장장애로 고생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나는, 그저 몽땅 내 상황에 비추어 읽어내니, 나는 참으로 괘씸하거나 귀연운 독자다. 괘씸한 것과 귀여운 것의 거리를 이렇게 좁힐 줄 아는 나도 쫌 대견하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점점 기고만장해지는 그래서 또 아쌀하게 아름다운 11시인지. 

공부를 제대로 못했던 청춘이라면 연애라도 제대로 할 것을 싶다. 그랬으면 나도 모든 기관을 날렵한 감각으로 무장하고 이런 연애 시집을 썼을 것을 말이다. 그러니까 어정쩡 절충했던 지난 시절이 일제히 몰려와 인디안밥오예,를 외치는 그런 11시다. 아 약오르고 쪽팔린다. 그렇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이렇게 쨍한 어딘지 가을 하늘 흉내까지 내는, 이렇게 심란한 하늘을 머리에 이고 배꼽 아래부터 울렁증이 이는 사람이라면 이 시집을 읽으시라. 산낙지 소금으로 버무리는 기분을 직접 산낙지가 되어 체험할 수도 있으니 이 아니 즐거운 경험인지. 서동욱이 못한 말이라고는 이 말 밖에 할 수 없지만 서동욱은 절대 할 수 없는 대놓고 좋다고 떠들 수 있는 나는 또 얼마나 갖은 것 없어 자유로운 사람인지. 말도 안되는 억지에 절로 흥이 돋는 오늘은 숨막히게 아름다운 11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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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7-21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매하려고 바구니에..우선 챙기고. 감사합니다. 꾸벅

굿바이 2011-07-21 09:23   좋아요 0 | URL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꽃도둑 2011-07-21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집 한 권에 그렇게나 행복해하다니요....
아예 입술을 갖다대고 쪽쪽 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
나는 숨막히게 아름다운 11시를 언제가져봤나를 생각하게 하네요..
아, 연애시집 읽고잡다... 무디어진 내 감각을 일깨워줄..
가슴을 때리는 한 줄 문장으로도 행복해지는 그런,
이 시집으로도 충분하겠죠?,,,^^

굿바이 2011-07-25 09:36   좋아요 0 | URL
책은 사셨나요?
시집 아직 안 사셨으면 그리고 부담 없으시면 비밀글로 주소 남겨주세요^^

라로 2011-07-22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를 제대로 못했던 청춘이라면 연애라도 제대로 할 것을 싶다. <---제가 오랫동안 찾던 문장이에요~~~.ㅎㅎ
여전히 님의 글은 맛깔나네요~~~.^^

굿바이 2011-07-25 09:38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 나비님~!
허접한 글 좋게 읽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아참, 별 일 없으시죠?
 

"여름의 산맥은 강건하다. 땅에 가득히 꽂히는 여름의 빗줄기는 살아 있는 것들의 물 속 깊은 곳에 가두어진 비린내를 몸 밖으로 밀어내 뜰과 거리에 가득 차게 한다. 비오는 날은 거리에서 마주치는 엇갈리는 모르는 여자들도 비린내를 풍기고, 개집 속에서 대가리만 내밀고 빗줄기를 바라보는 우리집 잡종견조차도 생명의 날비린내를 주체하지 못한다." - 김훈, <풍경과 상처> 

케이크를 사자 빵가게 소녀가 묻는다. 초는 몇 개 드릴까요?
아버지의 나이에 맞게 초를 달라고 하자니 꽂는 나도 보는 아버지도 지루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한 개를 달라고 했다. 어차피 한 해를 또 살아내셨으니 그거면 총분할 것 같았다. 그렇게 가족은 아버지의 생일을 핑계로 모였고 이제는 제법 커버린 조카들은 저마다 핸드폰을 들고 뭔가를 하느라 예전처럼 소란스럽지 않았다. 마당의 개도 짖지 않는 폭염이었고 조용한 생일잔치였다. 

저녁을 먹고 거실에 모인 가족들은 TV를 보거나 새로울 것 없는 일상을 이야기했다. 에어컨이 뿜어 내는 차고 건조한 바람 덕분에 표정은 온화하였으나 그렇다고 딱히 행복한 얼굴들도 아니었다. 다들 시급한 문제가 있고 시급하지는 않더라도 복잡한 속내가 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알 것도 같지만 알 수는 없는 마음들이 떠돌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몽매하였으니 그렇게 퉁명스러울 것도 없는 밤이었다. 그저 아직 먹고 사는 걱정에 노출되지 않은 조카들을 바라보는 일이 유일한 즐거움인 그런 여름밤이었다. 

언니와 올케는 아이들 이야기로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학교, 학원, 성적, 영어...... 둘은 점점 그들의 대화 속에 끌려 들어가고 있었지만 나는 어느 시간 이후로 조금 지루해졌다. 그래서 거실을 벗어나 주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냉장고에 차가운 맥주가 있는 것을 봐두었던 참이다. 맥주를 따서 한 모금 마시고 있으니 갑자기 거실이 조용해 진다. 평소에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엄마의 낮은 목소리. 니들 아이들 이야기 그만 할 수 없니? 어쩌면 그렇게 니들 밖에 모르냐?
이어 거실은 조용해진다. 그럴 필요 없는데. 그게 아닌데. 그냥 맥주 한 잔 마시고 싶었는데. 나는 이제 나갈 수도 없는 주방에서 서성인다.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가 들린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나는 다시 거실로 나간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여전히 묵찌바 놀이를 하고 있는 조카들에게 간다. 이모도 껴주라. 

자정이 가까워지고 나는 이층으로 올라왔다. 창문을 열자 비린내로 치면 최상급일 바다 냄새가 묵직하게 몰려온다. 나는 항구에 가깝게 있음을 실감한다. 장마가 끝났으니 뜨거울 일 밖에 없을 것 같지만 이내 간간한 냄새 뒤로 헐겁게 따라 붙는 기운이 있음을 느낀다. 여름도 길 것 같지는 않다. 창문에 기대어 밖을 보고 있는데, 아버지가 마당으로 나오신다. 주무실 시간이 지났는데. 아버지가 이층을 올려다 본다. 나와 눈이 마주친다. 어서 창문을 닫으라는 손짓이다. 어서 자라는 얼굴이다. 그리고 마당에 있던 전자 모기체를 휘두르신다. 불빛이 튄다. 내 탓에 죽어나가는 모기가 여럿이다. 소리도 빛도 괴기스러운 모기체다. 나는 가만히 생각한다. 감전사가 잔인할까 압사가 잔인할까 아니 화생방이 잔인할까. 주린 배 한 번 채우자고 달려드는 모기 신세가 비장하기까지 하다. 창문을 닫는다. 애먼 목숨 그만 죽어도 되는 밤이기에.   

김훈은 잡종견조차도 생명의 날비린내를 주체하지 못한다고 썼는데 내게도 그런 비린내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어쩌면 아버지가 왕성하게 윙윙거리는 모기에게 화풀이를 하시는 이유가 거기 있는지도 모른다. 딸에게는 없는 비린내. 여름 한 철 모기에서도 풍기는 그 비린내. 의도하지 않은 불효이지만 의도한 것 보다 강력하다. 김훈의 책 제목이 <풍경과 상처>였다는 것을 다시 떠올린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내가 작가보다 더 한 말들을 알고 있다 해도 그런 밤 이보다 적확한 말은 찾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어느 날 당신도 나만큼 난처했었는지. 막막했었는지. 

"저무는 연안의 선착장에는 낡은 어선 한 척 묶여 있고 갑판위에는 빈 소주병과 고추장 말라붙은 양재기 몇 개 뒹굴고 있다. 땅에 들러붙은 것들의 괴로움과 땅에 들러붙지 못한 것들의 괴로움은 결국은 같은 것이었던 모양이다. 저녁의 빛들은 정주하는 문명의 가장자리를 스치며, 개펄 위를 지나 바다로 나아갔다. 일몰의 서해에서는 시간의 빛깔과 공간의 빛깔이 구별되지 않았다. 말들의 구획이 무너지듯이 빛깔들은 서로를 향해 무너졌고, 건너갈 수 없는 빛의 다리가 와 닿는 선착장에는 누렁개 한 마리와 여자 한 명이 쪼그리고 앉아 저무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엉덩이를 깔고 앉아 허리를 곧추세운 개의 뒷모습과 무릎을 세우고 쪼그리고 앉은 여자의 뒷모습은 형제처럼 닮아 보였다. 그것들은 바다 앞에서 쪼그리고 앉은 포유류들이었다."-김훈, <풍경과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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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流男兒 2011-07-19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비린내도 그런 날비린내에 들어가려나요. ㅎㅎ 비가 주룩주룩 오던 요 몇주, 제가 맡은 냄새들을 가만 종합해보면 비린내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바다만이 흩뜨릴 수 있는 그런 것과는 많이 다르긴 했지만. 나름은요.

굿바이 2011-07-19 17:42   좋아요 0 | URL
아마 그렇겠지~^^
이번 달에 시간이 되면 맥주나 한 잔 하세!(이렇게 쓰니 쫌 술꾼의 비린내가 나는 듯 싶어 흡족하구려)

風流男兒 2011-07-20 16:44   좋아요 0 | URL
좋지요. 정말 생각만 해도 청량해지는데요. 그럼 날 잡아 연락드리겠나이다

굿바이 2011-07-21 09:19   좋아요 0 | URL
꺄~ 신나는구나^^

현탁 2011-07-2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호, 읽어 보려해요..감사^^ (꾸벅)

굿바이 2011-07-21 09:21   좋아요 0 | URL
현탁님, 좋은 글들이 많은 책입니다.
그나저나 제가 감사하죠. 이런 별 볼일 없는 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