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주쯤 된 것 같다. 그때부터 나는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다. 몸이 먼저였는지 마음이 먼저였는지 모르겠지만, 삶에 아무런 의욕이 생기질 않았고, 그래서 아무것도 하고 싶질 않았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니 기분은 계속 다운되기만 했고, 아주 길게, 그러니까 한 3주간 나의 그 다운된 기분은 지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수시로 기쁜 일을 찾아내려 했고, 수시로 위로를 받기도 했지만, 말끔하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는데, 아마도 움직이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너무 오래있어서인지, 그래서 계속 우울함이 지속되어서인지, 엊그제부터는 아팠다. 병원에 가보니 후두염이라고 했는데, 후두에 염증이 생겼고 성대가 부었으며 피가 맺혀 있다고 했다. 어제 약을 받아와서는 먹고, 자기 위해 침대에 누웠는데 두시간동안 뒤척이고 잠을 자질 못했다. 너무 아파서... 너무 아파서 자려고 했는데, 너무 아파서 잘 수가 없었다. 그렇게 간신히 잠들려고 하다가도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잠에서 깨야했다. 너무 아팠어 ㅠㅠ 3주간 계속 버텼는데, 그러니까 몸이 아파질 것 같아서, 어디 누가 이기나 해보자, 하고 내게 찾아올 고통과 싸우고 있었고, 늘상 무언가 찾아오려 해도 내 정신이 이겨서 물리쳤는데, 이번에는, 내가 졌다. 엊그제부터 나는, 그래 니 맘대로 해라, 하는 마음이 되어서, 그냥 아픈 걸 받아들였다. 그리고 고통스러워했고, 그렇게 끙끙 앓았다. 이렇게 끙끙 앓는 건 오랜만이었는데, 너무 아파서 '내일 회사 가지 말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가서 조퇴하자' 로 생각이 막 오락가락 했더랬다. 그런데!!
이런 내가 너무 가여웠기 때문일까. 신은 나를 아픈 채로 내버려두지 않고, 꿈에 김보검.. (이름 이거 맞나??, 검색해보고 다시) 이 아니라 박보검이 나왔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니 그러니까 나는 박보검한테 관심이 1도 없는데, 내가 그 배우가 나온 드라마나 영화(찍은 게 있나?)를 하나도 본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력을 1도 모르고, 나는 또 어떤 역할이 아니라 그냥 그 사람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그렇게 뭐랄까, 예쁜 남자는 사실 딱히 내가 매력을 느끼는 부류의 남자가 아닌 것이다. 나는 재이슨 스태덤이 최고 좋다니까?? 막 뭔가 건강하고 쎄고(strong) 이런거 뿜뿜하는 그런 남자! 어쨌든 그런데 박보검이 나의 꿈에 나온 것이다. 아하하하하하하.
꿈에 나는 지금 이 나이대로 대학생이었다. 아마 이것보다 몇 살 어렸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대학내에서 엄청 나이 많은 채로 졸업을 한 학기, 혹은 한 학년 남겨둔 채였다. 매일 '숙제하기 싫다', '언제 졸업하냐' 이런 생각으로 억지로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여기에 신입생 박보검이 들어왔고, 나는 학점 빵구난 게 너무 많아서 1,2학년 애들과도 같이 수업을 들어야 했다(실제로도 그랬다). 그런데 박보검은 어쩐 일인지 나를 너무 좋아하고 나를 너무 따르는 거다. 학교 가기 전에 우리집 앞에 와서 항상 같이 가자고 기다리고, 혹여 따로 갔을 때는 자기 옆자리에 나 앉으라고 자리를 늘 맡아둔 거다. 박보검을 좋아하는 신입생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그 여자아이는 그래서 나를 미워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지간에 나는 박보검을 보면서 '후훗 귀엽네' 하고는 걔가 잘해주는 대로 다 받아챙기고 있었는데, 이런 틈틈이 내 대학생활을 보람차게 만들었던 것은, 내가 어느 수업을 들어가도 나이가 제일 많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복학생 남자애들이라고 해봤자 나보다 한참 어렸던 것. 이게 왜 좋았냐면, 내가 제일 힘이 셌던 거다. 복학생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을 성희롱할 때 내가 벌떡 일어나서 큰 강의실에서 겁나 큰 목소리로 어디서 개수작이냐, 당장 그만하라, 한 번만 더 그러면 살려두지 않겠다, 막 이런 거 말하고 그런 거다. (음, 그래서 목구멍이 아픈건가...) 내가 그래가지고 강의실에 내가 앉으면 내 주변에는 여자애들이 앉는 게 아니면, 아무리 학생이 많은 강의실이라도 자리가 비어있었다. 남자애들은 지들끼리 저 옆에 앉지 말자고 쑥덕거리고 나를 욕했고, 나는 어디 한 번 덤벼봐라, 막 이런 마인드로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런 틈틈이, 아 숙제 하기 싫어, 졸업은 언제 하냐..나는 이 나이에 왜 또 대학에 다니고 있지, 이러면서 툴툴댔는데, 아아, 그러면서 또 우리 보검이가 나를 끔찍이도 챙기는거야?
나는 그 아이랑 사이좋게 학교에 다니고 단짝처럼 붙어다녔으면어도 실상 그 아이를 뭔가 이성적인 마음으로 좋아하진 않았다. 연애감정 생기는 건 아니었는데, 꿈에서는(강조한다, 꿈이다), 그 아이는 나에 대한 마음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어떻게든 내 옆에 찰싹 들러붙어 있으려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계속 같이 있으려고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이러다가, 나 역시 점점 마음이 이 아이에게 기울어지고 있는데, 아 그렇지만 우리의 나이 차...이건 극복할 수 없어! 이러고는, 혼자서, 아서라, 관둬, 했던 거였다. 괜히 어린 아이 마음에 상처 주지 말고, 이 아이는 지 살 길 가게 두자, 막 이런 모드였는데, 하루는 이 아이가 나한테 과 애들 몇 명이랑 술을 마시자는 거다. 나는 그 아이에게,
"응 너는 가서 마셔."
라고 했다. 그러자 이 아이가 왜요, 선배는 싫어요? 이러는 거다.
"응, 나는 여러명이 마시는 거 안좋아해."
이렇게 말했는데, 진짜 너무 끼부리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거다. 그러니까 나같은 사람들이 또 있겠지만, 내가 딱히 상대를 좋아하지 않아도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는 걸 알면 막 끼부리고 싶어지고 그러는 거 있지 않나... 어쨌든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지는 거다.
"난 너랑 둘이서만 마시고 싶은데?"
아아. 그렇지만 저 말이 입밖으로 나오려는 걸 나의 냉철한 이성으로 붙들어야 했다. 왜냐하면, 둘이 술을 마시면 나는 참지 못해 끼를 부릴 것이고, 그러면 진짜 큰일나! 아아, 너랑 둘이 술을 마시게 되면 시방 나는 위험한 짐승이 되는겨, 너는 나에게 빠져 허우적댈것이고, 그것은 어린 너에게 온당치 않아, 너는 너 나이대의 사람을 만나 풋풋한 관계를 가져야 해, 나는..안돼, 나는 너무 속세에 찌들어 있어, 나같은 너무 성인 여자는 안돼....같은 거 혼자 내적갈등 겁나게 하면서, 그렇지만 얘야, 너랑 단둘이 술을 마시고 싶긴 하구나, 네가 활짝활짝 웃으면 내 마음이 좋을 것 같구나, 같은 거 막 갈등하다가 알람이 울렸고, 나는 결국 그 아이랑 술을 마시지 못한 채로 잠에서 깼고!!
그래서 분노했다.
왜죠?
왜 그 다음으로 진행되게 내버려두지 않았죠?
그렇지만 꿈을 꾸고난 나는 뭔가 좀 기분이 좋아져 있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꿈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이 아이를 평소에 좋아한 것도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어쩐지 기분이 좋아지고, 목도 어제보다 좀 덜아프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컨디션이 막 회복될라 그래...아아, 이런 회복의 기운, 진짜 한 3주만에 찾아온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이번 한 주는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이런 나를 내버려두기로 했으며, 빨리 집에 가서 또 꿈을 꾸고 싶다. 이번엔 내적갈등 같은 거 하지말고, 그냥 끼부리는 거야. 그래, 얘야, 둘이 술마시자! 우리 보검이, 와인 마실 줄 아니?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랑 얘기하는 거, 너에게 진짜 큰 즐거움일거야. 나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만큼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단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너에게 대화가 얼마나 즐거운 지 제대로 알려줄 수 있어. 성인여자의 꿈이 너무 건조하게 끝나버리면 아쉬움이 남는 법. 오늘, 제 2부를 꾸기 위해 나는 퇴근후에 바로 집으로 달려가겠어!!!!!
아아, 약국에서 약 주면서 커피랑 술 마시지 말라고 했지만, 내가 말 안듣고 커피를 한사발 들이켰더니 지금 기침이 폭발하고 있다고 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는 왜 말을 안들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좋은 꿈이었다...
밝고 건강하고 잘 웃는 젊은 남자, 너무 소중한 존재야...♡
그리고 오늘 아침엔 '자넷 잭슨'의 <again>을 들었다. 어릴 때부터 굿모닝팝스를 들었더니, 아는 팝송이 많아졌는데, 이 노래도 거기에서 알려준 노래다. 나는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때부터 지금까지, 가끔 흥얼거린다.
오늘 친구에게 들었어요, 당신이 우리 마을에 와있다고.
갑자기 기억들이 떠올랐죠.
내가 어떻게 강해질 수 있을까, 내 자신에게 물었어요.
몇 번이고 말했죠.
나는 결코 당신과 다시 사랑에 빠지지 않을거라고.
당신은 내게 상처를 줬고, 내 영혼을 가져가버렸어요.
내가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신을 알거예요
나는 행복에 아주 가까이 갔었는데, 다 달아나버렸어요.
나는 그 고통을 또 겪을 수 없어요.
당신과 다시 사랑에 빠지지 않을거예요.
안아줘요.
다시는 날 떠나보내지 말아요.
한 번만 더 날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신은 알거예요.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I heard from a friend today
And she said you were in town
Suddenly the memories came back to me in my
Mind
[CHORUS]
How can I be strong I've asked myself
Time and time I've said
That I'll never fall in love with you again
A wounded heart you gave
My soul you took away
Good intentions you had many
I know you did
I come from a place that hurts
And God knows how I've cried
And I never want to return
never fall again
Making love to you
Oh it felt so good and
Oh so right
[CHORUS]
So here we are alone again'
Didn't think it'd come to this
And to know it all began
With just a little kiss
I've come too close to happiness
To have it swept away
Don't think I can take the pain
No never fall again
Kinda late in the game and my heart is in
Your hands
Don't you stand there and then
Tell me you love
Me then leave again
Cause I'm falling in love with
You again
Hold me
Hold me
Don't ever let me go
Say it just one time
Say you love me
God knows I do
Love you
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