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여동생과 남동생 가족들이 오기로 되어있었다.
엄마는 둘째조카가 좋아하는 돼지갈비찜을 해두셨다. 나는 막내조카와 여동생이 좋아하는 치아바타를 굽기로 했다. 흠, 그렇다면 같이 먹을 쪽파크림치즈도 만들어야지. 첫째조카가 좋아하는 토마토스프도 해야겠다. 올케는 감바스를 좋아하지. 그렇게 토요일은 바빴다. 차례차레 동생네 가족들이 도착했을 때, 나는 마지막 빵을 구워내는 중이었다. 모든 준비를 마쳐놓고 타미야, 토마토 스프 먹을래? 물으니 좋다고 했다. 그렇게 좀전에 완성시켜둔 토마토스프를 데우고 있는데 타미는 내 옆에 와 서며 내게 말했다.
"나 온다고 토마토스프 만들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자식 ㅋㅋ 응 ㅋㅋㅋㅋㅋㅋㅋㅋ 타미는 내가 만든 보람이 있게 오자마다 토마토스프 두 그릇을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더니 저녁에 '내가 뭘 먹은게 있다고 배가 부르지?' 한다. ㅋㅋ 치아바타에 버터 바르고 토마토스프까지 발라 먹었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김ㅋㅋㅋㅋ
둘째 조카는 나의 쪽파크림치즈에 도대체 크림치즈에 파를 넣으면 무슨 맛이냐고 맛이 이상할 것 같다는게 아닌가. 하나 발라줄테니까 일단 조금만 먹어볼래? 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치아바타를 한 입 크기로 잘라 쪽파크림치즈를 쳐발쳐발해 입에 넣어주었다. 이내 둘째 조카는 두 눈이 커지면서 너무 맛있다고 계속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요일, 모두가 돌아가고 집을 대청소하는데, 아이고야, 아가조카가 두고 간 장난감이 보인다. 이거 잘 가지고 놀던데. 나는 남동생에게 전화해 이거 월요일에 가져다줄게, 하니 남동생이 그러라고 한다. 그리고 아가조카를 바꿔줬는데 아가조카가 고모 그거 내일 가져다줘~ 한다. 어우 너무 귀여워. 응, 하니 전화 끊으면서 사랑해~ 한다. 귀요미 ㅋㅋㅋㅋ 그 장난감이 바로 이것.
아니 장난감도 귀엽지 않나요? 아가도 귀엽고 장난감도 귀엽다.
그런데 아가라고 부르면 안된다. 울엄마가 토요일에 아가조카에게 아기라고 했더니 아가 조카가 "나 이제 아기 아니야. 네 살이야!" 하면서 손가락 네 개를 펼쳐보이는거다.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ㅠㅠ 손꾸락도 너무 귀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일요일에, 모두 돌아가고난 뒤, 집 청소를 깨끗이 마치고, 나는 어차피 샤워할 거, 달리고나서 샤워를 하자, 하고는 스맛폰과 (유선)이어폰을 챙겨가지고 나갔다. 동네 초등학교가 오픈되어 있으려나? 만약 안되어있으면 어디로 간다? 걱정하며 갔더니 옳지, 문이 열려있다. 그렇게 나는 동제 초등학교로 들어갔다. 한낮이었고, 나는 며칠전 미리 다운 받아두었던 <런데이> 앱을 실행시켰다. 그리고 앱에서 목소리가 안내하는대로 걷기 시작한다.
5분간 천천히 걷기를 하다가 방송이 안내하는대로 천천히, 옆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이내, 울컥 치밀었다. 내가, 달리고 있다니.
달리기는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내 삶에 있어서 다른 운동을 추가한다면, 그것이 달리기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달리기가 싫었다. 그리고 싫다. 학창시절 체육시간을 싫어했는데, 그 때도 제일 싫은건 달리기였다. 저 앞에서 남자 체육선생님이 달리라고 신호를 보내면 전속력으로 달려야하는데, 나는 남들보다 가슴 사이즈가 컸고, 그걸 저 앞에서 저 사람이 보고 있다는게 너무 싫었다. 느리게 달린다고 덜 흔들리는 것도 아닌데 나는 달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가 없었다. 더 빨리 달리고 싶다는 욕망같은 건 없었고 이 가슴이 제발 출렁이지 않았으면 했고, 어서 이 시간이 빨리 지나기를 바라기만 했다. 내게 달리기는 그래서 너무 싫은 행동이었다. 주변에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런데이앱으로 효과를 본다고 말한적이 수두룩한데도 나는 그것은 나와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여동생으로부터도 듣게 됐다. 여동생은 이제 런데이앱으로 달리기 시작한지 3주차가 되었다면서 달릴 때마다 얘기했고 등뒤로 땀이 나는 것의 기쁨을 이야기했다. 그래? 1,2주 정도 들으면서 나도 앱을 깔아보았다. 깔고나서 앱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본 후, 흐음, 나도 한 번 해볼까, 그렇다면 오늘 한 번, 한지가 일주일인데 막상 집에 들어간 후에 뛰려고 다시 나오는 의지가 전혀, 전. 혀. 발현되지 않았다. 그러던 일요일, 샤워하기 전에 한 번 도전해볼까? 했던거다.
앱에서 안내한 대로 5분여 걸은 뒤에 이제 뛰라는 구령에 맞춰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아, 내가 뛰고 있다. 내가 뛰고 있네! 내가 뛰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관련없어 보이는 파리의 센강 이었다. 재작년 파리에 가서 센 강 앞에 섰을 때, 와, 내가 센강에 오게 되리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인생의 이 시점에 예측하지 못한 곳에 이렇게 와있네, 하며 벅찼던 기억이 떠오른거다. 와, 내가 달리기를 할 줄은 몰랐는데, 달리고 있어!! 내가 달리고 있다!! 비록 앱에서 안내한대로 아주 천천히 달리는거지만, 이, 내가, 달린다고? 달리다니!
1주차 1회에서는 23분동안 운동하게끔 되어있다. 그중에 내가 뛰는 시간은 1분씩 다섯번, 고작 5분이다. 그 전과후는 다 걷기로 구성되어 있다 앱에서는 이것이 인터벌 운동이며 효과가 좋다고 되어있더라. 나는 얼마전 인스타에서 보게된 설현의 짜장면 먹는 방송도 떠올렸다.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나혼자산다>에 나온 설현은 짜장면과 탕수육을 아주 잘 먹고 있었다. 그러면서 본인은 운동을 많이 해서 살이 빠지기 때문에 먹고 싶은건 마음껏 먹는 편이라고 했다. 나는 '마음껏 먹는편'이지만 그 전자, '운동을 많이 해서'와는 상관없었던 사람. 설현과 같은 거라곤 오직 먹고 싶은걸 마음껏 먹는 것에만 그쳤던 사람, 나는 설현의 그 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나도 저렇게 해보자. 많이 먹을 때 '나는 운동을 많이 해서 괜찮아!' 라는 말을 해보자.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그렇게 나는 런데이 1회차를 마쳤다. 두둥-
동네 작은 초등학교라 몇 바퀴를 돌았네 ㅋㅋㅋ 뛸 곳이 동네에 저기 뿐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작 처음, 1회 했을 뿐이고 앞으로 내가 계속할지는 모르겟지만, 현재로는 이 앱에서 안내하는대로 8주를 모두 도전해 완료해보고 싶다. 그 뒤에 마라톤을 나가겠다는 목표 같은 건 없지만, 8주간의 꾸준한 달리기가 내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꾸준히 할 수 있을까? 노력해보아야겠다.
이, 내가, 달린다니!! 꺄울 >.<
책을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요일에 희망도서 찾으러 도서관에 다녀왔는데, 희망도서에 대해 말씀드리니 엄마는 '도서관에서 니가 읽고 싶은 책을 사준다고?' 하시면서, '그러면 너 책 살 필요가 없네, 집도 좁은데!!' 하셨다.
엄마...
이번주엔 적게 샀어요.
장안의 화제 [정욕] 을 사보았다. 정이 바를 정이라, 오호라, 어디 한 번 .. 그런데 한문 정욕은 작고 한글 정욕은 커서 이거 들고 다니면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이 정욕이 그 정욕인줄 알겠지? 그래, 나 정욕 읽는다, 왜, 뭐, 뭐!!
[빨간집] 책 링크 올리려고 검색했는데 내가 산 표지가 안보여서 보니까 얼라리여, 나는 붉은집으로 검색했었네 ㅋㅋㅋ 붉은 집 검색해도 빨간집 나오게 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주엔 두 권 샀다.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