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조건 살 빠지는 다이어트 - 식단 없이 운동 없이
김미경(킴스헬스톡)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3월
평점 :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어서 책을 찾아 읽어본 사람이라면 혹은 다른 매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살빠지는 지를 모르는 바가 아닐 것이다. 적게 먹고 먹은 것보다 더 많이 움직이면 된다. 쉽고 빠르게 살을 빼고 싶은 마음에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는다거나 빡세게 운동을 한다거나 닭가슴살과 바나나를 먹는 생활을 한다해도 그것은 오래 가지 못할 뿐더러 그렇기 때문에 요요를 가져온다. 이것저것 접해보고 시도해본 사람들은 그래서 누구나 다 안다. 적게 먹어야 한다, 그리고 운동해야 한다는 것을. 몸무게 감량은 적게 먹는 것이 하는 일이고, 몸의 기초대사량을 높여서 살빠진 몸을 유지해주는 것이 운동이 하는 일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논문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 아래 새로운 다이어트 책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이렇게 다이어트 관련 책을 사는 나란 사람..을 보면 다이어트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 수 있다. 성공했다면 그래서 유지하고 있다면 내가 이 책을 사서 읽어볼 게 무어람? 그러나 나는 또 샀다. 왜? 다이어트에 성공을 못했으니까. 그러나 나는 다이어트에 대해서라면 나에게 커다란 성공에의 의지가 있느냐를 묻고 싶다. 없는 것 같다... 네...
나도 나에 대해 몰랐던 것 중에 하나가 내가 하고자 마음 먹으면 해내는 사람이란 것이었다. 그런걸 의식하고 살아본 적은 없으나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다. 그러니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 되는게 나는 진짜 너무 싫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하면 반드시 지키려고 하고, 말을 하면 지켜야 하기 때문에 그냥 말을 막 던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제도 나는 친구들에게 '베트남에 가면 어디에 살게 될지 몰라 재워준다고 말할 순 없지만 국수는 사줄게'라고 말했다. 나는 내가 베트남에서 살게 된다면 집을 구하게 될지 호텔에서 지내게 될지 아직 모른다. 호텔에서 지내게 될경우 역시 비용 때문에 작은 룸을 구한다면 나는 나를 보러 베트남에 찾아오는 친구들을 재워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확실히 어디에서 살지도 모르면서 '재워줄게'라는 말을 막 던지고 싶지 않은 거다. 그럴 경우에 '재워준다고 했지만 못재워주는 말뿐인 사람'이 되는게 너무 싫어서, 나는 그건 내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하고 어떤 경우에도 실행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거다. 국수는 사줄 수 있으니까.
그래, 친구들은 내게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어째서, 왜 때문에........ 다이어트는 못하는가. 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년에 읽었던 다이어트 책에서 저자는 다이어트 하기 전의 자신의 몸을 부끄러워했고 그 몸 때문에 어디서도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다는 자격지심을 갖고 살았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가 다이어트를 해서 확 살을 빼고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러므로 살을 빼서 자신감을 획득하자! 이러는거다. 그걸 보고 알았다. 난 이번생에 다이어트 망이구나... 나는 어딜가도, 누구를 만나도, 그러니까 하다 못해 식당에 밥을 사먹으러 가도 사람들이 다 잘해주는데... 나는 겁나 잘났고, 내가 이런 육체라 누구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이런 육체라서 싫으면 꺼지든가, 라는 마인드로 세상을 살아가기 땜시롱 나에게 다이어트는 절실하지 않은가 보다... 절실하지 않으므로 다이어트에 진심이 되지를 않아. 다이어트에 대해서라면 의지가 마이너스에 수렴해버리는 것이다.. 아무튼....... 겸손인척 하는 내 잘난척은 이쯤하고.
각자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이유는 다를 것이다. 나로 말하자면 절실함이 없었던 것은 딱히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데, 요가를 만나고나서는 다이어트에 대한 욕망이 그전보다 좀 더 생기긴 했다. 비틀기 자세가 너무 안될때면 역시 뱃살 때문인가, 해버리게 되는 것이고 전굴 자세가 안될 때면 역시 가슴 때문인가, 해버리게 되는것. 만약 내 몸의 살들을 어느 정도 제거하고 나면 핸드 스탠드.. 될 것인가? 란 생각을 하고 있단 말이다.
이 책 역시 다이어트에 대해서라면 새로울 게 없다. '식단없이 운동없이' 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그래서 오오 어떻게? 하고 접근하게 되지만, 이 책의 저자 '김미경'은 '간헐적 단식'을 주장하는 거다. 간헐적 단식은 굶는 다이어트와는 다르다고 설득하는데, 간헐적 단식에 대해 자세한 사항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것이고,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간헐적 단식에 대해서도 이미 들어본 바가 있을터, 역시 새로울 게 없다. 그렇기 땜시롱 이 책을 읽는게 시간낭비였냐 하면, 그렇지 않다. 읽을 필요가 있었다. 특히 이즈음의 나에게는 아주 요긴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해 알고자 했던게 아니었지만 우연히 한 유튜버의 영상을 보고 시도해보자 했었던 때가 있었다. 간헐적 단식 앱을 설치하고, 그 유튜버의 말처럼 일주일에 2-3회만 간헐적 단식을 하자 마음먹고 몇주간 지켜왔다. 그러면서 퇴근후 요가도 생활화 시키자고 생각해서 20-30분짜리 영상을 보고 따라하던 시간들이 있었다. 좋은 때였지..
그러나 회사가 갑자기 바빠졌고 근무시간 내내 에너지를 쏟고 나면, 퇴근 후에 다른 무엇에도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책도 읽지 못하는 시간들이 이어졌고 간헐적 단식도 운동도 아무것도 할 에너지가 남아 있질 않았다. 그렇게 몸은 처절하게 망가져만 가고.... 난 누구 여긴 어디?
그런 참에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래 다시 습관을 바꾸도록 해보자, 이대로는 안돼, 하게 되었던 것이다. 다이어트라는게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알지만 내 육체가 내 마음대로 되질 않아부려... 그러니 이제는 '알기 땜시롱' 실천으로 옮길 수 있도록 의지를 다져야 한다. 의지.. 사실 너무나 어려운 것이다,의지를 다지는 것. 직장생활에 찌들어서 퇴근후에 새삼 의지를 다지고 단식이며 운동을 한다는 것, 공부를 한다는 것, 그것은 보통의 사람들이 그저 쉽게 해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어쨌든 간헐적 단식.. 김미경은 매일 하는 걸 말하는 것 같지만, 나는 매일은 못하겠고, 왜냐하면 술과 안주를 먹어야 하므로.... 술과 안주를 먹지 않는 날은 간헐적 단식을 해보도록 하겠다. 다시 요가를 내 삶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시도하고 노력해봐야지. 어제도 일어나라, 침대 바깥으로 나가서 요가하라, 고 내가 나에게 명령했지만 내가 나에게 반항했다. 반항적 기질이 다분한 나다.
오늘 아침, 그래, 새로이 체중을 재면서 다시 태어나자! 하고 오랜만에 체중계 위로 올라가봤다. 예전에 사둔(언제였지? 재작년?) 인바디 체크가 되는 블루트스 체중계였다. 체중을 측정한 지 하도 오래되었는데, 그렇게 오랜만에 앱을 켜두고 체중계에 올라가니 앱이 놀라서는 '체중이 다른데, 너 맞니?' 묻더라. 나 맞다고 했다. 체중, 많이 다르지? 내가 한 일이다... 내가 먹고 마시고 드러누워서 한 일이다. 이제 새롭게 태어나자아아아아아아!! 짝짝짝! 빠샤! 힘을 내!!
어제 퇴근길, 버거킹에 가 치즈와퍼를 주문해두고 이 책을 읽었다.

아뿔싸. 그런데 책에서는 햄버거를 먹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생 다이어트는 역시 망삘?
정크푸드 멀리하기!
간헐적 단식은 무엇을 얼마나 먹으라고 규정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엇이든 상관없이 얼마든지
먹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죠. 정크푸드junk food는 중독성이 강해서 먹으면 먹을수록 더 먹고 싶게 만듭니다. 이 때문에
정크푸드를 즐겨 먹다 보면 식욕 조절이 어려울 수밖에없습니다. 이런 음식들을 먹으면서는 다이어트에 결코 성공할 수 없죠.
대표적으로 햄버거, 피자, 핫도그, 튀김, 과자류 등이 해당됩니다.
영양가는 없으면서 고열량인 정크푸드는 다이어트에도 건강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멀리하는 것이 상책이죠.- P70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의 모습에는 여러가지가 갖춰져야 한다.
우선 내 집이 있어야 하고 책이 있어야 한다. 돈이 있어야 하고 모닝 요가가 있어야 한다. 술도 있어야 하고. 가끔 집으로 초대할 친구들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위해 건강은 필수이고, 그러므로 나는 간헐적 단식을 시도해보고(제발) 체중을 감량해서 요가의 비틀기 자세를 좀 더 잘해보고, 핸드 스탠드까지 기어코 해내고 싶다.
이만큼 쓰면서도 벌써부터 귀찮아 ㅠㅠ
그런데 어제부터는 왜때문인지 전완근... 전완근 생각이 났다. 다른 사람의 전완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왜이렇게 드는건지. 햇살 좋은 날 창밖을 보고 콧노래 흥얼거리면서 다른 사람의 전완근을 만지작만지작 쓰담쓰담 하고 싶다. 그 전완근은 달걀을 한 손으로 깨고 김치를 한 손으로 찢는, 그런 전완근이었으면 좋겠다. 전완근, 제가 참 좋아하는데요. 전완근 만세입니다. 전완근 너무 멋지지 않나요? 전완근 뽀에벌~ 전완근 만세. 그렇게 전완근 쓰담쓰담 하면서 심규선의 너의 존재 위에~ 막 이런거 흥얼 거리면서 전완근 또 쓰담쓰담 하고 그러고 싶다. 그러나 전완근 쓰담쓰담할 다른 사람이 없으므로 나는 내 전완근을 쓰담쓰담 해야할 것이고, 그렇다면 전완근을 발달 시켜야 한다. 운동 뽀에벌!!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