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타이밍인가봐요.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에서 여자는 잠시 여행차 들렀던 이탈리아에 집을 구입하게 되고 그곳으로 옮겨와 살게 된다. 다 망가진 오래된 집을 수리하고 고쳐 자기가 살만한 자기만의 집으로 만들면서, 그녀에게는 소망이 생긴다. 자신의 집에서 근사한 결혼식이 열리는 것, 새 생명의 탄생을 지켜보는 것. 그녀는 남편과 이혼했고 또 친구들과도 떨어져 이곳으로 혼자 온 터라 그녀가 바라는 바가 당장은 현실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탈리아에서 잠깐 끌리는 남자를 만났지만 그와 어긋나 헤어졌으므로.
그러나 그녀가 이탈리아에 적응해 살면서 이웃들과 교류하게 되고, 어찌하다 보니 자신의 집에서 자신의 집 수리 일을 도와줬던 청년의 결혼식이 열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친구였던 레즈비언 커플이 헤어져 그 중에 임신한 여자쪽이 그녀가 있는 곳으로 오게 되고, 그곳에서 아이를 낳는다. 결혼식이 열리는 것, 새 생명을 보는 것. 이 두 가지 소원의 당사자가 그녀 자신이 되지는 못했지만, 결국 그녀는 원했던 바를 다 이루게 되는 것이다. 정확히는 아니지만 그러나 근접하게.
결국 사람은 자신이 뜻하는 바대로 살게 되는 것 같다. 간절히 원한다면 그쪽 방향을 보고 걷게 되어 있으므로, 그 목적지에 도착하지는 못한다 해도 근처까지는 갈 수 있는 거다. 아예 엉뚱한 데로 가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나는 늘 내 알라딘 장바구니 비워주는 사람을 원해왔다. 갖고 싶은 책을 말해봐, 라고 해서 내가 말하면 다다다닥 사주는 사람을. 이건, 뭔가 멋지잖아? 그런데 오늘,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난 것!!
새벽에 친구로부터 받은 쪽지에는 갖고 싶은 책 몇 권 골라봐라, 라고 적혀있었고, 나는 겸손을 모르는 채로 내 보관함에 있던 책 여러권을 건네며 '이중에서 알아서 선택해줘'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란 녀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친구는 나를 너무나 잘아는 나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토스트 책은 꼭 줄게' 라고 했고, 그렇게 슝- 내게 선물이 도착했다.
아 졸많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토스트 책도 있고!! 꺅 >.<
아니 나는 무슨 생일도 아닌데 이렇게 책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나 신나는 것!! 진짜 좋아 죽겠다. 이 친구는 가끔 내게 간식박스도 커다랗게 보내주고, 그 안에 내가 먹어보지 못했던 초콜렛들도 넣어준다. 히죽히죽. 그리고 이렇게 가끔 내 장바구니를 털어줘.... 책 뭐 갖고 싶어? 묻고는 막 보내준다. 멋져! 나는 늘 바라왔던 사람을 이미 친구로 가지고 있는 거였어. 행복해. 멋져. 짜릿해!! 아 졸 행복해서 미칠것 같다. 히죽히죽.
이만큼만해도 나는 오늘 충분히 많이 웃었는데(지금도 웃고있다), 이 친구가 선물을 보내며 준 메세지를 보고 완전 핵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마우면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눈물이 난다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여태 받은 선물메세지들 중에서 최고로 강력한 메세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내가 여태 살면서 오빠 라는 호칭을 써본적이 별로 없어서 ㅋㅋㅋ 이 호칭을 보는 순간 그냥 현웃터짐 ㅋㅋㅋㅋㅋ 육성터짐 ㅋㅋㅋㅋ 이걸 막 사람들한테 말하고 같이 웃고 싶어서 미치겠다. 그래서 나를 알고 이 친구를 아는 다른 친구에게 이 얘기를 해줬더니 이친구도 푸하하하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러니까 내가 오빠란 호칭은 사촌 오빠들한테나 써왔지 잘 안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색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뭐 꼭 진짜 부르겠다는 게 아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부르는 상상하니까 너무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전에도 내가 페이퍼에 언급한 적이 있지만, 대학교1학년때 편의점 알바할 때, 같이 근무하던 남자알바가 군대를 가게 됐는데, 우리가 잘가라 이러면서 같이 술도 마셨는데, 어쨌든 군대에 가서는 울집에 전화를 해가지고는 '락방이 좀 바꿔주세요' 한 거다. 이 전화를 울아빠가 받아서 '자네는 누군가' 라고 했고, '락방이랑 같이 일한 오빤데요'라고 남자알바가 말했더니 울 아빠가 '나는 자네를 낳은적이 없는데 자네가 왜 우리 락방이 오빤가' 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오빠가 나중에 편의점에 전화해서 '니네 아빠 장난아니시더라'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생각나는구먼. 어쨌든 나는 '오빠' 대신 '형'을 쓰거나 '~씨'를 쓰거나 '~님'을 쓰거나 했는데, 나보다 나이 많은 남자사람이라고 '오빠'라고 할 생각은 안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선물메세지에 대한 답장으로
오빠!
라고 보내놓고 계속 웃고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오늘이 너무 좋아 너무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이 오빠(!!)한테 이런 페이퍼 써도 되냐고 물었더니 이 오빠(!!)가 된다고 하면서 '충격이 컸나보네' 라고 한다. 아 너무 웃겨서 눈물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좋은 하루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오빠 덕이에요 ♡
오빠 짱짱맨 ♡
(아..너무나 어색한 것.....)
(아..이런 사소한 페이퍼에도 언급할 책이 있고 연결시켜 얘기할 수 있다니, 나는 진짜 대단한 것 같다. 졸멋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