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미친 여자》15장과 16장은 시인 '에밀리 디킨슨'에 대해 다룬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도 읽지 않았을 뿐더러, 내가 시 자체를 잘 이해를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실 읽었어도 크게 도움이 됐을거라는 생각은 안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그냥 다락방을 바로 읽는게 더 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 경우에 전혀 알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서는-그림이나 시- 해설과 함께 읽는게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하니까. 책의 중간중간 디킨슨이 쓴 시를 가져와 얘기하는데, 이 시가 번역본으로 봐서 그런지 죄다 좀 뭐랄까 읽기에 어색해서, 흐음, 원서와 번역이 나란히 있는 책을 사서 보는게 낫겠다 싶어졌다. 그런책이 있는지는 잠시 후에 검색해보기로 하고(아마 있겠지),


디킨슨이 영향을 받았다는, 디킨슨보다 먼저 시를 쓴 시인 '엘리자베스 베럿 브라우닝'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소개를 하고 있는데, 브라우닝의 시 중에 가장 훌륭하고 길다는 <오로라 리>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건 그러니까 시는 시이되 너무 길어서 서사시 혹은 시소설.. 이라 봐도 좋을듯한 그런 작품인 것 같았다. 그냥 한 권의 책인듯 하다. 시 한편이 단행본으로 나와있는 듯.


















이 시에 대해 '수전 구바'와 '샌드라 길버트'는 약간의 논평을 하는데, 이 시는 


'19세기에 제정신인 세속적 여성 시인이 자기 주장과 굴종 사이에서 성취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타협점을 보여(p.974)' 준다고 한다. 이 시를 쓸 때의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은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를 읽고 영향을 받았다는데, 제인 에어가 멈추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는 설명도 덧붙여있다. 그런데 줄거리가 나로서는 좀 갸웃해지는 부분이 있다. 이 시에서 주인공 오로라가 하층계급 여자인 '메리언'에게 교육을 받는다는데, 그 메리언이 '롬니'를 사랑하고 섬겼고 롬니에게 처녀성을 내줬다는 것이다. 정확히 책에서는 '자신의 처녀성을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롬니에게 내줌으로써 오로라에게 행동하고 고통받는 방법을 알려준다(p.976)'고 되어있는데, 이 작품을 내가 직접 읽어본 게 아니라서 이 구절 만으로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의도적이지 않았다'는 것은 강간을 의미하는것인가? 아니면 반강제적? 어쨌든 그래서 이 '롬니'가 '메리언'과 섹스를 했고, 그 과정에서 뭐가 됐든 메리언은 고통을 받았는데, 롬니는 '사회 평등을 지향하는 정치적 제스처로서 메리언 얼과 결혼하려 하지만(p.977)' 다른 사람의 간섭으로 메리언이 그 청혼을 거절한다는 거다. 오케이. 그럴 수 있지.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을 지켜봤으면서 오로라는 롬니를 사랑할 수 있는 건가?  어쨌든 오로라는 시인으로 성공하고 성매매촌에 갇혀버린 메리언의 사생아를 돌보게 되는데 그런 오로라 앞에 눈이 멀어버린(! 그렇다 눈이 멀어버린!!) 롬니가 나타나서 자신은 다른 여자랑 결혼하지 않았고, 화재때 아버지를 구하려다 눈이 멀었다..고 하는거다. 이미 메리언과 메리언의 아이를 돌보면서 마음이 너그러워진 오로라는 아니 세상에, 롬니를 받아들입니다..... 이것을 책에서는 '오로라는 마침내 빅토리아 시대의 청중에게 '예술은 소중하다. 그러나 특히 여자에게는 사랑이 더 소중하다'고 인정한다.(p.978)' 라고 표현했다. 그 부분의 시는 이렇다.



예술은 천국을 상징한다, 그러나 사랑은 신이며

천국을 만든다. 나, 오로라, 갱도에서 추락한,

나는 다른 여자들처럼 되지 않을 것이다.

사랑을 믿는 단순한 여자,

그리고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의 권리를 소유한,

그리고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신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만족하는. 나는 분석하고

맞서고 질문해야 한다. 마치 파리 한 마리가

어떤 햇빛 아래서도 몸을 덥히지 않기로 결심했던 것처럼

해가 절정에 이를 때까지 -p.978



나는 좀 당황스럽다. 물론, 이 시에 대한 분석이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수전 구바와 샌드라 길버트는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이 '완벽하게 타협(p.980)'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눈이 먼 남자가 내게 찾아와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 타협인가? 메리언이 성매매촌에 갇히게 된 것, 마약과 강간, 임신, 정신분열을 겪는건, 처녀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겪지 않았을 일들 아니었나? 이 시를 언급하며 수전 구바와 샌드라 길버트는, 오로라의 '자기희생(p.979)'과 '찬란한 눈먼 주인을 위해 일하는 자(p.979)'라는 표현을 하는데, 왜 롬니는 '앞을 볼 수 없게된 후'에야 오로라의 '주인'이 되는가?


이 시는 단순히 사랑이 맺어짐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지금과는 다른 세상에 대한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시를 읽은 디킨슨이 '정신의 개조를 경험했다고 썼다(p.981)' 고 하는걸 보면 오로라 리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시였던 것 같다. 혁명적인 시이면서 적당히 타협하고 그러나 가장 중요한 메세지를 '롬니'인 남자의 입을 빌어 얘기하는데, 그래야 듣는 남자들이 더 귀기울일 거라는 것도 알기 때문이었다고. 롬니는 '모든 계급의 벽을 부숴버려라(p.981), '새로운 사회가 나올 것이다(p.981)'를 얘기하는데, 좋고 중요한 얘기지만 어쨌든 화자로서의 설득력을 남성이란 성별이 갖고 있기에 선택한 방법이고, 그래서 더 많은 남자들이 설득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제목부터가 '오로라 리'인데 계급을 부숴! 하는게 롬니 라니. 이거 너무, 흑인 화장실 따로 있는 표시를 없애는 게 백인 남자인 '케빈 코스트너' 였던 영화 [히든 피겨스] 생각나지 않나. 겁나게 뛰어다니고 땀흘리면서 시간과 에너지 빼앗겨 가며 저 멀리에 따로 있는 흑인 화장실 다닌 당사자가 있고, 그런데 애초에 그걸 구분한 백인이 있는데, 그걸 부수는 것도 백인인 부분.. 아이쿠, 감사합니다? 만든거 뽀개줘서 감사해요? 약간 그런 느낌이지 않나.



사람은 너무 먼 곳까지 내다볼 수도 없고 바로 위의 계단을 딛지 않고서는 저 높은 곳에 다다를 수도 없다. 지금을 사는 나이기에 이 시가 부족해 보이지만, 당시로서는 많은 사람들의 정신 개조를 담당한 시가 바로 이 시인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이 시의 '눈 먼 남자'와 '주인'에 대해 좀 할 말이 있다. 내가 이 부분 읽다 빡쳤던 흔적을 우리 잠깐 함께 감상하자.



느껴지는가, 나의 빡침이.. 


나는 '눈 먼 주인' 과 '자기희생의 황홀'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은 마음이 되어버렸다. 하아- 일단, 주인을 먼저 짚고 넘어가자. 이건 수전 구바와 샌드라 길버트에게 화내는 건 아니고, 그냥 그 당시의 그 주인이라는 것에 대한 화남이다.


나는 '샬럿 브론테'의 《빌레뜨》를 읽다가 주인을 만난다. 씨부럴..



"정말이지 백작님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그 보물을 원했고, 가지려고 시도했습니다. 백작님, 이제 그 보물을 제게 주십시오."

"존, 그건 너무 지나친 요구야."

"너무 지나치다는 것도 압니다. 백작님께서 관대한 마음으로 선물로 주시고, 공정한 마음으로 상으로 주셔야지요. 결코 제 노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 《빌레뜨 2》, 샬럿 브론테, P297









저기서 '존'이 '백작님' 에게 달라고 요구하는 '보물'은 뭘까요?


여자다. 인간이다. 그런데 그 보물을 원하고 가지고 싶으니 달라고 한 남성이 말하고 그건 너무 지나친 요구야, 라며 주기를 거부한다고 다른 남성이 말한다. 내가 가지고 있던 만년필 얘기하는 거 아니고, 장갑 얘기하는 거 아니고, 파워에이드 얘기하는 거 아니고(아... 파워에이드 오면서 사온다는 걸 깜빡했네, 지하철 운행 중지돼서 중간에 택시로 갈아타버린 바람에..), 사람, 성인 여성 얘기다. 성인 여성을 두고, 그런데 그 성인 여성을 배제하고, '줘', '싫어' 이러고 있는거다. 야.. 정말 개같죠? 너무 좆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이건 샬럿 브론테가 쓴 소설 얘기고, 당시 출간은 1853 년이다. 그 때가 그런 때였다.. 라고 하지만, 아무튼 그렇단 얘기다. 이건 수전 구바와 샌드라 길버트에게 화난 거 아니고요, 이런 시대에 대한 화 입니다. 



사실, 가장 갸웃했던 부분, 내가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당연한듯 별을 다섯개 주는게 아니라 좀 찜찜하게 다섯개를 주는 이유는 '눈먼' 에서 온다. 이 두 저자의 해석이 이 방대한 양의 책을 통해 당연히 '무조건 참이다'가 될수도 없을 것이지만, 그러나 어떤 지점은 좀 너무 나아간게 아닌가 싶은 거다. 이 책을 함께 읽는 다른 분들이 몇 번 지적한것처럼, '버사 부인은 제인 에어의 분신인가?' 도 갸웃할만한 해석이라 하겠는데, 나로서는 장애를 가진 남성과 비로소 동등해졌다는 해석이나 시선이 받아들여지질 않는 거다. 이 부분은 조심히 말해야할 부분인데, 그러니까 내가 말하는 건,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동등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왜, 같은 비장애인이었을 때는 한쪽으로 기울어지던 권력이, 남성이 장애인이 되고 여성의 적극적 돌봄이 필요해짐으로써야 대등해지느냐' 는 것이다. 왜 '자기 희생'을 감당해야 평등해지느냐, 그말이다. 이게 실제로 샬럿 브론테와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이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건지, 그러므로 수전 구바와 샌드라 길버트가 그야말로 '옳게' 해석한 건지는 모르겠다. 샬럿 브론테가 굳이 로체스터의 눈을 멀게하고 팔을 못쓰게 만듦으로써 이야기하려고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눈이 먼 롬니가 '나 다른 여자랑 결혼하는 거 아니야' 라고 찾아왔을 때 받아들이는 오로라는, 무슨 생각이었나. 이 사람에게는 내가 필요해, 기꺼이 도와주겠어! 라는 그 마음은,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당연하고 자연스러워지는 것인가?



내가 제인 에어를 읽었던 아주 오래전,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로체스터에 대한 부분이었다. 눈이 멀고 팔도 쓸 수 없는 장애를 가진 로체스터가, 자신에게 나타난 제인 에어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던 장면에서 나는 정말 인상깊었다. 나였다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테니까. 만약 나였다면, 내가 몸 어딘가 심하게 불편해서 돌봄이 필요해지는 상황에서 상대에게 사랑한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은거다. 인간은 누구나 언제든 삶에서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몸이 쇠약해질 수 있다. 결국 이 사회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돌보고 또 이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돌봄으로써 지속과 유지가 가능해지는 것일테다. 작게는 부모가 아이를 돌보고 있고 또 자식이 늙은 부모를 돌볼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확대되면서 사회적 약자를 향한 그보다 더 나은 상황의 사람들의 돌봄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돌봄을 받아야 하는 상황 자체는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잘못한 것도 아니다. 그 자체가 나이므로 나는 당당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나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옆에 있을거야, 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 것 같은거다. 네가 나를 돌보는 상황이 되는걸, 내가 원치 않는거다. 물론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게 될 것이고, 만약 내가 돌봄이 필요한데 너의 돌봄을 거부한다면 아마도 그 돌봄은 다른 누군가에게 돌아가겠지.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내가 아무리 상대를 사랑해도 상대는 나와 타인인데, 내쪽이 일방적 도움이 필요한 상태가 되었을 때 사랑을 요구할 수 있을것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이걸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왔고 또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로체스터가 되게 강한 사람이고 당당한 사람이라고 당시에 읽으면서 생각한거다. '내가 어떤 상황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이런 마인드가 너무 인상적인거다. 인간은 다들 이런 태도를 가져야 하는거 아닌가? 이건 용기다! 라고 생각한거다.



그런데 만약 지금 제인 에어를 다시 읽는다면 그 때와 같게 느낄 수 없을 것 같다. 이미 오로라 리 에서 '자기 희생'을 보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만약 지금 다시 읽는다면, 왜 돌봄이 필요한 이제서야 제인 에어에게 사랑을 말하지? 그리고 제인 에어는 왜 그를 받아들이지? 이제 본격적 자기 희생의 시간일텐데? 그게... 리얼 러브, 트루 러브, 참사랑인가??? 역시 나는 사랑을 아직 몰라????????????


수전 구바와 샌드라 길버트는 그 지점에서 동등해짐을 언급한다. 



제인의 목표는 단지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 로체스터가 상징하는 세계와 동등해지는 것이었다. 펀딘에서 연인이 재결합하는 장면에는 또 하나의 분명하고도 중요한 상징적 핵심이 함축되어 있다. 제인과 로체스터 두 사람이 신체적으로 온전할 때는 그들을 눈멀게 하는 사회적 위장(주인/하인, 왕자/신데렐라)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볼 수 없었다. 이제 그런 위장들이 벗겨진 지금 그들은 동등하기 때문에 육체라는 매개를 초월해 (한 사람은 맹인이지만) 보고 말할 수 있다. 표면상 시력은 잃었지만 로체스터는 눈먼 글로스터의 전통을 따라, 그가 '두더쥐 눈의 얼간이'였던 시절 버사 메이슨과 결혼했던 과거보다 더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27장] 외견상으로는 장애가 생겼지만, 역설적으로 그는 손필드를 지배했던 과거보다 더 강해졌다. 왜냐하면 이제 그는 제인처럼 불평등, 위장, 기만이 아니라 그의 내면에서 힘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과거 손필드에서 로체스터는 '과수원에 있는 버낵 맞은 밤나무 고목과 다름없었고', 파괴된 밤나무는 그와 제인의 관계가 파국을 맞으리라는 것을 예시했다. 제인이 그에게 말하듯 로체스터는 '푸르고 원기왕성'하며 '당신이 요구하든 안 하든 식물은 당신 뿌리 주위에서 자랄 것'이다. [37장] 이제 그와 제인은 동등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착취한다는 두려움 없이 서로 의존할 수 있다. -p.650


왜 앞이 안보이게 되어서야 그와 제인은 동등해졌는가? 왜 온전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장애를 가진 후에 보이게 되었나. 왜 온전한 육체로는 얼간이였던 남자가 눈이 멀고서야 얼간이를 벗어났나. 그리고 수전 구바와 샌드라 길버트의 생각처럼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착취한다는 두려움 없이 서로 의존' 하는게 맞나? 정말 그런가? 로체스터가 제인을 의지해야 함은 알겠다. 그렇다면 제인은 로체스터에게 무엇을 의지하나? 집도 다 타버렸는데? '나에게 남자가 있다'는, 혹은 '사랑이 결실을 맺었다는' 것이 결국 의지가 되는걸까? 왜냐하면 저 때는 1800년 대니까????????? 나는 수전 구바와 샌드라 길버트의, '그와 제인은 동등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착취한다는 두려움 없이 서로 의존할 수 있다' 에 대해 갸웃해진다. 글쎄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은 자신의 시 <오로라 리>에서 '해가 떠오를 때 오로라 리가 본 천상의 도시는 결국 오로라의 것이지 눈먼 롬니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p.982)'는 점을 얘기하는데, 샬럿 브론테가 로체스터를 결국 눈먼 남자로 만들어버린 것도 이런 의미일지 모르겠다. 앞으로 변화하게 될 세상을 보게 되는 건 제인일 것이다, 하는. 어쩌면 조지 엘리엇이 자신의 소설에서 여성주인공들에게 해방을 주기 위해 죽음을 끼워넣었던 것처럼, 그 남자들이 살아온 삶에 대한 응징일 수도 있는걸까? 그렇게보면 '장애는 응징이란 말이냐!' 라는 질문이 또 가능해져버리는데, 내가 왜 굳이 '작가의 응징'이라는 생각을 했냐면, 오로라 리의 롬니가 나쁜 놈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정의 실현.. 어쩌고 하는 캐릭터라고 하지만, 우린 알잖아요. 겉으로는 정의를 외치는 남자들이 뒤로는 어떻게 여성을 혐오하고 폭력을 저지르는지. 롬니가 메리언의 처녀성을 가지지 않았다면 메리언의 삶은 어떻게 펼쳐졌을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고, 그리고 로체스터... 내가 기억하지 못했는데, 로체스터가 버사 부인만 가둔게 아니더라고요? 와 .. 방탕한 젊은 시절에 '셀린' 과의 사이에서 낳은 사생아 '아델' 이 있더라? 젊었을 때는 사생아 낳게 하고 결혼하고서는 아내를 가둔 이 남자가, '그녀에게 육체의 신비를 가르치는 사람(p.628)' 인 것이다. 

왜, 남자는 여러 여자의 삶을 망친 후에 처녀성 가진 여자에게 접근해 사랑을 이루는가, 그리고 왜 그 때의 그의 육체는 어딘가 망가져있는가. 그것은 이제 '비로소' 대등해진 것인가? 



처녀성 얘기도 하고 싶지만 이건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바빠서 이만..



아무튼 다 읽었다. 만세!!



















아, 맞다. 에밀리 디킨슨에 대해서라면 나는 이런 그림책을 읽었습죠. 오만년 전에. 여러분들 참고하세요. 이 책 좋아요.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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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12-23 1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밀리 디킨슨은 영어로 읽어도 어렵던데요. 단어들이 모여서 … 으음… 갸웃하게 돼요.

그리고 로체스터의 찐사랑, 전 뻔뻔함이라도 생각했어요. 둘이 동등해졌단 설명엔 저도 동감하지 않아요. 19살 제인이 40대 로체스터를 수발들 생각하니 너무 갑갑했어요.

건수하 2022-12-23 11:12   좋아요 2 | URL
저도 로체스터에 감정이입이 안되어 (상대방? 이라 생각해서 그런가..) 뻔뻔하다고 생각했었어요 ^^;
그 개인을 당당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는 건 보통 약자이니..
제인에게 의지해야 하고 나이도 많고 한데도 그렇게 당당하니 여전히 동등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다락방 2022-12-23 11:24   좋아요 3 | URL
예시로 나온 시들이 짧길래 그러면 영어로 괜찮지 않을까 햇는데 설사 그렇다해도 완전 영어시로 볼 생각은 아니었고요, 번역본이 옆에 실린 걸 찾아 읽어볼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유부만두 님 댓글 읽고 나니 그냥 안그래도 될 것 같아요. ㅋㅋㅋ 안봐야지.

저는 ‘나라면 그렇게 못하겠는데‘ 그렇게 했다는 데에서 로체스터를 젊은시절 당당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당당하다고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유부만두 님과 수하 님 말씀처럼 뻔뻔하게 생각될 것 같아요. 젊은 시절 온전한 몸으로 이 여자 저 여자 다 만나놓고 이제와 돌봄 필요해지니 훌쩍 다른 젊은 여자라니. 이건 정말 사랑이었나, 필요가 아니었나.. 뭐 이런 생각 들고 말이지요. 으..

그런데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동등해졌다고 해서 좀 빡쳤어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2-23 14:42   좋아요 1 | URL
제가 그래서 제인 에어 못 읽겠…. 안 읽고 있다고 핑계 ㅋㅋㅋㅋ

다락방 2022-12-23 17:18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 읽고 리뷰 써주세요!!

건수하 2022-12-23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완독 축하드려요!

메모하신 내용이 궁금한데 흐려서 잘 보이진 않고.. 빡침은 느껴집니다 ㅎㅎ

<오로라 리>는 <진리의 발견>에서 내용을 봤는데 제인 에어도 그렇고 당시로서는 똑똑한 타협이었다? 실제 상황이 아닌 소설 혹은 시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아니었을까.. 그 정도로 생각했어요. 어쩌면 당시 여성은 실제 상황보다 사람들에게 발표할 수 있는 것이 더 한계가 크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나온지 한참 된 책이라 그런지 2022년의 제가 읽으며 약간 아쉬운 부분도 있고요. 이 책에 대해서 비판이나 논쟁도 있었던 것 같더군요. 저자 둘이 그것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는 (말한다고 쓰여있는)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본 것 같은데, 잘 안 들려서... 패스했었어요. 책 다 읽고 나면 좀 찾아보고 싶네요.

다락방 2022-12-23 11:29   좋아요 1 | URL
축하 감사합니다, 수하 님. 제가 해냈습니다. 만세!! ㅋㅋㅋ
읽다가 아니 대체 왜이러는거야 싶어서 급작스레 막 메모를 한 흔적입니다. ㅎㅎ

<오로라 리>가 진리의 발견에 나오는군요! 저 <진리의 발견>도 물론 가지고 있으니 역시 조만간 읽어야겠어요. 크. 모든게 준비되어 있네요. 저는 제가 의지를 가지고 노력만 하면 됩니다. 흠흠.

네,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도 오로라 리가 당시로서는 굉장한 작품이라 얘기하고 있고 또 에밀리 디킨슨도 정신이 개조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니, 할 수 있는 어떤 최선을 다했던 작품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렇지만 지금의 여기서 제가 보기엔 아쉽게 느껴지고요. 그러나 저는 저에게 아쉽게 느껴지는 저 시가, 지금의 여기를 사는 다른 여성들에게도 완벽한 시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 정도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다, 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 때의 브라우닝이 저만큼 해줬기 때문에 그 후대에 다른 여성들이 그보다 더 갈 수 있는 것일테고요. 그런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장애를 가진 남성과 비로소 대등해졌다고 파악한 부분도 별로였고요, 문득문득 읽으면서 ‘그런데 작가가 정말 그런 의도였을까?‘ , ‘그렇게까지 생각한다고?‘ 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만큼의 책을 펴낸 작가들이 대단하면서도 동시에 그러나 너무 과잉 해석은 아닌가 싶어져서 막 너무 좋은 책이라고 기립박수 치지는 못하겠어요. 좀 아쉬움이 남습니다. 후훗.

말씀하신 영상은, 음.. 저는 아예 안들릴 것 같으므로.... 그런데 누가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비평한 책도 써놓지 않았을까요? 어쩐지 어딘가에 있을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12-23 17:51   좋아요 0 | URL
그런 책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번역이 안 되어 있을 것 같지만…?) 찾으시면 알려주세요 ^^!

거리의화가 2022-12-2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읽는 중인 <에밀리 디킨슨 시 읽기> 원어와 번역 함께 있어 읽기 좋더라구요. 물론 시는 어려워서 이해 안되는 게 많지만요~ 마지막 에밀리디킨슨 그림책은 흥미롭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저는 이전에도 제가 감상기를 남기긴 했으나 제인에어가 다시 로체스터 찾아가는 부분이 너무 설득력이 없어서 빡침이... 로체스터가 눈이 멀었고 몸이 불편해졌다고 해서 이전의 지위적 관계와 감정들이 날아가는가! 저는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둘이 평등해졌는가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시대적으로 1800년대니 한계는 있겠습니다만...^^;

다락방님 완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는 에밀리 디킨슨만 남았는데 주말 내로 읽는 걸 목표로 하려구요*^^*

다락방 2022-12-23 11:32   좋아요 1 | URL
오오, <에밀리 디킨슨 시 읽기>가 제가 찾는 바로 그 책일 것 같네요. 원어와 번역이 같이 있어야 제가 비로소 볼 마음이 생길 것 같아요. 번역본 만으로는.. 이게 대체 뭣이여 싶더라고요. 그렇다고 원어를 바로 보면서 이해할 자신은 코딱지만큼도 없고요. ㅋㅋㅋㅋㅋ 말씀하신 책을 한 번 봐야겠어요.

제인 에어도 그렇고 빌레뜨의 루시도 그렇고 저는 이 여성들이 비로소 자기 사랑을 획득하게 되는 상대가 본인보다 한참 나이가 많고 어딘가 부족한 남자들이라는 게 좀 거슬려요. 그건 아마도 제인도 루시도 스스로를 남들이 좋아할만한 여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지점에서 나올 것이고요. 그런 선택을 하고 그런 책을 쓴 것은 당시의 배경으로 이해한다 해도, 그걸 읽고 해석하는데 ‘동등해졌다‘는 것은 좀 이해가 안됩니다.

거리의화가 님, 주말 내에 완독 가능하시겠군요. 오오. 완독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화이팅!!

독서괭 2022-12-23 12: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심한 것은 해내고야 마는 불굴의 다락방!!(다만 결심해도 못 해내는 게 있으니 바로 책 그만 사자는 결심이렸다..) ㅋㅋ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아니 근데 로체스터 그놈 혼외자식도 있었어요? 전혀 기억이 안 나네요. 이 써글놈.. 말씀하신 왜??? 왜???? 라는 의문을 품고 저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주말에는 아주 맛있는 거 많이 드셔도 되겠어요. 책도 더 사시구요^^

다락방 2022-12-23 17:20   좋아요 1 | URL
어휴 어제 다 읽고 싶어서 퇴근길 지하철안에 서서 읽었거든요. 진짜 힘들었어요. 어제 거북목 200프로 진행됐을듯요. 책은 또 왜이리 무거운지. 까딱 잘못하면 떨어뜨리겠더라고요. 어휴.. 그러나 해냈습니다. 만세!!

저도 전혀 기억 안났는데 젊은 시절에 낳은 사생아가 있더라고요. 아 이노므 자식 증맬루.. 사랑은 정말 알 수 없는 것이라지만.. 뭐 그렇습니다.

주말에는 맛있는 것도 먹고 책도 사겠습니다. 아니, 도착하는 책들의 포장을 풀겠습니다! ㅋㅋ

책읽는나무 2022-12-23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완독하신 겁니까?
진정 1 등 하신 겁니까?
축하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하시겠군요?ㅋㅋㅋ
전 <교수>에서 발이 묶였네요.
디킨슨 시집은 죄다 왼 쪽엔 영어 원문 오른쪽엔 번역 시에요. 시집 뒷 편은 번역가의 군데 군데 시 몇 편을 해석해 놓았구요.
<에밀리 디킨슨 시 읽기>는 시의 일부분들 발췌해서 해석을 해놓은 해설서에요.
시집을 읽다 보니 각각 장단점이 있더군요. 시집은 뭔말인진 모르겠으나, 내 맘대로 상상할 순 있는데 해설서는 딱 그 시에 그 해설!! 정답일 순 있으나, 뭐랄까요? 국어 시간에 시 수업을 듣는 정체모를 공부? 같은 생각이 들구요. 그래서 저 책은 아직 진도가 안나갔네요^^
전 그냥 디킨슨 시보다 디킨슨 시이 좋아졌다는 결론에 만족하고 있습니다ㅋㅋ

로체스터!!!
전 그냥 싫어요.
버사를 감금한 것도 싫었고, 제인이 다시 찾아가 결혼한 것도 싫었고..그냥 싫은 남자!!
반면 히스클리프는 못된 면도 많은데, 이상하게 연민 섞인 호감으로 바뀌었습죠^^
책을 읽을 수록 남자 주인공들이 호감, 비호감으로 많이 바뀌네요. 여자 주인공들도 살짝 그런 맘도 들구요?
갈대같은 마음!!!!^^

다락방 2022-12-23 17:22   좋아요 2 | URL
네, 아마도 누군가 어딘가에서 몰래 다 읽고 빙그레 웃고 있지 않다면, 제가 1등인 것 같습니다. 움화화핫. 이걸 기간 안에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었는데 심지어 일등이라니..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아하하하. 제가 바로 그 일등입니다. 다른 책은 몰라도, 아니 세상에, 무려, 다락방의 미친 여자 1등이라니. 아주 잘했어요, 아주 장해요. ㅋㅋㅋ 스스로가 뿌듯합니다. 만세!

에밀리 디킨슨 시 읽기는 발췌본이군요. 저는 발췌는 좀 별로인데.. 디킨슨 시집은 죄다 왼쪽 원문 오른쪽 번역이라니, 정말로 뭔가 한 권 사야겠어요. 후훗. 영어공부도 되겠네요? 껄껄.

저는 히스클리프도 싫어요. ㅋㅋㅋㅋ 브론테 자매가 사랑하는 남자들 다 싫은 편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히스클리프가 복수하겠다고 어린 애들을 모질게 대한게 너무 싫어요. 너무 덜된 인간이에요. 내가 그랬으니까 너네도 그래봐! 하는 그 심뽀가 너무 싫어요. 모자란 놈.. 으...

책나무 님, 화이팅이요!

2022-12-23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3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2-12-23 14: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개 같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별 넷 준 거군요? 별넷이라 의아했는데 저런 이유라면 공감합니다.

다락방 2022-12-23 18:14   좋아요 1 | URL
네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나간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고요. 확실히 소설 읽고나서 읽으면 너무 재미있는 책이지만 책 전부에 끄덕여지진 않았어요. 그건 너무 당연한거겠지만요. 좀 찜찜한 별 다섯 입니다. 사실 네 개 할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이렇게 써내려면 정말 책을 반복해서 여러번 읽었을 것 같고 말이지요.

persona 2022-12-23 14: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롬니는 제 기억에 좀 가스라이팅과 그루밍을 잘하는 인물인데요. 그리고 이제 본인은 되게 착한 사람이란 생각으로 사는…? 물론 당시엔 그렇게 읽히지 않았겠죠.
제인 에어보단 여성 인물들이 좀 더 살아있는 편이지만, 롬니는 원래 오로라에게 청혼해요. 오로라는 예술가로 글쓰며 살고 싶은데 결혼하면 그거 못하게 할거라고 롬니가 그러는데 그러면서 자기는 사회복지 사업에 너무 열 올리는 거에요. 근데 오로라는 그걸 안 좋아하나? 그래요. 일중독자 느낌이었던 거 같아요. 뭐랄까 자신의 훈늉한 모습에 빠져서 일을 하니까 좀 뭣같았어요 저는. ;;
아무튼 그래서 오로라가 차고 떠나거든요? 근데 사촌지간이라 오로라가 결혼 안하면 재산은 다 롬니 한테 가요. 근데 멋있는 상여자 오로라는 그거 포기하고 떠나는 거에요. 가난하게 살면서 글 쓰려고요. 근데 글은 내내 안 써져요.
한편 메리언은 롬니가 데려와 교육시키고 도와줘요. 말그대로 롬니 자선사업의 어떤 성공사례 같은 인물이죠. 근데 롬니가 좀 하층민 여자를 구원하는 느낌으로다가 결혼하고 싶어해가지고 메리언이랑 결혼 약속도 했어요. 근데 메리언이 결혼식 당일날 결혼식장에 쪽지만 남기고 안 나타나는 거죠. 넌 과분한 남자라고 하고 없어져버려요.
그런데 메리언의 비극은, 홀로 자립하려고 떠났는데 나쁜 사람들 만나서 일종의 인신매매 당한 거에요. 강간당하고 애 생기고 매춘하고. 타의로요. 이건 롬니가 한 건 아니에요.
나중에 오로라가 메리언 소식 듣고 달려가서 메리언을 구하나? 아무튼 같이 살게 되요. 롬니는 메리언 떠나고 나서 다시 오로라에게 내가 정말 사랑한 건 너뿐이라는 식으로 말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제인에어에 나오는 그 남자처럼 화재로 눈 멀어서 다시 왔을 때 오로라가 다시 받아주는 거죠.
그런데 제가 워낙 예전에 읽기도 했고 제대로 이해 못 했을 수도 있어요.
롬니는 너무 좀 착한 사람 컴플렉스에 빠져 있었고 메리언한테 결혼하자는 걸 봐선 메리언 입장에선 고맙고 과분하고 부담스럽고 뭐 그래서 어떻게 의도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됐을 수 있는데 저도 이 부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네요. 옛날 책들 다 돌려돌려 말하는데 제가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ㅋㅋㅋ 아무튼 오로라가 먼저 결혼하자 말자 말 나왔던 사람이고요. 메리언은 오로라 떠나고 나서. 롬니는 어쨌든 혼기가 차서 결혼하긴 해야 하는데 같은 계급이 아니라 낮은 계급이랑 결혼하고 싶어했고 그래서 메리언이랑 결혼할 뻔 하는 거죠. 전 그때 너무 무식해서 오로라랑 메리언을 큰 부인 작은 부인, 첩실 관계로 이해하고 읽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충격적이었어요. 근데 제 충격 포인트는 자기가 한때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의 아이를 돌봐주는 사촌이랑 결혼한다는 게;;;

저도 왜 장애를 가지고 나서야 사랑이 확인되는 건지 이해가 안 갔어요. 그냥 여성 주인공 쪽이 그런 문제는 나의 사랑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아! 로 받아준 거 같기도 하고요.
솔직히 어떤 이상한 생각을 했냐면, 그렇게 여성에게 유산 상속이 안되는 게 문제였다면 그 해결을 아무도 결혼하지 않을 상태의 남성과 결혼해 돌봄 노동을 함으로써 임금 형태로라도 그 유산이 여성 주인공에게 가게끔 했던 어떤 장치인가?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솔직히 있습니다.
요즘 시각으로 보면 장애인남성의 자립과 여성의 자립 둘다 후려치는 것 같은 책들이지만 당시 이런 이야기들 반향이 엄청났다는 것은 당시 현실에선 있을리 없는 이야기라 그랬던 거 같아서 더 슬퍼져요. 예술가. 작가가 되기 위해 떠나고 교사가 되는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그냥 자유롭게 사는 이야기를 허용하기 어려웠던 세상이었나봐요;;
읭 스럽긴 합니다.


그렇지만 완독 축하드려요.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다락방 2022-12-23 18:20   좋아요 1 | URL
세상에!! 오로라 리 를 읽은 분이 계시네요? 저는 존재도 몰랐는데요!! 짱이십니다!!

언급하신 것처럼 메리언이 성매매촌에 갇히고 강간과 정신질환을 갖게 하는게 롬니가 아니지만(그 내용이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나와요) 그렇지만 처녀성을 갖고 있었다면 일어나지 읺았을 일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이건 제가 본문을 읽지 않고 그러나 시대적 배경을 떠올려 생각한 겁니다. 처녀성을 잃지 않았다면 이런 고통스런 삶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을텐데, 하고 말이지요. <혼불> 에서도 강간 당한 여자-처녀성을 잃은 여자-의 인생이 지옥으로 떨어지는 내옹이 나오거든요. 저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만난 오로라 도 좀 갸웃한 성격이라 생각했는데 페르소나 님 댓글 읽으니 오로라 한테 정이 안가네요 ㅋㅋㅋㅋㅋ

물론 너의 장애가 우리 사랑에 문제 되지 않아! 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마땅히 혹은 자연스레 생기는 감정일 수 있다 생각해요. 그런데 그걸 그제야 동긍해졌다 보는 시선이 영 이해되질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건 제가 오로라 리는 아직 읽지 않은 생각이니 본문을 읽는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페르소나 님 댓글 읽고 나니 본문 읽어보고 싶네요 ㅠㅠ 번역본 없던데요 ㅠㅠㅠ

persona 2022-12-23 18:58   좋아요 0 | URL
저책 읽게 된 이유가 한정상속 문제랑 그로 인해서 부자집안 여성이랑 결혼해서 부인 폐쇄정신병원에 가둬버리는 이야기 읽다가 힐링용(?)으로 읽은 거에요. 동시대 인기 소설이 다들 여자들 정신병원으로 보내는 책들이니 아마 인기 있었을 거 같아요. 물론 순결을 잃었다고 나락가는 서사가 청춘의 덫 까지만 해도 심했던 거 같음요. 어후 ;; 아무튼 당시 소설들 쭉 놓고 보면 오로라 리는 망신스럽지 않은 직업을 가진 여성이 나와서 저는 덜 돌거 같았던 기억이 있어요. ^^;; 이렇게 다시 기억을 끄집어 내 보면 지금 보면 이상한 글들 참 많은 거 같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2-12-23 19:49   좋아요 2 | URL
페르소나 님 댓글 읽고 보니 당시에 오로라 리 읽고 정신이 개조되는 느낌이었다는 에밀리 디킨슨 의 말이 이해가 되네요. 당시 다른 소설들 속에서 여자들이 다뤄졌던 것에 비교해보면 말씀하신 대로 놀라운 작품이었겠어요.
그런데 페르소나 님은 시기별로 머릿속에서 책들의 배경이 정리가 되시나봐요. 사실 저는 그걸 정말 못해서 어떤 시대엔 누가 무슨 소설.. 이게 안되거든요. 페미니즘도 시대에 따른 흐름이 있잖아요? 전 이것도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돼요. 이게 진짜 환장하겠어요. ㅠㅠ

persona 2022-12-23 20:48   좋아요 2 | URL
전 핫바리지만 영문학 부전공입니당 ㅋㅋㅋ 빅토리안 에이지는 젠더이슈가 빅이슈였던 시절이에요. 그니깐 처음으로 젠더이슈가 드러났던 시기랄까요. 브론테도 브라우닝도 조지엘리엇도 엘리자베스 개스켈도 다 이시절 사람이고요. 그 사람들이 문제를 끄집어 냈기 때문에 오늘날 퀴어문학이 있었다고도 생각하고 있으니깐요. 지금 시각으로 최고의 혜안이 깃든 소설이라고 볼 순 없어도 소중하다고 보는 거죠. 뭐. ㅎㅎㅎ
제인 오스틴은 아쉽게도 이 이전 사람이라 낭만주의 소설이고요. 아무튼 그래서 젠더 관련한 수업을 들어도 빅토리안 에이지부터 다루고요. 그냥 빅토리안 시대 소설만 뽑아서 강의하거나 스터디하거나 세미나 하기도 하고요.
영어 원서 뽐뿌 드릴 수도 있는데 영어학은 카바가 안 돼도 영문학은 노튼 앤솔로지 시리즈로 다 커버가 되거든요? The Norton Anthology of English Literature 2권에 아메리칸 리터러쳐2권 4권이면 영문학 전범위라 할 수 있어요. 이걸 영문학 개론 부터 미국 소설 영국 소설 고대소설 중세소설 셰익스피어 어린이 청소년 소설 영미시 등등 과목마다 이 시리즈로 다 돌려 볼 수 있거든요. 책이 어어어어엄청 비싸서 그렇지 ㅋㅋㅋ 이걸 순서대로 읽다보면 ㅋㅋㅋㅋㅋ 역사를 줄줄 꿰는 게 아니고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읽기 전에 뭐 읽었지? 로버트 브라우닝이 이 쫌 뒤지? 이런 식으로 기억하게 돼요. 그래서 그렇게 기억하기도 하고 수업을 혈압오르는 글들만 모아서 읽기도 하고 아일랜드 문학만 모아서 보기도 하고 요리조리 보다 보니 기억이 나는 건데요. 같이 읽은 것들은 묶어서 기억이 나는 정도고 저도 계보를 좔좔좔 읊진 못해요.
솔직히 방금 읽은 책 속 인물 이름도 기억 잘 안나요 ㅋㅋㅋ 오늘 완독한 책 등장인물도 까먹고. 다락방님이 인물 언급 안해주셨음 하나도 기억 안났을 걸요? 저 맨날 로체스터 까먹어서 제인에어에 그 빌런,, 이런 식으로 이름을 몰라요.
굳이 외우실 필요 없잖아요 어차피. 정리가 안 되면 어때요. 읽었음 됐죠. ㅎㅎㅎ 저도 그냥 읽은 소설 나중에 검색해보고 동시대 소설들 체크해보면서 아 이시절은 이런 시절인갑다 하는 정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