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정말이지 세도 너무 셌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이 책이 어떤 책이든 간에 새벽 세시 만큼은 아닐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 아니었다. 재미있고 빨리 넘어가고 흥미로운데, 새벽 세시랑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래도 다 읽고나니 흐음, 하게 되는...다니엘 글라타우어는 일단 '기본'은 치지만, 그래도 흐음. 그러니까 만약 내가 새벽 세시를 읽지 않은 채로 이 책을 읽었다면 별 넷을 기꺼이 주었을텐데, 새벽 세시를 읽었으므로 별 셋 반을 줄 수밖에 없는? 크- 새벽 세시는 너무 완벽했으므로.
그렇지만 새벽 세시 같은 작품을 썼다면 그 다음작품을 대체 어떻게 그렇게 쓰겠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런 작품은 하나만 써둬도 충분하다.
나는 내가 소설가가 된다면, 다니엘 글라타우어 같은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심리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따라가면서 그대로 이해하고 느낄 수 있게 하는 소설가. 나는 읽는 동안 에미가 되어서 에미처럼 설레이고 초조하고 신경질나고 그랬으니까. 레오가 미아랑 잤을 때는 진짜 얼마나 빡이 치던지... 하아-
또한 내가 소설가가 된다면, 줌파 라히리 같은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이야기의 축 같은걸 만들지 않지만,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이 중심이 되어 주변 인물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그리고 어떤 기분으로 어떤 시간을 살아가는지를 잘 보여내주는 그런 소설. <지옥 천국>에서 프라납 삼촌이 미국인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을 때, 그녀의 히프가 별로 라고 말하는, 그런 엄마의 기분을 그대로 전해줄 수 있는, 그런 소설. 사랑하지 않는 남자랑 결혼을 하기로 결정하고 '그것이 모든 걸 바로잡아 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얘기하는, 그런 여자가 등장하는 소설.
나는 다니엘 글라타우어나 줌파 라히리 같은 소설가가 되고 싶다, 고 생각할 때마다 감히 코맥 매카시나 빅토르 위고 같이 될 수는 없을 거다, 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작품은 그저 내가 읽는 것만으로도 벅찰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니 뭔가 다니엘 글라타우어나 줌파 라히리가 코맥 매카시나 빅토르 위고보다 좀 못하게 느껴지는데, 아니다. 나는 다니엘 글라타우어나 줌파 라히리 같은 소설가가 이 세상에 반드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위해서라도. 아, 그건그렇고,
이 책, 《영원히 사랑해》는 읽는 동안, '엘리자베스 헤인스'의 《어두운 기억속으로》와 '샬럿 브런테'의 《제인 에어》를 떠올리게 한다. 같은 이유로, '진 리스'의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도 떠오른다.
제목은 '영원히 사랑해' 이지만, 이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를 소설에서는 보여준다.
이별은 언제나 슬프고 힘들다. 상대를 얼마만큼 사랑했든 설사 사랑이 아니었다 해도, 관계를 맺었던 사람과 헤어지는 일은 슬프고 힘들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살아오면서 몇 번의 이별을 겪어야 했고, 상대에 대한 애정도가 얼마만큼이었던간에 그 이별을 겪어내는 일들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중 더 힘들었던 건, 상대가 질척거린다는 느낌을 줄 때였다. 그럴 때는 이별의 안타까움에 끔찍한 마음이 덧생겨 버린다. 그래서 오히려 더 벗어나고 싶어지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 좋은 이별을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사실 이별이란 게 늘 깔끔하지만은 않으니까.
사람이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그것을 그만두기로 하면서 두사람 모두가 칼같이 그 관계를 끝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칼 같이 끝낸 사람이 칼 같이 끝내지 못했다고 상대를 비난할 수는 없다. 상대와 이별하고 헤어짐의 고통을 겪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인데, 너 때문에 내가 이만큼 아프고, 이만큼 못살겠고, 이만큼 죽어버릴 생각을 한다는 걸 어필하는 건, 나로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관계를 맺었던 시간조차 후회하게 만드는 말과 행동이다.
나는 누누이 말해왔지만, 잘 사는 사람이 좋다. 그래, 고통스럽지만 그것을 극복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좋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어떡하냐고 전전긍긍하는 것 보다는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더 좋다. 마찬가지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지내는 사람이 좋다. 늘 말해왔듯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은, '내가 잘 지내는 것' 이다. 내 한 몸을 잘 간수하는 것.
아 이렇게 쓰다보니 생각나는데, 나의 트레이너 셋-B, 남동생, 정식이-는 내 다이어트에 있어서 '먹지 말라'고 하지 않는게 진짜 완전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너무 먹으면 '그건 좀 아니지 않냐'고 말하며 자제해준다. 이를테면 정식이는 '캬라멜 마끼아또는 너의 그간 노력을 수포로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까워' 라고 말하고, 남동생의 경우는 내가 먹는 걸 지켜보다 '너무 먹는 거 아니냐' 라고 자꾸 찔러준다. 그렇지만 그들 모두 풀떼기만 먹으라고 말하거나 굶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잘 먹으라고 말한다. 삼주전쯤이었나, 오피셜리 다이어트중인 나는 저녁에 사과를 한 개 먹고 잠자리에 든 적이 있다. 그런 적은 전무후무하고 한 번 이렇게 해볼까, 했던 건데, 그 말을 들은 B 는 화를 냈다. 너는 살을 빼야 하는게 아니라 근육을 만들어야 하는거고, 잘 먹어야 그게 가능한 거라며, 누가 사과 한 알로 저녁을 때우라고 했냐고 버럭버럭 하는 거다. 안그래도 사과 한 알은 내게 너무 가혹한 처사였음을 스스로 인지하며 고통스러워 잠도 못자고 있던 터라, B 의 그 말은 눈물 날 정도로 고마웠다. 하아- 진짜, 누가 사과 한 알 따위로 저녁을 때우라 그랬냐고 버럭하는데, 하아- 겁나 섹시했어... ㅠㅠ
나는 누가 잘 먹는 거 보면 좀 좋아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고, 나한테 잘 먹으라고 하는 사람에게 좀 사랑을 느끼는 편인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어제는 소주 한 병을 두고 갈비에 돼지껍데기를 먹었다.
아, 여기서 갑자기 왜 돼지껍데기까지 ... 여튼, 내 말은, 사랑도 건강하게 잘 해야 한다는 거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별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이별이 온다면 그 이별마저도 건강하게 극복하자는 거다. 책 속의 여자-그래, 나 영원히 사랑해 얘기중이었다-가,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그런 상황을 만드는 '전(前) 애인' 이라니, 진짜 씨발스럽지 않은가. 여자는 사실, 남자의 적극적인 구애에 연애를 하긴 했지만, 그의 '지나친' 사랑의 표현에 질려서 그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다. 그러나 그 남자는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친구들에게 이미 '너무나 지나치게' 좋은 인상을 준 터라, 헤어진 그녀에게 모두들 잘못했다고 말한다. 그들은 여자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어떤 고통을 겪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원래 여자의 친구였고 여자의 가족이었던 사람들이 모두 남자의 입장을 이해하며 그녀가 남자와 다시 좋아지기를 바란다. 아, 이런 거 진짜 조낸 끔찍해.
《어두운 기억속으로》에서도 여자가 감금되었을 때, 아무도 여자를 구하러 와주지 않았다. 남자와 헤어지고 싶어하는 여자를, 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게 끝내주게 잘생기고 끝내주게 너한테 잘하는 남자랑 도대체 왜??????????? 진짜 아무리 반복해 말해도 부족하지 않은 게, 둘 사이의 일은 다른 사람들이 다 알 수가 없다. 그들 사이에 오고 간 대화가 어떤 뉘앙스였는지는, 제삼자가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다른이의 연애에 훈수를 두는 일은 삼가해야 할 것이다.
아, 너무 길다..이 책에 대한 마무리멘트를 하자.
이 책은 그러니까 로맨스 소설이 아니다. 이 책은 '심리 스릴러', '데이트 스릴러' 쯤이 되시겠다.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역시 다니엘 글라타우어군' 하며 꺅꺅 소리지르게 되지는 않는다.
나는 흥분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 ")
되게 미안한 말이지만, 이상하게도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중고책 나오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뭔가 새 책 사기는 살짝 아깝고 중고로는 꼭 득템하고 싶은 책이랄까...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이 책의 3권이 중고 등록되지 않아 그냥 새 책 샀다. 하아- 이 책은 '순수하면서 자기가 얼마나 육체적 매력이 뛰어난지를 알지 못하는 육체파 여자'가 서점의 주인인데, 1,2권을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3권은 뭔가 울컥, 해서...지하철에서 읽다가 눈물이 핑- 돌았다. ㅠㅠ 사이가 좋지 않은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뻔한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울컥울컥 ㅠㅠ 아, 나는 왜이러냐 진짜. ㅠㅠㅠ
읽다가 존재 자체도 몰랐던 《민들레 소녀》라는 책이 읽고 싶어져서 장바구니에 넣어뒀다.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검색해 손석희가 알랭 드 보통 인터뷰한 것을 보았다. 손석희는 좀 짱인듯. 여튼, 알랭 드 보통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었다. 하도 인기가 많아가지고 도대체 그가 인기 있는 이유가 뭘까 싶어 그의 책을 대여섯권 읽어봤는데, 대여섯권 읽어봤자 내게는 딱히 뭐 특별한 게 없더라.
그런데 인터뷰를 하는 알랭 드 보통이, 그간 책 표지에서 만났던 사진보다 훨씬, 훠어어어얼씬 훈남인거다. 그리고 그 억양이라고 해야 하나, 발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영국식 영어'? 를 써서 말하는데, 그간 영화를 보며 봤던 배우들의 영어와는 확연히 다른 게 재미있는 거다. 그러므로 나는 손석희도 읽었다는 책, 《뉴스의 시대》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은 이제 안읽을 줄 알았건만...
뭐,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거지, 아직 샀다는 건 아니니까... ( ")
정가제 시행전에 이 책을 사두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었다. 그냥 살 걸..하고. 워낙에 판타지를 읽지 않으니 안읽겠지, 하고 안샀던건데 막상 정가제 시행하고 나니 이 책이 궁금해지는 거다. 그래도 세 권씩이나 되니 섣불리 지르질 못하고 있었는데,
하하하하하,
제부가 갑자기 이 세 권 읽을 생각이 있냐며 물어오는 거다. 누구한테 받았는데 본인은 안읽을 거라며, 읽고 싶으면 주겠다고..그래서 이 책 세 권이 새걸로 생겼다. 냐핫 >.<
그 뒤로 계속 꽂혀있다, 책장에, 다른 많은 책들처럼......... -_-
지난 주말에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 내 술취한 목소리를 듣고 싶다며 친구 O 가 밤늦게 전화를 해왔다. 이 친구는 어쩌다 내가 술취했을 때 전화 한 번 하더니, 그때 목소리를 듣고는 아주 뻑갔다. 내 술 취한 목소리가 너무 섹시하다고..그러더니 간혹 내가 술마실 것 같은 밤이면(금요일이나 토요일) 전화를 해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지난 주말, 나는 술을 조금 밖에 마시지 않아 취하지 않았고, 친구는 '술 취한 목소리' 듣기에 실패했다며 아쉬워했다. 크- 그래서 이번 주중에는 취해서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주는 게 나의 작은 목표 같은 것이 되었다. 그렇게 원한다면, 듣게 해주마!! 듣게 해주겠어!! 후훗
그렇게 섹시한가, 내 목소리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포르노방송 진행자 같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너무 나갔나.... ( ")
어제 돼지껍데기를 먹었다고 위에도 언급했는데, 씹다가 돼지의 털..을 느꼈다. 그 느낌이 지금까지도 지워지지가 않는다. 하아, 털이라니. 나는 그게 누구의 털이든, 그게 '털'이라면, 정말이지, 입 안에서 느끼고 싶지 않다. 정말. 인간의 털도 그러한데, 돼지의 털이라니. 비참하다.
엊그젠가, 텔레비젼에 나온 현빈을 보고 여동생이 조카에게 말했단다. '이모가 좋아하는 남자다' 라고. 그러자 조카가 말했단다. '아니야, 이모는 참깨라면 남자 좋아해' ... 조카야, 이모는 참깨라면 그 남자, 잊은지 오래란다. 아,,참깨라면 먹고싶네?
인스타그램에는 매일 자기와 자기 파트너의 아침 식사를 정성스레 차려 올리는 사람이 있다.
아..진짜 너무 좋아 ㅠㅠ 이 사진 볼때마다 나도 이런 사람하고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