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왜 집에서는 책만 펴면 졸릴까? 에라이, 잠이나 잘까 하고 누웠는데 잠이 안온다. 그런데 책을 다시 펴면 졸립고.. 시간을 보니 아홉시가 좀 넘어있었다. 그래, 책도 안 읽히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이나 보자, 하고 나는 TV 를 켰다. 

어제도 안보고 오늘도 처음부터 안봐서 또 그동안의 스토리를 모르지만(난 드라마 중독 안되는 여자사람 ㅎㅎ 멋져!) 어쨌든 김현주랑 이유리가 싸워서 사이가 안좋고, 김현주는 김태우(이름이 맞나;;)를 만나 순대국집에 술을 마시러 간다. 이유리는 김석훈에게 자기를 출판사 직원으로 뽑아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 순대국집으로 간다. 한껏 차려입고서.  

김석훈은 쫀쫀하고 고지식한 사람이다. 입에 발린 말을 할 줄도 모르고, 매너는 있되 여자들에게 아닌건 아니라고 말 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가 그런 남자인게 무척 좋은데, 이번회에는 그런 모습을 절정으로 보여준다. 김태우가 술에 취하고 김현주가  '내 동행이니 내가 책임지겠다' 고 말하고 그를 데리고 나간다. 김석훈은 보다 못해 따라 나가서 자기가 그를 보내겠다고 말하며 김현주에게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김현주는 됐다고 말하고, 김석훈은 하지 말라는건 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더니 결국 김태우를 택시 태워 보내고, 김현주가 대리운전을 부를까를 고민한다고 하니 자신이 운전해서 데려다주겠다고 한다. 그때의 그에게는 순대국집에서 자신을 만나러 왔다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리는 안중에도 없었다. 김현주는 김석훈에게 이를 상기시키고 내가 알아서 갈테니 그녀에게 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김석훈은 김현주의 옆자리에 앉아 이유리에게 전화를 걸어 용건을 간단히 말한뒤에, 나는 그곳에 돌아가지 않으니 기다리지 말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김현주를 데려다준다. 아우, 내가 김현주였다면 이때 마음에 안정과 평화가 찾아오지 않았을까. 피스- 

김현주를 데려다주고 난 김석훈이, 김현주에게 말한다. 앞으로는 술친구가 필요하면 그녀석 부르지 말고 나를 부르라고. 아니, '술'자를 빼도 된다고.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그러자 김현주는 친구가 인디언말로 뭔줄 아느냐고 묻는다. 김석훈은 모른다고 한다. 김현주가 얘기한다.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에요.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갈 수 있겠어요?" 

그랬다. 김현주는 요즘 많이 슬펐다. 힘들었다. 김현주에게 필요한건 정말로 자신의 편이 되어줄만한, 슬픔을 함께 나누어줄 만한 사람이었다. 절실했다. 이유리의 심정이야 모르는바 아니지만, 나는 김현주가 너무 불쌍해서 김석훈의 대답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김석훈이 그래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고.... 가 봅시다. 그래봅시다." 

라고 김석훈은 김현주에게 얘기한다. 김현주는 놀란다. 그렇게 말하는 김석훈도 두근두근하지 않았을까. 나는 이 드라마를 꼬박꼬박 본게 아니어서 김석훈이 김현주와 이유리가 병원에서 어릴때 바뀌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모르겠다. 그걸 알기 때문에 힘이 되어주고 싶은건지, 모르는데 김현주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김석훈은 김현주를 보고 김현주를 신경쓴다. 그리고 이제는, 드디어, 김현주의 슬픔을 등에 지고 가겠다고, 그러겠다고 얘기한다. 그런 얘기를 듣는 김현주라니, 오, 신이시여!  

무엇보다 나는 김석훈이 김현주를 신경쓰는 이 때에, 김현주에게 잘 해주고 싶고 김현주에 대해 마음을 굳혀가는 이 때에, 이유리에게 신경쓰지 않아서 좋다. 김석훈은 이유리에게 공정하려고 할 뿐 사적인 관심은 없다. 인간적으로 도움을 줘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녀에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이유리는 김석훈의 안중에 없다. 이유리는 자신이 갖고 싶어하는 모든걸 김현주가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 치를 떨겠지만, 그래서 점점 더 비열해지겠지만, 아마 앞으로 김석훈을 갖기 위해 무엇이든 할테지만, 김석훈은 흔들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괜히 웃으며 이유리에게 잘해주지 말았으면, 이유리에게 친절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유리에게 다정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유리에게 전화 걸지도 말고, 이유리의 전화를 받는다면 업무적으로 용건만 간단히 하고 끊었으면 좋겠다. 미적지근한 태도로 이유리에게 희망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현주를 신경쓴다면 내내 김현주에게만 신경 썼으면 좋겠다. 김현주로 하여금 '이유리는 신경쓰지 않아도 돼'라는 확신을 갖게 했으면 좋겠다. 이유리가 농담해도 잘 웃어주지 말고, 이유리가 눈물을 흘려도 그걸 닦아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유리가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줄 수는 있지만 거기에 빨간약은 발라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눈물을 닦아주고 농담에 웃어주고 이름을 불러주고 상처에 빨간 약을 발라주는 건 오로지 김현주에게만 해줬으면 좋겠다. 김석훈이 등에 슬픔을 지고가고자 할 때, 그 슬픔은 김현주의 것이기만을 원한다. 이유리의 슬픔은 이유리가 혹은 다른 사람이 지고 가도록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김석훈의 등에 김현주의 슬픔이 아닌 다른 사람의 슬픔은 얹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가 다른 여자에게는 친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그녀에게는. 

 

나는 TV를 켜는 대신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는 쪽이 나았을 것 같다. 괜히 TV 는 봐가지고 넷북을 켰고, 괜히 글을 썼고, 괜히 커피를 내렸고, 괜히 마늘빵을 데워 먹었잖아. 이 시간에 커피를 내려 마셨으니, 대체 이제 나는 뭘 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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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4-03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글은 최면요법같아요. 항상 과거의 뭔가가 떠오르거든요.;;
옛날에, 주변에 사귀는 걸 비밀로 하고 사귀었던 사람이 있었어요. 여러명의 모임에서 저랑 아주 가까운 친구(여자)가 취해가지고 제가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더니 위험하다며 그가 따라나서더군요. 택시에서 내렸는데, 그녀가 취해서 그런 건지, 평소에 그에게 맘이 있어서 그런 건지 그의 손을 잡더니 손이 참 따뜻하네. 하면서 그의 주머니 속으로 손을 쑥 밀어넣더군요. -_-; 다른 사람은 몰랐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는데 왜 그랬는지. 그 상황에서 '상대가 무안할까봐' 주머니 속에 잡은 손을 놓지 않고 꼭 잡고 있던 그도 황당하고, 그녀도 황당하더라구요. 그따위 배려는 달나라에 던져버렸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에게 좋은 남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나쁜 남자예요.
그와는 진즉에 헤어졌고 그녀와는 여전히 친구지만, 가끔 그 때가 생각이 나요. 이제는 잊자. 레드썬 -_-;

다락방 2011-04-03 22:4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남자들은 그딴 쓸데없는 배려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배려는 여자친구도 화나게 하고 배려를 받는 여자도 화나게 만들잖아요. 문나잇님의 상황에 제가 그 친구(여자)였다면, 저는 이 남자도 나에게 마음이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하게 되지 않겠어요? 그러면서 자꾸 테스트 해보고 싶고 접근하게 되고 말이죠. 그런데 나는 문나잇과 사귀니까 이러지마, 라고 그가 말한다면 나는 또 뭐가 되요? 남자들은 배려가 어떤건지 좀 제대로 알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여자에게 이런 배려를 해주고 저 여자에게 저런 배려를 해주고 미친 매너 다 작동해서 여기저기서 다 사랑받으면서 '내가 좋아하는건 너야' 라고 말하는건 신뢰 떨어지는 일이죠. 제가 그런 남자를 대체 어떻게 믿어야 합니까?
그래서 김석훈이 엄청 좋았어요. 저 드라마속에서요. 이유리는 아웃오브안중 이라는 걸 김현주 앞에서 확실히 보여줬으니까요. 흥!

마노아 2011-04-0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석훈이 김현주와 이유리가 뒤바뀐 것을 이미 알고 있어요. 이유리가 출판사로 찾아왔고, 그때 김현주가 자기 오빠한테 그 사실을 얘기하는 걸 같이 듣는데, 사실은 그 전에 술자리에서 김현주가 이미 말한 것 같아요. 정황상. 그래서 청계천을 거닐며 피곤함으로 인해 아무 생각 없이 푹 잠들기를 바라기도 했죠.
암튼, 그게 문제가 아니라-나 오늘 이거 보면서 내내 다락방님 생각이 났어요. 다락방님이 지금 얘기한 부분은 모두 내가 보면서 다락방님이 이런 생각하겠다, 이 장면 좋아하겠다-하고 여긴 부분과 모두 겹쳐요. 아아...
나도 그래요. 드림하이에서 수지가 그런 얘기를 했거든요. 그건 매너가 아니라 어장관리라구요. 매너랍시고 사람 헷갈리게 만들면서 괜히 친절하지 말고 자기가 신경쓰는 사람에게만 잘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이 드라마의 김석훈은 완소 캐릭터지만, 그넘의 얼굴 때문에 볼 때마다 옛 생각이 나서 한숨이 나요. 후아....

다락방 2011-04-03 22:48   좋아요 0 | URL
아, 반짝반짝 빛나는의 저 부분 보면서 제가 좋아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마노아님 말고도 1人 더 계셨습니다. 저란 여자는 빤히 드러나는 취향을 갖고 있는거죠. ㅎㅎ 저 완전 이 페이퍼는 그 친구 말대로 '한정원빙의' 되서 썼네요. 사실 저런 경우 대부분의 남자들은 열나 다정하게 '어장관리'에 여념없잖아요. 그런놈들은 나도 싫어요. 그런 놈들을 어떻게 내가 믿고 좋아할 수 있겠습니까. 제발 다른 여자들에게 신경쓰는 그 수많은 촉수들을 다 거두어 들이고 육체와 영혼이 하나 되어 한명에게만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나는 그에게 특별하고 유일한 여자가 되고 싶지, 이여자저여자중 여자7 뭐 이런게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어장관리를 매너나 배려라고 생각하는 쓸데없는 아메바같은 남자들을 나도 좋아하지 않겠어요. 흥!!
김석훈도 알고 있군요! 김석훈이 알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석훈이 김현주의 친구가 되어줬으면 좋겠어요. 아, 정말 좋은 친구요. 김현주를 유일한 여자인듯 대해주었으면 좋겠어요.

2011-04-03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3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tty 2011-04-04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글 읽으면서 옛날 생각 ㅋㅋㅋ 진짜 신기하네요 모두들 옛날 생각 ㅎㅎ
대학 때 친하던 남자사람 친구가 있었는데 워낙 매너도 좋고 잘해주고 하길래 그런 애인줄 알았어요. 어느날 사귀자는 얘기가 나왔는데 저런 위아더 월드;; 타입은 피곤하다 싶기도 하고 당시 좀 오래 사귀던 남친이랑 막 헤어진 터라 당분간 연애 생각도 없고 해서 한 칼에 잘랐고 자연스럽게 멀어졌는데 나중에 주변 친구들에게 들으니 원래 쌀쌀맞기로 유명한 애라며 제가 없으면 인간이 달라진다고 -_-; 저한테만 유독 잘했는데 제가 원래 눈치라곤 약에 쓰려고 해도 없어;; 전혀 모른다며 저랑 걔랑 둘이 쌍으로 주변 사람들 입에 엄청 오르내렸다 하더군요 ㅋㅋ 다른 여자한테도 다 잘해주는 남자는 좀 싫어요 그쵸? ㅋㅋ 아메바라니 주옥같은 표현입니다 ㅋㅋ

다락방 2011-04-04 14:27   좋아요 0 | URL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는 예민한 사람들이 종종 자신에게 향한 감정에는 무딘 경우가 있어요. 혹시 키티님도 다른 사람들의 묘한 분위기는 잘 짐작하시는 편이신가요?
네, 키티님. 이여자 저여자한테도 잘해주는거 정말 싫어요. 그러면서도 넌 특별해, 라고 얘기를 해서 나는 정말 특별한가, 하고 착각하게 만들기도 하는 남자들은 정말 밥맛이죠. 아 쓰다보니 갑자기 열 뻗쳐서 잠깐 멈칫 했어요. 눈앞에 영상들이 갑자기 막 스쳐지나갔..어요. 아 욕나오네 ㅠㅠ
제가 페이퍼에 쓴대로, 저를 좋아한다면 다른 여자들한테는 제발 다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여자들은 아웃오브안중이야, 라는걸 확실하게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전 아메바가 아니라 더 심한 욕을 127개쯤 더 쓰고 싶지만 참고 있습니다. 교양있는 척 하려구요. 어휴.

Kitty 2011-04-04 22:34   좋아요 0 | URL
헐 맞아요 제가 딱 그래요!!!! 그런 분위기 귀신같이 눈치채서 왕년(?)에는 연애상담셔틀 깨나 했는데요...
정작 제 일이 되면 잘 모르겠더라고요...머 다 옛날 얘기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말씀 들으니 또 생각나는 일이 있네요. 한참 헤어진다 만다 하고 있는데 전화를 했더니 제일 친한 여자사람 친구에게 연애 상담을 하고 있더라고요. 미친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왜 바로 헤어지지 않았는지 몰라요 아유 분해!!!! 어차피 나중에 헤어졌지만요 ㅋㅋㅋ 하긴 저한테 줄 반지도 그 여자사람 친구랑 사러 갔었다는데 그 여자사람 친구가 골라준 사이즈가 안맞아서 바꾸는데 무려 두 달 걸렸어요!!! 아 생각하다 보니 새삼 진짜 열받네요. 세월이 지나도 화가 가시지 않는 일도 있군요 ㅎㅎ

Kitty 2011-04-04 22:38   좋아요 0 | URL
우리 언제 여자들끼리 모여서 분위기 좋은 바에서 이런 얘기 실컷해봤으면 좋겠어요!!!
가까운 친구들 이야기는 이미 구구절절히 다 알고 있어서 신선한 이야기가 필요해요!!! ㅋㅋ



다락방 2011-04-05 15:01   좋아요 0 | URL
그게 원래 다른 사람의 상황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본인 감정은 무시하고, 남들 연애감정 캐치 잘 하는 사람이 본인한테 다가온 사람은 잘 못알아보고 뭐 그러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누가 누구 좋아하는지, 어떤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지 이런거 캐치 쑝쑝 잘해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누가 저한테 좋다고 해도 그게 어떻게 좋다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마치 뇌 없는 여자 같아요. 하하하하. 라고 웃고 보니 슬프네요, 어쩐지.
가까운 친구들 이야기는 죄다 결혼한 애들이라 남편 얘기랑 자식 얘기만 해서 저는 결혼한 친구들을 싹둑싹둑 끊어내고 있어요. 그랬더니 남는 친구가 없어요. 키티님 말씀대로 신선하게 알라딘 노처녀들 모아가지고 술판 한번 벌려야 겠어요. ㅋㅋㅋㅋ 신난다. ㅎㅎㅎ 바베큐파티..라도 해야하나. 음, 그러면 어쩐지 총각들을 불러 모으고 싶어지는데.. ( '')

저도 제 남자친구가 완전 친한 여자사람친구랑 같이 쇼핑하고 운동하고 놀러다니는 걸 봤는데, 그 여자는 나름대로 저랑 친한 사이였는데, 여간 거슬리는게 아니더라구요. 이 남자는 저 때문에 생긴 고민도 다 그 여자한테 말하고 조언을 얻곤 하더라구요. 너무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그래서 한번은 얘기했어요.

"그여자 만난거, 나한테 얘기하지마. 기분이 나빠져." 라고요.

그랬더니 알아듣고 그 뒤로 만나질 않더라구요. 그여자는 자기 남자친구 있었는데 제 남자친구를 더 많이 만나고 여기저기 델꾸 댕기고 그랬어요. 지금 생각하니까 둘다 재수없네요. 지들 둘이 살것이지. -_-

무해한모리군 2011-04-0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유부단한 남자는 정말 싫어요.
사랑이 시작될 즈음의 모습은 너무 좋아요.
저도 이 드라마 봐야할까봐요!

다락방 2011-04-04 14:28   좋아요 0 | URL
저는 볼 때마다 이 드라마가 저를 건드려서 미치겠네요. ㅎㅎ
보지 말아야지. 이게 뭡니까, 드라마에 푹 빠져가지고 공감이익 이백프로. 한정원(김현주) 빙의되서 글쓰고.. 하하하하
이유리가 방해하는 꼴은 보기 싫지만 김석훈이 꿋꿋한 모습을 보고 싶어요.

Mephistopheles 2011-04-0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이유리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다락방님에게 미움을 한껏 받고 있을까요...??

다락방 2011-04-04 14:29   좋아요 0 | URL
다른 여자를 좋아하고 있는 남자에게 집적대고 있잖아요!!(마치 나에게 일어난 일이라는 듯 몹시 화낸다.) 이유리가 밉다기 보다는 '김석훈에게 자꾸 비집고 들어가려는 이유리' 가 싫어요. -_-

섬사이 2011-04-04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유리가 넘어져도 빨간약은 물론이고 일으켜주지도 말아야한다고 봐요, 나는.
어른이라면 넘어져도 혼자 일어날 수 있거든요. 암요!~

다락방 2011-04-04 14:30   좋아요 0 | URL
(매우 세차게)끄덕끄덕. 맞습니다. 그래요, 섬사이님. 다만 김석훈의 경우 워낙 깍듯한 사람이라 넘어진 여자를 모른척 지나가지를 못할 것 같아서 저의 어떤 한계를 잡아놓은 거에요. 봐줄 수 있는 한계. 그래, 일으켜주는 건 너의 휴머니즘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빨간약 까지 발라주면 콱 죽어버리겠어! 뭐, 이런거죠. 제 마음은 실상, 넘어지든 말든 그가 모른척해주기를 바란답니다. 그렇지만 휴머니즘 ㅜㅡ

2011-04-04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1-04-04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에 추천 + 위에달린 주옥같은 댓글들에 추천!!!!!!


아오, 이 드라마 봐야되나..( ")

다락방 2011-04-04 14:35   좋아요 0 | URL
레와님도 댓글로 사연을 풀어놔 보세요. 제가 상담해 드릴게요. ㅎㅎ

따라쟁이 2011-04-04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슬픔을 짊어지게 하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그 사람의 슬픔을 짊어져주고 싶은 사람은 있군요. 가령.. 현빈이라든가... ^^ ;;;;

다락방 2011-04-04 16:17   좋아요 0 | URL
전 누군가에게 슬픔을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남자가 없나봐요. -0-

새초롬너구리 2011-04-04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김석훈이 바로 그러자 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예전같으면 사랑에 온통빠져 맹목적이고 정열적으로 대답하는게 좋았갰지만 신중한 대답처럼 들려 너무 든든했어요 미리 차안에서 들어도 상관없이 전화한 부분도 좋었구요 ㅎㅎ 아주 콕 찝어주시는군요 핵심포인트를. 아 저도 매너랍시고 틈새를 주는 사람이 아닌 나무같이 기댈수 있는 남주를 보고싶네요 보면 편안해지는

다락방 2011-04-04 17:36   좋아요 0 | URL
우아어우 새초롬너구리님, 그러니까요. 김현주가 들어도 상관없는 그런 통화인거잖아요. 그래서 그 차안에서 전화한거요. 정말 좋았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바로 그자리에서 그럴게요, 라고 하지 않은것도 신중한듯 하고 무게있게 느껴져서 좋았어요. 믿어도 되는, 신뢰해도 되는 그런 남자라는 느낌이 오잖아요. 든든한 남자였어요, 그 드라마속에서의 김석훈은. 차 안에서 김현주 들어도 상관없는 통화를 하는거, 거기서 나는 돌아가지 않으니 기다리지 마요, 라고 용건만 말하고 끊은거, 진짜 사랑할만해요. 저는 그 때 안정감을 느꼈을거에요. 확신을 느꼈겠죠. 이 남자라면 됐다, 싶기도 했을거에요.

그런데 이유리가 앞으로 가만있지 않겠죠. 짜증나요. ㅜㅡ

새초롬너구리 2011-04-04 19:5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근데 과연 슬픔을 대신 짊어질 것까진 아니라도 기쁨과 슬픔을 나눌 친구가 어린 시절이후 머리커서 만날 수 있을까요...

다락방 2011-04-05 10:04   좋아요 0 | URL
저도 친구가 없어요, 새초롬너구리님. ㅜㅜ
제 남동생도 제게 '누나는 좋게 말하면 아웃사이더고 솔직히 말하면 왕따지' 라는 말을 대학때부터 했어요. 흑 ㅜㅡ

pjy 2011-04-04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드라마에 중독되지 않는 여자사람입니다~ 만 주워듣는게 많아서 대충 스토리는 압니다~
저는 속마음은 전혀 이유리를 인정하고 싶지 않으면서 은근 착한척하는 김현주가 짜증나요ㅋㅋ

다락방 2011-04-05 10:16   좋아요 0 | URL
착한척 하는게 아니라 제가 볼 때는 그렇게 해야 모두가 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요. 제가 김현주였어도 그랬을 것 같아요. 그동안 김현주는 부족한 것 없이 살아왔고, 그런 입장에서 표독스럽게 난 너 인정못해, 이건 다 내건데 왜 갑자기 나타났어, 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리고 이제는 김현주도 더 이상 이유리를 그냥 견디려고만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저는 그보다는 이유리가 '힘들어하면서도' 굳이 비열한 길로 가서 그 자리에 있으려고 하는것 같아서 오히려 안타까워요. 비열해지지 않아도 누릴 수 있을텐데 말이지요.

루쉰P 2011-04-04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항상 다락방님의 글을 읽다 보면 남자로서 어떻게 해야지만이 여자의 진정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그 심리를 여실히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락방님의 지적대로 대부분의 남자는 이 여자, 저 여자 눈길 주다가 진정한 사랑도 놓치고 마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그 사랑도 온지도 모르고요. 완전 한 여성에 몰입해 주고 다른 여자에게는 단 1%의 희망도 주지 않는 날카로운 칼날과 같은 남성! 내 여자는 그 매서운 칼날로 상대방을 쓰러뜨리며 지켜주고 다른 여자는 그 매서운 칼날로 단 한번의 눈길조차 주지 않고 서리발 같이 대하는 것!!! 흠...완전 팍팍 와닿네요. 불 타오르네요. 미리 연습한다는 차원에서 전 그 어떤 여성에게도 1%의 희망도 주지 않는 매서움을 보여 주고 말겠어요! 아..물론 저에게 그런 희망을 바라는 사람은 아직 없지만요..연습은 미리 해 놔야죠. 푸하하하!

다락방 2011-04-05 14:55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 그 어떤 여성에게도 1프로의 희망도 주지 않는 매서움을, 그래서, 보여주고 계십니까, 루쉰님? 하하하하. 주변을 둘러보세요. 어쩌면 그런 희망을 바라는 여성이 눈 반짝거리며 루쉰님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몰라요. 담벼락에 몰래 숨어서 훔쳐보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런일은, 당사자는 알 수 없을때도 있으니까요.
그나저나, 여자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아셨다니 이제 진정한 사랑을 받는 일만이 남아있군요. 화이팅입니다.

blanca 2011-04-0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이거 완전 동감 또 동감해요. 저 이 드라마의 김석훈에 완전히 빠져서 제가 김현주인 걸로 착각하며 보잖아요 ㅋㅋㅋ 아, 친구, 가 봅시다. 아! 다락방님 나 이 대목들 보면서 몰입했던 게 혼자가 아니었군요. 눈물나게 기뻐요!! 앞으로 <반짝반짝 빛나는>를 보는 맘이 외롭지 않겠어요.

다락방 2011-04-05 14:56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저는 김현주가 분한 '한정원'역에 빙의되어서 이 글을 쓰게 된게 아닙니까. 하하하하. 우리 앞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볼때마다 서로를 생각하도록 합시다, 블랑카님. 아우, 김석훈, 진지한 캐릭터 무척 마음에 들어요. 그는 여자를 허투로 사귀지 않을 것 같아요. 하트가 샘솟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