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는 오스카의 청혼을 받아들였고 사라와 잭은 헤어졌다. 사라는 잭과 헤어진 후 이별의 고통을 겪으면서 로리에게 너는 그와 계속 친구관계로 있어달라고 부탁한다. 로리는 알겠다고 한다. 사라는 잭과 헤어졌지만 로리는 가끔 잭과 연락하는 사이. 그리고 로리는 오스카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태국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뜨거운 ㅅ ㅔ ㄱ ㅅ ㅡ  즐겼던 오스카와 결혼을 하는 거다. 결혼하기 전전날, 두 사람만의 파티를 즐기기 위해 로리와 사라는 만난다. 오늘은 마음껏 즐기고 놀자, 우리의 싱글 파티! 뭐 이런 거다. 로리는 사라에게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을, 자신이 항상 몸에 지니던 것을 선물로 준다. 너가 내 친구라 고마워. 둘은 한창 감동에 젖고 샴페인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또 무슨 카드 뽑아서 거기에 있는 질문에 답을 하는 게임같은 것을 하다가 서로 인생에 사랑이 몇 번이었냐 이런걸 묻게 되고, 자연스레 그간 말하지 않았던 버스보이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로리의 낌새를 눈치챈 사라는 너 버스 보이 찾았는데 나에게 말하지 않은거구나, 하게 되고 그런거 아니라고 로리는 얼른 화제를 돌리려고 했지만 샴페인을 마시기도 했고 뭐 어쩌다 보니 만났지만 말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되고 그 분위기에서 사라는 눈치를 챈다.


네 버스보이는 잭이엇구나!


그것은 물음이 아니었다. 확신이었다. 아, 그랬구나. 그래, 항상 너희둘 사이에 뭔가 있다고 생각했어. 근데 버스보이였구나. 너는 내가 소개시킬 때부터 알아본거지? 왜 말 안했어? 잭도 널 알아봤니? 니네 내 뒤에서 웃고 있었던거야? 이러면서 사라는 상처받은 마음을 드러낸다. 로리는 로리대로, 그래 네가 우리를 소개시켰을 때부터 알아봤지만, 내가 어떻게 말할 수 있었겠니, 너는 그랑 결혼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리고 잭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어. 내가 얼마나 괴로웠을지 네가 이해 좀 해주면 안돼? 나도 편치 않았다고. 나는 너의 남자친구로만 보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이젠 친구로 보고 있단 말이야.. 라면서 로리는 로리대로 이야기해보지만, 아, 사라는 도망칠 수 없는 질문을 하는 거다. 


'You swear on my life you never so much as kissed him?' -p.269


잭하고 키스한 적조차 없다고 목숨 걸고 맹세할 수 있어? -책속에서



아... 이건 어쩌란 말인가. 차라리 섹스였다면, 그러니까 잭하고 섹스한 적조차 없다고 목숨 걸고 맹세할 수 있어? 라고 물었다면, 바로 그렇다는 답이 나왔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건 정말로 맹세할 수 있으니까. 안했으니까.그렇지만 키스라면, 했기 때문에, 안했다고 할 수가 없다. 그건 거짓말이니까. 물론 잭이 버스보이라고 말하지 않은 것부터가 거짓말의 시작일 수 있었겟지만, 그런데 잭이 버스보이란 것을 어떻게 말한단 말인가? 가장 친한 친구, 가장 좋아하는 친구, 나에게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친구가 그와 결혼하고 싶다고 그렇게나 부르짖었던 남자인데. 그런데 그 사람이 알고보니 버스보이인데, 거기에서 '니가 결혼하고 싶어하는 이 남자가 내가 그토록 찾고 싶었던 첫 눈에 반해서 날 미치게 만들던 그 남자야' 라고 어떻게 말한단 말인가.


사라는 상처받았다. 사라는 로리의 곁을 떠난다. 받았던 선물도 돌려준다. 결혼식 잘하라고 얘기하며 떠난다. 나는 네 결혼식에 가지 않을 거니까. 로리의 결혼식의 로리의 가장 절친이, 베스트프렌드가 오지 않겠다고 한다. 로리 때문에 상처 받아서. 나는 사라가 내뱉은 말에서 역시나 또 가슴이 아프다. 


'You know who I feel sorry for? Oscar. Poor fuck doesn't even know he's second best.' -p.269


지금 제일 불쌍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 오스카. 자기가 차선책인 줄도 모르는 사람. - 책속에서



오스카가 second best 라는 것은 로리 역시 알고 있었던 바다.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말은 가슴이 아프다. 웨딩드레스를 고르러 갔을 때 웨딩샵의 직원이 '네가 항상 꿈궈왔던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거니 축하해' 라고 말하는거다. 그 축하를 들었을 때 로리는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결혼하게 될 남자인 오스카를 떠올린 게 아니라 잭을 떠올린 거다. 

물론 내가 최선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해도 언제나 최선을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람의 일이란 것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때로는 차선책을 선택하기도 한다.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생기는거다. 아니, 인생에선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그렇다고 차선책이 나쁘다고만도 할 수 없다. 내가 꿈에 그리던 사람과 살아간다면 좋겠지만 내가 꿈에 그렸던 바로 그 상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는 서로 모자란 점을 보완해가면서 즐겁게 살아가고 또 행복하게 살아가면서 이건 이대로 참 괜찮은 인생이 될 수도 있는 거니까. 세상에 내가 꿈꾸던 바로 그 사람과 결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 그런 사람과 결혼했다고 반드시 행복하리란 보장도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네가 꿈꾸던 사람' 이라는 말에 떠올리는게 내가 결혼할 남자가 아니라 다른 남자의 이름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바로 생각난다면, 이건 시작부터 조금 삐걱거리는 건 아닐까. 아무튼, 그렇게 결혼식 이틀전날 사라에게 잭이 버스보이였다는 걸 말할 수밖에 없었던 로리는 가장 친한 친구를 잃는다. 사라와 잭이 헤어졌다고 해서 그 일이 괜찮은 건 아니니까. 어쩌면, 한 삼십년 후쯤 혹은 사십년쯤 후에는 말해도 괜찮았을지 모르겠다. 우리 젊은 날 내가 버스보이한테 빠졌던 거 기억하지? 그거 사실 그 당시 니 남친이었던 잭이었어... 라고. 그때쯤이면 아이구야... 하면서 금세 용서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쨌든 그렇게 로리와 사라는 서로를 잃는다.



이번주 분량까지를 다 읽고 이 책을 함께 읽는 친구들과 너라면 말했겠냐 아니겠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어쨌든 이 소설의 존재 의미는 결혼 전전날 밤에 들켜버림으로써 진행되는 것에 있겠지만, 자, 그렇다면 당신의 선택은? 내가 너무나 강하게 반한 사람,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될것 같은 사람을 내내 베프에게 말했는데, 베프가 '나 결혼하고 싶은 남자 있어' 이러면서 데려온 게 바로 내가 원한 그 남자라면? 


1. 나는 바로 그 자리에서(혹은 바로 다음날이라도) '네 남친이 내가 바라던 그 남자야' 라고 말한다.

2. 친구가 결혼하고 싶다는 남자인데 그걸 대체 말해 무엇하나, 말하지 않는다.


이건 참 답이 없는 문제같다. 만약 바로 말한다면 친구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걸까. 아 니가 원했던 남자이니 내가 양보할게, 하란 말인가. 만약 양보하는게 아니라 '유감이지만 내 남친이니까 할 수 없지 네가 마음 접길 바라' 라고 하면서 예쁜 사랑 할 수 있을까? 내 친구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내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수시로 '내 친구가 내 남친을 좋아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진 않을까? 처음 순간 말하지 않았다면 끝까지 비밀로 가져가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게다가 내가 그에게 얼마나 반해있는지를 내 친구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 쪽이 더 나았을 것이다. 차라리 내가 싫어하는 남자를 데려오는 편이 말하기 더 쉬웠을텐데. 그럼 욕하고 싶은 마음만 참으면 되니까. 

이번 주엔 좀 게을리 읽어서 오늘에서야 허겁지겁 이번주 분량을 마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그랬다.



"나는 만약 내가 사귀었던 남자라던가, 아는 사이라든가, 조금 좋아했던 사람을 네(친구)가 데려온다면, 바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아, 네 남친 사실 내 구남친이었어, 라든가 '윽 그 남자 내가 좋아했었는데!' 혹은 '오 잠깐 썸타던 사이야' 라든가 '알고 지내던 남자야' 라든가 기타 등등. 그렇지만 만약 네가 데려온 게 B 라면 나는 말하지 못할 것 같아. 내가 그동안 너한테 내가 얼마나 그를 좋아했는지 수천번도 넘게 말했는데, 그런데 어떻게 네 남친이 그 남자다 라고 말을 하겠어. 그러면 우리 셋 다 어색해지는거지."



친구 역시 그렇다고 말했다. 그건 다르다고. 그사람이라면 말하지 못함이 당연할 것 같다고. 대체 그걸 말해서 뭘 어쩔 수 있나. 친구와 내 사이만 더 어색해진다. 네가 지금 사랑한다고 데려온 그 남자, 내가 오래 사랑한 그 남자다.. 이런거 말해서 도대체 누가 어떤 이득을 받는단 말인가. 어떻게든 상처가 될텐데 .. 만약 내가 그를 오래 좋아했던 걸 모르는 친구라면, 그러면 얘기할 수 있다. 마음은 찢어져 너덜해져있을 지언정 '아이쿠, 네 남친 내 전남친이네.. 껄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전남친들 중 한 명이야. 껄껄. 이렇게 아무일도 아닌척 하는게 되겠지만, 내 스토리를 전부 알고 있는 사람에게 그 말은 못한다. 못하지. 그런면에서 보면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나는 내 스토리를 말하지 않고, 내 사연과 감정들을 말하지 않고 사는 쪽이 더 편해지는 길일지도 모르겠지만(샐린저가 호밀밭에서 이런 뉘앙스의 얘기 하지 않았나?), 그러나 나는 내 스토리를 허구헌날 여기다 써버리는 바람에 이천칠백명 이상이 알고 있지... 라이프 이즈.. 왓?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잘못했다 진짜루... 그치만 뭐.... 라이프 고우즈 온.....


만약, 로리가 잭과 그 눈오는 밤 키스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오늘 이랫던 것은 금붕어에게도 말해선 안돼, 하면서 단 둘만 아는 비밀을 만들지 않았다면, 신체적 접촉과 그 전과후의 둘 사이의 비밀 그 맥락과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다면, 로리가 잭을 잊는 것은 더 쉬웠을지도 모른다. 사라에게 아니야 무슨 키스를 해! 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오스카를 만나 뜨거운 태양 아래 키스하면서 잭을 잊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버스보이로서, 처음 반한 사람으로서의 잭이기만 하다면 잊는 것은 조금 더 쉬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눈오는 밤의 키스는, 그렇게나 달콤할 줄 몰랐던 그 키스는, 금붕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그 키스는, 너무 강한 한 방이었어. 어떻게 잊니, 너를.....


그러니까 왜 연애를 해가지고 이렇게 골치 아프게 만드나. 연애를 안하면 세상 심플해진다. 내가 연애를 안하면,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면, 내 친구가 어떤 남자를 데려와도 콩그레츌레이션~ 할 수 있단 말이다. 그러나 이제 앞으로 연애를 안한다고 해도 이미 내가 해왓던 연애는... 왓 더 뻑... 그만두자 이런 얘기는....

다시 태어나는 수밖에..... 



자, 잭은 사라와 헤어졌다. 교통사고 후로 일도 끊겼고 엉망진창으로 살았지만 다시 새 삶을 살기로 결심했고. 그런데 스코틀랜드에서 일자리 제의가 들어왔다. 너 우리한테 와서 일해볼래? 잭으로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기회다. 그래서 가기로 한다. 그래서 로리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온다. 만날 약속을 정한 건 아니고 로리의 회사 앞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로리를 마주친다. 그런데 로리는 마음에 딱 드는 웨딩드레스를 발견하게 되고 잭은 그녀와 함께 샵에 들어가게 되고 그녀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모자를 구경하다 사는데, 모자를 팔던 샵의 직원은 잭에게 혹시 우리가 바깥에서 만날 수 있느냐고 관심을 표한다. 잭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이제 싱글이니까!)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안된다고 말한다. 저는 내일 다른 지역으로 가거든요, 라고. 그 말을 하러 로리에게 왔지만 로리에게 아직 말하지 못했는데, 그러니까 웨딩드레서 샵에서 나가서 까페에 가면 정식으로 말하려고 했는데, 그런데 로리가 들어버린다. 뭐라고 잭? 너 떠난다고? 너 다른 나라로 간다고? a different country? 



그들은 까페에 갔다. 잭은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왔음을 말한다. 그래서 떠나야 해. 언제? 내일. 뭐야 당장 내일 간다고? 로리는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자기가 뭘 어떻게 잡겠는가. 그에게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안다. 그리고 이 기회를 잡는게 잭에게 더 좋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잭이 이 나라를 떠날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내가 이해하는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일이다. 아프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소설이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인가.


아니, 나는 그러니까 이 소설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소설 인생 어언~~ 몇십년 차, 짐작하고 있었다. 목차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단 말이다. 자, 이 때 만났는데 십년간 진행된다면, 이건 필시 처음엔 잘 안되고 각자의 애인도 생기고 각자의 삶 살아가다가 나중에 역시 우린 서로여야 했어, 하는 이야기겠군, 이라 짐작했단 말이다. 그리고 내 생각대로 진행되어 가는 것 같았는데, 아니, 거기에 한 쪽이 다른 나라 가는건 없었어요... 갑자기 이런 디테일로 치고 들어오면 내 마음이 헐트 브로큰 되어버리죠. 그리고 꼭 내 마음같은 독백이 나온다. 로리가 한다. 잭이 가야한다는걸 알면서, 그러니까 잭이 떠나는 것이 잭의 인생에, 새로운 삶에 더 도움이 될거라느 걸 알기 때문에, 그래서 작별 인사를 하면서, 그런데 나는 잭이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는 그 마음이 가득 실린 독백이다. 나는 형광펜으로 박박 밑줄을 그었다. 이 부분을 읽는데 2010년 6월의 내가 되었다.



He leans down and kisses my cheek, and I catch hold of him, an awkward half-hug because I don't even know if I'll ever see him again. He doesn't push me away. He sighs, his hand gentle on the back of my head, and then he says, 'Love you, Lu,' as if he's exhausted.

I watch him shoulder his way out through the cafe, and when he's gone I take the hat off and clutch it. 'Love you too,' I whisper. I sit there for a while, the hat in my hands, my wedding dress at my feet. -p.256


그가 몸을 숙여 내 빰에 키스한다. 내가 그를 붙잡고 어설프게 끌어안는다. 그를 다시 볼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다. 그는 나를 밀어내는 대신 가볍게 한숨짓는다. 내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손길이 부드럽다. 그러다 그가 말한다. "사랑해, 루." 더는 견딜 수 없다는 듯이.

사람들을 이리저리 피해 카페를 나가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가 사라졌을 때 나는 모자를 벗어 손에 움켜쥔다. "나도 사랑해." 내가 중얼거린다. 모자를 손에 든 채로, 발치에 웨딩드레스를 놓은 채로, 나는 한동안 거기 그렇게 앉아 있다. -책속에서



아... 이 기분으로 오늘 독서는 더이상 못하겠다. 와인이나 꺼내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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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2022-02-13 1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아… MLTR의 25minutes도 떠올라요. 아 쌔드엔딩이었군요.

다락방 2022-02-14 09:06   좋아요 2 | URL
이 책은 총 400페이지가 넘고요 저는 이제 막 300페이지를 읽었을 뿐입니다, 페르소나 님. 물론 누구의 입장이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새드엔딩 이라 볼 순 없을것 같아요. 새드한 순간들이 수시로 찾아들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마이클런스투락 25미니츠, 적절하네요. 그 노래 들으면 근데 남자 좀 바보 같지 않아요? ㅋㅋ

persona 2022-02-14 09:31   좋아요 1 | URL
죄송해요. 리뷰인 줄 알았어요. 그러고 보면 웃기긴 해요. 근데 그땐 그런게 멋있었던 거 같고요. ㅋㅋㅋ 얼마 전에 산책하면서 서지원 노래 듣는데 왜 사랑하는 사람은 다 하늘에 있는 건지. 썸은 왜 널 닮은 애로 시작하는 건지. 고민하면서 걸었어요.

다락방 2022-02-14 10:01   좋아요 2 | URL
저는 ‘널 닮은 애‘를 사랑하는게 너무 싫어요. 아 진짜 너무 싫어요. ㅋㅋㅋ 갑자기 분노 폭발 ㅋㅋㅋㅋㅋ

persona 2022-02-14 10:02   좋아요 1 | URL
공감합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2-02-14 10:03   좋아요 2 | URL
저 25분 들으면서 막 슬퍼하고 낭만적이라고 생각하고 그랬는데 ㅋㅋㅋ 진짜 감성 폭발하는 노래였는데, 생각해보면 진짜 찌질한 놈이에요. 바보냐? 막 이렇게 되묻고 싶은 ㅋㅋㅋㅋㅋ

persona 2022-02-14 10:21   좋아요 1 | URL
이 여자가 내 여자야 마음을 먹고 찾아다니는 설정 부터가 뜬금없죠. 웨딩드레스 입은 여자가 예랑이 두고 네 키스가 그리웠다고 하는 것도 좀 그렇고요. 그리고 바람 맞고 집에 가서 슬퍼하고…
한때는 왠지 비맞으면서 들어야 할 것 같은 노래였는데… ㅋㅋㅋㅋ

공쟝쟝 2022-02-13 21: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일단 저는 첫눈에 반하거나 하는 경솔한 사람이 아니쥐만 ㅋㅋ 굳이 선택해야한다면 1번을 선택하고 친구에게 쿨하게 손털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렇게 정리해야지 안고 있으면 마음만 커져... 그리고 저........... 태그 봐버림.... 와인 마셔요 토닥토닥..... 난 빨래나 개워야겠다...

잠자냥 2022-02-13 21:35   좋아요 4 | URL
빨래를 얼마나 먹었기에 개워?

공쟝쟝 2022-02-13 22:00   좋아요 3 | URL
빨래 갠다고 해요? 개우다 사투리여? ㅋㅋㅋ ( 아직 표준어 동기화 안됨 ㅋㅋㅋ)

다락방 2022-02-14 09:07   좋아요 2 | URL
저는 쿨하게 손털겠다는 약속을 상대가 얼마나 믿을지 모르겠어요. 그건 순간순간 나와서 괴롭히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쟤 아직도 좋아하는거 아닐까?‘ 뭐 이런거요. 그래서 이 경우엔 모르는 게 약이다.. 싶긴 해요. 아, 역시 비연애가 답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2-14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2번, 끝까지 말 안합니다. 말해봤자 서로 찜찜할 뿐이고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환상속에 보았던 남자보다 여전히 내 친구가 더 좋을것이기에요. ^^

다락방 2022-02-14 09:08   좋아요 1 | URL
맞아요, 바람돌이 님. 저는 말한다고 솔직해줘 고마워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서로 찜찜할 것 같아요. 그 커플이 이어지면 이어지는대로 헤어지면 헤어지는대로 어쨌든 찜찜함이 남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말하지 않는 쪽을 택할 것 같습니다. 그러다 들키면 친구사이 박살 나는 거지만..
저는, 음, 좀 말장난같긴 한데, ‘친구가 더 좋다‘ 기 보다는 ‘남자가 덜 좋다‘ 가 저에게는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 그래봤자 뜻은 같은거겠지만.. 역시 말장난 같네요. 하핫 ;;

책읽는나무 2022-02-14 0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같음 마음은 1 번이겠으나, 아무래도 2 번을 택해야만 하는...ㅋㅋㅋ

아...근데 가만 생각하니 저 저런 경험 생각났네요?
아니..내가 1 번을 말했다는 게 아니고, 어릴 때 내가 1 번 이야기를 들었던..ㅜㅜ
난감 당황...나중엔 좀 멘탈도 흔들려 어째쓰까나? 하다가 좀 어릴 때라 그랬던 건지..그래!! 아주 쿨하게 사랑과 우정 사이 중 나는 우정을 택한다!! 해줬더니, 내 친구는 미안해서였나? 둘이 사귀진 못하더라구요.
더 웃긴 건 둘이 잘되라고 멍석 깔아줬더니 남자 걔는 다른 애가 고백해서 제3자 걔랑 사귀더라는??
줏대 없는 놈이었구나? 좀 충격 먹고~ㅋㅋ
그 커플도 그리 오래가진 않았었지만^^
암튼 내게 고백한 그 친구는 오랫동안 양심의 가책으로 힘들었던 건가? 저와 그 아이를 다시 만나게 해주려 물심양면 뛰어 주던데, 한 번 마음을 비웠고, 그 친구를 보면 고백하던 그 친구도 떠오르기도 했고, 좀 어렸고..그러다 졸업해버리다 보니 연결되진 못했었죠.
졸업하고 ‘사랑과 우정 사이‘란 노래가 확 유행하던데 처음 그 노래 들었을 땐 좀 울었던가??ㅋㅋㅋ
그러다 남편을 만난 후, 어느새 그 노래 들음 혼자서 내가 저 노래 주인공 한 적 있었지!!! 뿌듯해하며 들었네요ㅋㅋㅋ
호기로운 고백은 확실히 서로의 관계가 복잡미묘해지는 것 같아요. 근데 또 속으로 응큼하게 품고 있는 것도 뭔가 거시기하고???
남녀 관계란, 그 감정은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다락방 2022-02-14 09:20   좋아요 2 | URL
갑자기 저 대학시절 친구 생각나네요.
제 친구가 같이 알바하는 남자선배를 짝사랑했는데요. 그를 짝사랑한다고 여자선배에게 늘 고민을 했고 그래서 그 선배도 제 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그 남자선배랑 여자선배랑 연인이 되었따고 해서 제 친구가 대충격을 먹었던.... 하아-

저에게 있었던 일도 있어요.
저는 직장에서 같이 일하던 동갑 남자를 좋아했는데 직장 후배가 그 남자를 너무 좋아한다며 저한테 고백하게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제 감정을 말하지 않았던터라 거기에 대고 ‘나도 좋아해!‘ 하지를 못하겠고, 그래서 알겠다, 하고 후배가 그 남자에게 고백하게 도와줬어요. 근데 그 남자가 후배의 고백을 듣고 ‘나 좋아하는 여자 있어‘라고 했다고. 후배는 저에게 와서 아무래도 그거 언니 같아요, 라고 저에게 말했지만.. 진실은 저 너머에.. ㅋㅋㅋㅋ

세상에 이런 이야기는 진짜 무수히 많은 것 같아요, 책나무 님. 호기로운 고백이 고백하는 당시에만 호기롭지 호기로운 결과로까지 이어지는건 아니죠. 맞습니다.

단발머리 2022-02-14 19:59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 노래를 들으면서 주인공이 되는 그런 멋진 추억을 갖고 계신거 축하드려요.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다락방님 / 이 이야기로 따로 페이퍼 하나 쓰셔야지요. 댓글로 때우지 마시구요!!!!!!!!!!! 고백하게 도와주는게 도대체 뭐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2-16 17:04   좋아요 0 | URL
아 도와준 건 별 거 아니고.. 걍.. 유치해서 말을 못하겠네.
몇 명이서 함께 술먹고 있는데 이 후배가 ‘저 밖에 나가 있을테니까 오빠 좀 내보내줘요‘ 했었어요. 고백한다고.. 그래서 ‘**씨 잠깐 나가보세요‘라고 내보냈었던. 아니, 나도 좋아했는데..

그리고 이런 일도 있었어요. 아놔 유치해.

그러니까 지금이야 음악 검색하는 앱도 있고 그래서 길가다 좋은 음악 나오면 음악 검색하고 그럴 수 있지만, 저 때는(이십대 중반, 막 대학졸업한 직후) 그런게 없었단 말이죠. 근데 저 남자가 밴드를 하고 있었어요.
저는 여느때처럼 영화를 보다가 마지막에 올라가는 노래가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그 노래의 제목을 알고 싶은데 모르겠는거죠. 레코드가게에 전화해서 이 영화의 노래가 뭔지 아냐 물어보기도 하고 그러는데 직원도 잘 모르고 그런데 이런 가사가 들리는 것 같다 이러면서.. 헤매다가, 그 남자에게 물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그 후배에게 이 노래 제목좀 아냐고 물어봐줘, 라고 얘기했어요. 니가 물어보는 것처럼 대화 한 번 더 하라고. 그런데 다음날인가, 글쎄 그 남자가 쪽지에 그 노래 제목과 가수를 써가지고 저한테 주더라고요.

˝이거 락방씨가 궁금했던거죠?˝ 하면서요.

아니 어떻게 알았지... 크- 가슴이 몰랑몰랑해지네요.

단발머리 2022-02-14 2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끝까지 말 안한다, 안 본다, 친구로도 안 지낸다, 멀리 이사 간다에 한 표입니다.
그냥 남자 사람 친구, 여자 사람 친구 사이에도요. 그냥 뭐랄까. 심쿵 모먼트 있더라구요. 그럴 수 있잖아요, 사람일이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내가 최선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해도 언제나 최선을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람의 일이란 것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때로는 차선책을 선택하기도 한다.

근데 저는 이 문장 읽는데, 왜 이번 대선이 생각나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수 없으면 차선책이라도 잘 선택합시다, 여러분!! 이천칠백명 이상이 이 방에 들어오시는 거 알아요. 다락방님 위 문장 기억해 주세요!!

책읽는나무 2022-02-14 20:22   좋아요 1 | URL
이...이...이천칠백명이요???????
앗!!!!
오마이갓!!!!!

다락방 2022-02-16 17:06   좋아요 2 | URL
세상에 단발머리 님. 멀리 이사 간다니.. 단발머리님은 정말 이성적이고 냉정한 분이시네요. 그게 사실은 가장 옳은 선택, 가장 잘못될 확률이 적은 선택이죠. 내가 이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기 싫다면 단발머리 님처럼 하는게 정도 라고 생각해요. 가야 할 바로 그 옳은 길. 그렇지만.. 아니 어떻게 그러죠? 내 마음.. 그를 보고 싶은 내 마음은 어떡하고요? 아.. 역시 저는 .. 제가 로리 였어도 잭하고 키스 했을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차마 섹스까지는 못해도 저는 키스는 했을듯요. 근데 로리처럼 한 번으로 끝나진 않았을 듯. 볼 때마다..

그만둡시다.

독서괭 2022-02-16 1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 마음이 헐트 브로큰 되어버리죠˝ - 전 다락방님 이런 문장 왜이리 좋은가요? ㅎㅎㅎ
저도 친구 생각하면 끝까지 말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근데 친구랑 계속 친하게 지내면서 남친도 계속 보면, 마음 접기 넘 어려울 것 같으니 친구랑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둘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사라 입장이라면 그냥 아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이런 장애물이 있어서 더 애틋해지는 역효과도 날 것 같고.. 차라리 시원하게 사귀고 못 볼 꼴 보고 헤어지면 미련도 안 남을 수도 있는데요.. 흠..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락방 2022-02-16 17:10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는 로리라면 말을 못하겠지만 사라 라면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것에 딥빡이 왔을것 같아요. 배신감이 커다란 바위가 되어 저를 덮쳤을듯요. 윽..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좋은것인데 왜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걸 보장하진 못할까요. 인생은 정말 어렵습니다. 라이프 이즈 쏘 디픽컬트 앤 쏘 하드...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