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Formica Blues
모노 (Mono) 노래 / Mercury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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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 하숙방에 처박혀 라디오를 세상의 낙으로 삼던 시절, life in mono라는 곡에 꽂혔던 적이 있다. 그게, 왜 그런 기억이 있다. 내게 처음 기타를 가르쳐준 친구 B를 생각하면 지금도 여름 캠프의 밤바람이 팔을 스치는 듯하고,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을 펼치면 지금도 구급차 안에 가득했던 피 냄새가 나는 듯하다. 이 음반을 들으면 고교 시절 일요일 오후 농구 코트 위로 지던 아릿한 저녁놀이 보이는 듯만 싶다. 술을 마실 때마다 김두수나 제프 버클리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이유도 비슷한 까닭이겠지. 사람은 이렇게 연상을 통해 기억을 보관한다. 음, 아마도.

당시에는 테이프로 샀다가, 나중에 중고 시디를 찾아 다시 사고 말았다. 지금 다시 이 음악을 들어도 고교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음을 안다. 향수에 젖을 만큼 달콤했던 시절도 아니다. 단지 나는 기억을 보존할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할 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는 이런저런 음악을 들으며 자랐구나... 나는 적어도 그 정도의 사실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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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ien Rice - O & B-side
데미안 라이스 (Damien Rice) 노래 / 워너뮤직(WEA)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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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생각이 나 문득 듣는다. #7에서 '난 캔이나 먹고 있어~'라는 가사는 정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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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김두수 5집 - 열흘나비 (10 Days Butterfly)
김두수 노래 / 아울로스(Aulos Media)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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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이 작년에 나온 건 알고 있었지만 여유가 없어 이제야 사서 들어봤다. 가사가 잘 안 들린다면 사용하는 스피커의 베이스를 줄일 것. 믹싱 자체가 그렇게 된 듯싶다.

전작 [자유혼](4집)에 비하면 귀를 사로잡는 맛은 다소 부족하지만, 전반적으로 음악은 왠지 따뜻해진 느낌이다. 한폭의 아스라한 여름 저녁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치자꽃(#4) 같은 곡은 참 좋지만, 재즈 느낌이 강한 자유로운 마음(#8)은 다소 의외이기도 하다. 방랑부 II라는 가제를 달고 있는 흰 구름의 길(#5)은 오히려 기슭으로 가는 배(4집 #2)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아마 4집에서 가장 좋아했던 곡이기 때문인 듯. 가사만 보자면 타이틀곡인 열흘 나비(#3)가 가장 좋다.

여전히 자신의 길을 고독히 걷고 있는 김두수씨에게, 마음속으로 조용히 응원을 보낸다.
(08-10-11에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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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L'araignee-Mal (LP Sleeve)
Musea / 197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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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후회를 범하면서도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별 생각 없이 들어오던 음악이 어느날 갑자기 죽도록 좋아지게 될 줄 난들 알았겠는가. 평소에 대충 듣고 넘기던 음악이 밤새 술 퍼먹은 다음 날 아침에 들으면 눈물나게 가슴을 후벼팔 수도 있는 일이다. 이런 음반 따위 돈 주고 절대 안 사,라고 하던 음악이, 좋아하는 여자가 보내주면 왠지 그럴듯하게 들리기도 하는 것처럼.

요지는 이거다. Atoll의 2집 [L'Araignee-Mal](1975) 중 #4 Imaginez le temps 한 곡이 갑자기 죽도록 좋아졌다. 다 같이 유투브에서 들어봅시다. 하이라이트(?)만 들으려면 여기, 전곡은 여기. (2009-1-5에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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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Caliente
Verve / 198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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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jero Inmovil Records에서 보내준 카탈로그를 훑다가(아직 10분의 1도 못 넘겼다-_-) 발견한 낯익은 이름, 가토 바르비에리(Gato Barbieri, 1932~). 이 아저씨는 순전히 유로파(Europa - Earth's Cry Heaven's Smile) 한 곡 때문에 알게 된 색소폰 연주자로, 어찌어찌 해서 앨범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2000년 즈음, 국내에도 산타나(Santana)의 열풍이 불어왔고, 나를 비롯해 당시 많은 젊은이(-_-?)들이 유로파라는 곡을 그때 처음 접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그중에 유로파 한 곡 때문에 가토 바르비에리의 씨디까지 산 젊은이는 거의 없었겠지만-_- 산타나와 가토 아저씨의 협연 영상은 여기.

말이 나온 김에 찾아봤더니 유로파는 산타나가 60년대부터 구상하던 곡이었고, 76년 처음 발표됐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해 가토 바르비에리는 이 곡을 바로 이 자신의 앨범 [Caliente!]에서 색소폰 버전으로 발표했다. 산타나의 원곡이 워낙 좋다 보니 색소폰 버전이 다소 약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원곡을 뛰어넘기란 원래 힘든 법이니까... 그래도 지금처럼 비오는 밤에는 왠지 색소폰 연주가 더 땡기기도 한다. 가토 아저씨의 앨범 버전을 들으려면 여기. (2009-6-9에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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