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여행지에서 먹었던 것에 대해서는 투비에 쓰곤 했었는데, 이것에 대해서만큼은 알라딘에 쓰는게 예의일 것 같았다. 왜냐하면 언젠가의 내가 이걸 먹어보고 싶다고 썼었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크로크 마담. 기억하는 분 계실런지..


그 당시 썼던 페이퍼는 여기 https://blog.aladin.co.kr/fallen77/12855414


그러니까 2021년, 나는 내 사랑 잭 리처를 읽었다. 리 차일드의 [퍼스널] 이었다. 잘 먹고 신체 건강하고 윤리 감각 바로 잡힌 우리의 잭 리처는 그 날, 크로크 마담을 주문해 먹었다.




일단 커피가 급했다. 큰 포트 째로 부탁한 뒤, 햄과 치즈를 넣은 토스트 위에 계란프라이를 올린 크로크 마담과 쌉쌀한 초콜릿 스틱이 들어간 사각형의 크루아상, 팽 오 쇼콜라 두 개를 주문햇다. 아침식사로는 약간 부담스러운 분량일 수도 있겠지만 내 위장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전자책 中





그간 크로크 무슈는 먹었었는데 바로 저 때, 나는 크로크 마담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뭐야, 크로크 '마담' 이 있어? 그렇게 나는 부랴부랴 검색을 해보았다.



사진은 좀 보잘것없게 나온 것 같은데 오호라, 그렇단 말이지? 잭 리처도 먹었던 크로크 마담, 나도 먹어보겠다 벼르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번에 싱가포르에 가서 무얼 먹어볼까나~ 하면서 여행 책자를 보았는데, 다른건 이미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서 먹어본 것들이었지만, 그래서 흐음, 역시 카야토스트랑, 락사랑... 하다가 아앗, 크로크 마담이 여행책자에 있는게 아닌가! 뭐라고? 여행책자에 브런치로 소개될만큼 싱가포르에서는 크로크 마담이 대중적인거야? 좋았어! 바로 지금이다, 바로 지금, 내가 크로크 마담을 먹어볼 그 때야! 


그렇게 나는 둘째날 이른 아침에 달린 후 새우누들을 먹다 남기고(응?)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한 후에 집에서 가져온 누룽지에 물 부어 먹고(응?) 나갈 준비를 한 뒤에 가방 싸들고 나가서, 가만 있자 이 크로크 마담 파는 까페가, 어머 ㅋㅋㅋ 호텔 앞에 있네? 하면서 씐이 나서 까페로 갔다. 그리고 포부도 당당하게 크로크 마담을 주문했다. 커피와 함께. 샤라라랑~







껄껄.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사실 저 방울토마토도 다 먹으려고 했는데 하나 먹으니까 확 비린 거다. 그래서 더 먹지 못하고 이렇게 두 개 남긴채로 접시를 깨끗하게.. ㅋㅋㅋㅋㅋ 드디어 먹어봤다 크로크 마담! 잭 리처가 먹었던 크로크 마담, 나도 먹었다. 만세!! ㅋㅋㅋㅋㅋ


가만있자, 그런데 크로크 마담 너무 비쌌고, 커피 양도 적어서 다 먹었고.. ㅠㅠ 나는 책 좀 읽다 갈건데.. 해서 카푸치노 한 잔을 또 주문했다. ㅋㅋㅋㅋㅋ 책 좀 읽다 갈거라니까?




어제는 직장 동료로부터 초콜렛과 함께 엽서를 받았다. 거기에는 '단순 직장동료에 그치지 않고 조금 더 가까운 인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었다. 나는 그 동료와 함께 어제 양꼬치에 소주를 먹었는데, 경장육슬을 주문하자 이런거 처음 본다고 너무 맛있다며 이렇게 또 모르던 거 하나를 알게 된다고 좋아했다. 그리고는 집에 가는 길, 너무너무 즐겁다고 했다. 집에 가서는 너무너무 재미잇었다고 또 문자를 보내왔다. 나보다 스무살 어린 후배한테 조금 더 가까운 인연이 되고 싶다고 엽서 받는 그런 여자 어떤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멋짐이 터져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그렇지만 소주에 칭따오까지.. 초큼 피곤하네...  그나저나 술 마시느라 2월에 읽어야 할 책들의 진도가 안나가고 있어. 발등에 불떨어졌다. 얼른 읽어야지, 부지런히 읽어야지. 


다른 여행 이야기는 투비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샤라라랑~


https://tobe.aladin.co.kr/n/317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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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2-19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맛있어 보인다. 특히 저 진한 커피.. 맛있었어요?
뭐야 다락방 발렌타인데이 고백받은 거야? ㅋㅋㅋㅋㅋ
20대의 다락방은 그 시절 만난 남자들이 모두 가난하여 ㅋㅋㅋㅋ 경장육슬을 알지 못했는데 그동안 내돈내산으로 많은 경험(특히 음식 부분)을 쌓아 그 경험을 현재 수많은 이대녀들에게 전수하며 가까운 인연이 되길 바라는 멋짐 터지는 여성이 되었군요.

다락방 2025-02-20 09:17   좋아요 0 | URL
저는 잠자냥 님처럼 그 커피 자체의 어떤 풍미 같은걸 잘 느끼지는 못하는 사람이지만, 카푸치노는 맛있었고요 저 진한 커피는.. 진한 커피였습니다! 그런데 이 까페가 유명한 까페여서 어쩌면 맛있는 커피였을지도.. 하하하하하.

20대의 다락방이 만난 남자들이 죄다 가난했지만 40대의 다락방이 만난 남자들도 가난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닌데, 제가 벌어서 제가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인데, 그런데 저보다 돈 많은 남자를 만나본 적 없는 이 슬픈 이야기... 그러므로 남자를 만나지 않는게 남는 장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제 경험은 제가 합니다. 빠샤!! 젊은 여자들이 기다려, 내가 다 경험하게 해줄게!!!!!

blanca 2025-02-19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푸치노, 크로크 마담, 전쟁과 평화의 조합 캬... 그리고 스무 살 어린 사람에게 조금 더 가까운 인연이 되자는 고백까지..완벽하네요.

다락방 2025-02-20 09:15   좋아요 0 | URL
삶은 순간순간의 완벽함으로 연속되는 것 같습니다. 후후후후훗. 다 너무 좋아요. 맛있는 음식, 책, 좋은 사람. 샤라라랑~

망고 2025-02-1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장육슬이 뭔지 몰라서 검색해 봤어요ㅋㅋㅋ 크로크 마담과 커피와 책과 스무살 연하한테 고백받는 멋진 다락방님😆 저도 맨날 맛있는 거 사주는 멋진 여성이 주변에 있으면 당장 고백할텐데요ㅠㅠ 그러고보니 엄마한테 고백해야지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20 09:14   좋아요 2 | URL
아하? 경장육슬은 주문했을 때 실패하지 않는 음식중 하나입니다. 저 때문에 처음 먹어보게된 사람들이 다들 좋아하더라고요. 그냥 생야채 건두부에 싸먹는건데 이게 뭐라고 맛있어? 막 이럽니다. ㅋㅋ 나중에 한 번 도전해보세요!!

그리고 망고 님, 엄마한테 고백하시는 거 절대 찬성입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2-20 09:54   좋아요 1 | URL
경장육슬 징짜 맛있어요! 망고 님도 분명 좋아할 겁니다!!!
양꼬치 먹을 때 곁들이기 좋은 메뉴~!!

망고 2025-02-20 10:56   좋아요 0 | URL
먹어보겠습니다😋

관찰자 2025-02-1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페이퍼를 읽다가
링크를 타고 가지도 않았는데,
2021년에 다락방님이 쓰신 잭리처와 크로크 마담 이야기가 기억이 나서
깜놀했습니다.

그나저나 이로써 크로크 마담은 또 한번 유명세를 타는 군요. ㅋㅋ
존재조차 몰랐는데(빵을 안좋아함),
먹고 싶다.>.<

다락방 2025-02-20 09:14   좋아요 0 | URL
저는 확실히 고기 들어간 샌드위치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햄과 치즈요. ㅋㅋ 요즘엔 잠봉뵈르 샌드위치가 너무 맛있어서, 이거 프랑스에서 먹으면 얼마나 더 맛있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나중에 프랑스 가게 된다면 잠봉뵈르샌드위치 먹어봐야겠어요. ㅋㅋ 맨날 먹을 생각만 하고.. ㅠㅠ
친구가 ‘왜 너는 여행가면 인스타에 먹을거 사진만 올려? 풍경도 좀 올려! 난 풍경 보고 싶단 말이야!˝ 하는데, 그러고보니 저는 풍경 사진을 안올리는... 죄다 음식 사진만 올리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2-20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행 때, 싱가폴에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책을 가지고 갔습니다만 너무 할일이 많아서(걷고 먹고 걷고) 책을 펴보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크로크 마담도 못 먹어봤구요. 다시 한 번 싱가폴 여행을 결심합니다^^

고백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페이퍼로 써주시기를... 이런 에피소드 소듕합니다!!

다락방 2025-02-20 09:12   좋아요 1 | URL
껄껄.. 저도 여행갈 때마다 책을 여러권 챙겼는데 제대로 읽고 온 적이 없어서 최근에는 욕심을 줄여 두세권 정도만 가지고 가거든요? 그런데 한 권도 제대로 못읽고 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먹고 걷고 먹고 걷고 자고.. 하느라 읽을 시간이 없어요. 하하하하하. 그렇다면 책을 안가지고 가면 될텐데 기어코 무겁게 들고 가고야 마는 ... 하하하하하.

고백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뭐 더 할 건 없고요 ㅋㅋ 양꼬치에 소주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단발머리 님 얘기도 잠깐 했어요. 내 친구가 여기 데려왔는데 양꼬치 정말 맛있게 잘 먹더라고! 하면서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