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병원 순례의 날이었다.
2019년 담낭제거 수술을 한 이후로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혈액검사,초음파검사 등을 한다.
그러다보면 다른 기관에 이상이 나타나 소화기내과 닥터가 소견서를 써주는데 그렇게 산부인과, 내분비내과등을 갔었고 이번엔 비뇨기과를 가게 됐다. 콩팥에 혹이 보인다는 거였다. 이거 비뇨기과 가서 한 번 봐봐요, 라고 소견서를 써준것.
그렇게 월요일에는 소화기내과에 들렀다 비뇨기과로 갔다. 그런데 와, 진료실에 딱 들어섰는데 빈 의자가 없을 정도로 할아버지들과 아저씨들이 자리를 꽉꽉 채워 앉아있었다. 아... 시바.. 집에 가고 싶다. 나는 간호사쌤게 예약자명 말하고 밖에 앉아 기다리겠노라 했다. 그렇게 내 순서가 되어 비뇨기과에 들어갔고, 내 콩팥에 있는 혹은 지금 당장은 위험해보이지 않으니 내년에 다시 초음파로 보자는 말을 들었다. 어휴.. 분위기 너무 거시기했네.
콩팥 이상 있으면 신장내과로 보낸다는데 왜 나는 비뇨기과에 보내가지고 아이코 깜짝이야..되게 만들었나요. 왜죠?
그렇게 종합병원을 나와 이번엔 동네 내가 가는 정형외과로 갔다. 가서 도수치료를 받고 근육 유착이 너무 심하다고 해 주사를 여러번 맞고 수액도 맞았다. 아 이놈의 어깨 진짜 ㅠㅠ 그러고 집에 돌아온 시간이 오후 두시. 세상에 오전 여덟시에 나가서 오후 두시에 들어왔어. 그것도 다 병원만 돌아다니다가.. 이게 바로 나이먹는다는 것인가보다.
안그래도 소화기내과에서 내 씨티촬영 결과를 보며 "비뇨기과 가서 들어봐야겠지만 지금 내가 보기로는 그냥 지켜보자 할 것 같아요" 하셨더랬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 도대체 그런게 왜 생기는건가요? 물었더니 아아 선생님...
"나이들어서 생기는거죠. 그걸 뭘 물어봐요. 연식이 다 됐다는거죠."
하시는게 아닌가. 네?? ㅠㅠ 그렇군요 ㅠㅠ
그리고 혈액검사 수치를 보시면서 다른 이상은 없다고 하시더니 내게 물으셨다.
"운동하세요?"
그래서 나는 네, 라고 했다. 선생님은 "좋은콜레스테롤 수치가 아주 높네요. 이건 좋은거에요." 하셨더랬다. 나는 이거 원래 높았는데 이렇게 운동했냐고 물을 정도로 이번에 더 높아진건가?? 이건 그냥 우리가족 다 높다. 하여간 그래서 나는 "달리기한지 6개월 됐어요" 라고 했는데 선생님은 내게 딱 지금만큼만 하라고, 오바하지 말라고, 세월을 이길려고 하지 말라고 하셨다.
토요일에도 정형외과에 갔었다. 도수치료를 받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진짜 목적은 닥터와 도수치료쌤에게 내가 달려도 좋은지를 묻고 싶어서였다. 상담받으러 갔던 헬쓰장 코치와 필라테스 원장 모두 달리지 말라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이 듣기 싫었던거다. 조금이라도 달려도 괜찮다는 말을 누구에게든 듣고 싶었고, 이왕이면 그게 닥터라면 더 좋을 것 같은거다. 예약된 시간보다 좀 이르게 가 자리잡고 앉아 대기하는데 남자도수치료쌤을 마주쳤다. 서로 인사를 하면서 선생님, 제가 여쭙고 싶은게 있는데요, 하면서 물었다. 이러이러해서 달리지 말라는데 그런가요? 하고. 남자도수치료쌤은 아니라고, 달리기는 좋다고 하셨다. 달리시라고. 몸이 틀어졌는데 달린다고 더 틀어지는거 아니라고, 달리는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하시는거다. 월요일에 이분께 치료받으면서 또 들었는데 발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힘이 상체 모든곳에 가고 그래서 균형 잡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하시는게 아닌가. 오오 일단 신났다. 그리고 내 이름이 호명되어 진찰실로 들어가 닥터에게도 물었다. 이러이러한데 어떤가요, 라고. 그러자 선생님은 아니라고, 달리라고 하셨다. 유산소 운동은 좋은거고 이렇게 골반 틀어진 사람들에게 우리는 움직임을 권한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내게 뛰라는거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여자도수치료쌤께 도수치료를 받으면서 또 물었다. 그 쌤도 뛰라고 했다. 내가 너무 힘들어서 몸이 앞으로 쏠리는 정도까지가 아니면 똑바로 서서 뛰는건 도움이 된다고. 만세!! 그래서 내가 도수치료를 받고 집에 돌아간 토요일, 집에 가자마자 옷을 입고 냅다 뛰러 나갔다!!
사실 냅다 뛰었다기엔 너무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너무 기분이 좋아서 7키로를 뛰었다. 껄껄.
일요일에는 일자산에 갔다.
아주 씐나게 내리막길과 평지는 뛰고 오르막길은 걸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누구도 날 막을 수 없어!!! 그렇게 앞으로도 계속 쭉 달리기를 할 수 있는 나. 샤라라랑~
나 달리지 말래, 라는 말에 여동생과 남동생 모두 안타까워했었다. 남동생은 누가 그런데 안달릴 수 있겠어? 라고 묻기도 했고. 닥터 말 들어볼게, 했더니 그래, 했고 내가 병원에 다녀와 닥터 는 뛰라고 했어, 라고 하니 남동생은 그러면 닥터 말을 들어! 했단 말야? 그렇게 축하해주더니,
"그러면 워치 나 안주겠네?"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닥터한테 물어서 나 뛰지 말라고 하면 워치 너 줄게" 했단 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응 안줘" 했다.
내 얘길 들은 e 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저도 안뛰실거라 해서 호카 받기를 기대했는데 안되겠네요?" 이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내가 한 번 신었던 로얄티 붙여서 30만원에 팔게"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씐나는 주말이었다.
월요일에는 남도수치료쌤에게 도수치료를 받았는데, 이 분은 정말 너무 유쾌하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수다 떨기 너무 좋아하시고 ㅋㅋㅋ얘기하다보니 술도 좋아하셔 ㅋㅋㅋㅋㅋㅋ외국여행 가면 자기도 안되는 영어로 일단 막 얘기한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도수치료 내내 수다 떨고 웃으면서 선생님은 "와 저랑 같은게 많으시네요" 했고 나는 "제 생각에는 선생님과 제 MBTI 도 같을것 같아요."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뭔지 서로 얘기는 안했지만 그 말에 또 둘다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내가 주말에 달렸다는 이야기.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책을 샀다.
정보라 작가의 [아무튼, 데모]는 정보라 작가 한 권 더 읽어볼까 해서 고른 책. 정보라 작가의 소설은 읽으면 재미는 잇는데 딱히 할 말도 없고 여운이 남거나 하지도 않아서 좋아한다고 말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만읽을까 하다가 한 권만 더 읽어볼까 해서 고른책이다.
저 제목도 길고 영어로 되어있는 보케뷸러리책은 영어 공부할라고 샀는데 지난번에 정희진 쌤이 좋다고 해서 샀던 그 무슨 워드 파워.. 그 책은 비닐 포장 뜯지도 않았다. 비닐 포장 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안뜯고 안보네요.. 흠흠.
이건 조카 줄라고 샀다. ㅋㅋㅋㅋㅋ 아 우리 조카 진짜 너무 예쁘고 너무 귀엽고 너무 좋음. 너무너무 꼭 안아주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식으로 모카크림빵 먹고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식어빠진 아메리카노랑 함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젠 어젯밤에 쓴 페이퍼에 달린 댓글에 답글 달러가야지 슝 =3=3=3=3 역시 사무실은 나의 작업실. 샤라라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