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영화
분명 2월까지는 새해 결심을 잘 지켰던 것 같다. 알라딘에서 카드 결제하지 않기.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또 긁어대고 있다. 오늘 오전에 긁어대고 아차, 하고 빠뜨린 책이 있어 긁어대려다가 어엇, 내가 언제부터 또 알라딘에서 카드 긁기 시작했지? 했던 것. 욕이 튀어나올라고 하네. 나란 여자, 굳건한 의지를 장점 삼아 살고 있었는데, 사실 내게 의지 따윈 없었던건가. 나는 왜 늘 나를 과대평가하는 걸까.
그나마 오늘 두번째의 결제를 멈출 수 있었던건, 오, 이 책이 다섯 권짜리 였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세상에..........다섯 권이라니! 난 레미제라블이 이렇게 분량이 어마어마한지 미처 몰랐다. 브론테님 페이퍼에 1권만 있길래 흐음, 1이라고 되어 있으니 2권도 있나보구나, 싶었던것. 그런데 이 책을 사려고 검색창에 레미제라블을 넣으니 위에 뜨는게 여섯 권짜리 책인거다. 으응? 여섯 권? 동화책인가? 그리고 무심히 넘겨서 이 책의 1권을 클릭했고 밑에 시리즈도서를 보니 전부 다섯 권...당황했다. 이게..그렇게 긴 소설이구나! 그래서 일단 이 책 다섯 권을 장바구니에 몽땅 담았는데, 아, 멈칫하게 된다. 이 책 다섯 권을 한번에 사면 압박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나는 스트레스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라 뭔가 조금이라도 강압적이라는 생각이 들면 히스테리 장난 아닌데. 괜히 사두고 막 압박감 느끼다가 결국 중고샵에 그냥 팔아버리지 않을까? 그렇다면 1권을 우선 사고 2권을 나중에 사는게 나을까? '박경리'의 『토지』는 한꺼번에 사두지 않고 한 두권씩 사서 읽었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었다. 그런데 '막스 갈로'의 『나폴레옹』 다섯 권은 한꺼번에 사뒀다가 겨우겨우 토할것 같은 기분을 참으면서 읽었던 것. 그래, 한 권씩 사서 읽자. 그런데 언제? 일단 오늘 주문한 책 오면 그 박스 좀 뜯고 쉬었다가 나중에 ;;
그런데, 읽고 싶다. 뭔가..도전 의식 생긴달까.
그냥 다섯 권을 한꺼번에 살까? 책장에 나란히 꽂아 놓으면 얼마나 뽀대날까? 그 뽀대를 더 드러내고 싶은 마음에 금세 읽게 되지 않을까? 한 권만 사두는 것보다 더 도전 의식 생기지 않을까? 역시 한꺼번에 사는게 낫지 않을까? 저 다섯 권을 한꺼번에 사두고 읽으면 어깨에 힘 빡 들어가지 않을까? 나, 레미제라블 읽은 여자야, 라는 뭐 그런 마음 생기지 않을까? 다 읽고나서 사람들 만날때 레미제라블 읽어보셨어요? 막 이런걸 먼저 묻게 되지 않을까? 그냥..살까?
하아- 은희경의 새 책이 알사탕 500개 주던데 그거 .. 살까? 그거 사서 알사탕 받고 틀린그림 또 열나 찾아가지고 600개 만들어서 3천원짜리 상품권으로 바꿔서 레미제라블 사는데 좀 보탤까? 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 그런데 왜 알라딘 요술램프엔 전자책과 연극 관람권밖에 없지? 둘다 안땡기는데... 아까 세 개 썼는데 사실 크게 갖고 싶은게 없다. 그래서 요술램프 아직 다섯 개 남았다. 전자책 좋아하는 사람한테 요술램프를 선물로 주고 싶다.
(그런데 브론테님은 왜 페이퍼에 레미제라블을 넣으신걸까..왜 그 동영상을 올려두신걸까.. 하아-)
아!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어. 그래서 무척 슬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