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앤드류스'의 『다락방의 꽃들』에 나오는 남자주인공 '크리스'를 사춘기 시절 내내 사랑했었다. 내 마음대로 얼굴을 상상하고 매일 생각하니 꿈에도 나오곤 했었다. 그 후에 사랑한 남자주인공은  '마리 스탠판드 바이트'의『올훼스의 창』에 나오는 크라우스였다. 나는 이 책을 소설로 읽었는데 만화가 원작이란다. 어쨌든 크라우스를 또 어찌나 사랑했는지, 그가 어느날 유리우스에게 '너에게선 피 냄새가 나.' 라고 말했던 것이 내내 기억난다. 나는 어쩌면 창 밖으로 크라우스를 만날 수 있진 않을까 하는 사춘기 소녀다운 환상에 젖어 살곤 했다. 그 후에는 시간이 한참 흘러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의 레오를 사랑했다. 레오는 가끔 어리석고 얄미우며 표독스럽게 변하기까지 하는 에미를 다 받아준다. 당신은 어떻게 키스를 하냐는 에미의 물음에 글 쓰는 것 처럼 한다는 레오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크리스도, 크라우스도 다 잊고 레오에게만 올인하고 있었는데, 

 아 됐다, 왜 레오를 사랑하기를 멈추었는지는 패쓰하자. 여자가 남자를 포기하는 이유를 설명해 무엇하랴. 구질구질하다. 

이런 황무지같은 내 마음에 판탈레온이 찾아왔다. 나의 마음은 황무지 차가운 바람만 불고 풀 한포기 나지 않는 그런 황무지였어요, 라는 노래가사가 내내 떠오르는 내게 판탈레온이, 판탈레온이, 판탈레온이 찾아왔다.      

 

 

 

 

 

 

 

로 진행되는 페이퍼를 작성해 놓았는데 차마 공개하지 못하고 비공개로 감춰두었다. 왜냐하면 너무, 

개인적이어서, 은밀해서, 구질구질해서, 찌질해서, 그리고 지독하게도 사랑을 고백해서. 이건 뭐, 판탈레온에게 푹 빠져 정신을 차릴수가 없더라. 이 남자를 내가 구해내야 한다. 이 남자를 내가 데리고 와야 한다. 이 남자를 군대에서, 페루에서, 그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에게서 데리고 도망쳐야 한다. 나는 그런 미친 사명감에 불타올랐다. 그리고 외딴섬에 가서 둘이 사는거다. 그러나 판탈레온은 만족하지 못할거다.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만 군대로 돌아가고 싶어할거다. 군복을 꺼내어 입으려고 할거다. 말없이 보내줘야지, 그래요 그래야 당신이 행복하다면 가요, 라고 정말로 울지도 않고 떼쓰지도 않고 보내줘야지. 그렇지만 언제든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돌아와요. 나는 당신 아내처럼 당신을 떠나지 않아요, 나는 미스브라질처럼 당신을 지겨워하지도 않을거에요. 내내 여기에 있을거에요. 아무데도 가지 않아요. 당신을 사랑해요.

이쯤만, 페이퍼에 쓰기로 한다.   

  

틈틈이 '신디 메스턴'과 '데이비드 버스'의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를 읽고 있는데, 이 책 너무 재미있다. 그러니까 뭐 성이나 섹스의 심리라든거에 대해 새롭게 뭔가를 깨닫게 된다거나 지적 허영심을 충족시켜준다거나 하지는 않는데, 이거 뭐 원서가 원래 이런건지 번역이 이런건지 단어 선택이 예술이다.  

 

 

 

 

 

 

 

문장을 보다가 뿜기를 수차례. 일례로 어제 읽다가 낄낄거린 부분은 이렇다. 여성들이 자기 몸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잡지나 패션모델들 같은 몸매를 타고날 비율은 전체 여성의 5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하면서, 

가십 및 패션 주간지들을 도배하다시피 하는, 어깨뼈가 스웨터를 찢고 나올 것 같은 비쩍 마른 영화배우 사진들을 보며 한 페미니스트 웹사이트는 "불가능한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했다. (pp.284-285) 

아, 완전 만족스러워. 어깨뼈가 스웨터를 찢고 나올 것 같은, 이라니! 눈물나 ㅠㅠ 내 어깨뼈는 절대로 스웨터를 찢을 일이 없다. 좀 더 솔직해지자면 나는 나에게 어깨뼈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척추는 없는 것 같고 ;; 일전에 목욕탕에 갔을때 등을 구부린 여동생의 척추뼈를 보며 소스라치게 놀라서는 그 뼈들을 만지며 물었었다. 야, 이게 뭐야? 그러자 여동생은 척추지, 바보야? 척추 몰라? 아, 이게 척추구나. 난 몰랐어. 난 없거등. 그러자 여동생이 언니 척추가 없어? 한다. 나는 응, 없어...라고 답했지. 여동생은 언니도 척추 있어, 라고 말했다. 다만 만져지지 않을 뿐... 

이 책에 재미있는 표현이 아주 많아서 (심지어 개새끼라는 말도 나온다!) 다 읽고 나면 따로 페이퍼를 써 볼 참이다. 아 이 책 정말 ㅠㅠ 웃겨 ㅠㅠ 

 

오늘 아침 내가 내린 커피향은 온전히 판탈레온에게 보낸다. 다른 사람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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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10-2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갑자기 급호기심 발동입니다. 판탈레온!!! 다락방님께서 올인하시는 그 남자가 도대체 누구란 말입니까!!! 장바구니로 던져넣었어요. ^^

다락방 2010-10-22 10:41   좋아요 0 | URL
그는 맡은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에요. 사람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는 사람이죠. 그를 조금쯤 대충대충 살게 해주고 싶어요. 옆에서 좀 대충 살아도 된다고 다정하게 말해주고 싶어요. ㅠㅠ

레와 2010-10-22 13:30   좋아요 0 | URL
나는 다락방에게 조금쯤 대충대충 살라고.. 말해줄게요.
응!

다락방 2010-10-22 13:36   좋아요 0 | URL
나 완전 대충대충 사는거 레와님이 제일 잘 알잖아요! 대충대충 대충대충 ㅎㅎ

Forgettable. 2010-10-22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영화처럼 장면 왔다갔다 하잖아요. 근데 그 사이에 뭐 띄어쓰기 이런 것도 없잖아요. 그래서 전 읽기 너무 힘들던데.. ㅠㅠ
암튼 판탈레온같은 남자 좋아하지 말아요.

다락방 2010-10-22 10:44   좋아요 0 | URL
나도 처음에 읽기 힘들더라구요. 왔다갔다 하는데 그 사이에 공백이 없어서. 그런데 읽다보니 괜찮아졌어요. 군대가, 페루가, 그의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너무 가혹해요. 그를 그렇게 두면 안되는거잖아요. 자기들이 그에게 그런 임무를 줘놓고 또 너무 잘했다고 내치려고 하잖아요. 다들 너무 꼴도보기 싫어요. 내가 데리고 오고 싶어졌어요. 니네, 이사람한테 너무 가혹해, 하면서 데리고 도망치고 싶었어요. 그를 구하고 싶어요!

마노아 2010-10-2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새엄마 찬양'을 신청해 놓았더니 도착했다고 빌려가라고 문자가 왔어요. 그런데 이 책이 더 땡겨버리지 어쩌나요. 이번에 도망자 보면서 이나영의 어깨라인과 쇄골에 반했어요. 평생토록 그런 라인은 가져본 적이 없지만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아 대리만족이나 해야겠어요. 아아, 오늘도 자학으로 마무리라니..ㅜ.ㅜ

다락방 2010-10-22 10:46   좋아요 0 | URL
일단 가볍게 [새엄마 찬양]을 먼저 보도록 해요, 마노아님.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는 위에 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문장이 띄어지지 않은채로 장면이 자꾸 바뀌어서 좀 어려울지도 몰라요. 일단 가볍게 [새엄마 찬양]으로 온 몸을 훅끈거리게 만든 다음에, 감정을 다잡고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를 보도록 해요. 그리고 나의 판탈레온에게 당신은 잘못한게 없다고 좀 말해줘요.

저는 며칠전에 본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에서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원피스 입은거 보고 완전 쑝 가가지고 바로 저것이 여자의 라인이다, 싶었는데, 제게는 아마 다음생에서나 가능할 것 같아요. ㅠㅠ 다음생에도 인간여자로 태어난다면 말입니다. 돼지말고. ㅠㅠ

기억의집 2010-10-22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기 무지 힘들지요. 저는 다락방님처럼 그렇게 판대령이 매력적이지 않았는데...흐흐

락방님, 너무 돼지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자학하는 것 같단 말이에요^^ 전 지금의 유머스럽고 솔직한 락방님만으로 충분해요. 어께 쇄골이라뇨? 그거 다 말라깽이들한테 줘 버리세요^^

다락방 2010-10-22 10:58   좋아요 0 | URL
네 처음에 읽기 너무 힘들었어요. 어 왜 갑자기 이사람이 등장하지? 하면서 편집의 오류인가 싶다가. 하핫.
판탈레온에게 기대고 마음 둘 곳이 필요해 보였어요. 그렇게 곧고 바르고 정직한 사람, 최선을 다해 맡은바 임무를 다하는 사람, 비밀이라고 하면 우직하게 그 비밀을 아내에게도 어머니에게도 지켜내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군대는 너무나 가혹한 임무를 줬죠. 그 일을 잘해내기 위해 그는 또 얼마나 노력했나요. 분석하고 연구하고 보고하고.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당연히 했고 또 아주 잘해냈어요. 그런데 그에게 돌아온 결과는 쓰디썼죠. 그의 옆에 그 모든걸 알고 있다고 다독여줄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데리고 도망치고 싶어요. ㅠㅠ

그러게요. 괜히 애꿎은 스웨터 어깨뼈로 구멍내면 안되니까 자학은 이쯤에서 그만둬야겠어요. 히히

다락방 2010-10-22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00, 총 100100

오, 무슨 숫자가 이래!! >.<

chika 2010-10-22 14:30   좋아요 0 | URL
오늘 113, 총 100113 방문

전 13을 좋아해요. 훗!

다락방 2010-10-22 14:42   좋아요 0 | URL
저도 13이란 숫자 좋아해요! ㅎㅎ

... 2010-10-22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가 남자를 포기하는 이유를 설명해 무엇하랴. 구질구질하다" ===> 오오오오옷, 다락방님 이 문장 너무 멋져요!!!

그러니까 판탈레온은 레오를 포기할 정도란 말인거죠? ㅎ 쿨하셔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0-10-22 15:13   좋아요 0 | URL
그게 뭐가 멋져요. 포기한건데, 찌질이처럼 ㅠㅠ

그게 근데 말이죠, 뭐라고 해야하나, 판탈레온이 레오를 포기할만큼 이냐고 물어보면, 답을 할 수가 없어요. 둘에 대한 내 사랑은 달라요. 레오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포기'한 것 뿐이에요. 사랑을 '멈추'기로 작정한거지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고. 판탈레온은, 옆에 있어주고 싶어요. 그 사람, 너무 맹렬하게 살아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일을 해내는데, 사람들은 그를 제대로 알려고 들질 않아요. 너무들해요 정말. ㅠㅠ 내가 아니까, 그런데 내가 아니까, 내가 안다고 해줘야 해요. 판탈레온은 그런 사람이에요, 나에게. 흑흑 ㅠㅠ

노이에자이트 2010-10-22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의 꽃들... 19금인 거 같던데...그게 은근히 유명해서 지금도 헌책방 돌아다니면서 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네요.저는 그 시리즈 중 <어제 뿌린 씨앗들>만 있어요.90년대 초반에서 중반에 인기가 있었죠.

다락방 2010-10-22 16:17   좋아요 0 | URL
저는 그거 다섯권 다 있어요. 움화화핫.

맞습니다, 노이에자이트님. 전 중학교 1학년때 그 책 읽고 성교육 했어요. 스스로. 작가가 실제로 갇혀서 은둔생활을 했다고 해서 꽤 충격받았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다른 작품들도 다 읽었거든요. 오도리나 라든가 헤븐이라든가 하는 책들이요. 그녀는 근친상간이라는 소재를 빼놓지 않더라구요. 다락방 시리즈는 지금도 가끔, 아주 가끔 들춰보곤 해요. 제가 만약 중학교때, 그 어린 나이에 만나지 않았다면 그때처럼 강한 인상을 받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책을 만나는 것도,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10-23 16:26   좋아요 0 | URL
예.작가가 어릴때 다쳐서 평생 장애인으로 지냈으니까요...여하튼 우리나라처럼 교조적인 인습주의가 교육인양 자행되는 곳에서 그런 작품이 인기를 얻었다는 게 신기합니다.청소년용으로 선전되어 중고교 도서관에서도 대출되었다고 하니까 역시 엄밀한 의미에서 검열이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10-10-23 23:03   좋아요 0 | URL
맞아요. 텔레비전에서 그 당시에 권장도서로 나왔던 게 기억나요. 그래서 반 친구가 샀던건지, 반 친구가 산게 먼저였던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예요. 전 작가가 굉장히 궁금해졌어요. 이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게 강한 인상을 남긴 작가인데, 어디가서 버지니아 앤드류스를 좋아한다고 말했었는데, 대체 그 작가의 삶은 어떤건지 엄청 궁금하더라구요. 누군가가 그녀의 삶이 어땠는지 연구해서 책을 좀 내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전기문도 자서전도 좋아하지 않는데 버지니아 앤드류스라면 읽어볼 의향이 있거든요. 다락방의 꽃들에서의 크리스는, 작가 본인의 로망이었던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10-24 14:55   좋아요 0 | URL
물론 무관심한 사람들이야 모르겠지만 다락방의 꽃을 읽은 90년대 한국청소년들 정서는 문화연구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까운 일본도 그렇지만 영어권에서는 정말 전기나 평전류가 발달해서, 작가들의 일생을 아주 꼼꼼이 다룬 전기가 정말 많더군요.앤드류스 전기도 틀림없이 나와 있을 겁니다.우리나라에선 전기가 별로 인기장르가 아니라서 번역이 안 되어 있으니 유감이지요.앤드류스도 작고한 지 20년이 훌쩍 넘었군요.

다락방 2010-10-24 18:0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앤드류스의 전기가 분명 나와있을 것 같다구요. 그냥 지나치기에는 그 작가가 써놓은 작품들은 지독하게 가슴 아프잖아요. 어쩌면 나와있을텐데 제가 읽을 수 없는 곳에 있는가봐요.
혹은 영어로 나와있다면 저는 영어공부를 해야만 읽을 수 있겠지요. 윽. 공부는 정말 싫은데.. ( '')

이 책을 읽은 어떤 사람이 써놓은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을 로맨스로 분류했더라구요. 로맨스 소설의 대표작 운운. 그러고보니 이 책을 읽었다는 사람은 다들 여자사람들이었어요. 다들 로맨스로 생각한걸까요, 이 소설을? 이 책의 분류는 어떻게 될까요, 노이에자이트님?

노이에자이트 2010-10-25 15:58   좋아요 0 | URL
남자들도 꽤 읽었을 걸요...굳이 분류하자면 약간 강도가 센 할리퀸 시리즈? 아니면 로맨스 소설이라 해도 좋겠죠.여하튼 80~90년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던 다른 로맨스 작가들, 예를 들어 다니엘 스틸이라든가...주디스 크란츠와는 다른 음습한 매력을 풍기는 작품을 썼다고 봅니다.

다락방 2010-10-25 16:18   좋아요 0 | URL
다니엘 스틸과 주디스 크란츠와는 완전히 다른 장르라고 생각했는데요, 전. 노이에자이트님도 이것을 로맨스로 분류하시는 군요. 저는 로맨스로 분류하지 않는데, 그렇다면 딱히 뭐라고 해야할지 알 수가 없어요.

그런데 남자들도 할리퀸도 읽고 로맨스도 읽는군요. 다니엘 스틸까지!

노이에자이트 2010-10-26 17:06   좋아요 0 | URL
뭐...공포엽기소설에 가까울 수도 있지요.다락방의 근친상간 운운하니 막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구요.그런데 막장은 아시겠지만 고전들 중에도 많아요.

그리고...여성취향의 다니엘 스틸인 건 맞지만 마초냄새 풍기는 안정효씨가 다니엘 스틸의 대표작인 <조야>를 번역했다는 사실! 일종의 로맨스 대하소설이지요.주디스 크란츠<데이지>도 대하소설 같은 골격을 갖고 있죠.재밌고 감동을 주면 됐지요.

다락방 2010-10-27 09:06   좋아요 0 | URL
전 막장이라고 생각은 안했는데요. 지금 생각해봐도 그걸 막장으로 생각할 순 없을것 같아요.

아니, 로맨스 소설의 번역을 ... 마초 냄새 풍기는 분이 번역을 했단 말입니까! 오, 놀랍습니다. 저는 다니엘 스틸의 소설은 읽어본게 별로 없어서(전 로맨스는 산드라 브라운이 최고라고 생각해서 말이죠) 잘 모르겠는데, 그 로맨스 소설도 하오체로 번역되어 있겠죠? 하하하하.

poptrash 2010-10-22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학교 다닐때 방학이면 이모집에 가곤 했는데 사촌누나들이 다락방의 꽃들을 돌려보곤 했어요(닥터스 도요). 어느 날인가는 도대체 무슨 책인가 큰누나의 책상 책꽂이에서 뽑아 볼라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누나가 손바닥을 찰싹 때리며 "너는 이런 거 보면 안돼"라고 했어요. 얼마나 서러웠는데요 엉엉

그러고보니 닥터스 뒷표지에 써있던 말도 생각나네요. 사람에게는 237개의 뼈가 있고(맞나?), 의대생들은 사랑을 나눌 때 조차 그 뼈를 하나하나 손으로 확인한다는 요지의 말이었는데... 그걸 보고 도대체 이게 뭐야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는 의대에 갈 수 없었던 걸까요?

다락방 2010-10-22 17:50   좋아요 0 | URL
365개의 뼈 아니었나요? 저는 365개의 뼈로 기억해서. ㅎㅎㅎㅎㅎ(이거 찾아봐야겠어요)

제 남동생은 군대가서 다락방의 꽃들을 읽었는데 읽고나서는 대체 그 소설을 왜 좋아하냐며 저한테 엄청 뭐라고 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전 오늘 진짜 엄청나게 술을 먹고 쓸쓸함에 쩔다가 집에 가는길에 혼자 우동을 먹고 싶은데, 오늘 저의 약속상대는 술을 먹고싶어하질 않네요. 아 약속장소에 나가기 싫어서 뭐라고 핑계라도 대고 싶은 심정이에요. 후딱 만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동네 놀이터에 앉아 캔맥주나 홀짝일까봐요. 아 정말 가을의 금요일밤이 이렇게 저물어가나요.

라고 쓰고보니 댓글이 산으로 가도 한참 갔네요.

기웃.. 2010-10-22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브론테님 블로그에 들렸다가 다락방님의 '밀레니엄' 글을 보고 기웃거려요. 왜냐면 오늘 밀레니엄 시리즈를 다 읽었거든요. 본 소감은 처음에 20000페이지가 넘어 -원서3권- 이것을 언제 읽을까 조금 주저하게 되었는데, 워낙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스티븐 킹 아저씨가 올해 강력 추천한 책이라 결국 열흘 조금 넘게 걸려 다 읽었죠. 읽는 동안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완전히 몰입해서 봤습니다. 작가가 죽기 전에 원래는 시리즈를 10부작으로 계획했다가 갑작스런 돌연사로 3부작 밖에 볼 수 없어 너무 아쉽기도 하고요. -작가의 머리 안에 다른 7개의 스토리가 어떻게 그리고 있었을지.. 정말 아쉽죠.- 여주인공으로 천재 해커가 나오는데요. 조금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딱 다락방님이 떠오르더군요.. ^^ 아마 즐거운 시간 되실겁니다.

다락방 2010-10-22 18:17   좋아요 0 | URL
아니, 기웃님. 여주인공으로 천재 해커가 나오는데 왜 제 생각이 나는걸까요? 저는 '천재'와도 '해커'와도 거리가 먼데 말입니다. 하하하핫
전 이미 사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문제는 1만2천원을 더 지르느냐 마느냐 하는겁니다. 오만원을 채워서 이천점 마일리지를 받을까 말까. 책을 사지 않기로 했으니 이것만 사고 말까. 이걸 아직도 갈등을 끝내지 못해서 내내 손톱만 물어뜯고 있습니다, 까지는 아니고 계속 갈등하고 있어요. 그런데 완전히 몰입하게 될 만한 소설이로군요! 네,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아, 이 댓글을 쓰는데 갑자기, 집에 있는 두꺼운 율리시스가 떠올라요. 올해안에 읽기로 결심했었는데..ㅠㅠ

브론테 2010-10-22 18:3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와, 기웃님 누구신지 궁금하다. 제 서재를 먼저 들르시고 다락방님 서재로 오셨다니, 그런 말도 안 되는 행로를 택하시는 분이 알라딘에 계시다니요... 놀라워요, 놀라워.

[밀레니엄]에 관한 의견은 저와 기웃님의 생각이 비슷하네요. 저도 다락방님께 그렇게 말씀드렸거든요 ^^
다락방님, 요사로 나머지 만 이천원치를 채우세요!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1, 2권 흣.

다락방 2010-10-23 23:04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 그게 왜 말이 안돼요!! 알라디너가 아닌 제 친구도 브론테님을 알던데요! 브론테님 서재를 수시로 들러 책 리스트를 업데이트 한대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브론테님은 꽤 매력적인 알라디너에요! 히히

저 진심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를 살까 어쩔까 고민하고 있어요. 이렇게 오만원을 채울까요? (아직도 안질렀음 ㅋㅋ)

2010-10-22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3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2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3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이조부 2010-10-24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책은 정말 살면서 지금까지 제 나이만큼의 굴욕과 수치를 추려보았는데 그 중에서 4가지 정도를

이야기 한거 같은데 하나씩 하나씩 할때마다 그 양반의 표정이 굳어가는걸 이제야 알게 됬어요.


2010-10-24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4 1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4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4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4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0-27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드라 브라운<화요일은 가고>는 거의 범죄수사물에 가깝지요.은근히 하드보일드 분위기고...아주 재밌었습니다.미국 루이지애나 주하면 그 소설이 떠오릅니다.그런 걸 보면 굳이 장르를 구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대중소설과 순수문학을 구분하는 것도 별로 찬성하지 않습니다.대중소설 중에도 아주 좋은 작품이 많지요.

다니엘 스틸 작품은 꽤 많이 구해놨어요.예전 최진실 씨가 20대 때 다니엘 스틸 번안한 연속극에 나온 적이 있지요.안정효 씨가 워낙 많은 작품을 번역했기 때문에 다양한 번역작이 있지요.하오체라...농담이시죠? 아직 왕성히 활동하는 작가인데...

<조야>를 다니엘 스틸의 대표작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요.영화로도 만들어졌고...스틸 작품은 방송에서도 드라마로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다락방 2010-10-27 17:17   좋아요 0 | URL
저는 최근의 로맨스 소설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제가 읽은 번역된 로맨스 소설들은 거의 대부분이 하오체였어요. 여자주인공은 남자주인공에게 높임말을 쓰고 남자주인공은 여자주인공에게 언제나 ~했소, ~하오 라고 얘기했거든요. 요즘에는 그런식으로 번역되지 않는가보죠? 하오체 번역은 농담이 아니었어요!
산드라 브라운은 [프렌치 실크]나, [위험한 특종]도 말씀하신 범죄수사물에 가깝네요. 아주 재미있어요. ㅎㅎ

노이에자이트 2010-10-27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렇던가요...제 것은 거의 남자는 반말 여자는 존대말로 번역되어 있네요.아마 하오체는 왜 여자는 남자에게 존대말을 해야 하느냐는 항의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방편이 아닐까요.

요즘도 할리퀸 시리즈가 나오는지 모르겠어요.사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작가들도 우리나라에선 이제 추억의 작가들이죠. 요즘 눈에 확 띄는 로맨스 작가로 누가 있나요?

다락방 2010-10-27 17:57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최근 작가라면 줄리아 퀸 뿐인데, 줄리아 퀸의 작품 조차도 꽤 오래전에 번역된 것들이에요. [신사와 유리구두]가 아주 좋죠! 작가가 하버드 출신이라는데,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의 말싸움이 진짜 압권이에요. 유머감각이 아주 통통 거려서 재미있어요. 최근 작가인줄은 모르겠네요. 저는 요즘에도 가끔 보는 로맨스라고는 산드라 브라운이 전부여서요. 할리퀸 시리즈도 지금 나오는지는 전혀 모르겠네요. 저도 고등학교때 교과서에 숨겨서 보다가 선생님한테 들켰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ㅎㅎ

노이에자이트 2010-10-2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산드라 브라운 좋아하시는구나! 할리퀸의 추억이라...아...저녁 일할 시간이 다가왔네요.그럼 이만...

다락방 2010-10-27 18:04   좋아요 0 | URL
저도 이만 퇴근을 하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0-28 15:20   좋아요 0 | URL
저는 저녁 일해야 하는 시간이 다락방 님 퇴근 시간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