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하지 않은 한마디 말이 호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한 말임에도 정 떨어지게 할 수도 있다. 일전에 만나던 사람이 '결국은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할 것 같아' 라고 말했을 때, 그 말은 나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한 말이 아닌, 그가 지향하는 삶에 대한 것이었지만, 나는 그가 되게 근사해보였더랬다. 오, 그런 생각을 하다니 좋은데? 라고 그 순간 생각했다. 그러나 그를 아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지고난 후에는 '그래봤자 실천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말하는 대로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일찍이 파악했더랬다. 옳은 것을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고, 거기에 대해서라면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면생리대를 쓰는 것이 환경에 더 좋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고 그래서 시작해야 겠다고 늘 벼르고 있었다. 빨아서 쓰는 건 불편하겠지만, 그렇지만 쓰레기도 나오지 않고 몸에도 더 좋대, 라는 말들을 무수히 들어왔고 그래서 '그래 면생리대를 쓰자' 라고 생각했지만 계속해서 미루기만 했더랬다. 나는 환경을 생각해서, 지구를 생각해서 면생리대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실천으로 바로 옮기지 못했던 거다.


시간이 흐르고나니 어쩔 수 없이, 강제적으로 면생리대를 쓸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삼십대 중반의 몸은 더이상 일회용 생리대를 견뎌내지 못했다. 생리를 시작하고 일회용 생리대를 착용하기만 하면 생리대가 닿는 부분의 살이 부어 올랐고 아팠다. 걷기조차 힘든 날들이 며칠간 지속되었고, 십대 시절 생리를 시작할 때부터 일회용 생리대를 써왔는데, 내 몸은 이제 면역력이 너무 약해진건가 나의 노화를 탓했다. 더는 늦출 수 없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강제적으로, 면생리대를 찾아 착용하기 시작했다. 당장 몸에 닿는 부분들의 아픔이 사라졌고, 내가 이제 아프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마음도 편안해졌다. 면생리대를 사용하고나서부터는 생리를 시작하게 되면, 괜찮아, 면이 닿을거야, 하면서 안정적인 마음과 몸의 상태가 되었다.



이 책의 주된 관심사는 윤리적 채식주의다. 육식을 다른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부당한 착취로 여기는 윤리적 결정에 따른 채식주의다. 그러나 이런 의식에서 채식주의를 수용한 예는 우리 문화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에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믿음은 많은 사람이 남몰래 채식주의를 즐기도록 부추겼다. 이런 채식주의는 동물을 향한 관심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 -서문, p.52



지구를 위해서 면생리대를 써야겠다는 나의 생각은 '윤리적'이었지만, 그러나 그 윤리적 다짐은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내가 면생리대를 사용하는 행동을 하게된 건, 내 몸 때문이었다. 내가 고통스럽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나는 지금은 탐폰을 사용하고 있다. 면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을 장기간 유지할 수 없었다. 귀찮아서. 내가 하는 거라곤 고작해야 텀블러를 사용하는 게 전부인가, 장바구니를 챙겨가지고 다니는 게 전부인가. 윤리적인 생각으로 행동까지 이어지는 건 고작 그게 다인가. 탐폰이 너무 편해서 다시 면생리대로 돌아가고 싶지가 않다. 역시 나는 그 무엇보다 나를 가장 우선시하는구나. 친구들 중에는 생리컵으로 바꾼 친구들도 있었다. 윤리적 실천으로 나아가려면 나 역시 생리컵으로 바꿔야겠지만, 그러나 이제 내게 생리할 날이 몇 년이나 남았다고, 그 중의 일부를 적응하며 보내기가 싫은 거다. 내게 맞는 컵을 찾고 적응하느니, 편하게 남은 생리기간을 살아가자, 라고 생각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육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위의 인용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부당한 착취'라는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채식주의로 돌아서야 한다고 생각은 해왔다. 그러나 역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그렇게 좋아하는 고기를 이제 덜 먹는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보자, 라고 다짐하고 실행하게 된 건, 동물에 대한 부당한 착취 때문이 아니라, 내 몸 때문이었다. 요가를 좋아해서 즐기고 싶은데 몸이 너무 무거워서 잘 안되는 것 같은 거다. 그러다 박상아가 자신의 책에서 채식하고 나니 몸이 더 가볍고 요가가 더 잘된다고 했던 부분을 읽고, 그제서야 아, 내가 요가를 못하는 것도 무거운 육식 때문인가, 그렇다면 나도 좀 육식을 줄여볼까, 하게된 거다. 그래서 얼마간은 가급적 고기를 피했었고, 안먹기 위해 노력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왔다. 단단히 마음 먹지 않으면 육식을 피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직 이 책의 서문 밖에 읽지 않았다. 20주년 기념 서문, 10주년 기념 서문, 서문, 넬리 맥케이가 쓴 서문.. 무려 서문만 네 개에다가 그 다음에는 감사의 말이 이어지는 통에 아직 본문은 시작도 못했다. 서문만 읽었는데도 겁이 난다. 이 책의 본문에서 펼쳐질 내용들이. 그동안 고기를 좋아했던 나를 얼마나 두드려 팰것인가.. 무섭다.

이십대 중반 사귀던 남자는 나에게 갈비살을 사주면서 말했었다. '너한테 점수 딸려면 고기를 사주면 된다고 그러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제기랄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었담? 몇 년전에 다정하게 지내던 남자사람은 내게 '족발만 사주면 돈도 꿔주겠네' 했더랬다. 그만큼 고기와 나는 밀접한 관계였다. 지금도 밀접한 관계다. 나는 밀가루보다 고기를 더 소화 잘 시키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윤리적으로는 육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알면서 행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언행불일치는 나를 괴롭게 한다. 그러니 육식의 성정치 본문을 읽는 일은 몹시도 괴로울 것이다. 그래서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는가보다. 소설..을 읽고 싶다. 나를 두드려패지말란 말이다... 그러나 더 괴로운 것은, 내가 인상 쓰며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육식을 스톱하게 될 것 같지도 않다는 데 있다. 아마 줄이려고 노력하겠지만, 거기에는 윤리적인 것 플러스 개인적 욕심이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나는 그러보면 그렇게 윤리적인 사람은 못되는가 보다.




여성주의 관련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모르는 게 얼마나 많고 하지 못하는 바도 얼마나 많은지, 깨닫지 못하고 알아채지 못한 건 또 얼마나 많은지 늘 놀라게 되고 또 늘 두드려맞게 된다. 이 책을 읽는 일은 내가 역시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던 혹은 알면서도 애써 모른척 하려 했던 내 안의 여성혐오에 대해서 콕콕 찔러줄 것 같다. 모르고 산다면 편하겠지만, 이제와서 모르기를 선택하는 것은 아주 많이 늦은 감이 있다. 돌이킬 수 없어버려.. 어쩔 수 없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을 일단 계속 가보는 수밖에. 가면서 행해야 할 것이 있다면 최대한 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가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다.




친구와 성경 읽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현재 15일을 경과했다. 매일 할당량을 읽고 서로 인증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매일 연락하게 된다. 그전에도 우리는 연락을 자주 하는 사이이기도 했지만, 이렇게 함께 하는 게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매일 연락하는 게 오, 나쁘지 않다. 뜻밖의 기쁨이다. 매일매일 너와 내가 약속한 것을 지켜가는 데에서 오는 그런 기쁨이 있다. 그래서 '함께'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함께한다면, 모든게 그런건 아니겠지만, 어떤 것들은 함께하는 나름의 기쁨이 있을 것 같다. 인간은 저마다 자기 고집을 가지고 있으니 아무리 친한 사이,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도 함께 하는게 늘 즐겁지만은 않을 터.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함께 가는 길이 꼭 즐거우리란 보장은 없다. 그래도 '함께'에서 오는 그런 기쁨이 있는 거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기쁨을 알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알라딘에 계속하는 것 같다. 그런 기쁨을 알기 때문에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도 하게된 것 같고, 그런 기쁨을 알기 때문에 요가를 한 날이면 여동생에게 오늘은 어떤 걸 했어, 메세지를 보내고 있고, 그런 기쁨을 알기 때문에 친구와 성경도 읽게 된 것 같다. 수많은 것들을 혼자 하고 혼자 하는 데에서 기쁨을 느끼고 있기는 하지만, 어제 오늘은 '함께' 에 대해 생각했다.


며칠전 언급한 드라마 <브리저튼>에서는 '다프네'와 '사이먼'이 결혼해서 '함께' 산다. 그들은 그 큰 저택을(집이 우리 회사보다 더 크다) 함께 관리해야 한다. 그렇게 큰 집에 그렇게 많은 일꾼들을 관리하는 일은 머리 아프겠지만, 함께 추구하는 것이 있고 거기에 대해 얘기한다는 것은 그 순간순간의 즐거움을 줄 것 같다. 그들이 함께 하는데 있어서 가장 즐거운 건 사실 집 관리, 사람 관리라기 보다는 틈만 나면 섹스하는 거겠지만... 뭐, 젊을 때 한창 사랑하면 그러기도 하고 그러지... 늬들도 내 나이 되면.. 그래, 즐겨라, 인생을 즐겨... 나중엔 꼼짝하기 싫어서 하기 싫어지는 때가 온단다... 아니, 그 말 하려던 건 아니고,


함께 하는 기쁨을 내가 알고, 그러므로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행복을 역시 내가 알아도, 육식을 줄이는 것을 아직 누구랑 함께 하지는 못하겠다는 거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아직은 여기에 대해서는 방어막이 엄청 쳐있어서, 누구의 얘기도 듣고 싶지가 않다. 그러니까 '줄여라' 내지는 '그만 먹어'라는, 그런 말을 듣고 싶지가 않다. 여기에 대해서라면 내가, 순수하게 나의 생각과 의지와 다짐으로 실행으로 옮기고 싶은 그런 고집이 있다. 내가 고기에 대한 애착이 아직 너무 강해서 그런 것 같다. 육식의 성정치를 다 읽고 나면 나의 고기에 대한 마음은 어느만큼 작아져있을까? 아니 작아지기는 하는걸까? 육식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 건 현재까지 자명한 사실이다. 몸도 마음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어떤 식으로 내가 행동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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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1-01-11 15: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너무 힘들었어요. 비건이 되기는 글렀구나 그런 죄책감도 살짝 들었고 이 죄책감이 위선에 가깝다고 해야하나 아 설명하기가 힘들어요 다락방님. 읽고 완전 쭈그리 되어버렸습니다. 2월 책도 힘들면 어떻게 하지요 엉엉 ㅠㅠ 울고싶다.

다락방 2021-01-11 15:10   좋아요 2 | URL
저는 제가 비건이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아마 이 책을 다 읽어도 그런 결심을 하게 될 것 같진 않고요. 아마 조금 줄여나가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은데, 그마저도 잘 될지.. 제가 저를 잘 모르겠어요. 이 책을 읽으면 또 그 땐 어떻게 될지. 저는 수연님의 이 책에 대한 감상이 참 좋습니다. 다들 이 책 읽고 변해야겠다, 변하자! 라고 했다면 저는 아마 거부감이 심했을 것 같아요. 수연님의 완독 후 감상 덕에 저는 그나마 조금 편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겠다 싶어요. 어떤 감상을 갖게 될지 나도 모른다, 의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불편하겠지만 읽어보고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 나서도 괴로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 읽어보겠습니다.
2월 도서는 이 책 보다는 힘들지 않을 것 같아요. 기운 내요, 수연님!!

붕붕툐툐 2021-01-12 00:24   좋아요 0 | URL
쭈구리 된 수연님을 쫙~쫙~ 펴드리고 싶습니다🙆

2021-01-11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1-01-11 1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면생리대 + 생리컵을 쓴지 굉장히 오래되었는 데, (생리컵이란게 있는지 사람들이 잘 모를 때 부터 썼었어요~! 5년 넘은 듯?) 1년 정도 적응하기 힘들긴 하지만 어느 정도 지나면 갠찮아요! 음, 케바케긴 하지만.. 그래두 한번 도전해보세욥!!! ㅎㅎㅎ (물론 컵을 쓰면 조금 편해지긴 하지만 그래도 생리는 아프고 싫다요.)
육식을 끊는다...역시.. 저는 끊는 것 까지는 아니고 줄이고는 있어요. 근데 이것도 순전히 지구에게 미안했던 입장이지 (ㅋㅋㅋ) 이게 페미니즘이랑 어떻게 연관될지는 정확히 모르겠어서, 책을 읽으면서 배워가려고합니다!!

다락방 2021-01-12 11:15   좋아요 1 | URL
저는 페이퍼에 쓴대로, 곧 완경예정이므로 탐폰 사는 것도 왕창 사는 걸 멈췄거든요. 곧 끝날 것이다, 하면서요. 남아 있는 생리 기간은 적응이라는 시간 없이 익숙하게 편하게 지내고 싶어요. 개인적 욕심..

저는 지구에게 미안해서 행동으로 옮기는게 그러고보니 별로 없더라고요. 순전히 개인적 욕심이더라고요. 지구를 위해 하는 거라고는 일회용품 안쓰기, 가급적 쓰레기 안만들기 정도가 전부인지라.. 그렇지만 순전히 저 자신을 위해 ‘육식을 줄이는 것‘을 선택해도, 그것이 곧 지구를 위하는 길이 되기도 할테니까, 앞으로 좀 줄여볼 생각을 갖고 있긴 합니다.

공쟝쟝님 이 책 너무 재미있어요!! 흑흑 ㅠㅠ

단발머리 2021-01-11 2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라리가 사피엔스 쓰면서 채식주의 됐다는 거 듣고 그래? 그랬잖아요, 제가.
거기서 돼지들의 곤란한 생활 나오는데 그럴 수 밖에 없겠다 싶었어요. 전 그 쪽이 강했어요. 동물들에게 우리가 너무하다.
근데 이게 환경이랑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여성을 억압하는 것과 같이 작동된다는데.... 놀랐던 마음이 그대로에요.
처음 읽었을 때랑 비슷하네요, 지금도요.

다락방 2021-01-12 11:17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사피엔스.. 읽다 말았네요. 50쪽쯤 읽다 말았는데 역시 종이책으로 사야겠죠? (핑계)

며칠전에 단발머리님이 나의 사촌 레이첼에서 마녀사냥 얘기 하셨잖아요. 저는 아직 다 읽기 전에 그 말을 들었고 그리고 읽어가면서 ‘흐음, 마녀사냥은 아닌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 읽고 나니까, 그러니까 마지막 장 한두장을 남기고 나서는 마녀사냥이 퍼뜩 떠오르는 거에요. 아아, 단발머리님이 이걸 본거구나, 하면서요.

제가 육식의 성정치 본문을 시작하기 전에는 제가 느낄 것이 죄책감이나 불편함일거라고만 생각했는데요, 본문을 시작하면서 놀랐어요. 저는 사실 좀 흥분과 기대와 신남으로 놀랐지만, 역시나 먼저 읽은 단발머리님 말씀대로 ‘놀람‘이 찾아왔어요. 단발머리님, 너무 좋아요. 단발머리님도 좋고, 나의 사촌 레이첼도 좋고, 육식의 성정치도 좋고, 책 읽는 것도 좋고요. 육식의 성정치 왜케 재미있어요? 너무 좋아요 ㅠㅠ

붕붕툐툐 2021-01-12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초경부터 면생리대를 썼어요. 물론 엄마의 헌신적인 빨래 덕분이었는데, 탐폰이나 생리컵은 쓸 엄두도 못내는 구식 인간입니다.. 하핫~ 저도 얼른 시작하고 싶네용~

다락방 2021-01-12 11:19   좋아요 1 | URL
초경부터 면생리대를 사용하셨다면, 일회용 생리대로 인한 고통은.. 겪지 않아도 되셨겠네요 흑흑. 저는 정말 한동안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걸을 때마다 눈물이 나올 정도로 아팠답니다. 제 면역력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일회용 생리대가 문제였다는 것을 알아요. 흑흑.

탐폰은 처음 사용하려다가 실패했었어요. 너무 무서워서 쫄아가지고 시도했다가 다시 일회용생리대를 거쳐 면생리대 갔었는데요, 나중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탐폰이 세상 편하더라고요. 와, 그 오랜 시간 생리하면서 이 편함을 선택하지 않았다니... 하면서 야속했어요. 지금은 탐폰 때문에 너무 편하게 살고 있답니다. 으하핫.

붕붕툐툐님, 얼른 시작하세요. 육식의 성정치 너무 재미있어요!!! >.<

han22598 2021-01-12 0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육식의 성정치 이제 0.000001 % 밖에 안 읽었고, 그리고 제가 조금 냉소적인 사람이라...사람이 책 한권 읽었다고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그리고 진짜 딱 책 한권 읽고 바뀐다고 생각하면 진짜 무섭기 때문에...ㅋㅋ 다락방님 우리 고기를 너무 멀리하지 맙시당 ^^ 저는 서문 아주 조금 읽어서 그런지, 페미니즘-채식주의자의 신박한 연결고리는 무엇인가 궁금해지더라고요. (궁금증만 가지고 바로 책을 덮었다는 것이 함정 ㅎㅎㅎ)

다락방 2021-01-12 11:21   좋아요 1 | URL
저도 사실 책 한권 읽었다고 바뀌는 것에 대해서는 콧방귀 끼는 사람이기는 한데요, 와, 본문 시작하고 나니까 육식의 성정치 너무 재미있어요. 너무 흥미롭고요, 막 확 와닿아서, 육식을 안하겠다는 다짐은 사실 아직 딱히 하진 않았지만, 새로운 이 앎에 대한 과정이 너무 좋아요. 이 연결고리를 살펴보는게 진짜 흥분돼요. 한님, 꼭 읽어보세요. 저는 진짜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일 때려치고 책 들고 조용히 까페 가서 읽고 싶은데, 일도 때려칠 수 없고 까페도 가서는 안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 ㅠㅠ

독서괭 2021-01-12 1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공감해요. 전 생리컵 도전해보려고 사두긴 했는데 도저히 적응하고 관리할 시간을 낼 자신이 없어서 못 뜯고 있어요 ㅠㅜ 면생리대도 빨 거 생각하면.. 휴.. 첫째 때 천기저귀 쓰면서 뿌듯했던 그마음 생각하면 언젠가 도전하고 싶긴 해요
고기고기는 저도 포기하기 너무 힘듭니다 ㅠㅠ 그래도 고기를 먹을 때마다 “양껏” 먹는다는 마음가짐만은 좀 바꿔보려고 해요.

다락방 2021-01-12 11:23   좋아요 2 | URL
저도 저에게 남은 생리하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을것 같아서 생리컵 적응 노력은 포기하기로 했어요. 지금 찾은 편한 상태를 가져가자, 익숙함을 선택하자, 곧 끝날텐데..하면서요........
고기를 완전히 포기하는 건 저에게는 아직 너무나 힘들지만 조금이라도 줄이도록 노력은 해보려고요. 사실 그동안 너무 많이 먹기도 했고.... ㅎㅎㅎㅎ 조금씩 줄이겠다는 노력을 저도 해보려고 합니다. 저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동물을 위해서 그리고 지구를 위해서요! 조금씩 줄이다보면 그보다 더 조금 줄이게 되고 또 조금 더 줄이게 되는 식으로 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