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에 추석 연휴동안 시카고를 다녀와야지, 하고 비행기티켓을 예매해두었더랬다. 하루 연차를 내면 6일을 쉬는 것이고, 나는 혼자 갈 것이니 그걸로도 충분했다. 예매해두고 신났었는데, 회사가 내 예상보다 빨리 바빠지기 시작했다. 회사가 바빠질 거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것이 내년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일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훅 바쁨이 찾아온 것이었다. 이래가지고서는 10월 초의 연차가 곤란해질 것 같았다. 말일과 초 사이라서 내가 할 일이 너무 많을 터. 안되겠다 싶어 취소했는데, 쉬는 걸로 정해지는 거예요 ….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자, 뭐가 됐든 그래도 나는 즐겁게 보냈다.

추석 전날과 당일날엔 여동생네와 남동생네가 모두 찾아와 북적북적 소란스러웠다. 거실에서 자는 사람도 생겼다. 방 세 개만으로는 이 모든 식구들이 다 함께 자기는 무리였다. 그래도 하루니까 그냥 자자~ 하고 다들 즐겁게 잤다. 함께 저녁도 먹고 술도 마시는데 아가 조카도 일찍 자야했고 거실에서 자는 사람도 있어서 충동적으로 남동생은 우리에게 '밖으로 나가자!' 했고 그렇게 예정에도 없이 나와 여동생과 남동생 셋은 밖으로 나가버리고 ….


너무 신났다. 우리 셋만 온전히 있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너무 신나고 흥분했다. 우리 모두 그랬다. 호프집들이 한가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너무 사람이 많아서 깜짝놀랐고, 어쨌든 우리는 치킨집에 자리잡고 셋이 앉아 각자 맥주를 하나씩 시켜두고 너무 신난다고 깔깔거렸다. 다같이 사진도 찍었다. 나는 남동생의 팔짱도 꼈다가 여동생의 팔짱도 꼈다가 진짜 자지러지게 좋아서 미치는 줄 알았다. 야, 우리 명절마다 밤에 셋이 나오자 ㅋㅋㅋㅋㅋㅋㅋㅋ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랜만에 나의 여행친구 D 와 호캉스를 가기로 했다. 2박 3일 일정이었다. 만나서부터 씬났다. 우린 사실 뭘 딱히 하자는 건 없었고 그대로 좋았다. 첫날은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우리 나가지말자 했다. 호텔 객실이 넓고 취사가 가능해 마트에 가 잔뜩 장을 봐와서 저녁을 먹었다. 라면을 끓이고 초밥을 차려두고 와인을 오픈했다. 우리는 밀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날엔 바다로 갔다. 비가 왔지만 우리 가기로 한거니까 그냥 가자, 하고 컨시어지에서 우산을 두 개 빌려서는 바다로 향했다. 바람이 불었고 추웠다. 우리는 중간에 마트와 옷가게에 들어가 각자 긴팔 티셔츠를 사입었다. 그렇게 바다에 가서 갈매기들을 실컷 보고(갈매기 보러 간듯) 다시 돌아왔다. 호텔 조식을 배불리 그리고 늦게 먹은 터라 점심은 건너뛰고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그래도 중간에 간식은 먹어야지, 잠봉뵈르 샌드위치와 빵을 사가지고 객실로 들어갔다.  자, 우리 영화를 한 편 볼까? 각자 침대에 앉아서 어떤 영화가 좋을까 살펴봤다. 요즘 호텔들이 스마트 티비를 갖추고 있어 넷플로 영화를 보는게 가능하다. 우리 그냥 쉬면서 보니까 가벼운 거, 가벼운 거 보자, 하고는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쨘- 이 영화를 선택했다.



제목하여, <첫눈에 반할 통계적 확률> 되시겠다.


사실 얼마전까지 나는 첫눈에 반하는 것은 물론 가능하고 또 그런 일은 간혹 일어나지만, 그것이 반드시 사랑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왜냐하면 나 역시 첫눈에 반한 적이 있었는데 대화를 나누던 도중 으~ 너무 싫으네 …하게 된 적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좀 생각이 달라졌다. 왜냐하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 그것이 사랑이든 우정이든, 내가 오래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가 처음부터 좋아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오래 좋아한 사람중에는 처음 보자마자 말하기 전부터 오 뭐야?! 하고 감탄한 사람도 있고, 처음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 좋으네~ 한적도 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의 사람들을 나는 오래 좋아했다. 여전히 좋아한다. 언젠가 한 친구가 내게 '너는 네 촉을 잘 활용하고 살아' 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제 그 말의 의미를 알겠다. 나는 나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나 역시 좋아하려고 노력해보기도 하지만, 그게 잘 되지는 않았다. 나는 노력으로 사람을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처음부터 그 사람이 좋아야 했다. 나는 '내가' 좋아해야 했다. 그래야 그 사람이 계속 좋고 오래 좋았다. 다시 말하면, 충분히 좋아할 사람을 나는 처음부터 알아본다고 하는 게 맞겠다. 그리고 내 사랑은 결코 가볍지 않아서, 한 번 좋아하면 대부분 틀림이 없고 중간에 식지도 않고, 상대로부터 결코 사랑에 대한 의심도 하게 만들지 않는다.



영화속에서 남자주인공 '올리버(벤 하디)'의 엄마가 올리버에게 비슷한 말을 한다. 첫눈에 반하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런 뉘앙스였는데 다시 찾아보려고 하니 어디쯤에서 나온 말인지를 모르겠네.


자, 영화 이야기를 해보자.



올리버는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영국의 자기 집으로 돌아가려고 공항에 왔다. '해들리(헤일리 루 리차드슨)'는 아버지의 결혼식-그러니까 재혼-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공항에 늦게 도착해 타야 할 비행기를 놓쳤고,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바로 다음 비행기라도 얼른 예매해야 하는데 남은게 비지니스 석이란다. 이제 스무살인 해들리에게 비행기값이 있을리가. 아빠는 '내가 내줄테니 그거 타고 와라' 고 한다. 자, 이제 그 비행기를 타기 위해 얼마간의 시간이 남아있고 공항에서 핸드폰 충전을 하려고 하는데, 해들리가 앉으려고 하는 자리는 충전이 되지 않는 자리. 배터리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이를 어쩐담, 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있던 남자 올리버가 내 충전기를 사용하라고 한다. 그렇게 그 둘은 대화를 시작하게 된다. 그래서 같이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그리고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되는데, 아니 해들리가 비즈니스석에 앉는 게 아닌가. 올리버가 오와- 하고 자신의 이코노미로 갔단 말야? 그런데 그 자리의 안전벨트가 고장난거다. 좌석을 바꿔야 하는데 남은게 비지니스 석, 해들리의 옆자리. 그렇게 그들은 여섯시간반동안 나란히 앉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함께 이야기 하고 영화도 보고 그러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 것.



영화 시작할 때 주인공들이 너무 어려서 으, 다른 거 볼까, 친구랑 잠깐 고민했다가 그냥 봤는데, 아니 볼수록 좋았다. 뭐가 좋았냐면 주인공들이 어린게 좋았다. 그것은 그러니까 부러움이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좋겠다, 좋겠다, 했는데, 그건 비행기에서 반할만한 남자 만나서 좋은게 아니라(그것도 좋았지만), 그 젊음이 부러웠다. 스무살인데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혼자 타려고 공항에 와있다니. 그리고 모르는 사람과 말을 섞고 친해지다니. 이 모든것들이 나이 들었다고 못할 건 아니지만 막 젊음의 특권인듯 느껴져서 너무 부러운거다. 나는 스무살 때 뭐했나. 만화방가서 라면이나 먹으며 만화책이나 봤는데. 왜 쟤들은 미국에서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혼자 타는가. 어떻게 다른 나라의 사람과 친구가 되는가. 올리버는 영국 남자 해들리는 미국 여자. 스무살에 다른 나라의 사람과 친구가 되다니. 나는 이 나이에도 다른 나라 친구가 없는데. 막 너무너무 부러웠다. 올리버는 예일대라고 했던가, 아무튼 수학 전공이라고 했고 해들리는 뭐였더라? 문학이었나? 여튼 공부를 이제 막 시작했다는 것도, 외국에 가는 비행기를 혼자 탄다는 것도-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잘 타, 그 나이에?- 처음 보는 사람과 거리낌없이 대화한다는 것도 그냥 다 너무 예쁘고 부러웠다.


부럽다. 젊음이 부럽다. 


나는 친구에게 아, 나도 스무살로 돌아가고 싶어! 라고 거듭 말했지만, 그것이 '나의' 스무살이라면 안돌아가는 게 낫다. 내가 돌아가봤자 뭐 크게 달라질 게 있겠어? 다시 지금의 내가 되겠지. 혹여라도 스무살로 돌아가서 다르게 산다면, 내 인생에 중요한 몇몇 사람들을 놓쳤을 거 아녀? 됐다 ….


그런 한편, 나도 혼자 비행기 탄 적 많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혼자 비행기만 타냐 기차도 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어째서 왜 … 그만두자, 이런 얘기는. 다 부질없지. 



그런데 내가 그들의 젊음과 첫눈에 반하는 사랑보다 더 부러웠던게 있다.


그게 뭘까요?


안알랴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아니라, 알려드립니다. 그건 바로, 그들의 영어 실력이었다!

그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미국에 살고 영국에 사는 사람인데 왜 아니겠는가.

그런데 너무 부러운거다. 어쨌든 미국과 영국은 다른 나라인데 처음부터 얘기가 잘 되잖아. 만약 같은 일이 나에게 벌어졌다면, 나는 결코 이들중 한명처럼 대응할 수 없었을 것이고, 대화도 잘 안되는데 사랑은 무슨 사랑 … 나는 대화도 안해보고 상대가 사랑에 빠질만한 사람이 아니다. 나의 강점은 대화이지 사실 얼굴은 아니거등 … ( ")

그래서 다 글러먹었어, 다, 다 ….


아, 영어 잘하는 거 너무 부럽다. 영어 진짜 잘한다. 너무 당연하겠지만 영어 잘하는 거 너무나 부러웠던 부분 ㅠㅠ 부럽다 얘들아. 영어 잘해서 ㅠㅠ 니네는 영어 공부 안해도 되겠네? 

비영어권 국가에 태어나서 영어를 잘하려면 영어를 공부해야 되는데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그래서 영어도 잘 못하고 영어 잘하는 사람만 부러워하는 이 게으른 라이프 …



아무튼 첫눈에 반할 수도 있고 첫눈에 반해 사랑할 수도 있다. 물론, 첫눈에 반하는 게 꼭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뭐 그렇다는 거다. 꿈에 엄청 키 큰 남자 팔짱을 끼고 걸었는데 그 남자가 누구인지 기억이 안나네? 모르는 사람이었나?



아무튼 즐겁게 봤다. 친구랑도 재미있게 봤다고 감상을 나눴고, 그리고 우리가 함께 호텔에서 각자의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이 영화를 보는 것도 너무 좋다고 얘기했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다보니, 아니 이게 소설 원작이라는 거다. 네??




번역서는 현재 절판이며 중고로 등록된 것도 없더라.












그렇다면 원서는?

















… 살까? … 그렇지만, 사놓고 안읽은 원서가 수두룩한데 … 흐음.


생각 좀 해봐야겠다. (정말?)




간혹 '집이 너무 좋아 여행을 갈 생각을 안한다'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럴 때마다 곰곰 되짚어 보는데, 그렇다면 나는 '집이 싫어서 여행을 좋아하나?' 하면, 그게 아닌거다. 나는 여행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너무 행복한 사람이다. 여행의 완성은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눕는 순간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때의 나는 뭔가 굉장히 가득차있는 것 같다.



이번에 인천으로 이동할 때, 부평에서 갈아타야 했다. 부평에서 인천1호선을 타야하는데,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 흐음. 그냥 인천1호선 타고 갈까 아니면 표끊고 나가서 화장실에 갈까, 하다가 화장실에 다녀오자 하고 표를 끊고 나갔다. 부평 지하도가 넓게 펼쳐져 있었고 화장실은 그 한복판에 있었는데, 와, 갑자기 너무 좋은거다. 이 낯선 곳이, 처음 와보는 이곳이(사실 이십년 전에 와본 적이 몇 번 있다) 사람을 설레게 하는거다. 나는 이 넓은, 낯선 지하도를 그리고 이 지하를 지나 바깥을 구경하고 싶어졌다. 너무 설렜다.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는 생각에 막 흥분이 됐다. 볼까? 보고 갈까? 잠깐 갈등하다가 화장실만 다녀와 다시 지하철을 타러 갔다. 내게는 약속 시간이라는 게 있었으니까.


그러면서 생각했다.

내가 여행을 왜 좋아하는지 아직 다, 제대로 파악할 순 없지만, 그런데 이거 너무 좋아한다. 낯선 곳에 나를 놓아두는 것. 나는 이러면 너무 설레는 사람이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지 몰랐던 젊은 시절의 나는, 그러니까 대학 다닐 때, 학교에 안가고 만화방에만 간 게 아니라,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아무 역이나 내렸더랬다. 그리고 아무 출구나 나가서 아무 까페나 들어가곤 했더랬다. 혼자서. 그렇게 하는 순간순간들이 너무 짜릿했다. 그리고 까페에서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여긴 **역이야, 충동적으로 내렸지, 하고. 그때는 몰랐다, 내가 여행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무튼 거대한 역마살을 가진 사람인 거다.



연휴 마지막 날, 저녁을 먹고 산책하러 나서는 길.

긴팔 후드티를 꺼내 입었다. 옷을 사려고 간 건 아니지만 예상보다 추워서 옷을 사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 긴팔 후드티는 룩셈부르크에서 산 것이었다. 프라하에서 산 패딩도 있다. 뉴욕에서 산 맨투맨 티셔츠도 있다. 이번에 인천에서도 티셔츠를 샀다.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어떤 옷을 입을 때 그곳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도 좋았다. 아 내가 그곳에 있었지, 거기에서 이걸 샀지, 하는 생각을 잠시동안 하는 것만으로도 또 좋았다. 나는 아직도 내가 여행을 왜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내가 새로운 곳, 낯선 곳에 나를 놓아두는 것에 있어서 굉장히 설레는 사람이라는 건 확실히 알겠다. 너무 좋다. 



친구 한 명은 동탄에 산다.

나는 그 친구를 만날 때면 수서역에서 SRT 를 타고 동탄까지 가는데, 고작 12분 남짓이지만, 자지러지게 좋다. 나는 이렇게 기차를, 비행기를 타고 어딘가로 가는 걸 너무 좋아한다. 기차역에, 공항에 도착하는 것도 좋다. 가끔은 걷다가 마주하게 되는 공항 리무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나는 이동도 좋아하는 것 같다. 버스는 안타지만 ….



좋은 시간이었다.

친구와 함께 실컷 수다도 떨고 소고기도 배터지게 먹고 영화도 보고 침묵도 나누고. 

무엇보다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안다는 게 진짜 너무 좋다. 진짜 짱이다! 최고되는 것이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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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10-05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했던 시카고는 다녀오시지 못했지만 가족들과의 교류와 친구와의 만남으로 또 다른 즐거운 시간을 보내셔서 다행입니다.
날이 급쌀쌀해져서 감기 걸리기 딱 좋겠더군요. 저도 여행을 가서 샀던 것들은 확실히 기억이 더 오래가더라구요^^ 추위를 잘 타서 머플러 갑자기 사는 경우가 제일 많았습니다!ㅎㅎ
저도 저 영화 속 주인공의 젊음을 부러워하며 봤을 듯해요. 다만 저도 그 때의 상황을 가진 나로 돌아가긴 싫습니다!ㅋㅋ 다락방님은 진정으로 여행을 즐기시는 분이에요^^ 어딜 가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는 뜻일 듯합니다!^^

다락방 2023-10-05 11:53   좋아요 1 | URL
저는 뭘 해도 좋을대로 즐겁게 살 수 있는 사람인 것 같기는 합니다. ㅎㅎ 그래서 여기에서도 또 낯선 곳에서도 순간순간 즐거울 수 잇는 것 같아요. 이것이 제가 가진 큰 장점이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저도 머플러를 갑자기 사게 된 경우들이 종종 있어요. 이제 머플러의 계절이 돌아왔네요, 거리의화가 님. 훌쩍 낯선곳으로 가서 완전히 새로운 머플러를 사고 싶어지지만, 지금은 옷장 어딘가에 처박혀있을지도 모를 머플러를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ㅎㅎ

yamoo 2023-10-05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의 글은 언제나 신박합니다. 예측 불허!! 연휴 때 혹 누구와 눈이 맞는 줄 알았는데...영화 야그...ㅋㅋㅋㅋ

다락방 2023-10-05 16:08   좋아요 0 | URL
영어를 못하기 땜시롱 눈 맞는 일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10-05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을 좋아하는 마음 저는 완전 빙의수준입니다. 그런데 집을 좋아하는거 하고 여행을 좋아하는거 하고는 좀 다른듯요. 왜냐하면 저는 또 집을 너무 좋아해서 집에 콕 박혀있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친구와 둘이서 호캉스 너무 좋은거 같아요. 아 저도 가끔 친구들이랑 오로지 운전 걱정없이 마음껏 술을 먹기 위해서 1박2일 리조트를 가거든요. 너무 신나 신나....
이에 영어만 되면 다락방님은 잭 리처같은 외국인 남자친구를 만나 호캉스 호캉스..... 아자 아자 화이팅입니다.잭리처 기다려랏!!

다락방 2023-10-05 16:08   좋아요 1 | URL
네, 바람돌이 님. 저도 집을 좋아하는 것과 여행을 하는 것이 인과관계가 있는건지 좀 갸우뚱 합니다. 집은 집이고 여행은 여행인데 이래서 저렇다, 뭐 그건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ㅎㅎ 저도 집 콕을 좋아하긴 하는데, 그런데 저는 집에 오래 못있기는 합니다. 주말이든 휴가든 자꾸 튀어나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집이 싫어서 튀어나가는 게 아닙니다. 튀어나가고자 하는 욕망이 차오르기 때문에 튀어나가는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호캉스는 또 호캉스대로 좋지요. 이상하게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온전하게 허락된 곳이 호텔 같습니다. 마음껏 풀어지고 돈도 쓰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호텔에서 가능해지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낮잠도 호텔에서 자는게 좋습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저도 영어 공부 열심히 해서 비행기 안에서 첫눈에 반해가지고 잭 리처 같은 남자를 똭!! 참고로, 아시겠지만, 잭 리처는 진짜 섹스는 두번째부터 라고 했습니다. 뭐, 그렇다고요.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은오 2023-10-05 1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아 이 페이퍼 너무 재밌어요!!!!! 😍
2. 동생분들이랑 함께한 시간 너무 즐거우셨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페이퍼 읽는 저에게도 느껴지네요. 저도 하나 있는 동생놈이랑 좀 친해져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욬ㅋㅋㅋㅋ 넘 부럽습니다!! 🥹
3. ㅋ난 다락방님이 좋아하는 사람이지롱~~!!
4. 제가 여행을 즐기지 않는 그 이유로 다락방님이 여행을 좋아하시는게 너무 재밌습니다 ㅋㅋㅋㅋ 저는 집이 좋기도 하지만 낯설거나 새롭거나 예기치못한 상황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사람이라서 안전한 공간 안전한 상황에 저를 두려고 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5. 다락방님은 짱입니다!!
6. 그럼 이만
7. 💋

다락방 2023-10-05 20:38   좋아요 2 | URL
저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확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긴 하거든요? 그런데 유독 여행지에서는 그걸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진 않더라고요. 이런게 여행이지~ 하면서 받아들이게 된달까요? 사람이 매일의 바이오리듬이 다르잖아요? 저는 인생에 있어서도 그럴 것 같아요. 여행을 좋아하다 더이상 다니고 싶지 않아질 수도 있고, 전혀 안다니다가 노년에 갑자기 삘받을 수도 있고, 아니면 여행에는 전혀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요. 저는 어쨌든 지금 좋은 걸 하면서 살자 싶습니다. 지금 좋은 건 여행, 그리고 알라딘에서 은오님 만나기. 샤라라랑~ ♡

잠자냥 2023-10-06 07:18   좋아요 1 | URL
아 저도 4번 은오님하고 똑같아요.
그런데 여행 좋아하는 분들은 그걸 즐기더라고요. 저는 여행 가면 그 모든 상황이 Task로 여겨져서 내내 긴장하고 있는데 그게 큰 스트레스더라고요.


아 근데 은오가 또 이 댓글에 천생연분이라고 달 거 같다…..

다락방 2023-10-06 09:20   좋아요 1 | URL
저는 아무래도 경험에서 배우는 사람이기 때문에 낯선 환경에 나를 두면서 더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굳이 경험해봐야 아는 사람이랄까요. 경험해야만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배움이 좀 늦는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그것이 저의 치명적 단점이자, 저의 한개....

그럼 이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0-05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다락방님은 저를 끝까지 좋아하실 가능성이 엄청 높은 거죠?ㅋㅋ
아 명절에 남매들만의 시간 넘 좋네요~ 저도 울언니 엄청 좋아하는데 ㅠㅠ 둘이서만 놀아본 게 언제인지 쩝..
한국어가 세계공용어가 되지 않고 미국이 패망하지 않는 이상 영어권 사람들은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부러움의 대상이겠죠? 흑흑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사는 원서.. (이미 주문하셨을 듯)

잠자냥 2023-10-05 22:59   좋아요 0 | URL
엥????? (첫줄)

독서괭 2023-10-06 05:50   좋아요 0 | URL
왜, 뭐, 왜,😗

잠자냥 2023-10-06 07:20   좋아요 0 | URL
결론이 황당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06 09:22   좋아요 0 | URL
그러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어떤 성향 이라는 게 나름대로 있을거 아닙니까? 독서괭 님은 제가 오래 좋아할 분이 맞습니다. 그리고 독서괭 님은 항상 제 글의 유머를 잘 캐치하시더라고요? 날카로운 유머 감각 가지신 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주문하지 않았습니다만, 오늘은 주문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그러나 꼭 주문하지 않아도 읽을 책은 많지 않나 합니다만, 그래도 연휴를 맞이하여 주문은 해야 하지 않아 생각합니다만, 그러나 연휴라고 꼴랑 사흘인데 왜 주문해야 한단 말인가 합니다만... 네, 뭐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0-0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인들 자기 나라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거 보면 저도 와...부럽다! 따로 공부 안해도 저렇게 술술술 내뱉을 수 있다니? 말하면 옆에 있는 사람들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던데...다락방 님의 부럽다. 얘들아. 영어 잘해서...저 문장 살짝 위로를 받는 문장입니다.ㅋㅋㅋ 나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이곳에 있었다니...ㅋㅋ
저 옛날에 인천 부평역에 딱 한 번 가본 적 있었거든요. 그때 20대가 떠오르네요. 어디가 어딘지 몰라 두리번 두리번 거렸던.....뭐 지금도 낯선 곳을 가면 두리번 거리는 습관이 있는데 이런 감정은 때론 설레고 좋을 때도 있지만, 한편으론 길을 잃어버린 듯한 불안감이 느껴질 때도 있더군요. 이래서 여행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안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그렇네요.
굉장히 바빠지셔 정신 없으실텐데 제가 또 잡설이 길어졌어요.^^;;
암튼 오늘도 열심히 파이팅입니다.^^

다락방 2023-10-06 09:24   좋아요 1 | URL
맞아요, 책나무 님! 자기나라 말 유창하게 하는 것 뿐인데, 외국어인 제가 못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데 그런데 한없이 부러움을 느끼다니. 이건 뭔가 잘못된 것 같지만, 그러나 현재를 사는 지금 제가 느끼는 솔직한 감정이긴 합니다. 흑흑. 예전에 원태연이 자기 시집에 그런 시를 쓴 적 있어요.

<이런 젠장>
외국애들은
생각도 영어로 하겠지


이게 시 전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구나 다 그런 생각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책나무님도, 저도, 원태연도... ㅋㅋㅋㅋㅋ

책나무 님, 파이팅!

책읽는나무 2023-10-06 10:05   좋아요 0 | URL
생각도 영어로??ㅋㅋㅋㅋㅋ
정말 진짜로 빵 터졌습니다.
그 생각은 못했어요.
생각도 영어로 한다!!!!
그러네요.
맞네요.
ㅋㅋㅋㅋㅋ
웃고 있는 내가 좀 바보같지만 넘 웃깁니다.
이 웃음의 에너지로 함달달 원서를 다시 펴 공부해야겠습니다.
아마도 전 할머니가 되어서도 계속 난 영어 넘 못해! 그러면서 영어책 붙들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지만 어쩌면 그 재미에 영어공부를 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난 왜 영어를 못하지?
언제 영어가 늘까?
궁시렁 거리면서 외국인들 막 부러워하면서 말이죠.ㅋㅋㅋ
할머니가 되어 돋보기 쓰면서 알라딘에 글 올리는 모습 상상하니 조금 웃깁니다만..^^
암튼 늙어서도 계속 읽고 쓰려면 현재 건강관리 잘 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살아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