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모시고 싱가폴에 다녀왔다.

엄마의 입맛이나 취향을 아는만큼, 이미 내가 아는 곳에 모시고 간다면 확실한 음식을 맛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고, 또 내가 살았던 곳, 공부했던 곳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했다. 너무 길지 않게, 2박3일 일정으로 딱, 다녀오기 좋겠다 싶어 7월에 진작 항공권을 예약해두었더랬다.


그러나,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항공권 예약은 5월부터 벼르다가 너무 비싸서 기다리고, 기다리고, 하다 7월에 그나마(?)저렴하게 할 수 있었지만, 호텔은 그렇지 못했다. 싱가폴의 호텔값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비싼데, 비싼걸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비쌀 일인가 싶어 자꾸 뒤로 미루게 됐다. 싱가폴 호텔비는 다시 말하지만, 진짜 너무나 비싸다. 20만원을 주면 물도 제공되지 않은 완전 코딱지 만한 방에 묵게 된다. 나는 엄마랑 가는만큼 2박에 70만원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룻밤에 30만원 이상이라면, 그래도 기본 이상은 하겠지, 하고. 그런데 7월에도 8월에도, 호텔비는 내려갈 줄을 몰랐다. 내가 25만원 정도 주고 예약했던 호텔은 1박에 75만원이 되어있는거다. 모든 호텔이 죄다 이런 식이라서 내가 그냥 괜찮은 호텔을 예약하려면 2박에 백만원을 훌쩍 넘겨야했다. 얘네 왜이러지? 싶어서 기다리다 들어가보고 기다리다 들어가봐도 시스템상의 오류 같은게 아닌 것 같았고, 이제 정말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아 진짜 예약해야 하는데 호텔비는 대체 왜... 이건 그렇다면 이맘때의 가격인가?


내가 이번 연휴에 가려고 했던 이유는, 한글날은 우리한테나 한글날이지 싱가폴에게는 그저 평범한 금요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호텔이 왜이러지? 나는 이렇게나 가격이 미친건 무슨 이유가 있는건가 싶어 채경이에게 물었다. 채경이는 검색해서 알려주었다. 하- 이 연휴에, 이 주말에.. 싱가폴 F1 경기가 있다는 것을.


오

마이

갓


나는 F1 에 관심이 1도 없지만, 싱가폴의 F1 경기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는 익히 알고 있었다. 하..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걸 보기 위해 다 싱가폴로 모여든단 말이지. 예전에 잠깐 알고 지낸 남자사람도 이거 보러 싱가폴 간다고 한 적이 있었단 말이다. 하.. 하필, 내가, 이 때에.. 하.. 미쳐버려. 


그렇다고 비행기표를 취소한다면 어차피 호텔 예약비만큼 나올 터였다. 할 수 없다. 진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호텔비를 120 만원 정도로 생각하자, 라고 하면서도 아니 왜 ㅠㅠ 이렇게 되어가지고, 아무튼 챗지피티 에게 물어보고 아고다와 트립닷컴 다 검색해가면서 나는 겨우겨우 2박 72만원인 호텔을 예약할 수 있었다. 이 연휴가 끝나면 1박에 13만원 되는 호텔인데 ㅠㅠ 이 시즌에는 36만원인 거였다. 돌아버려. 그런데 모든 호텔이 다 그랬다. 하.. 좀 괜찮은 호텔에 엄마랑 묵고 싶었는데, 그냥 침대만 딸랑 있는 호텔에 묵어야겠구나. 그나마 이 금액에 구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원래 구하려고 했던 위치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내가 딱 골라둔 위치에서는 엄마랑 어디에 가도 도보로 가능할만큼 좋은 위치였는데, 그 위치 호텔 가격이 미쳐 날뛰는 바람에... 하아... 어쩔 수 없어.... 빌어먹을 ㅠㅠ 할 수 없지..



그렇게 나는 오전 9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10월 9일 새벽 6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환전을 하고 짐을 부치고 이제 들어가려는데, 어? 노홍철을 보았네? 노홍철이 여러명의 사람들과 함께 공항에서 이동하고 있었다. 아, 노홍철은 이벤트 하는걸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사람들 모아 어디 가나보다, 하고 엄마랑 나는 면세점에 들어갔다. 들어가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비행기를 탔다. 엄마랑 나는 바깥 자리를 선호하는데, 특히나 엄마는 오래 앉아있는걸 불편해하셔서 자꾸 일어나셔야 한다. 그래서 세자리 좌석 중에 내가 가운데, 엄마가 복도쪽 자리가 되게끔 자리를 예약해서 앉아 있었는데, 잠시후, 창가자리에 앉을 사람이 왔다. 젊은 남성이었는데 그는 안쪽 자기 자리라고 해서 엄마랑 내가 자리를 비켜주려고 일어섰는데, 그는 예의바르게 '혹시 안쪽 자리를 좋아하시나요?' 물어서, 아니라고 했다. 그렇게 이 세 자리 모두 앉았고 비행기는 출발했다.



하늘을 나는 동안 엄마는 몇 번이나 일어나서 움직이셨고, 나도 화장실을 한 번 다녀왔다. 식사가 나오고 거의 다 먹고 치우고 있는데, 창가에 앉은 청년이 자기 좀 나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엄마랑 나랑 일어나서 비켜주고 또 움직이고 왔다갔다 하는데 그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고, 나는 그의 목에 걸려있는 네임카드를 보았다. 거기에는 노홍철의 이름도 적혀있었고,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F1 관련 단어가 적힌 것 같았다. 나는 충동적으로 '아, 노홍철하고 F1 보러 가시는거에요?' 물었더니, 맞다고 했다. 노홍철이 F1 을 엄청 좋아해서 같이 갈 사람을 모집했다고 한다. 거기에 응모했고 당첨되어 이 청년은 가는 거라고 했다. 이 청년도 너무 좋아해서 바르셀로나에도 보러 다녀왔노라 했다. 디지털 매거진 에디터이고, 외고를 졸업하고 석사를 마치고 박사를 하던 중에 에디터 일을 하고 싶어 부모님께 말씀드려 박사과정을 중단했다고 ㅋㅋ 그러다가 나 책 읽으시더라고 하길래 내가 읽던 [비커밍] 원서 꺼내 보여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영어 엄청 잘하시나봐요, 해서 아니에요, 하고 나는 성급히 나의 이북 리더기도 보여주면서, 영어로 읽고 싶은데 잘 모르겠어서 전자책으로 번역본 보면서 같이 읽는 거에요, 했다. 그는 내 비커밍을 들고 넘겨보았다. 나는 책 보여주는데 그 책 자기가 가져가서 훑어보는 사람이 좋다. 책 보여주는데 가져가서 보지 않는 사람들도 많거든. 하여간 그래서 그의 나이와, 이름과, 하는 일과, 외고 출신이라는 것까지 갑자기 알게 되고, 그의 잡지를 인스타에 추가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즐거운 여행하시라고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싱가폴에 도착해서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배가 고파서 엄마랑 같이 바쿠테를 먹으러 갔다. 엄마는 지난번에 여동생네 가족과 패키지로 싱가폴에 오셨던 적이 있고, 그때 바쿠테를 드셨던 적이 있지만 잘 못드셨다고 했다. 엄마는 돼지고기에 좀 예민하셔서 순대도 안드시고 보쌈도 별로 안좋아하신다. 그런데 나는 내가 드시게 할 바쿠테에 확신이 있었다. 엄마가 이건 드실 것이다! 그러나 내 예상을 깨고 드시지 못할 수도 있으니 마파 두부도 시키자, 하고는 바쿠테 집을 향해 걷고 있었다. 바쿠테 집은 내가 다닌 학교 근처였고, 그 날은 토요일이었는데, 아니, 근처에 다 가서, 나는 갑자기 나의 중국인 친구 쒸엔을 우연히 만나게 된게 아닌가! 나는 반가운 마음에 인사했고, 그는 나를 보고 놀라면서 반가워했다. 너 여기 웬일이야? 해서, 나 엄마랑 여행왔어, 하고 이 분이 나의 엄마셔, 하고 또 엄마께는 엄마 여기는 내 친구 쒸엔, 하고 소개를 시켰는데 ㅋㅋ 쒸엔은 엄마에게 하이, 하며 손을 흔들고 우리 엄마는 허리를 숙여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는게 동시에 일어나서 ㅋㅋ 쒸엔이 손 흔들다 말고 갑자기 고개 숙여 인사하기 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엄마는 그에게 악수를 하자고 손을 내밀며 만나서 반갑다고 하셨고, 나는 그에게 우리 엄마가 나이스 투 미트 유 하대, 라고 했다. 그는 내게 언제 한국으로 돌아가냐 물어서 내가 일요일에 돌아간다고 하니, 그러면 같이 저녁을 먹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그건 불가능해, 나 우리엄마랑 계속 같이 있어야 하거든, 했다. 그랬더니 알았다며 아쉬워하길래, 너 여기서 공부 언제까지하지? 했더니, 내년 10월까지 한다길래, 내가 "나 내년에 다시 올게, 너 만나러." 했다. 그러자 그가, "내가 한국에 갈 수도 있어." 라고 했다. ㅋㅋㅋ 응 한국에 오면 text me 했다. ㅋㅋ 그리고 이 우연한 만남이 반갑고 씐나가지고 ㅋㅋ 바이바이 했는데, 엄마가,


"야, 잘생겼다."


하시는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나쁘지 않은 외모이기는 하다. 키도 크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는 예상대로 바쿠테를 잘 드셨다. 남김 없이 싹싹 드셨다. 마파두부가 의외로 맛이 별로였지만, 하여간 바쿠테 맛있게 먹고, 엄마가 패키지 여행에서 가보지 못했던 리틀 인디아, 차이나 타운을 함께 구경하면서 오렌지 착즙 주스도 맛보여드렸다. 그리고는 내가 살았던 아파트로 모시고 갔다. 보안이 철저해서 안에는 들어가지 못해도 바깥이라도 보여드려야지, 하고 가서는 겉에서 엄마 여기야, 했더니 엄마가 와 좋구나 하셨고, 나는 안에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슬쩍 입구에서 보니, 오, 저 guard 가.. 나 있을 때도 일하시던 분인데 혹시, 하고 내가 인사를 했더니, 오, 너 여기는 어쩐 일이야, 묻는게 아닌가. 나는 '너 나 기억해? 나 우리 엄마랑 여행왔어. 그리고 여기를 보여드리고 싶어'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가 물론이라고 들어가서 보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엄마한테 수영장이랑 헬쓰장이랑 다 보여드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에게 고맙다고 말하고는 바이바이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클락키에 갔다. 클락키! ㅋ ㅑ 너무 좋은 곳.


내가 자주 혼자 와서 술마시던 곳 ㅋㅋ 그렇게 똭- 도착했는데, 아아, 저 직원은 나를 기억할까? 여자 직원은 나를 기억할텐데 그 여자 직원은 안보이고 남자 직원이 보였다. 나를.. 기억할까? 그는 나를 보더니, 와, 너 오랜만이네! 하며 반가워해주었다. 그래서 내가 Actuaclly, 나 한국에 돌아갔어, 했다. 그래? 지금은 여행이야? 그래서 응 우리 엄마랑 여행중이야, 하니까, 아니 지금 F1 때문에 호텔 비쌀텐데? 응, 내가 예약할 땐 그걸 몰랐어.


-지금 호텔비 완전 미쳤어. 두배에서 세배 받아!

-응, 그래서 나 비싸게 호텔 예약했어 ㅠㅠ


그러자 그가 나에게 말했다.


"걱정마, 우리 술값은 그대로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완전 빵터져서 그건 내게 럭키하네, 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 모습을 보시던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 공부한다더니 술만 마시고 다녔어? 얼마나 자주 왔으면 저렇게 반가워해?"



그래서 나는, 술 마시면서 공부했지..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엄마랑 맥주를 마시는데, 계속 와 좋다, 좋다.. 하셨다. 여기 분위기 너무 좋다, 너무 낭만적이야, 하시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날 23,000보를 걸은 우리 둘은 숙소에 가서 맥주도 마시지 못한 채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다음날엔 pao fan 을 아침으로 사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셨다. 이 음식은 엄마가 싱가폴에서 먹은 음식중 1등으로 꼽으셨는데,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그리고 버스를 타고 이스트 코스트 해변으로 향했다. 바다 좋아하시는 우리 엄마, 바다 보여드리자, 해서 내가 싱가폴에 거주하는 동안에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바다에 나도 처음으로 가보게 된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엄마는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고 너무나 좋아하셨다! 이왕 온 거 발 담가보자며, 바닷물에 발도 담갔다.




한참 바다를 거닐다가 해변가의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고 빵도 먹었다.



그리고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가서 걸었는데, 엄마는 여기는 나라가 하나의 정원 같고 공원 같다고 하셨다. 어쩜 이렇게 잘 해놨냐며 연신 감탄하시고 수많은 나무와 풀들을 보며 좋아하셨다. 내가 도마뱀 얘기를 하는 바람에 엄마도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도마뱀을 실컷 보았고 ㅋㅋ 다음날에 갔던 포트캐닝 공원에서는 카멜레온도 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내가 자주 갔던 쇼핑몰의 스테이크!! 와인을 사고 스테이크를 사고 새우를 사고 과일과 치즈도 사서 자리 잡고 먹었다!





내가 여기서 먹었던 스테이크 중 이 날이 가장 맛있었는데, 엄마도 너무 맛있다며 잘 드셨다. ㅋㅋㅋ 그렇게 엄마랑 수다 떨고 술 마시고 고기 먹다가 새우 사러 잠깐 자리를 비우고 돌아오니, 옆자리 청년에게 엄마가 '딸, 딸' 하고 계셨다. 나는 어떤 관계냐고 물었나보다 싶어 그에게 나는 그녀의 딸이야, 했다. 우리 옆자리에는 싱가포리언 청년 세 명이 앉아있었다. ㅋㅋㅋ 그들은 와 니네 되게 나이스하다, 엄마랑 딸이 함께 술을 마시다니, 우리 엄마도 술 드시는데 나는 엄마랑 술 마셔본 적이 없어, 하길래 내가 '너도 마셔' 했다 ㅋㅋ 우리가 여행온거라고 했더니 웰컴 투 싱가폴 하고, 뭔가 대화에 끼고 싶었지만 영어를 몰라 답답해하던 엄마는, 그들에게 손짓하며 '유, 프렌드?' 하셨다 ㅋㅋㅋ 그러자 자기네들은 대학 친구들이며 다른 친한 친구 한 명이 와이프가 한국인 이라고 했다. 우리에게 말을 걸었던 청년은 '싱가폴에서 한국 진짜 인기 많아. 왜인줄 알아? 넷플릭스 때문이야!' 하면서, 자기 와이프랑 자기는 <시그널>을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스몰톡 좀 하다가, '너 치얼스가 한국어로 뭔지 혹시 알아?' 했더니, 잠깐만 기다려봐 알어, 알어, 하더니 아, '건배!' 하는게 아닌가. ㅋㅋ 그래서 맞아, 건배하자, 이래가지고 엄마랑 나랑 싱가폴 청년 세 명이랑 건배! 하고 술 마셨다. 엄마도 계속 깔깔 웃으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맛있게 먹고 마시고 수다도 떨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날은 체크아웃 하기 전에 공원에 있는 빵집에 갔다. 여기 역시 엄마 모시고 오고 싶었다. 분위기 때문에 그리고 빵 맛 때문에.



여기서는 엄마랑 마주보고 앉지 않고 나란히 앉아서 같은 풍경을 보면서 먹었다.



걷는 내내 엄마는 이곳은 지상 낙원 같다고 하셨다. 어쩜 이렇게 모든 거리가 나무들로 풍성하고 깨끗하냐며 ㅋㅋ 걸어서 호텔로 돌아가 샤워를 한 후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에 가서 짐을 부쳤다. 그리고 창이 공항의 유명한 인공 폭포 '쥬얼'로 엄마를 모시고 갔다. 내가 싱가폴 오는 친구들 모두 여기를 보여줬는데, 우리 엄마가 가장 흥분하고 가장 좋아하셨다. 엄마는 너무 알찬 여행이고 너무 즐겁다고 계속 말씀하셨다.



아, 너무 즐거운 여행이었다. 너무나 알찬 2박3일 일정이었다. 

싱가폴에 고작 6개월 있었을 뿐인데, 우연히 만나게 되는 친구도 있고 반가워해주는 사람도 있다니. 이런 사실들에 어쩐지 좀 감동하게 됐다.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맥줏집의 직원이라는게 재미있고 ㅋㅋㅋ 아니, 아무리 싱가폴이 작아도, 같이 공부했던 친구를 우연히 거리에서 만날 확률은 또 얼마나 될것이란 말인가! 나는 싱가폴에 정말로 또 가야겠다. 

엄마는 여행을 마치시면서, 여기 너한테 제2의 고향 같겠다, 너가 여행을 왜 좋아하는지 알겠다고도 하셨다.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를 엄마도 즐기셨다. 다 맛있었고 다 잘먹었고, 바다도 보고 뜻밖에 나무들 보는것도 너무 좋다고 하셨다. 나는 엄마를 모시고 내게 익숙했던 곳, 내가 잠시 머물던 곳에 찾기를 잘했다고 계속 생각했다. 아, 이번 여행은 진짜 너무 좋았다, 고 계속 생각했다. 



싱가폴에서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2박 3일 여행 일정으로 가이드 해서 돈 벌어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보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녕하세요? 대중교통으로 여행하는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또 가야겠다. 이번엔 혼자 가서 쒸엔하고 저녁도 먹어야겠다. 나보다 열다섯 살이나 어린 쒸엔....... 누나가 너랑 밥 먹으러 갈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빡세 ㅋㅋ 지지지난 주엔 여수 다녀오고 지난 주말엔 대관령 양떼목장 갔다오고 이번 주말엔 싱가폴 갔다오고. 개빡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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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6-10-1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나도 다락방 같은 딸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머님은 언제 봐도 너무너무 귀여우세요. ^^ 비행기 청년, 그리고 재회한 친구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어요 ㅋㅋ 싱가폴 저는 안가봤는데 언제 한번 꼭 가봐야겠습니다. 여수, 대관령, 싱가폴 와 ㅋㅋㅋ 저는 며칠 전 가평 한번 다녀오고 체력 소진된 터라 ㅋㅋㅋ 저질 체력으로서는 꿈도 못 꾸는 일정이네요.

다락방 2026-10-13 11:04   좋아요 1 | URL
짧은 여행이 너무나 알찼습니다. 엄마도 즐거워하셨고, 즐거워하시는 엄마 보는 것도 너무 즐겁고요. 이래서 여행을 하는거다 싶더라고요. 물론 육체는 너무나 피곤했지만 말입니다. 저는 아직 몸도 뭔가 회복되지 않은 것 같은데, 또 ‘부산 갔다올까‘ 막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싱가폴은 나라가 아주 작고 깨끗하고 잘 관리되어 있어요. 사실 아이들은 거기서 즐길만한 게 없을 것 같지만, 어른들은 충분히 풍경이나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클락키에서 맥주 한 잔은 시도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ㅎㅎ

망고 2026-10-12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기분 좋아지는 여행기네요. 그리고 세상 참 좁군요 여행가서 아는 사람 만나고ㅋㅋㅋㅋ저도 그런적 있거든요 우연히 외국 마트에서 선배를 만나서 벙쪘던 기억.
가는 비행기에서부터 낯선 사람과 대화하고 여행 내내 현지인과 스몰토크 하는 다락방님의 친화력이 부럽습니다.
어머님도 참 즐거워 하셨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26-10-13 11:06   좋아요 0 | URL
저도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엄마가 낯선 사람들과 얘기하고 싶어하시고 또 인사도 하고 그러는 일들을 경험하시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후훗. 그게 다 제가 머물렀던 나라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저는 아무리 싱가폴이 작아도 아는 사람을 만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왜냐하면 아는 사람이 극히 적기도 했고요, 그런데 길에서 우연히 만나다니,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후훗.

독서괭 2026-10-1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비행기에서도 친구 만드시고, 싱가폴 가면 반겨주는 친구가 있고 또한 반겨주는 맥주집 직원이 있고!! 정말이지 인싸 중의 인싸 다락방님 ㅋㅋ 어머니도 아직 젊으시네요. 여행을 저렇게 즐겁게 다니시다니. 모녀가 너무 보기 좋아요😍

다락방 2026-10-13 11:07   좋아요 1 | URL
비행기에서는 그냥 잠깐 스몰톡한거지 그와 친구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ㅋㅋ 그러나 맥주집의 직원이 반겨주어 너무 좋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엄마께 말씀드렸어요. 엄마가 매일 자전거 타고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아서, 이렇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거라고, 앞으로도 몸 관리 잘 하시라고 말이지요. 앞으로도 이 즐거운 경험을 하려면 몸이 건강해야 한다!! 그건 저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

잠자냥 2026-10-1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의 잡지를 인스타에 추가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인싸력 돋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싱가폴에서 알던 사람들 우연히 만나 어머니께 소개해주는 거 재밌네요.
...............

˝엄마 얘가 앤드류야!˝를 못해서 아쉽긴 하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딸이다.

다락방 2026-10-13 11:08   좋아요 0 | URL
잡지를 인스타에 추가했는데.. 올라오는 기사마다 제 취향이 아니어서.. 팔로우 취소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란 여자, 얄짤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싱가폴에서 만난 친구를 엄마에게 소개해드릴 수 있어서 뜻밖에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중국인 친구.. 갑자기 한국인 여자사람 친구의 엄마를 소개받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앤드류 소개했으면 어쩐지 더 즐거웠을 것 같긴해요. 완전히 다르게 생긴 사람이라서.. ㅋㅋㅋㅋㅋ

여행하는 순간만큼은 저도 좋은 딸이 된 것 같았습니다. 후훗.

곰돌이 2026-10-12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랑 맛있는 것도 먹고, 보여드리고 싶었던 곳을 함께 걷고, 두 분이 얼마나 즐거우셨을지 글만 읽어도 느껴져요. 아파트에서 일하시던 분도, 맥줏집 직원도 쒸엔도, 다락방님이 싱가폴에서 보낸 6개월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을 다시 만났다는 게 참 좋네요. 낯선 곳에서 딸이 아는 사람을 만나니 엄마도 신기하셨을 것 같아요. 내가 살았던 곳, 좋아했던 곳을 엄마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는 마음이 마구마구 느껴져요. ㅋㅋ 저는 ‘이왕 온 거’라는 말이 좋더라고요! 뭔가 못 하고 지나갈 수 있는 것들, 할까 말까 고민하는 것들을 단번에 날려버리고 해버리는 맛이 있잖아요!

이 삭막한 월요일, 게다가 전 며칠 뒤에 사랑니 발치 예약을 잡아둬서 잘 못 먹게 될 생각에 우울하던 차, 아주 다락방님의 글을 잇몸 마르게 입 벌리며 읽고 갑니다.ㅋㅋㅋㅋ

다락방 2026-10-13 11:45   좋아요 0 | URL
싱가폴에 머물 당시에는 제가 사는 집에 엄마를 오시게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혼자 오고 가시기엔 너무 어려워서 못했었어요. 이렇게 모시고 올 수 있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내내 벼르고 있었거든요. 이거 드시게 해드려야지, 여기 보시게 해드려야지, 하고 말이지요. 엄마의 취향을 알아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릴 수 있었어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후훗.

사랑니 발치라니요, 오 마이 갓.. 저는.. 네 개 다 진작 뽑았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맘껏 자랑)
곰돌이 님, 너무 아프지 않게 발치하실 수 있기를 바랄게요. 치과 의자에 앉는 건 어쩐지 두렵지만, 화이팅 입니다. 빠샤!!

자목련 2026-10-1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네요. 다락방 님이 공부하던 곳과 친구와의 우연한 만남, 낭만적입니다!
다락방 님은 언제나 느끼지만 정말 좋은 딸입니다!!

다락방 2026-10-13 11: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자목련 님! 제 친구도 만나고 그리고 현지인들과 스몰톡도 하고! 엄마도 무척 즐거워하시는 것 같았어요. 영어를 할 수 있다면 대화를 더 잘 할 수 있을텐데, 하고 아쉬워하시길래, 집에 가서 영어 공부하시라고 마구 독려했습니다. 하하하하하.

엄마가 저에게 참 좋은 엄마시거든요. 그러니 저도 좋은 딸이 될 수 있는 것이겠지요.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