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엄마 모시고 어디까지 여행해봤니?
나는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까지는 먼 거리였다.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를 타고 두시간을 가 브뤼셀에 가고 거기서 또 기차를 타고 세 시간 이상을 더 가야 한다.
이번 여행에서 룩셈부르크를 꼭 가보고 싶었다. 도착한 룩셈부르크는 기대만큼 아름다워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여기에서 저기 낮은 곳을 보노라면 또 저기 높은 곳에 다리가 있다. 그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또 저기 위에 무언가 있다. 어떻게 이런 곳이 가능할까 싶은 생각을 자주 하게 만드는 곳이 룩셈부르크였다. 엄마와 이모도 연신 감탄했고, 나는 내 인생의 이 시점에 여기에 와 있다는 것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오는 길은 고되었지만 올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엄마 인생에 있어서도 지금이 얼마나 충분하고 특별한지 엄마가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나는 엄마에게 "엄마 70년 인생에 룩셈부르크에 와있어, 그걸 기억해." 라고 말씀드렸다. 엄마는 룩셈부르크도 네덜란드도 이름을 기억하기 힘들다 하셨고 그래서 다 기억하실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다보니 열시간 이상을 비행하고 또 일곱시간 기차를 타고 완전히 색다른 곳에 도착할 수도 있다는 것은 특별히 남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지금 완전히 다른 곳에 와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곳,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차마 상상할 수도 없었던 곳에 와있다.
룩셈부르크의 호텔은 좁았고 소파베드는 삐걱삐걱 소리가 났다. 객실에 준비된 컵은 일회용 종이컵이었다. 하룻밤이니 그래 이런 곳에서 자자, 하였는데, 잠들기 전 잠깐 누워 바라본 창밖 그리고 아침에 눈 떠 바라본 창밖은 바로 하늘이었다. 오션뷰, 시티뷰도 아닌 스카이뷰가 그곳에 있어서, 우린 모두 누워 한없이 하늘 좀 봐, 구름 좀 봐, 했다. 우리는 하늘뷰의 호텔에 머물렀다.
암스테르담의 호텔에 우리 짐을 맡기고 다녀오는터라 맥북을 두고갔는데, 이 아름다운 풍경을 북플에 올리려고 하였으나 올라가질 않앗다.
지금,
나는 다시 청결하고 전망이 좋은 숙소에서 내 맥북을 찾아 커다란 테이블 위에 놓고 음악을 틀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