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앨런 베넷 지음, 조동섭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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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왕은 어떤 책을 읽으면 그 책이 길잡이가 되어 다른 책으로 이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문들이 계속 열렸고, 바라는 만큼 책을 읽기에는 하루가 너무 짧았다. (p.28)


내가 책을 읽으면서 그 책 속의 책 때문에 다른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던건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처음이었다. 당연히 책을 읽다가 서점에 가서 『위대한 개츠비』를 달라고 말했고. 그때가 이십대 초반이었는데, 그 일은 내게 몹시도 신선하고 새로웠으며 즐거운 경험이었다. 당시에 읽었을 때 위대한 개츠비는 내게 재미있게 읽히지 않았고, 나는 내가 무언가 이해를 잘 못하고 있는것 같다며 그 책을 친구에게 빌려줬다. 친구는 다 읽고 재미있다며 돌려줬다. 나는 이 책이 대체 왜 재미있다는걸까 싶어서 다시 읽었지만, 두번째 읽었을 때도 역시 위대한 개츠비는 재미 없었다. 그리고 이십대 후반에 다시 한 번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는데, 책은 만나야 할 때가 있는 것일까. 그때는 그 책에 엄청 빠져버리고 말았다. 이건 잠시후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책에서 또 다른 책을 만나게 된 경우는 그 뒤로 여러차례 생겼지만, 또 한 번의 인상깊은 경험은 작년에(아니, 재작년인가..) 있었다. '필립 로스'의 『울분』을 읽다가 '버트런트 러셀'이 궁금해졌던 것. 러셀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나에게 그는 그저 무심한 존재였다. 관심의 대상이 전혀 될 수 없는 존재. 그러나 필립 로스가 나로 하여금 러셀을 찾아 읽게 했고, 그렇게 만난 러셀은 정말 엄청나게 멋졌다!! 차근차근 러셀의 책을 죄다 읽어보겠다고 생각해서 여태 두 권의 책을 읽었고, 세번째 책을 사두었지만 아직 읽지는 않았다.


책이 가진 미덕은 여러가지가 있다. 내가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한건 한글을 깨치자마자였는데, 만화책이든 신문이든 나는 그저 마냥 글자를 읽는게 신기했고, 그것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게 재미있었다. 가끔 동네 어른들은 너가 정말 책을 읽기는 하는거냐며 신기해하고 내게 글자를 읽어보라 했고, 나는 내가 정말로 책을 '읽고 있음'을 드러내 보여주기도 했다. 그래, 나는 '재미있어서' 책을 읽었다. 그 뿐이었다, 그 때는. 그러나 재미로 읽기 시작한 책읽기가 감동을 주기도 했고 지식을 주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지혜로 연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해주고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일들에 대해 경험하게 해준다. 내가 지금과는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이 책 속에서 가능해진다. 



몇 년 전만 해도 여왕은 노먼이 어떤지, 아니, 어느 누가 어떤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제 여왕이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면, 그것은 여왕이 전보다 사람의 감정을 더 많이 알게 되었기 때문이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p.122)



영국의 여왕이 오십년간 여왕 자리에 있었으면서 뒤늦게 책읽기의 재미를 알게 된다. 이제 여왕은 책을 손에서 놓는 일이 없다. 책읽기에 푹 빠진 여왕은,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더 많이 알게되고 그 사람을 배려하게 되는일, 여왕에게 이것은 책읽기가 선물한 것이다. 그래, 책읽기의 유용함은 또있었다. 공감능력을 불어넣어 주는일.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행복해도 해보고 슬퍼하기도 해보는 것, 상실감에 눈물 흘리고 짜릿함에 소름이 돋는것, 이 모두를 책읽기가 가능하게 해준다. 


그래서 나는 어릴때부터 어린아이 스스로 책을 읽는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책이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세계는 무한하고, 그 아이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하는 일은 그 아이의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과 맺게 될 관계'들에 있어서 중요하고 단단한 기반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책이 그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아이 스스로 책을 찾아 읽고 스스로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책을 읽는건 좋으니까 읽어!' 라는 강제성은 오히려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것임이 틀림없다. 강제해서 잘 되는 꼴을 못봤다, 나는. 그게 뭐든.



책읽기가 즐거워지면서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게 된다. 모르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그리고 그 책이 몹시 좋았을 때, 그 즐거움을 온 몸으로 흡수하며 그 작가의 또다른 책을 찾아보게 되지 않는가. 게다가 그 작가의 책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심지어 생존해 있다면, 또 나오기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은가. 이 모든 것들이 짜릿한 기대가 아닌가. 여왕은 책읽기에 몰입하게 되면서, 이제 이런 기분도 느끼게 된다.


"책을 읽고 마음에 든 작가가 생겼는데, 그 작가가 쓴 책이 그 한 권만 있는 게 아니라, 알고 보니 적어도 열 권은 넘게 있는 거예요.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 (p.79)



위에 언급했던 『위대한 개츠비』얘기로 돌아가자면, 조금 더 나이 들어서 읽는 위대한 개츠비는 처음 읽을 때와 달랐다. 도스트예프스키의 『죄와 벌』도 마찬가지. 고등학생때 나는 그 책을 읽기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열장도 넘기질 못하고 다시 꽂아두어야 했다. 그러나 이십대 중반에 다시 읽는 죄와벌은 달랐다. 어떤 책을 언제 만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 책을 '다시' 만나기까지 읽었던 다른 책들이 나로 하여금 그 책을 읽게 도와준것일런지도 모른다.



여왕은 브론테 자매에 관한 책에서 자매의 힘겨운 어린 시절 부분을 읽고 있었다. 그 책을 읽어도 다시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다른 책을 찾던 중, 오래전 이동도서관에서 빌렸다가 허칭스에게 받았던 아이비 콤프턴버넷의 책이 서가 구석에 꽂혀 있는 것을 보았다. 당시 그 책의 책장을 쉬이 넘기지 못하고 잠들뻔했던 것을 떠올리며, 다시 그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전에는 느리다고 생각했던 그 소설이 이제 가슴 시원할 만큼 활기차게 느껴졌고, 여전히 건조하기는 하지만 신랄하게 건조했다. 아이비 경의 담백한 문체와 여왕 자신의 문체가 비슷해서 여왕은 자기 글에 자심감을 얻기도 했다. 그러자 여왕은 생각하게 되었다(그리고 이튿날 공책에 적었다). 독서는 근육과 같고, 자신은 그 근육을 발달시킨 것 같다고. (pp.115-116)



아, 진짜 근사하다! 나는 지금도 소설이 아닌 책을 거의 읽지 않고, 그것은 사실 내게 약간의 컴플렉스를 가져다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한 권씩 읽을 수 있는건 다 그동안 소설을 읽어왔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소설을 읽지 않은채로 지내왔다면, 아마 비소설류의 책도 읽을 수 없었을 것이다. 




책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하고 느끼게 한다. 울게 하고 웃게 한다.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더 나은 환경과 더 나은 사회를 꿈꾸게 한다. 그리고 책이 하는 역할은 여기까지다. 그 다음, 그 모든 것들을 실천해서 한 걸음 내딛게 하는건 책이 아니라 '책을 읽은 내'가 하는 일이다.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열성적인 독자가 되었습니다. 책 덕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인생이 풍부해졌습니다. 그러나 책은 거기까지만 짐을 이끌 뿐이었죠. 그래서 이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사람에서 글을 쓰는, 아니 쓰려고 애쓰는 사람이 될 때가 말이죠." (p.128)




나야말로 이 책덕에 즐거운 책읽기를 할 수 있었다. 아는 작가의 이름이 언급될 때는 어찌나 기쁘고 흐뭇하던지. 게다가 나는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도 읽은터라, 이 책에서 언급되는 '해비셤 부인과 핍'에 대한 부분에서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나이쓰! 


책을 읽고 또 좋아하는 사람에게 즐거운 책읽기를 선사할 수 있는 책이다. 얇고 사랑스럽다. 처음부터 끝까지의 내용이 짐작한대로 특별할 것 없이 흘러가지만, 뭐, 그런들 어떠한가. 짐작한대로 흘러가지 않는 건 추리소설에서 해주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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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1-23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주잔 받으려고 바로 어제밤에 신용으로 결제를 했는데
아니 이건 또 무슨 달콤한 유혹이랍니까. 우선은 장바구니로 휘리릭~

그런데 다락방님 저기요......
저도 <상실의 시대>부터 였던거 같아요. 그리고 위대한 캐츠비는 지금도 전 재미없습니다만,
책과 사람은 만나야 하는 때가 따로 있는건 맞는거 같아요.
고딩때 친구가 권해줫던 데미안이 제겐 너무 어려웠거든요.
나중에 어느순간 그 책을 다시 꺼내 읽었을때
책 속으로 확~ 빨려들어가는 느낌. 아직도 생생합니다.
책이 책을 부른다. 그죠?

다락방 2013-01-24 18:35   좋아요 0 | URL
저는 머그컵은 갖고 싶었지만 소주잔에 대해서는 갖고 싶다는 생각 전혀 없어서, 거기에 있어서는 자유로웠지롱요. 부럽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그거랑 상관없이 1월달에 산 책만 27권가량 되는것 같아요. 더되면 더됐지 덜되진 않는다능..orz

저는 데미안도 이십대 중반에 읽었는데, 그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내용도 기억 안나지만 뭐가 좋았던건지도 기억이 안나서 조만간 데미안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리라, 생각만 하고 있어요. ㅎㅎ


책이 책을 부르는건 참 즐겁지 않나요, 마중물님? 으흣.

레와 2013-01-2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마치 '지금 읽고 있는책이 재미 없더라도 중고책으로 팔지 말고 책장에 꽂아두라. 아직 때가 안 되었느니..' 라는 계시가 담신 페이퍼 같소만. ㅋㅋㅋㅋㅋㅋ


이번에 [레미제라블]을 읽으면서 깊이 후회가 되었던게, '나는 왜 이렇게 책 읽는걸 늦게 시작한 걸까'였어요.
빅또르 위고가 책에서 언급한 모든걸 이해하고 싶었어요. (나 반도 이해 못한거 같아.)
그리고 쟌느님이 리뷰나 페이퍼에서 이야기하는 것들도 모두다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어요.
어제 올린 [무도회가 끝난 뒤] 리뷰는 정말 박수가 나오더만.

무튼, 책읽기의 즐거움은 빨리 알면 알 수록 인생이 즐거워지는데, 나는 늦게 깨달아 속상합니다.

다락방 2013-01-24 18:37   좋아요 0 | URL
중고샵에 팔아도 됩니다, 레와님. 읽고 싶어지면 다시 사서 읽으면 되니까요. 너무 연연해하지 맙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뷰를 쓰는것도 읽는것도 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가진 지식이 더 많다면 더 잘 읽을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가장 좋은건, 그런 전반적 지식 없이도 잘 읽히면서 오히려 지식을 전달하는 글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몰라도 읽을 수 있지만, 읽고 나니까 뭔가를 알게 되더라, 라는 글이요. 전 그런 글이 더 좋아요, 레와님. ㅎㅎ

늦지 않았어요, 레와님. 지금부터 부지런히 읽어요. 오십년은 더 읽을 수 있잖아요!!

heima 2013-01-2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셨군요 다락방님!! ^ ^ 같은 책을 읽고 이렇게 다른 멋진 리뷰를...!!

저는 아직 위대한 유산을 못 읽었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해비셤 부인과 핍을 알아들으신 다락방님은 행운아- :)

다락방 2013-01-24 18:38   좋아요 0 | URL
아니, 헤이마님. 저로 하여금 눈물 흘리게 만든 그 위대한 유산을 아직도 안읽으셨단 말입니까? 당장 읽으세요, 당장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ㅎㅎ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얼른 읽으세요!!

헤이마님 덕에 즐거운 소설 읽었어요.
:)

단발머리 2013-01-24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서재에 이 책이 꽂혀 있어서 나도 내 서재에 꽂아두었는데, 벌써 리뷰를 남기셨군요~~~ 부지런하셔라~ㅋㅎㅎ 책을 만나는 때가 있단 말씀엔 100% 공감이예요. 저도 <상실의 시대> 땜시 <위대한 게츠비> 도전했다가 두 번이나 실패했더랬죠. 대학가서 다시 읽어도 큰 재미를 못 느꼈다지요. 그렇다면, 혹시! Tonight???

다락방 2013-01-24 18:39   좋아요 0 | URL
이 책은요 단발머리님, 일단 손에 쥐면 후딱 읽게 되요. 술렁술렁 잘도 넘어가지만 일단 분량 자체도 얇아서 말이지요.

이제 다시 한번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단발머리님. 물론 저는 피츠제럴드라면 위대한 개츠비보다 단편을 훨씬 훠어어어어어어어얼씬 더 사랑하지만요. 훗.
 
알리와 니노
쿠르반 사이드 지음, 이상원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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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슬람교 남자와 기독교 여자를 만나게 하다니, 바쿠의 남자와 그루지야 여자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다니, 유럽을 꿈꾸는 여자와 아시아를 사랑하는 남자 사이로 안착하다니, 사랑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그래, 나는 사랑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 책에 대해서 무슨말을 더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심지어는 별을 셋을 줘야할지 넷을 줘야할지도 판단이 안돼. 가끔은 별점이 방해가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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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1-22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면 락방님은 이미 연예박사~!

다락방 2013-01-24 10:0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연애박사보다는 연애쟁이가 훨씬 매력적이죠? ㅋㅋㅋㅋㅋ
 


내가 누군가를 만나서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것, 어딘가를 함께 걸어가는 것, 그 사람을 또 만나기로 결정하는 것등은 모두 내 선택의 문제이다. 내 삶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내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섹스 역시 마찬가지. 내가 누군가와 함께 옷을 벗고 침대에 누울것인가 하는 것도 내 선택에 달려있다. 그리고 섹스는 특히 더 내 선택으로 결정되어지는 것이 마땅하다. 누군가의 앞에서 옷을 벗고 내 몸을 보여주고 상대의 몸을 만지는 거야말로 선택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 영화속의 남자에겐 섹스가 선택일 수 없었다. 물론 다른 많은 것들도 그랬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은 여섯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온 몸을 움직일 수 없다. 호흡기 없이 호흡하는 건 고작 두세시간만 가능하다. 지능은 보통사람과 같아서 그는 대학교육을 마쳤으나, 그의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어딘가로 외출하기 위해서는 도우미의 도움이 필요하다. 도우미가 씻길 때 그는 수치심을 느끼고, 가끔 발기하고 굴욕감을 느낀다. 서른여덟의 그는 섹스를 해보고 싶다. 



장애인의 성문제를 도와준다는 섹스상담치료사가 있다는 걸 나는 처음 알았는데, 이 영화속의 남자가 바로 그 치료사를 만난다. 총 여섯단계로 이루어진 과정에서 그는 여자를 만지고 또 여자가 만지는 것이 어떤건지 느끼게 된다. 놀라웠던 건 이 과정에서 삽입도 이루어진다는 거다. 그는 생에 처음으로 오르가즘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치료사도 같이 그것을 느끼기를 원한다. 이 과정에서 그에게는 치료사에 대한 감정이 생기게 된다. 육체적으로 관계를 갖는 것이 먼저였고, 그것이 사랑으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해도, 관계후에 상대에 대한 애착이 생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은가. 그는 시를 지어 그녀의 집에 보내고 시가 적힌 엽서는 그녀의 남편이 뜯어보게 된다.



나는 그녀의 남편이 그녀의 직업을 알면서도 그것을 인정하는 것에 놀랐다. 나였다면 그 '일'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물론, 그 일은 중요한 일이다. 또 필요한 직업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내 주변인의 '현실'이 된다면, 내 생각과 내 감정 사이에 대립이 생기지 않을까? 나는 그녀 남편처럼 '당신은 천사야' 라고 정말 그 '일'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녀 남편에 대해 묻는 그에게 여자는 철학자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강의를 나가냐고 물으니 그녀는 혼자서 책읽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대답만으로는 남편에게 어떤 뚜렷한 직업이 없는듯 느껴졌다. 나는 내 생각의 틀에 갇힌걸까. 그가 돈을 잘 버는 남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녀의 직업을 받아들인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던거다. 남편은 그녀의 치료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녀 앞으로 날아온 시가 적힌 엽서에 대해서는 분노했다. 그래, 우리가 정말 두려워할 것은 그와 그녀가 잤는가, 가 아니라 감정이 이끌리는가, 일 것이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의 '일'을 인정했지만, 거기에 따라오게 된 '감정'에 대해서는 두려웠을 것이다. 아마 나라도 그랬겠지. 여자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남편이 버린 엽서를 쓰레기통을 뒤져 찾아내 밤에 혼자 앉아 내내 생각한다. 그녀는 그에게 네번째 단계에서 이제 치료를 마쳐도 되니 마치자고 말한다. 그리고 눈물을 흘린다. 감정이 생겨버리게 된 상대와 헤어지는 일은 누구에게도, 언제나 버겁다.






어제는 다섯시반에 이대역에서 약속이 있었다. 광화문에서 영화를 보고 이대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충정로에서 내려 갈아타야 하는데 나는 븅신같이 또 공덕..까지 가버리고 말았다. 이런 삽질을 해놓고 갔는데도 이대역에 도착한 시간은 다섯시였다. 나는 도착했다고 상대에게 말하는 대신 표를 대고 나와 역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책을 읽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와서 상대를 기다리는 건 좋지만 너무 일찍 와서 기다리는 건 상대도 불편할 터. 나는 이대로 책을 읽다가 이십오분에 문자를 보내 도착했다고 알려야지,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책을 읽고 있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 앉아있는 내 어깨를 살며시 건드렸다. 나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는데, 거기엔 내 약속상대가 와있었다. 어? 일찍왔네? 라고 말했고 상대는 역에서 내려 표를 대고 나왔는데 익숙한 등이 보여서 놀랐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놔 ㅋㅋㅋㅋㅋㅋㅋ뒷모습 보이는거 짱싫은데...이럴줄 알았으면 등을 곧게 펴고 앉을걸. 한껏 구부려서는 뒤에서 보면 곰..같았을 텐데. 욕나오네. ㅎㅎ 나는 당연히 상대가 왔으니 일어서려 했는데 상대가 오히려 내 앞의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는 맛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한시간반을 줄서서 기다려가지고 튀김소보루빵을 사왔다고 내게 먹으라며 건넸다. 내 손에 건네진 빵이 무척 따뜻했지만, 손에 기름이 묻을것 같아서 또 걸으면서 먹기가 좀 거시기해서...(상대가 여자였다면 아마도 걸으면서 먹었을지도..) 먹지 않고 들고 다녔다. 다섯시 십오분이었다. 나는 문득, 산드라 브라운의 책이, 정확히 이 책 속의 어떤 구절이 생각났다.


















"이게 데이트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소."

그는 현관 바닥에 우산을 던졌다. 우산은 빙그르 돌다가 멈추었다.

"맞아요."

"맞소. 이게 데이트가 아니라고 했지만 ‥‥‥"

"그런데요?"

"강요하는 건 아니오. 내가 강요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

그는 한 걸음 다가왔다. 또 한 걸음.

"데이트였다고 말해주겠소?"

"네?"

"제발‥‥‥" (p.131)



나는 일요일에 나가는 것도 싫고 일요일에는 술도 마시고 싶지 않다. 게다가 상대에게도 말했지만, 신촌 이대 홍대 쪽에 가는 것도 싫다. 집에서 멀기도 멀지만 그 동네의 낯설음이 도무지 극복되지 않는다. 나는 그곳에 가면 마치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된 기분이다. 그런 내가 일요일에, 그것도 같은 회사 사람을, 그것도 무려 이대에서!! 만나고자 했던것은, 내가 언젠가부터 먹고 싶다고 외쳤던 롤카베츠를 파는 식당이 거기에 있다고 먹으러 가자고 상대가 말했기 때문이었다. 롤카베츠로 나를 낚았........난 롤카베츠로 낚이는 여자 ㅠㅠ 여튼, 그런데, 그 식당에 도착하니 그 날 하루는 영업을 안한다고................................................orz 내가 무려 일요일에 이대까지 왔구먼!!!!! orz


여튼 그래서 고기를 구워 먹고 술을 마셨다. 고깃집도 또 2차도 다 상대가 이끄는대로 따라갔는데, 오, 2차로 간 바(bar)가 완전 마음에 드는거다. 칵테일도 팔고 와인도 팔아. 안주는 5천원짜리 채소모듬. 대박. 파프리카 집어 먹으면서 마가리타 잔에 묻은 소금을 핥았고 와인을 주문하면서는 많이 달라고 말했다. 근데 진짜 많이 줘가지고 무려 와인잔의 7부나 따라주는 게 아닌가! 심지어는 신청곡도 몇 개 요청했는데 틀어줬어. 나는 마가리타와 와인이 있는 이곳에 내가 좋아하는 harlem blues 가 나오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아서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 되어가지고 아 어떡해 너무 좋아, 하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런 나를 보고 상대는 "울어도 돼요" 라고 말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눈을 떠보니 새벽 세시를 넘겼고 내 방 안이었다. 응? 난 누구, 여긴 어디?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내가 대체 여기에 어떻게 누워있게 된 건지 기억나질 않는거다. 씨양-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나는 얼른 핸드폰을 살폈다. 그래도 명색이 내가 직장 상사인데 2차까지 그에게 내게한 진상짓을 벌인건 아닌가 싶어서 일단 2차를 결제했다는 문자 메세지가 있는지 보았다. 있었다. 어휴, 다행이다. 그런데 15,000원의 문자메세지..는 뭐지? 2차 계산한 다음에 온 거네? 나..택시 타고 온건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억이 절대 안나. 그리고 방 안을 둘러보니 완전 난장판이었다. 입고 나갔던 코트와 원피스와 스타킹이 제각가 뱀이 허물벗듯 벗겨진 상태 그대로 방 여기저기에 놓여있었다. 헉. 나 기절해있었네. 세수는 하고 잤나 싶어서 거울을 들여다보니 하고 잤나보다. 섀도우가 지워져있다. 그리고 샤워는 하고 잔건가 궁금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정신에 속옷을 빨아 널고 잤네? -_- 이건 뭐, 멘탈의 승리다. 필름이 끊긴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상대에게 실수는 하지 않았는지 궁금해서 묻고 싶지만, 차마 쪽팔려서 물을수가 없다. ㅠㅠ



여동생과 남동생과 함께하는 그룹채팅창에 확인하지 않은 메세지가 있었다.


여동생: 락방 집에옴?

남동생: 자고있엉.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귀여운 것들.



그나저나 롤카베츠를 못먹었으니, 그걸 먹기 위해 다시 한 번 사적인..만남을 가져야 하는걸까. 킁. 여전히 머리가 핑핑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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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3-01-21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 망설이는 거에요?!! 당장 약속을 잡아욧!!!!

다락방 2013-01-21 16:45   좋아요 0 | URL
일요일 외출은 너무 힘들어요 레와님. 또다시 일요일에 만나야 한다면 안만나겠어요. ㅎㅎㅎㅎㅎ

2013-01-21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21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3-01-2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섹스상담치료사라는 직업이 현실에도 있는건가요? 정말 진짜루??

뿌하하하하 태그를 지금 읽었어요. 사랑그너머에뭐가있냐잠자리가있냐 크흐흐흐흐

뜨끈한 라면으로 해장하시길^^ 그리고 담번엔 꼭 그분과 롤카베츠를 맛나게 드시길!


다락방 2013-01-21 16:48   좋아요 0 | URL
국내에도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꼭 필요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닌것 같아요. 철저한 프로의식이 있어야겠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점심에는 밥과 함께 사발면에 물을 부어 먹었습니다. 피곤해요, 마중물님. 흑흑

Mephistopheles 2013-01-2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에 글고 뒤에 글을 연결해서 읽으면서 곰같은 뒷모슬을 들썩거리면 혼자서 킥킥거리며 웃는 중..

(해장은 뭘로????)

다락방 2013-01-21 16:49   좋아요 0 | URL
저는 진짜 제 뒷모습에 엄청 자신이 없어가지고 누가 뒤에서 오는거 싫어요. 흑흑. 뒷모습이 곰같아서 흑흑 ㅠㅠ


해장은 라면으로! 저는 라면을 먹어야만 해장이 되더라구요. 저렴한 취향 ㅋㅋㅋㅋㅋ

꿈꾸는섬 2013-01-21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과음, 저도 얼마전에 했는데 ㅋㅋ 오랜만에 기억이 끊겨죠. 다행히 애들은 친정에 맡겨둬서 다행이긴했는데, 다음날 정말 괴롭더라구요.ㅜㅜ
롤카베츠 먹으러 다시한번 만나요.^^

다락방 2013-01-21 16:49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아침에 술을 끊겠다고 다짐 또 다짐을 ㅠㅠ
나이 들어서 그런지 술 먹고 다음날이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흑흑.

롤카베츠는, 글쎄요. ㅎㅎ

moonnight 2013-01-21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내 친구가 그 일을 하고 있다면 넌 정말 천사야. 하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내 연인이 혹은 배우자의 경우라면 진심으로 격려해줄 수 있을지 저도 자신이 없네요. 위선자. ㅠ_ㅠ;;;
영화 소문은 익히 들었는데 이곳에서는 아마도 못 볼 듯. vod나오면 봐야겠어요. ;

오늘은 그 식당 열겠죠. 얼른 롤카베츠 약속 잡으세욧. ㅋㅋ (말로만 듣던 사내연애라니. 두근두근. 혼자 막 김칫국물 마시고 있음;)

다락방 2013-01-21 16:52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제 친구가 하고 있다면 존경심마저 들것 같은데, 그걸 제 연인이 한다면 감당하기 힘들어질 것 같아요. 아무리 내 자신에게 '그건 그의 일이다' 라고 되새긴다해도 글쎄요, 제 감정이 그걸 감당을 못할듯해요.

사내연애는 무슨. ㅎㅎ 그런건 아니에요. 낭만적인 감정은 없었고 뭐랄까 예의가 있었죠. 제가 상사니까? ㅋㅋㅋㅋㅋ 여튼 간만에 즐거웠어요. 젊은 총각과 함께하는 시간은(쿨럭;;) 대체적으로 즐거워요. 하하하하하.

카스피 2013-01-22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젊은 총각과 함꼐 한 시간이 재미있으셨나봐요^^
그나저나 롤카베츠란 무언가요? 야심한 밤 먹는 이야기를 들으니 넘 배가고파지네용ㅡ.ㅡ

다락방 2013-01-24 18:40   좋아요 0 | URL
롤카베츠는 일본 음식인것 같은데 저도 자세한건 잘 모르구요, 고기를 양배추로 싸서 데우는 음식 같아요. 하핫.
 

사무실이다. -_-



평소보다 아주 약간 늦게(라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회사에 출근하는 바로 그 시간) 출근하는데 지하철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앉아서 올 수 있어서 좋았다,


라는것 말고는 장점을 찾을수가 없구나. 어쩔수없이 나와 앉아있긴 하지만, 이왕 나왔으니 일을 하자,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몸은 노동의 리듬을 기억하는걸까. 도무지 일을 할 수가 없다. 언제 끝날지 모를 임원회의를 기다리며 나는 그 긴 시간을 대체 어떻게 보내야할까. 



이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사무실로 오는 길, 까페에 들러 토마토모짜렐라치즈 샌드위치 를 포장해왔다. 얇은 햄이 겹겹이 포개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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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3-01-19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는 날 출근하는 기분도 "가끔은" 색다르고 좋더라고요 하하하. 한산한 거리에 한적한 사무실에. 저는 꽤 즐겼던 거 같아요. 어차피 돈 더 버니까 좋은 거기도 하고 ㅋ;

다락방 2013-01-21 16:53   좋아요 0 | URL
이게 저 혼자 나와서 빈 사무실에서 제 일을 한다면 오히려 여유로움을 느낄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임원회의..여서 모든 임원들이 회의실에 ㅠㅠ 도무지 즐길수가 없었어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샌드위치 사다 먹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인장 2013-01-19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무실...
오늘은 토요일, 그리고 일 년에 한 번 오는 생일날.
그리고 나는 내일도 근무랍니다. ㅠㅠ

다락방 2013-01-21 16:53   좋아요 0 | URL
생일 축하드려요, 선인장님. 이런. 하루가 지나버렸네요!
생일날 근무는 어떻게, 잘 하셨는지요. 대체 무슨 일이 그렇게나 많답니까. 주말도 생일도 못챙길 정도로요. ㅠㅠ

무스탕 2013-01-1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매 주 토.일요일 출근하는, 것도 평일 출근보다 훨 빠른 7시까지 출근하고 6시 훨 넘어야 퇴근하는(오늘도 7시 출근에 6시 40분 퇴근..;) 탕이는 어찌 살까 궁금하시죠? ㅎㅎ
평일 휴가요? 어림도 없는 쏘뤼!!

무스탕 2013-01-19 21:27   좋아요 0 | URL
건, 글쿠 참 오랜만이구랴~~~
:)

다락방 2013-01-21 16:54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무스탕님 안부가 궁금해요. 요즘에는 무스탕님 글도 잘 안남기셔서 도무지 짐작을 할 수가 없잖아요. 흑흑. 대체 주말을 출근하면서 어떤 삶을 살고 계시는겁니까, 네? 건강하신겁니까?

세실 2013-01-20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 출근하는거 싫을 수도 있는데, 공공도서관 사서는 주말에 가끔 출근해야 해요. ㅠㅠ
오늘은 자진해서 근무하고 있어요. 왜? 그럼 평일에 아무때나 쉴 수 있거든요.
오전에 천원하는 파리빵 커피랑 치즈케익 사와서 먹고 있어요.

다락방 2013-01-21 16:56   좋아요 0 | URL
평일에 아무때나 쉴 수 있다면 주말 근무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요. 평일에 쉬는건 굉장히 짜릿하지 않아요? 저는 평일 대낮에 영화관 가고 백화점 가고 하는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남들 회사에 있을 때 커피숍에 가서 샌드위치랑 커피 마시면서 책도 읽고 말이지요. 흑흑.

moonnight 2013-01-2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토요일 원래 근무라 ^^; 평일보다 두시간 일찍 마쳐서 토요일 좋아욧!!! >.<
원래 쉬는데 나오려면 너무 울적할 것 같아요. ㅠ_ㅠ;

다락방 2013-01-21 17:17   좋아요 0 | URL
앗. 겨우 두시간 일찍 마쳐요? ㅠㅠ
 
유럽, 빵의 위로
구현정 지음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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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전에 여동생과 나란히 앉아 토요일 아침의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보고 있었다. 그날따라 유독 재미가 없었다. 지루했다. 나는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른채로, 아이씨, 왜 뭐 먹는지 안나와! 라고 말했고 옆에 있던 여동생은 언니는 뭐 먹나 궁금해서 저거 보는거냐고 물었다. 그러고보니 그랬다. 나는 다른 지역에선 무얼 먹나, 그게 궁금해서 그 프로를 시청했던 것 같다. 그 프로를 보고 무얼 보고 싶다거나 무얼 경험해보고 싶다거나 한 적은 없는걸 보면. 난 항상 뭔가 먹어보고 싶어서 거길 가보고 싶었던거다. 


여행기를 읽는것도 마찬가지. 내게 여행기는 그동안 재미없는 책이었는데 간혹 신나게 만드는 여행기가 있다. 그런 경우엔 내 흥미를 끄는 음식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얼마전에 읽은 체코 여행기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성당을 조용히 관람한것만 나와서 읽자마자 팔아버렸다. 왜 무얼 먹는지를 말해주지 않는거야, 왜, 대체 왜! 


그런참에 이 책 『유럽, 빵의 위로』란 책을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 빵이다, 빵! 그것도 유럽의 빵!!






























내가 이 책에 기대한 건, 빵 사진이 전부이다. 어디에서 어떤 빵을 먹는지, 그 빵들은 어떤 느낌을 주는지만 알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거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글솜씨도 있었다. 저자가 새로운 빵을 먹기전에 기대하고 또 먹으면서 느끼는 충만함에 대해 얘기할 때, 나에게 그 느낌은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브레첼은 짭짤한 맛과 쫀득쫀득한 식감 때문에 맥주와 더없이 잘 어울린다. 특히 독일 남부에서 날씨 좋은 날 비어가르텐에 앉아 맥주 한 잔과 거대한 브레첼 하나를 즐기는 이들을 보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표정들이다. (p.21)


그중에서도 바게트가 가장 맛있는 순간은 살라미 한 조각을 올리거나 마음에 드는 치즈를 두껍게 바를 때가 아닌가 싶다. 가끔 햇살이 좋은 날에는 발코니에 앉아 살라미와 바게트 그리고 화이트와인 한 잔을 곁들인다. (p.39)


내 꿈이 살아나던 그 순간에 우리 테이블 위에는 거품이 싱그럽게 올라온 카푸치노가 있었고, 하얀 접시에는 아펠 슈트루델(Apfel Strudel)이 담겨 있었다.

얇은 빵 안쪽으로 익힌 사과 조각들이 시나몬과 버무려져 포근하게 안겨있고, 그 주위를 바닐라 소스가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처음 보는 것이었고 이국적인 느낌이었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향기들이 모두 모여 있다니 ‥‥‥사과향, 계피향, 바닐라향. 그것은 코끝으로 느끼는 회복의 환희였다. (p.48)



빵은 비극일 수도 있다. 빵이 그려내는 장면은 굶주림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밥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빵을 먹는 일들도 있다는 것을 나는 물론 알고 있다(이 점은 나중에 저자도 언급한다). 그래서일까, 나는 읽다가 자꾸만 내 자신이 삐딱하게 나가려는 것도 같았다. 흥, 잘먹고 잘 사는 사람이군, 하는 생각이 들었단 말이다. 이건 빵에 대해 말하는 책의 저자에게 가져야할 바람직한 태도는 아닐텐데, 나는 찌질하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순간의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국은 저자가 느끼고 묘사하는 장면들에 대해 황홀경에 빠진것도 사실이다. 아, 이 여유로운듯한 일상이라니. 빵과 맥주라니, 빵과 와인이라니. 물론 나는 살라미와 치즈에 더 반하기는 했지만, 나른한 오후와 게으른 아침이 연상되면서 행복한 장면이 그려지는거다. 





















































가장 놀랐던 건, 이 책 안에서 다른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거다. 빵에 대한 이야기말고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내게, 저자는 자신의 독서 내공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가 메모를 해둔 것일지, 혹은 빵을 대하면서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떠올리게 된 것인지, 거기까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안에서 알랭 드 보통을 만나고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난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다른 작가들도 가끔.



크루아상에 대한 부분에서는 알랭 드 보통의 글을 떠올린다.


프루스트는 아침식사로 무엇을 먹었을까? 그의 병이 너무 심해지기 전에는 카페오레 두 잔이 그의 이름의 머리글자가 새겨진 은주전자에 담겨 나왔다 ‥‥‥(중략) 제대로 바삭바삭하고 고소하게 구울 줄 아는 빵집에서 하녀가 가져온 크루아상을 커피에 찍어 먹었다. - 알랭 드 보통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중에서 (p.57)


프린츠레겐텐 토르테에 대해서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떠올린다.


PRINZREGENTENTORTE‥‥‥라는 식의 음식 이름을 일일이 수첩에 메모하면서 어떻게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못한다. 대학 1학년 때의 독일어 강의가 생각나서 속이 거북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 <먼 북소리> 중에서 (pp.252-253)



나는 위의 두 책을 모두 읽었다. 그러나 저자가 언급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결코 생각나지 않는다. 대체 이걸 어떻게 알고 인용한걸까? 놀랍다.





나는 대부분의 육중한 사람이 그러하듯이 빵을 좋아한다. 떡은 잘 먹질 않지만 빵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러나 밥보다 빵을 좋아하진 않는다. 끼니는 무조건 밥이어야 하고, 끼니와 끼니 사이의 허기짐에 대응해서라면 빵을 선택하는 것이 무척 행복하다. 생크림이 들어간 빵도 좋고 아몬드가 박혀 있어도 좋다. 단팥이 들어가있어도 좋고 딸기쨈만 발라 먹는것도 좋다. 물론 햄과 치즈가 가득 들어가있는 빵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고.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빵은 나를 유럽으로 데려가지 못했다. 나로 하여금 이 빵들을 먹기 위해 유럽으로 날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는 못했다. 빵이라면 대한민국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으니까. 게다가 빵은 내가 간식으로서 만나는 음식이 아닌가. 간식을 위해서 저 멀리로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은 들질 않는다. 물론 내가 낯선곳을 방문했을 때, 그곳의 빵을 죄다 먹어보고 싶은건 사실이다. 나는 아주 맛있게, 여유를 즐기면서, 그러니까 저자가 언급했던 맥주나 와인들을 한 손에 들고 그 빵들을 음미하고 싶다. 내가 아주 먼 곳에 갔을 때, 낯선곳에 들렀을 때 빵을 즐기고 느끼고 싶은건 분명 사실이지만, 그것들을 즐기기 위한 여행을 작정하게 되지는 않는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부러워했던 건 유럽의 어느 나라도 저자가 거주하는 독일에서 자동차로 여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몇 시간만 달리면 오스트리아로 갈 수 있고 좀 더 긴 시간을 달리면 이탈리아를 갈 수도 있다. 자동차로.


까르멜로와 루칠라의 결혼식은 그들의 고향인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열렸다. 독일맥주가 그립다는 까르멜로의 얘기에 우리는 자동차에 그가 좋아하는 에르딩어 맥주를 가득 싣고 독일 베를린에서 장장 15시간을 운전하여 페루자에 도착했다. (p.220)


아, 부럽다. 나도 15시간을 운전하여 포르투갈에 닿았으면 좋겠다, 21시간을 운전하여 뉴욕에 닿았으면 좋겠다. 12시간을 운전하여 호주에 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나는 각 나라에 머물고 있는 나의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그들이 먹고 싶다는 한국 음식을 트렁크에 넣고 갈 수도 있을텐데. 중간중간에 휴게소에서 쉬면서 우동을 먹을수도 있을테고, 몇 시간 눈을 감고 지친 몸을 쉬기 위해 길 한 복판의 호텔에 들를 수도 있을텐데. 쓰읍-





그러나 이 책의 부작용은 이런 부러움이 아니다. 읽을 당시에 느껴지는 빵에 대한 허기짐이다. 엊그제 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기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미치겠는거다. 책의 절반도 채 읽지 못했는데도 나는 집 근처 빵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빵집을  털었다. 집에 갈 때까지 나는 무겁다고 중얼거렸다. 세상에, 빵을 '무거울만큼' 사다니. 식구들은 무슨 빵을 이렇게나 많이 사왔냐고 내게 물었고, 나는 차마 빵 책을 읽어서라고는 대답하지 못했다.






















































오늘 아침까지도 내가 사온 빵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내가 그 순간 정신줄을 놓았음을 겸허한 마음으로 인정한다. 배고플 때는 이 책을 보지 말자. 더불어 배고플 때는 빵집에 들어가지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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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3-01-18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 너무 맛있어 보여요.
다락방님 오랜만이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늦었지만 ㅎㅎ)
저도 맛있는 것들 나오는 거 좋아해요. 글구 실제로 그거 먹고 싶어서 막 난리를 쳐요.ㅎㅎ
어느새 점심시간이네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다락방 2013-01-18 12:27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충동이 들었는지 몰라요. 저 별 모양 빵도 크루아상도 케익도 얼마나 먹고 싶던지요. 결국 빵집에서 빵을 엄청나게 사가지고 집에 돌아갔지만 만족감을 주는 빵은 없더라구요. 사람은 역시 먹고 싶은 걸 먹고 살아야 해요. 흑흑.

꿈꾸는 섬님도 점심 맛있게 드세요. 그리고 해피 뉴 이어! :)

2013-01-18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8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3-01-1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ZEIN-1BEE-B2BC

저는 아직도 소보로빵이 최고 ^^::::::::::
어제 저녁대신 소보로빵한개와 오렌지 쥬스를 마셨어요. 전 몸이 안 좋을때만 꼭 빵이 먹고 싶더라구요.

다락방 2013-01-18 13:22   좋아요 0 | URL
아우. 점심에 쏘이까르보나라떡볶이 라는걸 먹었는데 느끼함 쩔어요. --;;
지금 그래서 자리에 앉아 귤 까먹고 있습니다. 다시는 시키지 않으리라 결심했어요.

쿠폰은 고맙습니다. 지금 막 등록했어요. 희희. 위의 비밀님까지 두개를 주셔서 현재 필요한 수량 모두 득템. ㅋㅋㅋㅋ

제 책상에는 아침에 제가 가져와서 조금 뜯어먹은 모카빵이 있습니다. 빵빵빵빵빵~

아무개 2013-01-18 14:00   좋아요 0 | URL
쏘이까르보나라떡볶이는 이름만으로도 느끼뤼합니다. 느끼느끼~

주말에 무슨 영화 보시려구요? 전 영화 보는대신 다락방님 페이퍼로 대리 만족하고 있으니
엄청나게 재미있는 페이퍼 기대합니다.^^

두시간 후면 퇴근...고양이 에방접종하러 가야해요.

다락방 2013-01-19 10:02   좋아요 0 | URL
[신의 소녀들]을 보고 싶은데 상영관이 없고 ㅠㅠ 그래서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을 볼 예정입니다. 므흣므흣. 주말을 보내고 나서 재미있는 페이퍼를 쓰려면 제가 재미있는 일을 겪어야 하겠지요. 재미있는 일상을 보내야 하겠지요. 저도 그럴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뭔가 기대되는데요. ㅋㅋㅋㅋㅋ

moonnight 2013-01-18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빵순이라고 불렸던 시절도 있었지만 -_- 나이 들면서 식성이 바뀌었는지 이젠 빵을 거의 안 먹게 되었어요. 누가 주면 맛이나 볼까. 정도예요. 어쩐지 슬퍼져요. ㅠ_ㅠ 빵집을 털어서 무거울 정도로 빵을 사셨단 대목에서 막 부러워지는 달밤입니다. ^^

그나저나, 저역시 내가 모르는 도시에 대해 얘기할 때, 음식 얘기가 빠지면 바로 흥미를 잃습니다. ^^;;;

다락방 2013-01-19 09:56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맛이나 볼까' 하는 정도의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모든 음식을 대하고 싶어요. 그런데 언제나 엄청나게 많이 먹자 모드로 음식을 대하기 때문에 지금의 육체를 (ㅠㅠ) 이룩하게 된 것 같습니다. ㅠㅠ

아, 그나저나 문나잇님. 이렇게 먹을걸 좋아하는 저에게 다이어트는..아주 먼 일이겠지요? ㅠㅠ

관찰자 2013-01-18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매장 바로 맞은편이 수제 빵집인데요.
지금 그 빵집 사장님이 저희 가게 오셔서 커피를 드시고 계세요.
그런데 다락방 님은 빵 얘기를 이렇게 먹고 싶게 하시면서,
배가 고플때는 빵집에 가지 말자니요.ㅠㅠ

우리 빵집 사장님께 이 글을 보여 드려야 되겠어요.ㅋㅋ
빵집 사장님. 좌절하시겠네요.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빵이 많다는 데서 한번,
배고플때는 빵집에 가지 말자에서 또 한번.ㅋㅋ

다락방 2013-01-19 09:55   좋아요 0 | URL
배가 고플때 빵집에 가면 정신줄 놓고 한아름 사잖아요. 다 먹지도 못할 만큼의 양을 말이지요. 그러니 배고플 때는 빵집에 가면 안돼요. 배고플 때는 시장에 가도 안되고 마트에 가도 안돼요. ㅠㅠ

비로그인 2013-01-18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마 빵책을 읽어서라고는..에서 빵! 터졌어요!!!!!!!
그리고...왠지 그 곳에선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것만 같은~ 강동구 천호동!!!

다락방 2013-01-19 09:54   좋아요 0 | URL
강동구 천호동에서 무슨 엄청난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ㅎㅎㅎ 그저 제가 많이 먹는 일..만 일어납니다. 흐흣

노이에자이트 2013-01-1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시다 기쿠지로 <양과자 세계사>라는 책이 있는데 아이스크림 크루와상까지 다루고 있어요.추천!

다락방 2013-01-19 09:53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방금 검색해봤는데 미리보기가 안되네요. 표지만으로는 안땡기는데..

dreamout 2013-01-18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 앤 폴리나. 버터 브레첼 강추! ㅋㅋㅋ

다락방 2013-01-19 09:5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저는 드림아웃님이 책 말씀하시는 줄 알고 알라딘에 폴앤폴리나 넣고 검색했는데 안뜨는 거에요. 그래서 띄어쓰기 해야하나? 하고 갸웃하다가, 뒤에 버터 브레첼 때문에 혹시나 싶어 구글에 넣었더니 빵집..이 뜨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터 브레첼이 뭔지도 확인 했습니다!! 여기가 드림아웃님 단골집이에요? 홍대라서 제가 갈 일은 거의 없어 보이네요. 음..역시 빵은 저를 움직이지 못하네요. 하하하하하
나중에 버터 브레첼 드시면서 제 생각 나시면 택배로 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3-01-19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여행 프로그램에 먹는 게 안 나오다니 정말 화나는 프로네요. 뭐하자는 거야 ㅋㅋㅋ

예전에 집이랑 가까웠던 빵집에 햄치즈 잔뜩 들어간 고로케.. 비스무리한 빵이 있었는데 완전 좋아했었어요. 근데 이사온 이후로는 멀어서 잘 못 가요 ㅜ 그거 말고 제일 좋아하는 건 역시 바게트 ㅎㅎ 그리고 막 구워낸 식빵 덩어리 째 사와서 뜯어 먹기. ㅋ

다락방 2013-01-21 16:57   좋아요 0 | URL
먹는거에 치중하지 않는 여행 프로그램은 싫어요. ㅋㅋㅋ 스치듯 잠깐 언급만 하는건 정말이지 참된 여행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햄치즈..잔뜩 들어간, 이라뇨. 아아아아 배고파 미치겠어요. 샌드위치가 눈 앞에 있다면 숨도 안 쉬고 씹어 먹을것 같아요. 아아- 먹고싶다 ㅠㅠ 저도 엊그제는 모카빵 가져와서 뜯어 먹었어요. 손으로 뜯어 먹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입으로 뜯어먹었어요. 곰처럼...사자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3-01-19 1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01-21 16:58   좋아요 0 | URL
땡스얼랏!

프레이야 2013-01-19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빵순이가 제 별명인데ㅜ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유혹이ㅎㅎ 저 지금당장 빵 사러 나갈래요. 이런 책이 다 있다니 ᆢ

다락방 2013-01-21 16:58   좋아요 0 | URL
ㅎㅎ 빵 사가지고 오셨습니까, 프레이야님. 어떤 빵을 좋아하세요? 전 샌드위치가 참 좋아요. 햄과 치즈가 들어간 샌드위치요. 빵은 그 다음이에요. ㅎㅎ

프레이야 2013-01-21 23:07   좋아요 0 | URL
빵은 다 좋아해요. 방금도 한 개 먹었어요. 만쥬 종류로요.ㅎㅎ

노이에자이트 2013-01-19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내용엔 사진이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저자가 이야기 솜씨가 좋더군요.아무래도 지루하면 읽기 싫잖아요?

다락방 2013-01-21 16:59   좋아요 0 | URL
아, 사진도 많군요. 미리보기가 되면 좋았을텐데. 잘 알겠습니다.

Kir 2013-01-2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보다 빵이 좋은 사람이라 놓칠 수 없다며 찜해두었는데, 다락방님은 벌써 보셨군요^^
전 커다랗고 담백한 빵을 따끈할 때 손으로 뚝뚝 잘라 먹는 게 좋아요~

다락방 2013-01-21 16:59   좋아요 0 | URL
저는 밥을 더 좋아하면서도 빵도 좋아하니까 또 먹는걸 좋아하니까 이런 책이 있단걸 알게 되자마자 급결제를 ㅋㅋㅋㅋㅋㅋㅋㅋ먹는것에 있어서는 엄청나게 열정적이에요. ㅎㅎㅎㅎㅎ
전 햄이 겹겹이 들어간 샌드위치 먹고 싶어요. ㅠㅠ

2013-01-21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21 2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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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2 1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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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2 12: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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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7 0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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