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아주 유명해지고 싶다.
이를테면, 아이큐 187의 오드아이 라든지, Y컵 가슴의 소유자 라든지, 32개국어를 할 줄 안다든지,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다든지, 배꼽에 황금털이 자란다든지 하는거다. 세상의 모든 보통 사람들이 다 알만한 사람이 되고 싶은거다. 누구든 내 이름을 대면 알 수 있도록.
이런 내가 가끔은 유명잡지에도 인터뷰가 실리고, 유명 토크쇼에도 초대받고 하다가, 어느 하루는 인터뷰나 토크쇼에 이런 얘기를 흘리는 거지.
"에드워드요, 에드워드를 한번 꼭 만나보고 싶어요."
그럼 그 말은 에드워드도 듣게 되겠지. 왜냐하면 나는 너무 유명한 사람이니까. 내가 지금 이 상태로라면 에드워드를 만나고 싶다고 삼백번쯤 소리쳐도 에드워드의 귀에 닿지는 않겠지만, 내가 아주 유명해지면 얘기가 달라지잖아. 내가 아주 유명해지면 에드워드도 어, 나도 다락방 한번 꼭 보고 싶었는데, 할 수도 있는거잖아?
내 환상속의 연인은 사실 '완벽한 인간'은 아니었다. 그래, 서른이 넘었으면서도 사실 나는 뱀파이어를 꿈꾼다. 내 환상속의 연인이 가장 완벽하게 나에게 오려면 그는 뱀파이어여야만 한다. 인간인 내 손목을 붙잡고 저렇게 미소 지을 수 있는 뱀파이어. 잠에서 깼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얼굴이 내게도 에드워드 였으면 한다. 명품 핸드백을 사주는 연인이 아니라 나와 함께 나무 위로 올라 갈 수 있는 남자.
춤을 못추는 내게 핀잔하기 보다는 번쩍 들어올려 자신의 발등에 내 발을 올려놓고 리듬을 타는 남자, 그리고 양복 입은 모습이 그 누구보다 근사한 남자.
물론 나는 이런 환상을 품기에 나이도 지나치게 많고, 또 아무리 뱀파이어라 할 지라도 에드워드가 번쩍 들어올리기에는 지나치게 무게도 많고, 무엇보다 나는 유명하지도 않아서 에드워드가 알 리가 없다.
또 설사 에드워드와 어찌어찌하여 알게 됐다고 해도, 내가 잠에서 깨어 눈을 떴을때 그의 모습이 보인다고 해도, 우리가 정녕 무슨말을 나눌 수 있을것인가? 하이 에드워드, 하이 다락방. ......
영어공부가 우선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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