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모기같은 놈 

 

                                             -다락방 

 

 

모기장을 치고 잤는데도
모기가 들어왔어
너는 모기같아
모기장 친 내 마음에도 들어왔지 

내 피를 쪽쪽 빨고 있을때 알았으면
때려 잡아 죽였을텐데
언제나 그렇듯이
물린뒤에야 알아챘어 

빨갛게 부어올랐고
너무나 간지러워서 박박 긁었어
괘씸해서 이놈의 모기 죽이리라 결심했는데 
내 피먹고 힘내서 도망갔나봐 

어디,
한번 더 물겠다고 달려들기만 해봐
살려두지 않겠어 

그래도 에프킬라는 못뿌리겠다
너라는 모기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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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0-10-2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기게 썼으니까, 웃기죠 ^^
모기 같은 놈이라니! 그건 들어도 괜히 웃음 나올 것 같은 말이에요.
오랜만에 올린 시, 너무 반가워요.

다락방 2010-10-20 13:23   좋아요 0 | URL
쪽쪽 이란 단어를 써써, 때려 잡아 죽인다고 해서 웃기다고 저는 생각했어요. 쓰면서 막 웃었어요. 아 웃겨, 나 이런거 왜 쓰고 있지, 하면서요. ㅎㅎ
저도 제가 오늘 시를 쓸 줄은 몰랐네요.

아치 2010-10-20 14:4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나만 웃긴가봐. 왠지 감상을 수정해야할 것 같고. ㅡ,ㅜ;;

다락방 2010-10-20 15:13   좋아요 0 | URL
아치 바보. 감상을 수정하는게 어딨어요. 그리고 웃긴거 맞아요. 나도 쓰다가 뿜었다니깐. 웃긴걸 봤으면 웃으면 되고 슬픈걸 봤으면 슬프면 되는거지.

아, 직딩 아치 마음에 쏙 들어요! 아치 계속 직딩해요, 응? 이렇게 업무시간에 댓글도 달고 완전 좋잖아! ㅠㅠ

웽스북스 2010-10-2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왜 슬프지. 이상해.

다락방 2010-10-20 13:23   좋아요 0 | URL
안 이상해요, 웬디양님. 다 쓰고 났을때는 슬펐으니깐요.

웽스북스 2010-10-20 14:38   좋아요 0 | URL
내 피먹고 힘내서 도망갔나봐


여기가 제일 슬퍼요

다락방 2010-10-20 15:13   좋아요 0 | URL
난 죽이고 싶다고 하면서 에프킬라도 못 뿌리는게 젤 슬퍼요. 병신같잖아.

레와 2010-10-20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를 읽어주는 다락방 목소리가 환청으로 들리고..

모기가 '너'라서 에프킬라를 못 뿌린다니..!! 어쩔어쩔..

:)

다락방 2010-10-20 15:14   좋아요 0 | URL
캬. 레와님 댓글은 정말 소주를 부르네요. 차디찬 소주를 가운데 두고 우리 원샷해요. 목구멍에 털어 넣읍시다. 식도로 확 쓸려내려가게. 타들어가는 위장을 붙들고 함께 울어봅시다. ㅎㅎ

무스탕 2010-10-20 16:24   좋아요 0 | URL
캬. 레와님

요길 카레님이라고 읽다니..;;;;;;

에프킬라 뿌려서 단박에 죽이지 말고요 모기향 피워서 정신을 어질어질하게 만들어 떨어지면 주워서 투명상자에 가두세요. 빨린만큼 괴롭혀야죠!
(아.. 적고보니 괴기다...;;;)

다락방 2010-10-20 18:33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한테 댓글달고 퇴근해야지. 히히)
못죽이겠어요, 무스탕님. 애초에 죽일 마음이 있었으면 때려 잡아 죽일 수 있지 않았을까요? 전 때리면서도 사실 죽일 마음이 없었던거죠. 전 모든 생명체를 사랑해요.(읭?)

바이런 2010-10-20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기는 싫지만 모기같은 너한테는 어쩔 수 없는거군요. 어쩐지 저도 슬퍼요, 이 시가 ㅜㅜ

다락방 2010-10-20 15:14   좋아요 0 | URL
다음부턴 반드시 때려잡아 죽이겠어요! 불끈!!

슬퍼하지마요, 바이런님!
:)

전호인 2010-10-20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에겐 아직도 모기에게 떨쳐내지 못하는 무언가가 남아있군요.
그것이 애절함 있는 사랑일까요?
미련은 아니길 바랍니다만. ㅎㅎ

다락방 2010-10-20 15:38   좋아요 0 | URL
물파스를 발라주면 금세 낫는다는데, 물파스가 없어요. 계속 긁고 있습니다.
:)

무스탕 2010-10-20 16:24   좋아요 0 | URL
급한대로 침이라도... =3=3=3=3=3

다락방 2010-10-20 18:33   좋아요 0 | URL
침이라면 얼마든지!! ㅎㅎㅎㅎㅎ

차좋아 2010-10-20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내일 파리나 바퀴벌레로 지어봐야지~~

다락방 2010-10-20 18:34   좋아요 0 | URL
바퀴벌레로 해주세요. 바퀴벌레가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좀 났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바퀴벌레 정말 보기 힘들텐데. 윽. 싫어요.

플레져 2010-10-20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려잡아 죽였을텐데

내 피 먹고 힘내서 도망갔나봐

이 두줄에 각각 500줄의 밑줄을 그었습니다.
다락방 매거진, 시를 한편 지어봤어요 카테고리는 역시 흡족합니다 :)

그놈의 모기 잡히기만해-
그 입술에 파스를 붙여주겠어!
(어설픈 패러디를 마치며 총총)

다락방 2010-10-20 23:28   좋아요 0 | URL
무는 모기는 몰랐겠죠. 물린 사람이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지. 아, 이렇게 써놓고 나니 모기 나쁘다. 그쵸?

그놈의 모기 잡히기만 하면 숨구멍 작게 트인 유리어항 같은데 넣어두고 아무데도 못가게 가둬놓겠어요! 그러나 그 모기가 죽지 않게 하려면 가끔 제 피를 수혈해줘야 겠죠? 그러다가 저 모기인간 될까요?

전 지금 알 켈리의 고담시티를 듣고 있어요. 방안 가득 사랑이 가득차있는 기분이에요. (이건 대체 뭐라는건지.....)

poptrash 2010-10-20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한번 이상은 모기 때문에 자다 깨는 거 같아요.
죽여도 죽여도 모기는 계속 나오나 봐요.
그러니까 걱정말고 에프킬라 뿌리세요.

다락방 2010-10-21 08:31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번번이 저는 모기에 물려야 하나요?
이 모기 저 모기한테 계속 피 빨려야 하나요? ㅜㅡ

잘잘라 2010-10-2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기하고 사람하고,
덩치로 보나 뭘로 보나 상대가 안되는데,
그런데도 게임이 되는 이유,
모기는 죽기살기로 덤비고, 사람은 그냥 귀챦아서, 괘씸해서 그러고 잊고.

다락방 2010-10-21 10:19   좋아요 0 | URL
아!
죽기살기로 덤빈거군요! 그래서 저는 결코 죽일 수 없었던 거에요. 어쩌면 모기의 몸에 제 피가 흘러서 죽이고 싶지 않았던 무의식이 잠재되어 있었을지도 몰라요. 흑.

맞아요. 그 작은게, 그 작은게! 괘씸해라. ㅜㅜ

유부만두 2010-10-23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바닥 물려봤어요? 것도 양쪽 발 모두? ....을매나 괴로운지... ㅜ ㅜ

다락방 2010-10-23 22:59   좋아요 0 | URL
윽! 끔찍해요! 발바닥 물리면 또 완전 간지럽고 손으로 긁으면 간지럼 더 타고 이래서 막 방바닥에 대고 발바닥 비벼야 되잖아요. 알아요, 알아요. 괴로워요 ㅠㅠ

비로그인 2010-11-02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를 한편 바꿔봤어요 21




- 바람결



촘촘한 모기장을 치고 자는데도
나는 들어갔어
그 모기장 너머로 내 마음에 들어왔지


내가 피를 쭉쭉 빨고 있을때도 알았지
때려 잡아 죽일수도 있었지
언제나 그렇듯이
물린뒤에 슬며시 손을 들었어


너는 빨갛게 부어올랐고
너무나 간지러워서 박박 긁었어
괘씸해서 나를 죽일거라 생각했는데
자기 피먹이고도 안쓰러워 애처롭나봐


어디,
한번 더 그 연한 살결을 물어볼까?
그런다면, 어쩌면, 죽을지도 몰라


그치만 모기장을 쳐도,
에프킬라를 뿌려도,
손으로 내리쳐 나를 박살내도..
그래도 좋아 너의 손안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태그 아 왜이리 슬프지, "불쌍한"모기같은놈





다락님!! 잠자기 전에 뭔가 하나 생각나서..ㅋ 굿나잇입니다요~^^

다락방 2010-11-02 08:22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침부터 뿜었어요. 이게 말이죠, 시는 좋은데 어쩐지 바람결님에게서 나올만한 시가 아니잖아요! 안어울려요, 바람결님. 바람결님은 우아하고 고상한 시를 쓰셔야 되는데.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니까 결론은, 모기도 나 좋아서 물었다는 거죠, 지금?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