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주쯤 된 것 같다. 그때부터 나는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다. 몸이 먼저였는지 마음이 먼저였는지 모르겠지만, 삶에 아무런 의욕이 생기질 않았고, 그래서 아무것도 하고 싶질 않았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니 기분은 계속 다운되기만 했고, 아주 길게, 그러니까 한 3주간 나의 그 다운된 기분은 지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수시로 기쁜 일을 찾아내려 했고, 수시로 위로를 받기도 했지만, 말끔하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는데, 아마도 움직이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너무 오래있어서인지, 그래서 계속 우울함이 지속되어서인지, 엊그제부터는 아팠다. 병원에 가보니 후두염이라고 했는데, 후두에 염증이 생겼고 성대가 부었으며 피가 맺혀 있다고 했다. 어제 약을 받아와서는 먹고, 자기 위해 침대에 누웠는데 두시간동안 뒤척이고 잠을 자질 못했다. 너무 아파서... 너무 아파서 자려고 했는데, 너무 아파서 잘 수가 없었다. 그렇게 간신히 잠들려고 하다가도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잠에서 깨야했다. 너무 아팠어 ㅠㅠ 3주간 계속 버텼는데, 그러니까 몸이 아파질 것 같아서, 어디 누가 이기나 해보자, 하고 내게 찾아올 고통과 싸우고 있었고, 늘상 무언가 찾아오려 해도 내 정신이 이겨서 물리쳤는데, 이번에는, 내가 졌다. 엊그제부터 나는, 그래 니 맘대로 해라, 하는 마음이 되어서, 그냥 아픈 걸 받아들였다. 그리고 고통스러워했고, 그렇게 끙끙 앓았다. 이렇게 끙끙 앓는 건 오랜만이었는데, 너무 아파서 '내일 회사 가지 말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가서 조퇴하자' 로 생각이 막 오락가락 했더랬다. 그런데!!



이런 내가 너무 가여웠기 때문일까. 신은 나를 아픈 채로 내버려두지 않고, 꿈에 김보검.. (이름 이거 맞나??, 검색해보고 다시) 이 아니라 박보검이 나왔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니 그러니까 나는 박보검한테 관심이 1도 없는데, 내가 그 배우가 나온 드라마나 영화(찍은 게 있나?)를 하나도 본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력을 1도 모르고, 나는 또 어떤 역할이 아니라 그냥 그 사람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그렇게 뭐랄까, 예쁜 남자는 사실 딱히 내가 매력을 느끼는 부류의 남자가 아닌 것이다. 나는 재이슨 스태덤이 최고 좋다니까?? 막 뭔가 건강하고 쎄고(strong) 이런거 뿜뿜하는 그런 남자! 어쨌든 그런데 박보검이 나의 꿈에 나온 것이다. 아하하하하하하. 


꿈에 나는 지금 이 나이대로 대학생이었다. 아마 이것보다 몇 살 어렸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대학내에서 엄청 나이 많은 채로 졸업을 한 학기, 혹은 한 학년 남겨둔 채였다. 매일 '숙제하기 싫다', '언제 졸업하냐' 이런 생각으로 억지로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여기에 신입생 박보검이 들어왔고, 나는 학점 빵구난 게 너무 많아서 1,2학년 애들과도 같이 수업을 들어야 했다(실제로도 그랬다). 그런데 박보검은 어쩐 일인지 나를 너무 좋아하고 나를 너무 따르는 거다. 학교 가기 전에 우리집 앞에 와서 항상 같이 가자고 기다리고, 혹여 따로 갔을 때는 자기 옆자리에 나 앉으라고 자리를 늘 맡아둔 거다. 박보검을 좋아하는 신입생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그 여자아이는 그래서 나를 미워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지간에 나는 박보검을 보면서 '후훗 귀엽네' 하고는 걔가 잘해주는 대로 다 받아챙기고 있었는데, 이런 틈틈이 내 대학생활을 보람차게 만들었던 것은, 내가 어느 수업을 들어가도 나이가 제일 많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복학생 남자애들이라고 해봤자 나보다 한참 어렸던 것. 이게 왜 좋았냐면, 내가 제일 힘이 셌던 거다. 복학생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을 성희롱할 때 내가 벌떡 일어나서 큰 강의실에서 겁나 큰 목소리로 어디서 개수작이냐, 당장 그만하라, 한 번만 더 그러면 살려두지 않겠다, 막 이런 거 말하고 그런 거다. (음, 그래서 목구멍이 아픈건가...) 내가 그래가지고 강의실에 내가 앉으면 내 주변에는 여자애들이 앉는 게 아니면, 아무리 학생이 많은 강의실이라도 자리가 비어있었다. 남자애들은 지들끼리 저 옆에 앉지 말자고 쑥덕거리고 나를 욕했고, 나는 어디 한 번 덤벼봐라, 막 이런 마인드로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런 틈틈이, 아 숙제 하기 싫어, 졸업은 언제 하냐..나는 이 나이에 왜 또 대학에 다니고 있지, 이러면서 툴툴댔는데, 아아, 그러면서 또 우리 보검이가 나를 끔찍이도 챙기는거야?


나는 그 아이랑 사이좋게 학교에 다니고 단짝처럼 붙어다녔으면어도 실상 그 아이를 뭔가 이성적인 마음으로 좋아하진 않았다. 연애감정 생기는 건 아니었는데, 꿈에서는(강조한다, 꿈이다), 그 아이는 나에 대한 마음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어떻게든 내 옆에 찰싹 들러붙어 있으려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계속 같이 있으려고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이러다가, 나 역시 점점 마음이 이 아이에게 기울어지고 있는데, 아 그렇지만 우리의 나이 차...이건 극복할 수 없어! 이러고는, 혼자서, 아서라, 관둬, 했던 거였다. 괜히 어린 아이 마음에 상처 주지 말고, 이 아이는 지 살 길 가게 두자, 막 이런 모드였는데, 하루는 이 아이가 나한테 과 애들 몇 명이랑 술을 마시자는 거다. 나는 그 아이에게,


"응 너는 가서 마셔."


라고 했다. 그러자 이 아이가 왜요, 선배는 싫어요? 이러는 거다.


"응, 나는 여러명이 마시는 거 안좋아해."


이렇게 말했는데, 진짜 너무 끼부리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거다. 그러니까 나같은 사람들이 또 있겠지만, 내가 딱히 상대를 좋아하지 않아도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는 걸 알면 막 끼부리고 싶어지고 그러는 거 있지 않나... 어쨌든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지는 거다.


"난 너랑 둘이서만 마시고 싶은데?"


아아. 그렇지만 저 말이 입밖으로 나오려는 걸 나의 냉철한 이성으로 붙들어야 했다. 왜냐하면, 둘이 술을 마시면 나는 참지 못해 끼를 부릴 것이고, 그러면 진짜 큰일나! 아아, 너랑 둘이 술을 마시게 되면 시방 나는 위험한 짐승이 되는겨, 너는 나에게 빠져 허우적댈것이고, 그것은 어린 너에게 온당치 않아, 너는 너 나이대의 사람을 만나 풋풋한 관계를 가져야 해, 나는..안돼, 나는 너무 속세에 찌들어 있어, 나같은 너무 성인 여자는 안돼....같은 거 혼자 내적갈등 겁나게 하면서, 그렇지만 얘야, 너랑 단둘이 술을 마시고 싶긴 하구나, 네가 활짝활짝 웃으면 내 마음이 좋을 것 같구나, 같은 거 막 갈등하다가 알람이 울렸고, 나는 결국 그 아이랑 술을 마시지 못한 채로 잠에서 깼고!! 



그래서 분노했다.

왜죠?

왜 그 다음으로 진행되게 내버려두지 않았죠?



그렇지만 꿈을 꾸고난 나는 뭔가 좀 기분이 좋아져 있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꿈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이 아이를 평소에 좋아한 것도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어쩐지 기분이 좋아지고, 목도 어제보다 좀 덜아프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컨디션이 막 회복될라 그래...아아, 이런 회복의 기운, 진짜 한 3주만에 찾아온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이번 한 주는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이런 나를 내버려두기로 했으며, 빨리 집에 가서 또 꿈을 꾸고 싶다. 이번엔 내적갈등 같은 거 하지말고, 그냥 끼부리는 거야. 그래, 얘야, 둘이 술마시자! 우리 보검이, 와인 마실 줄 아니?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랑 얘기하는 거, 너에게 진짜 큰 즐거움일거야. 나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만큼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단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너에게 대화가 얼마나 즐거운 지 제대로 알려줄 수 있어. 성인여자의 꿈이 너무 건조하게 끝나버리면 아쉬움이 남는 법. 오늘, 제 2부를 꾸기 위해 나는 퇴근후에 바로 집으로 달려가겠어!!!!!




아아, 약국에서 약 주면서 커피랑 술 마시지 말라고 했지만, 내가 말 안듣고 커피를 한사발 들이켰더니 지금 기침이 폭발하고 있다고 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는 왜 말을 안들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좋은 꿈이었다...

밝고 건강하고 잘 웃는 젊은 남자, 너무 소중한 존재야...♡



그리고 오늘 아침엔 '자넷 잭슨'의 <again>을 들었다. 어릴 때부터 굿모닝팝스를 들었더니, 아는 팝송이 많아졌는데, 이 노래도 거기에서 알려준 노래다. 나는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때부터 지금까지, 가끔 흥얼거린다.







오늘 친구에게 들었어요, 당신이 우리 마을에 와있다고.
갑자기 기억들이 떠올랐죠.
내가 어떻게 강해질 수 있을까, 내 자신에게 물었어요.
몇 번이고 말했죠.
나는 결코 당신과 다시 사랑에 빠지지 않을거라고.
당신은 내게 상처를 줬고, 내 영혼을 가져가버렸어요.
내가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신을 알거예요
나는 행복에 아주 가까이 갔었는데, 다 달아나버렸어요.
나는 그 고통을 또 겪을 수 없어요.
당신과 다시 사랑에 빠지지 않을거예요.

안아줘요.
다시는 날 떠나보내지 말아요.
한 번만 더 날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신은 알거예요.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I heard from a friend today
And she said you were in town
Suddenly the memories came back to me in my
Mind

[CHORUS]
How can I be strong I've asked myself
Time and time I've said
That I'll never fall in love with you again

A wounded heart you gave
My soul you took away
Good intentions you had many
I know you did

I come from a place that hurts
And God knows how I've cried
And I never want to return
never fall again

Making love to you
Oh it felt so good and
Oh so right

[CHORUS]
So here we are alone again'
Didn't think it'd come to this
And to know it all began
With just a little kiss

I've come too close to happiness
To have it swept away
Don't think I can take the pain
No never fall again

Kinda late in the game and my heart is in
Your hands
Don't you stand there and then
Tell me you love
Me then leave again
Cause I'm falling in love with
You again

Hold me
Hold me
Don't ever let me go
Say it just one time
Say you love me
God knows I do
Love you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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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5-24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락방님의 글이 이 음울한 수요일 아침, 즐거움으로 다가오네요. 덕분에 마시는 커피맛도 좋은.
꿈에 박보검이 나와서 절 좋아해주는 대학생 러브스토리를 꿀 수만 있다면 천년만년 자고 싶어지기도 해요. ㅎㅎㅎ

다락방 2017-05-24 10:20   좋아요 1 | URL
아 너무 좋았어요 비연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집에 가서 또 꾸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즐거운 일은 꿈에서만 일어나는거죠? 네? 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7-05-2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시간 박보검의 꿈 속에도 다락방님이 나와 꽁냥꽁냥 끼불끼불 캠퍼스 라이프가 펼쳐졌다면!!!

박보검의 인스타랄지 페북이랄지 이런 데에 요 비슷한 이야기가 올라오고 박보검이 막 막 다락방님을 애타게 찾고 있다면!! 그렇다면 그것은!!!!







아슈발쿰....ㅜㅠ

그래도 뭔가 부럽네요. 저는 저런 꿈 한 번도 못 꿔봤어요. 꿈에 나오는 사람들은 다 평소에도 나오라면 언제라도 튀어나오는 칙칙한 얼굴들 뿐.....

다락방 2017-05-24 14:06   좋아요 0 | URL
크-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syo 님. 이거 뭐라고 읽어요? 쇼? 쇼님? ㅎㅎㅎㅎㅎ
박보검도 같은 시간에 같은 꿈을 꾸고, 아아, 이 여자는 누구지, 지옥의 페미니스트다, 이러면서 절 찾아 헤맸으면...아아 어쩌면 ... 그러면 저랑....소울 메이트............(응?) ㅋㅋㅋㅋㅋ 박보검 너무 어리니까 소울메이트로 만족하겠습니다. 애긔애긔 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연예인 꿈 엄청 잘꿔요. 꿈을 워낙에 잘 꾸는데 연예인 대거등장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기록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까먹어서 생각이 안나가지고, 재미있는 꿈은 기록해두려고 하는 편이에요. ㅋㅋㅋㅋㅋ

근데요, 쇼님, 아슈발쿰....은 뭐예요? 네이버에 쳐봐도 뜻을 알려주는 건 없어요...(시무룩)

syo 2017-05-24 14:16   좋아요 1 | URL
곰발님이 최초로 쇼라고 읽으시면서 아 내가 쇼구나 하게됐어요. 부르라고 붙이는 게 이름이니 불리는 게 정답이겠지요 ㅎ

아슈발쿰이 바로 안 나오다니 놀랐네요....
아는 아구요, 슈는 시나 씨, 많이 봐주면 쉬쯤 될 것 같구요. 발은 발이구요. 쿰은 꿈이지요.

다락방님의 경우 ˝나는 결국 그 아이랑 술을 마시지 못한 채로 잠에서 깼고!!˝ 하는 대목 전후에서 등장하는 대사입니다. 허망한 표정과 함께요.

다락방 2017-05-24 15:37   좋아요 0 | URL
아!!!!!!!!!!!!!!!!!!!!!!! 완전히 이해되었어요!!!!!!!!!!!!!!!!!!!!!!!!!!!!!!!!!!!! 그게 그런 뜻이로군요!!!!!!!!!!!!!!!!!!!!!!!!!!!!!!!!!!!!
자세하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 감사합니다, 쇼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슈발쿰... 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주문인 줄 알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7-05-24 16:0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쓸데 없는 지식이 또 하나 추가된 것을 축하드려요!

그나저나 여기 전반적으로 뭔가 분위기가 후끈후끈 하네요. 다락방님이 남자였고 꿈에 나온게 박보˝검˝이 아니라 박보˝영˝이었다면 어떤 분위기였을까나 생각해보게 됐어요.....

다락방 2017-05-24 16:4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렇다면 어땠을까요?
어떤 분위기였을 것 같아요?
요약하자면, 성인 남자가 꿈에서 성인 여자 연예인과 대학생으로 만나 연애를 시작할지도 모를 분위기에서 잠이 깨었고, 그래서 꿈에서 그 뒤를 더 진행시키고 싶어했다, 는 것 자체는 저는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데요,
그런데 그 꿈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그 성인 남자의 몫이겠죠.
그것을 어떻게 풀어냈느냐에 따라서 댓글도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syo 2017-05-24 19:05   좋아요 0 | URL
나름대로 깊이 한 번 생각해 봤는데요,

솔직히 다락방님 글이나, 다른 분들의 댓글 보고 ‘재미있다‘ 말고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거든요. ‘남자‘로서의 수치심 이런 거 혹시 느껴지나 한 두 번 더 읽어봤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 1도 안생기구요. 어차피 이 글들을 읽고 나서 만에 하나 기분 나쁠 수 있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을 수도 있다 치면 그건 제가 아니라 박보검일텐데, 그러나 그 박보검 또한, 제 어머니의 말씀을 빌리면, ˝우리 보검이˝는 한 세기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하는 천사 오브 천사라서....

오히려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여기서 아무 문제를 못 느끼는 게 혹시 내가 남자라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이런 대화, 혹은 이보다 훨씬 더 수위 높고 문제가 많은 대화들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가끔은 즐기면서-해 왔던 남자로서의 경험이 역치를 잔뜩 높여놔서 감수성에 녹이 잔뜩 앉아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요.

다락방님이나 이웃님들의 대화 내용이나 수위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의도는 눈곱만큼도 없었고 그저 궁금했어요. 똑같은 대화를 성별만 바꾸면 어떻게 되려나. 박보검일 때 내가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했으니 박보영일 때도 여성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거라고 유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생각만 해 봤습니다. 혼자 해도 답 못 찾을 생각을요. 그런데 다락방님의 댓글이 대답이 된 것 같아요.

다락방 2017-05-25 08:12   좋아요 1 | URL
쇼님, 저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였다면?‘ 혹은 ‘남자였다면?‘ 말이지요. 그래서 쇼님이 ‘그랬다면‘ 하고 생각해보는 건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쇼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건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괜찮지 않다고 생각했던 다른 글과 무엇이 다를까를 찾아봐야 하겠죠.
대체적으로 남자들은 여자를 성적대상화 시키는 데 익숙하지만, (대체적으로)여자들은 그렇지 않죠. 만약 보통의 성인남자가 여자 연예인 나오는 꿈을 꾸었다면, 제 생각엔 90프로 이상이 그 여자연예인을 성적대상화 시켜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썼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럴 경우엔 당연히 문제가 될거고요. 제 경우엔 남자든 여자든 성적대상화 시키기 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보려는 시선을 가지려 노력하고, 글을 쓸 때도 혹여라도 빻은 발언을 하지는 않을까, 계속 생각해요. 그래서 예전보다 글쓰기가 어려워진 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끊임없이 이건 괜찮나, 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저 역시 뇌가 없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할거고요, 비하하거나 폄하하는 발언을 하기도 할거예요. 그럴 때는 다른 분들이 지적해주실 거라고 믿어요. 이 댓글에서 쇼님이 그러하셨던 것처럼, 이건 어때? 저건 어때? 하고 문제 제기를 하실 수도 있고요.
그리고 쇼님이 저나 혹은 댓글 단 분들을 지적하기 위해 이 댓글을 쓰신 게 아니란 걸 전 너무 잘 알아요. 그 점은 걱정마세요. 저는 쇼님이 요즘 공부중인걸 알고, 그리고 제가 봐온 다른 남자분들보다 더 감수성이 예민하시다는 걸 알아요. 그러니 걱정마시고, 저랑 이야기 많이 나눠요.


그나저나..
어머님이...
‘우리 보검이‘...라고 하신단 말이죠? 흐음.....
제 생각에는..어...그러니까...... 쇼님의 어머님과 제가 연배가 같을 것 같네요..... ☞☜
하하하하하

syo 2017-05-25 08:31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그럴 리는 없을 거예요.

우리 엄마가 저게 왜 내 아들이 아니고 하필 이런 게- 하는 ˝우리 보검이˝는 엄마가 지금 제 나이 때쯤 낳은 제 여동생보다 딱 이틀 먼저 태어났거든요. ㅎ

다락방 2017-05-25 08:55   좋아요 0 | URL
아, 그게 그런 것이었군요!! 이건 제가 ‘우리 보검이‘라고 했으니 내 나이 또래일 것이다, 라는 어떤 편견에 사로잡힌 발언이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서 사람은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고 생각해야 해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쩐지 민망해하며 웃고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7-05-25 09:03   좋아요 0 | URL
그건 다락방님의 잘못이 아니고 우리 엄마 탓이에요. 예전에도 그랬거든요.

십 몇년 전쯤인데, 하도 우리 현이, 우리 현이 그러길래 누군가 봤더니 글쎄 그게 노무현 대통령이더라구요...... 그분 나이를 알고 나서는 현이 오빠로 정정하긴 하였으나..... 아직도 이 이야기 하면 다른 사람들은 안믿어요.

다락방 2017-05-25 09:14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 현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제 우리 빈이 빈이, 그러면서 다녀야겠어요. 현빈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7-05-2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 연예인 꿈에 안나온지 백만년 되는 것 같아요. 부럽다는 ㅋㅋㅋ

다락방 2017-05-24 14:06   좋아요 0 | URL
저는 여전히, 남자 연예인 여자 연예인 꿈에 모두 다 나오고요, 야한 꿈도 잘 꾸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어제는 야한 꿈을 못꿨네요. 아쉬워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17-05-2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안녕하세요. •ܫ•
최근에 아프셨군요. ㅜㅜ
근데.. 왜죠? 왜 그다음을 보여주지 않고 꿈에서 깬거죠?? ㅎㅎ
빨리 2부도 들려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ㅎㅎㅎ
저는 자넷잭슨을 마이클의 동생으로만 알고 노래는 들어본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좋은 곡 들어 귀 호강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네요.
다락방님도 꿈 한번더 꾸고(으응?) 얼른 쾌차하시길 바랄께요.

다락방 2017-05-24 14:07   좋아요 1 | URL
블랙겟타님도, 안녕?
네, 여전히 아픈데 약을 먹었더니 살 것 같아요.
지금 지난 3주간 왜 그렇게 우울모드로 살아왔나, 그냥 진작에 약을 지어 먹을걸...하는 후회를 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금세 컨디션 회복될 수 있는데 왜 그런 우울한 시간을 3주나 보내온 것인가...Orz
몸이 좀 아플라 치면 얼른 병원가셔야 해요, 블랙겟타님. 아셨죠?

자넷 잭슨의 저 노래 참 좋지요? 저도 어릴 때 정말 좋아했어요. 흥얼흥얼 따라부르고요. 오늘도 생각나서 몇 번이나 들었네요. 헤헷

오늘 밤에 박보검 2부 꾸고 내일 알려드릴게요. 빠샷!!

단발머리 2017-05-24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제가 보검이한테 다락방님께 한 번 다녀가라고 했더니만, 3주 전에 왔다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보검이는요, 착하고 예쁘고 순해서, 다락방님의 사랑과 지도가 필요합니다.
오늘 밤 꿈에 보검이 또 만나시면 재밌는 이야기 많이 해주세요^^

그렇게혜윰 2017-05-24 12:59   좋아요 0 | URL
인성이한테는 저한테 좀 들러주라고 해 주세요^^;;;;

단발머리 2017-05-24 13:03   좋아요 0 | URL
네네~~ 아무렴요~~
인성이가 요즘에 일정이 좀 있어서 바로 내일은 좀 어렵구요.
빠른 시일내에 그렇게혜윰님 꿈에 방문하라고 이야기해 놓을께요.
기다리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05-24 14:09   좋아요 0 | URL
보검이는 어제 왔다갔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단발머리님의 지시가 있어서 그 지시를 따른 것이었군요 ㅋㅋㅋㅋㅋ고마워요, 단발머리님. 확실히 보검이가 왔다가니까 컨디션이 나아졌어요. 어휴, 이럴거면 진작 좀 보내주지 그러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박보검에 대한 관심이 1도 없었는데, 꿈에 나와 저랑 즐겁고 다정하게 지내니 제 기분이 참 몹시 좋으며 컨디션 회복에 확실히 도움이 되네요. 젊고 밝고 건강한 남자는 너무 소중해요 진짜. 소중한 존재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님, 인성이는 그렇게혜윰님께 보내주시고, 저는 현빈.... 현빈 에게 저한테 좀 들르라고 해주세요. 현빈은 어느정도 나이도 있으니까....에............ 킁킁.

단발머리 2017-05-24 14:15   좋아요 0 | URL
네네 그럼요~~
보검이는 사랑입니다 ❤️
젊고 밝고 건강하지요~~
현빈씨한테는 문자 넣어둘께요. 문제는 이 사람들이 둘 다 다락방님께 들이대면 그게 큰 일인데.... 쩝... 일단 레와님께서 흐름상 19금이라 하시니까, 다락방님 보검이 현빈 출연 삼각 본격 멜로 로맨스로 하기로 하구요.
준비됐죠?!? 취침~~~~~~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05-24 15:38   좋아요 0 | URL
제가 둘을 한꺼번에 감당할 능력은 안된다니, 혹여 둘다 들이댄다면 한 명은 고이 집에 보내는 걸로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남은 둘이 19금을 겁나게 찍어보는 걸로!!!! >.<

아, 얼른 자고 싶은데 아직 사무실이라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흙 ㅠㅠ

레와 2017-05-24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조퇴하고 빨리 집으로 가서 잠들어욧! 그 다음이 너무 궁금햐..
이야기 흐름상 담번엔 분명 19금인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05-24 14:10   좋아요 0 | URL
그치그치? 이거 19금 나올 각이지? 그런데 왜때문에 ... 아아, 출근 때문이었어.......출근 나빠!! ㅠㅠ
역시 회사를 때려치는 게 답인것인가... -0-

오늘 2부 꾸면 또 들려줄게요. 히히히히히

clavis 2017-05-2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도 말했지만..
보검이 와인..
제가 사고 싶습니다

ㄲ ㅑ♥♥♥

다락방 2017-05-24 16:57   좋아요 1 | URL
보검이 와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이슨 2017-05-24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바람둥이!!!

다락방 2017-05-24 21:04   좋아요 0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