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에 한 빌딩 앞을 어슬렁 거리는 검은고양이를 보았다. 나는 원래 고양이를 안좋아하는데 검은고양이는 특히 더 무서운것 같다. 근데 무서운데, 뭐랄까, 그래서 더 매력있는 것 같달까. 포의 소설도 생각나고. 동료를 길에서 만나 같이 출근하면서 검정색 고양이 말고 다른거 있잖아, 고양이과 동물, 그것도 엄청 멋있지 않어? 라고 말하고 그 동물이 무엇인지 생각이 안나 둘이 계속 끙끙댔는데 사무실에 와서야 생각났다. 흑표범.
악 무서워. 근데 정말 멋있는것 같다. 역시 동물은 맹수여야 해. 으르렁- 거리는. 난 왜 으르렁, 어흥, 하면 다 좋을까? 난 막 누가 나한테 으르렁 이라고 말하면 기절할 것 같다 너무 좋아서. 변태끼가 있나..흐음. 아, 암튼 그런데 내가 이 동물을 어디서 보고 알게 된거지 라고 생각하다가, '나스타샤 킨스키'의 『캣피플』이었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아주아주아주아주 오래전에 봐서, 그러니까 중학교때 였나, 그래서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그 영화속의 변신동물도 흑표범이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참 독특하다. 영화속의 여자는 변신인간, 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사람인데 다른 인간 남자와 사랑하여 성관계를 맺으면 표범으로 변한다. 그리고 표범으로 변해서는 근친 표범과 성관계를 하면 다시 인간이 된다. 난 어린 나이에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제대로 이해하는건가 싶을 정도로 놀랐었다.
캣피플, 하면 자연스레 이 책이 떠오르는데, 책속에는 감옥에 갇힌 두 남자가 나오고, 한 남자가 다른 한 남자에게 영화 얘기를 들려준다. 그때 내가 아는 영화가 나오길래 오, 이것은 캣피플! 했던거다. 이 책속의 주인공이 이 영화를 봤다는걸 책으로 읽으면서도 나는 자꾸만 캣피플이 거미여인의 키스보다 나중에 나왔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캣피플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영화가 하나 더 있다.
'안느 빠릴로' 주연의 1992년작 『미녀 드라큐라』가 그것인데, 이 영화가 2000년에 나왔던 『드라큐라2000』(← 이 영화 재미없음;;)보다, 2002년에 나온『퀸 오브 뱀파이어』보다 재미있다. 영화속에서 미녀 드라큐라가 남자 형사랑 한 팀이 되어 나쁜 드라큐라를 잡아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미녀 드라큐라와 남자 형사는 모텔에서 한 침대에 눕게 되는거다. 이때부터 웃긴데, 둘다 서로에게 호감이 있고 그러니 잠을 쉽게 잘 수 없고 그런 상황이 펼쳐지는데, 남자는 이 여자를 너무 안고 싶지만 드라큐라라 무서워서 쫄고 있는거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여자도 그걸 알고 너를 해치지 않을거지만 걱정되면 내 팔에 수갑을 채우라고 하고, 남자는 수갑을 채우고 그녀를 안는다. 아 놔 ㅋㅋㅋㅋㅋ찌질해..... ㅋㅋㅋㅋㅋ 그치만 이해할 수 있어. ㅋㅋㅋㅋㅋ
앗, 또 그러다보니 생각나는 (아 놔. 일해야 되는데 왜 자꾸 막 생각나 ㅠㅠ) 책, 『히스토리언』
이 책에도 드라큘라 얘기가 나오는데 엄청 재미있는거다. 드라큘라의 피가 흐르는 여인 얘기도 나오고. 암튼 엄청 푹 빠져서 읽었더랬는데, 나원참, 내가 아는 드라큐라중 가장 시시한 '드라큐라의 죽음'이 이 책 속에 있다. 김빠져... 결말에 가기 까지는 재미있었는데. 쩝. 그런데 알라딘의 다른 리뷰들을 보니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나처럼 재미있게 느끼지 않은 듯. 아 나는 왜이렇게 재미있었지?
문득 생각났다. 내가 왜 표범이며 드라큘라를 생각하는지. 그 이유는 어제 보름달을 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