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면 반드시 구매해주리라 마음먹었던 영화 트와일라잇의 DVD 가 나왔다는 소식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그것도 마노아님의 서재에서 다른 책에 대한 댓글로. 헐레벌떡 마노아님이 걸어주신 링크를 확인해보니 어어, 정말 나왔구나!
구매한다고 말했으니 내 너를 구매하리라!!
장바구니에 넣고 나니 당연히 배송료가 든다. 보관함에 든 책이 수백권인데 무엇이 문제되랴. 알라딘 이벤트중 [네권에 만원]이 있길래 들어가 살펴보니 내가 읽어 보고 싶은 책은 딸랑 한권 뿐이다. 제목도 개떡같은,
'일디코 폰 퀴르티'의 『골드미스 푸페의 남친 사수기』 원제는 'Herzsprung' (독한사전을 찾아보니 뜻은 나오지 않고 네이버를 찾아보니 누군가의 이름으로 나온다. 아마도 독일에서 잘 쓰이는 성인듯 하다) 인데, 대체 그게 왜 '골드미스 푸페의 남친 사수기'따위가 된걸까? 대체 이런 제목을 어떻게 지하철 안에서 들고 다니란 말인가! 나이 지긋한 올드미스가(골드미스와는 거리가 먼 순수 노처녀) '골드미스 푸페의 남친 사수기'같은걸 들고 다니면 으윽. 부끄럽다, 부끄러워. 그렇지만 작가의 전작 『여자, 전화』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나는 기꺼이 장바구니에 넣고 만다.
그러다 문득 나는 텀블러에 생각이 미친다. 텀블러. 나는 그다지 욕심 나지 않는 텀블러. 펭귄텀블러는 받아놓고 두어번 썼나. 그리고 먼지만 뽀얗게 쌓인다. 그러니 이게 생각이 나면 안되는건데, 얼마전에 여동생이 친구 생일 선물을 고른다며 알라딘에 접속했다가 텀블러가 탐난다는 말을 반복했던 게 생각 난 것. 그래서 텀블러를 받을 수 있는 해당 도서 목록을 보니 이런게 있다.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내가 선택한 단 한분의 리뷰를 읽어보니 이 책은 미술관의 그림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고독에 대한 심리치유에세이 같은데, 고독과는 내가 그다지 상관 없으니 또 심리 치유 같은것도 내가 그다지 관심있어 하는 분야도 아니니 기꺼이 무시해도 좋겠지만 나는 정말로 궁금하다.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그래서 이 책을 넣고 텀블러를 받을 수 있는가 보았더니 우우우웃, 이런 제기랄, 해당도서 포함 5만원어치 이상을 구입해야 한단다. 아 이런! 아 이런! 이미 저 디비디를 장바구니에 넣어서 결재금액이 하늘로 치솟았는데 .....
텀블러를 받기 위해 질러? 아냐 나는 텀블러 필요없잖아? 그치만 동생이 갖고 싶어하잖아! 그냥 텀블러 사려면 어차피 책 한권값은 족히 들어 그러니 이번 기회에 책도 사고 텀블러도 받어. 아니야 책은 읽고 싶을 때 사면 되잖아? 지금 사놓고 쌓아둔 책이 몇권인데!! 정신차려! 결재할때 얼마나 눈물날지 생각해봤어? 텀블러만 따로 사! 그렇지만 돈 주고 사는 텀블러를 갖고 싶다는게 아니잖아?
결국 나는 차곡차곡 장바구니에 책들을 넣고 있다. 이렇게 밤은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