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총 네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제일 처음 <엄마의 반란>은 그다지 특별할 게 없는 이야기인데, 그건 아마 지금의 내가 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책을 읽다보니 아내가 남편의 허락 없이 하는 행동 만으로도 마을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던데 이 야기는 그 당시엔 꽤 놀라운 게 아니었을까.


결혼전부터 새집을 지어주겠노라 약속했던 남편은 둘 사이에 태어난 딸이 시집갈 나이가 되도록 아내의 집에 대한 요청을 무시하며 또 하나의 창고를 짓고 소를 산다. 아주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여. 이에 빡친 아내는 남편이 며칠 집을 비운 틈을 타 모든 집안 살림을 새로 지은 창고로 옮겨 집보다 더 좋은 창고에서 새 살림을 꾸리고자 하는데, 이에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남편에게 허락도 안받고 저게 뭐하는 짓이여..보다 못한 동네 목사가 이 아내를 찾아오는데, 이 때의 아내는 이제 더이상 참지않긔! 두려울 것이 없다!



"목사님의 선의를 의심하지는 않습니다만, 사람 간에도 서로 간섭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 있는 법이지요. 저는 수십 년 간 교회에 다닌 사람입니다. 저도 심신이 멀쩡한 사람이니 나름의 방식으로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저는 신을 믿고 살 테니, 신이 아닌 분들은 제게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으셨음 합니다." -<엄마의 반란>, p.34-35



이 목사의 '선의'는 순전히 자기 기준에 의한 것이었는데, 이것은 이 책에 실린 마지막 단편 <엇나간 선행>과도 통한다. <엇나간 선행>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는 자매가 나오는데, 집은 오래되고 낡았으며 한 명은 시력을 잃었고 한 명은 귀가 잘 안들리고 무릎 관절이 나갔지만, 그들은 그들이 수확한 얼마 안되는 농작물로 끼니를 해결하며 사는 이 삶에 매우 만족하고 있는 거다. 시력을 잃은 동생은 그런 삶 중에서 가끔은 빛을 느끼기도 하면서 행복하다 여기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들이 더 좋은 곳에서 살아야 한다고, 더 좋은 음식과 더 좋은 환경을 제공받아야 한다면서, '그들을 위해' 도움의 집으로 이들 자매를 '싫다는데도' 데려가는거다. 그곳의 음식의 질은 자매들이 평소에 해먹던 것보다 나았고 그곳에서 제공해주는 옷도 그러했지만, 그러나 이 자매는 그곳에서 행복하지 않고 겉돌며 내내 그들의 초라한 집에서 살았던 생활을 그리워한다. 그 때는 빛이 보일 때도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빛이 보이지 않노라고 얘기한다. 저렇게 작고 낡은 집에서 좋지 않은 음식을 먹으며 살아가는 삶보다 이쪽의 삶이 더 나을 것이다, 라는 것은 누구의 기준일까. 제목 그대로 '엇나간' 선행을 보여줌에 다름 아니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볼 때면 '반다나 시바'의 에코 페미니즘이 생각난다... 개발되지 않은 곳에 사는 삶은 불행해, 개발해야 해!!)



<갈라 드레스>는 가난해서 외출복을 별로 갖지 못한 자매가 굳이 외출해야 할 때에는 하나 있는 드레스의 레이스 장식을 바꿔가며 번갈아 입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웃집의 가난한 다른 아가씨는 그들의 그 드레스가 너무 부럽고. 자신들의 하나뿐인 드레스가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까 걱정하는 자매와 그 드레스가 부러운 다른 여자가 나오는데, 미묘한 심리, 그러니까 시기와 질투에 이어서 죄책감까지 이야기속에 드러난다.



가장 압권인 이야기는 세번째 단편 <뉴잉글랜드 수녀> 였다. 와, 이 이야기는 읽을수록 흥분하게 되는데, 이거 뭐야 진짜, 너무 좋으네. 그러니까 혼자 사는 여성 '루이자 엘리스'는 자신이 혼자 있을 때에도 자기만의 격식을 차리고 자기만의 루틴이 있으며 자기만의 룰이 있다. 자기 혼자 차를 마실 때에도 도자기 그릇을 꺼내놓고 자기를 잘 대접하며, 바느질용 앞치마와 손님 접대용 앞치마가 따로 있다. 책들이 놓이는 순서도 따로 정해져있어서 그것이 어긋나면 살짝 불쾌해지곤하는데, 그녀의 집에는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남자 '조 대깃'이 있다. 조 대깃은 루이자의 룰을 '뭘 그것가지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루이자는 그런 그의 태도에 살짝 날카로워지는데, 딱히 다정하지도 좋아보이지도 않는 그들의 관계는 무얼까, 왜 굳이 찾아드는걸까, 했더니 알고보니 이들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 거다. 응? 약혼한 사이라고? 그런데 사이가 왜 이래? 어색 폭발인데, 딱히 사랑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그도 그럴 것이 아아, 이들의 결혼 약속은 15년전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15년전에 이루어졌는데 내내 결혼을 안하고 있는 거라면 서로 익숙해지고 어쩌면 지겨워졌을만도 하지만, 그런데 15년전 결혼을 약속하고서는 조 대깃은 아아, 돈을 벌러 호주로 가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최근에 돌아온 것이다. 그러니까 15년 전에 약혼했으나 14년간을 떨어져 있었던 것. 그렇게 조는 호주에서 돌아왔고, (아아, 호주여...갔다면 돌아오는 것이여... 호주에는 갔다가 돌아오는 것이다, 알았냐) 이제 돌아왔으니 그녀랑 결혼하는 일만 남겨두고 있는데, 14년간 떨어져 산 그들이 오래전의 시작되던 그 사랑 다시 퐁퐁 샘솟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고 내심 가슴속에 서로 어떤 압박감.. 이 쌓여가는 것이다.



두 사람은 15년 간 이어온 교제 기간을 끝내고 한 달 후에 결혼할 예정이었다. 15년 중 14년 동안은 서로 한 번도 만나지 못했고 편지 교환도 거의 없었다. 조는 돈을 벌기 위해 호주에 갔고, 돈을 벌 때까지 십 수년 세월을 호주에서 살았다. 돌아오는 걸음이 그렇게 무거울 줄 알았다면 50년을 더 그곳에서 머물거나, 아예 루이자와 결혼할 생각을 버리고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돈은 14년 만에 다 모였고, 이제 조 대깃은 그 긴 세월 동안 자신을 묵묵히 기다려준 여인과 결혼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다. -<뉴잉글랜드 수녀>, p.79



우리의 루이자는, 그 시간동안 혼자 지내면서 나름 혼자 지내는 방법을 터득했고 또 익숙해져서 평온하기까지 하단 말이야. 그런데 이제 얼마 후면 저 남자랑 결혼해서 살아야 하다니, 아아 돌아오다니, 어쩐지 쫌 실망이네...라고 나름의 삶에 길들여진 루이자는 생각한다. 답답하다, 그리고 시어머니 될 사람은 나랑 타입이 맞지 않아서 나에게 잔소리 할텐데, 아아, 루이자는 답답해.. 답답합니다.. 그렇지만 결혼을 안한다고 하면 조 대깃은 상처받겠지, 우리 15년 된 사이잖아, 떨어져 있다가 돌아와서 약속을 지키려고 하잖아, 아아, 그렇게 된 것이었던 것이었다... 새삼 그녀는 자신의 삶이 얼마나 평온하고 행복했는지를, 그 고요한 삶에 조 대깃이 찾아들어 깨지고나서부터 깨닫게 된 것이었던 것이었다. 오, 삶이여, 오, 혼자 익숙하고 안락한 삶이여, 오, 나의 평온이여!



루이자 엘리스가 자기만의 권리를 팔아버렸거나 자기가 누리는 유일한 만족이 흔들림 없이 계속 유지됐다면, 지금도 그것의 가치를 전혀 몰랐을 것이다. 평온과 평안은 이제 그 자체로 루이자의 특권이 되어 있었다. 루이자는 하루하루가 묵주 알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부드럽고 흠 없고 순수하게 오랫동안 계속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감사함으로 마음이 벅차올랐다. -<뉴잉글랜드 수녀>, p.96




아 너무나 짜릿한 소설이었다. 루이자는 루이자대로 실망하고 답답했지만 신의를 저버리지 않고자 했던 조 역시 조 대로 자신의 사랑이 다른 대상으로 옮겨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걸 느끼는 자신의 마음도 갈등에 갈등을 거친 것이야. 조 역시 마찬가지로 그러나 나를 기다려준 이 여인, 이 여인을 저버린다면 너무 큰 상처를 주게 되는 것이다...하고는 내적 갈등 오지게 폭발하면서 지내고 있었단 말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모두에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아아, 너무나 짜릿한 이야기인 것이다.



나는 14년의 기다림을 생각한다. 14년의 기다림. 어느 순간 그 기다림은 내가 기다리는지도 모르는 채로 진행됐을 것이다. 그렇게 14년이 흘러 내가 기다리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는, 드디어 그 사람이 나타났구나, 하는 안도감과 행복함, 벅참 대신, 루이자에게 '어?'  이런 감정 찾아왔고... 그녀에게는 14년 만에 나타난 약혼자보다 그녀 혼자만의 삶이 더 소중했음을 그녀는 느끼게 된다.


나는 기다리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상대를 원하고 기다리다가 결국 상대에게 닿는 이야기라면 그것이 1년4개월이든 14년이든 54년이든 좋아한다. 나는 뚜벅뚜벅 한 방향을 향해 걸어가다가 결국은 목적지에 닿는 이야기를 진짜 너무너무 좋아한다. 결국은 삶이란 그러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기다림은 선은 아니겠지만 그러나 어떤 기다림은 분명 선일 것이었고, 그 기다림은 궁극의 행복을 줄거라고 나는 늘 생각해왔다. 그러나 루이자와 조 대깃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기다림이 반드시 선은 아니라는 것을, 그러니까 모든 기다림이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14년이 너무 길었던걸까? 14년간 그들이 연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신의를 지키다가 뒤돌아서야 했을까? 그 시간이 문제인걸까? 아니면 애초에 그 사랑은 그렇게까지 컸던 건 아닌걸까? 운명의 상대가 아닌걸까? 여러가지 생각해보게 되었지만, 어쨌든 그들의 삶에는 15년 전에는 그런 만남이, 그리고 그런 사랑이 필요했던 것이고, 그리고 14년간의 보지 않음이 필요했을 것이다. 만약 루이자가 루이자가 아니고 조 대깃이 조 대깃이 아니었다면 이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펼쳐졌을 지도 모른다. 루이자가 루이자가 아니었다면 조 대깃이 있는 호주로 자기도 훌쩍 날아가 함께 돈을 벌다 돌아올 수도 있고 함께 돈을 벌며 그곳에서 정착했을 수도 있다. 조 대깃이 조 대깃이 아니었다면 그곳에서 수시로 루이자에게 편지를 띄워 애시당초 싹텄던 사랑에 더 불을 지폈을지도 모르고 조 대깃이 조 대깃이 아니었다면 돈을 모으는데 14년이 걸리는 대신 3년이 걸려서 돌아와 루이자 옆에 안착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모든 가정은 루이자가 루이자이며 조 대깃이 조 대깃이기에 부질없는 가정이 된다. 루이자는 루이자고 조 대깃은 조 대깃이다. 그들은 15년전 사랑을 했고 14년간 떨어져 있었으며 이제 재회했으나 지금의 마음과 상황은 예전과 같지 않다. 그들은 그들에게 상대가 아닌 다른 더 소중한 것 혹은 소중한 사람이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상대가 상처받을까봐 내가 하고 싶은 걸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역시 선이 아니라는 거다. 만약 루이자가 상대의 상처를 걱정하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면, 조 대깃 역시도 그러한 마음의 상태라 걱정했으니, 그들은 예정대로 결혼했을 것이고 그 결혼은 설레이거나 행복함 대신 불만이 차곡차곡 쌓이게 됐을 것이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순간에도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할 것이다. 나는 별로 이걸 원하지 않지만 '상대가' 상처받겠지? 라는 결정은, 상대의 마음을 추측한 것일 뿐더러 나에게도 행복한 일이 아니다. 상대의 상처를 걱정하다 내리는 결론에서는 최소한 내가 힘들고 어쩌면 상대 역시 힘들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건 이런것이 아니다, 라고 결정을 내린다면 일단 내가 행복해지고, 억지로 무언가를 견뎌야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으로 인해 상대에게도 처음은 상처가 될지언정 시간이 지나면 상대에게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 될것이다. '저 사람 나랑 억지로 사네'라는 걸 깨닫는 순간 상대의 마음은 얼마나 지옥이 될 것이란 말인가.



'메리 E. 윌킨스 프리먼'의 소설 속에서 여자들은 모두 결정적인 순간에 '내가' 행복한 걸 선택한다. 특히나 <뉴잉글랜드 수녀>는 너무너무 좋다. 으앗 너무 좋아. 너무 좋아서 필사하다가 손가락 아파서 때려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어떤 결과가 펼쳐지든 간에 루이자가 조 대깃을 그 오랜 시간 기다릴 수 있었던 건, 자신의 탄탄한 삶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정해놓은 자기만의 삶에 대한 룰과 자기 존중. 그것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기다리는 순간이 안타까움이나 지침으로 채워지는 게 아니라 평온과 평안으로 채워졌다. 역시 누구를 기다리든 아니든 내 삶을 단단히 채워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루이자도 나처럼 일상의 천재쯤 되는 것 같다. 아 진짜 루이자 얘기 백번 읽으세요, 여러분.. 루이자 만세 만세 만만세여. 루이자 행복하자!!





지난 토요일에는 푸코 책을 읽는 멤버들이 줌으로 모임을 가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누가 다락방이게요~~~~~~~~~~~~~~~~~?


나는 줌으로 이렇게 모이는 게 살면서 처음이라 참여하는 호스트가 아닌 게스트이면서도 참여에 버벅 거렸다. 음소거 버튼을 눌러, 영상 눌러 하는 식의 요청에 도대체 어디에서 뭘 누르라는거야.. 버벅거렸다. 어쨌든 그렇게 생애 처음 줌모임을 가져봤는데,



다가오는 주말에 아빠 생신이라 예정대로라면 온식구가 모이기로 했었다. 그러나 5인이상 모임 금지 결정이 있기도 했고 매일 하루 천명씩 확진자 나오는 통에 조카들도 어려, 올케는 임신했어...우리는 그렇다면 우리 이번 가족 모임 줌으로 할까, 여동생이 제안해왔고 그래 그러자! 하면서 어제 처음 테스트를 해봤다. 부모님과 함께 있는 내가 호스트가 되기로 했는데 어휴, 어려웠어 ㅠㅠ 그렇게 초대했는데 남동생이 내가 처음 그랬던 것처럼 못들어오고 버벅대는거다. 반면에 초딩인 나의 조카들은 능숙하게 들어와서는 못들어오는 제삼촌을 답답해하며 ㅋㅋㅋㅋㅋㅋㅋ 전화해서 삼촌 화면을 터치해, 그거 눌러, 이러면서 막 알려주는 거다. 아아, 세상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요... 결국 늦은 밤에 우리는 줌으로 만나는 걸 성공했다. 이대로 금요일에 다시 만자하 약속하였다. 아 조카들 너무 사랑해. 알러뷰 뿅 ♡




내게는 몇해전부터 동경하던 분이 있다. 동경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존경이라고 표현해야할지 아무튼 너무 좋고 친해지고 싶은 분인데, 나는 쉽게 사랑에 빠지는 사람도 아니고 여러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고 빠심 같은 것도 없는 사람이지만, 그러니까 나는 나 말고 그렇게 막 사람들 좋아하고 그러지 않지만, 그러다가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을 오래 좋아하고 진심으로 좋아하며 좀처럼 돌아서지 않고 상대가 반드시 내 사랑을 알게끔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그분은 내 존재를 알고 계시긴 했지만, 그러나 우리가 막 개인적으로 만나는 사이 이런거 아니었고 그런데 너무 만나고 싶어서, 내내 벼르다가 며칠전에 큰맘먹고 코로나 안정되면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연락을 드렸다. 나는 거절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상대는 오히려 내게 맛난 걸 사준다고 답을 해주셔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뇨아뇨 제가 사드릴게요, 이러면서 그 답이 왔다는 사실에 기뻐하였고 ㅠㅠ 눈물날 만큼 좋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리고 이 일이 어제 하루 나를 버티게 해주었다. 불쑥불쑥 생각나서 아 너무 좋아, 너무 좋아 이렇게 되었고,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해서 보고싶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오랜만이라 짜릿했다. 코로나 빨리 사라져랏! 얍!!

나는 좋아하는 사람 오래 기다리는 사람이고 기어코 기다리는 사람이고 결국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사람이다. 코로나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쯤은 할 수 있어!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무일도 없겠지, 내게는... 하하하하하.

그럼 안녕!




두 노파는 연인이 있어본 적이 없었고, 늘 이성을 끌어당기기보다는 배척했다. 단지 그들이 가난하고 평범하고 매력이 없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주변에는 그럭저럭 어울릴 만한 하자 많은 남자들이 많았다. <엇나간 선행> - P102

그날 밤 철저히 혼자가 된 루이자는 조금 울었지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 루이자는 자신이 영토를 뺏길까봐 노심초사하다 마침내 안전하게 되찾은 국왕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뉴잉글랜드 수녀> - P95


댓글(24)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20-12-22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추면 선물 있어요?? 안 그럼 안 할래용. ㅎㅎㅎㅎ

다락방 2020-12-22 09:55   좋아요 0 | URL
음... 맞추면 선물을 뭘로 드릴까요? 댓글 다섯번 다는 걸로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 2020-12-22 09:56   좋아요 0 | URL
10번으로 하면 할게요. 🤣🤣🤣🤣🤣

다락방 2020-12-22 09:59   좋아요 0 | URL
에잇, 기분이닷.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니 그래요, 열번으로 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 2020-12-22 10:17   좋아요 0 | URL
제 답이 틀릴 확률이 꽤 높으니까 선물을 일단 높게 잡은 거에요. ㅎㅎㅎㅎㅎ 다락방 님은 제 생각에 <육체의 고백>을 들고 계실 것 같아요. ㅎㅎㅎㅎㅎㅎㅎ(두근두근)

다락방 2020-12-22 10:2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정답입니다! 상품으로 라로님은 다락방의 댓글 열개를 받으시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얼굴도 안나왔는데 그냥 책으로 추측하신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육체의 고백을 제가 들고 있습니다!!

scott 2020-12-22 14:44   좋아요 0 | URL
아! 라로님이
저보다 정답을 일찍 맞췄네요 ㅋㅋ

푸코 푸코 ㅡ.ㅡ

잠자냥 2020-12-22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뉴잉글랜드 수녀‘ 이 작품 때문에 프리먼한테 반했다는 거 아닙니까. 반할만 하죠?
현대문학단편선에서 프리먼 작품 다 모아서 내주면 좋겠어요. ㅎㅎㅎ

그나저나 푸코 모임에서 왜 다들 책을 안 읽고 들고만 있어요? *들고*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2-22 10:0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너무 좋더라고요. 첫번째 두번째 단편 읽을 때는 그렇게까지 좋지 않았는데 <뉴잉글랜드 수녀>가 진짜 너무 좋은거에요. 프리먼 작품 따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잠자냥 님 말씀처럼요. 뉴잉글랜드 수녀는 압권입니다!! 너무 좋아요 ㅠㅠ 헤어지고나서 왜인지 모르게 살짝 눈물이 났지만 이내 해방감 느끼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 아 짜릿해..

저 날 푸코 모임에서 저렇게 책 ‘들고‘ 사진 찍은 게 우리가 푸코에 대해 한 전부였습니다.............. 그럼 이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12-22 10:12   좋아요 0 | URL
샬럿 퍼킨스 길먼의 <누런 벽지>처럼 프리먼에겐 <뉴잉글랜드 수녀>가 압도적 대표작인 거 같아요.

다음 모임 땐 푸코 책을 펼치고 읽는 모습으로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2-22 10:15   좋아요 1 | URL
<뉴잉글랜드 수녀>는 정말 너무 짜릿해서 널리 읽혀야할 작품인데 어째서 프리먼의 작품이 번역된건 어딘가에 포함된게 전부인걸까요? ㅠㅠ
이 책에서 제일 좋은건 <뉴잉글랜드 수녀>고 그 다음이 <엇나간 선행>이었어요. 아 뉴잉글랜드 수녀 너무 좋아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아마도 시리즈 영향이겠지만, 어쩐지 ‘이디스 워튼‘의 <로마의 열병>도 생각나더라고요. 로마의 열병도 진짜 좋았는데요. 아, 좋은 단편 왜이렇게 많아요, 잠자냥 님? 물론 <누런 벽지>도 정말 짱이죠!! >.<

잠자냥 2020-12-22 10:55   좋아요 0 | URL
제가 찾아본 바로는 프리먼 단편만 60개는 있네요.

참조 https://americanliterature.com/author/mary-e-wilkins-freeman

아아 현대문학이여 제발 다락방과 잠자냥의 목소리를 들어라~~~~~ ㅎㅎㅎ

다락방 2020-12-23 13:33   좋아요 1 | URL
좀전에 현대문학 출판사에 가서 프리먼 단편선 추가해달라고 요청하는 이메일 보내고 왔습니다.
답변이 온다면 오는대로 알려드릴게요, 잠자냥 님.
좋은 작가의 단편은 계속 소개되어야 합니다!!

잠자냥 2020-12-23 14:15   좋아요 0 | URL
출간되면 다락방 님께 그 한 권을 땡스투로 ㅎㅎㅎㅎㅎ

scott 2020-12-2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ㅋㅋㅋㅋ
이 리뷰 올리 시길 기다렸는데 ㅋㅋㅋ
[루이자는 하루하루가 묵주 알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부드럽고 흠 없고 순수하게 오랫동안 계속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감사함으로 마음이 벅차올랐다]
루이자 자신만의 삶의 기준 평온한 마음, 미래를 향한 긍정적 생각이 14년에 세월을 견디게 했나봐요
마르케스에 콜레라 시대 사랑에서 플로렌티노가 페르미나의 남편 우르비노 박사의 장례식 때, 51년 9개월과 4일을 기다려온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잖아요 ㅋㅋ
마르케스에 이책을 읽은 지인들이 이런 사랑 반백살이 넘도록 누가 기다리냐고 소설속에 이야기라고 했는데 마르케스 외할머니 전 남친이랑 55년만에 만나 죽을때까지 꿀떨어지게 사랑했데요 ㅋㅋㅋ


*마지막 반전

푸코,푸코,풋코,,,,,, ,,,,,풋콩 ㅋㅋㅋ
‘육체의 고백‘을 들고 계신분이 다락방님일거라 ㅋㅋㅋ 추측

아버지 생신 축하드리고 가족들 모두 화목, 단란,

.:☆*:・‘(*⌒―⌒*)))

다락방 2020-12-23 13:35   좋아요 1 | URL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제가 답글 쓰면서 저도 모르게 코로나 시대라고 오타냈었네요. 지우고 다시 콜레라로 씁니다. 하핫. 콜레라 시대의 사랑 참 재미있게 읽었었는데요, 벌써 오래전의 일이네요. 오늘 스콧님의 댓글 읽고나니 콜레라시대의 사랑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다시 읽으면 어쩐지 또 새로운 감상이 저에게 찾아들지 않을까 싶어요. 다시 읽어봐야지. 사두고 안읽은 책이 수두룩한데 왜 다시 읽을 책들까지 생기는걸까요. 독서란 정말이지 알 수 없어..

루이자의 단편이 너무 좋아서 내친김에 단편에 대한 페이퍼를 하나 쓰자고 어제부터 생각했는데 제가 오늘 출근하자마자 정신없이 일하는 바람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육체의 고백이 저 맞습니다. 엣헴 ㅋㅋ

blanca 2020-12-22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가족 생일 모임을 줌으로. 이것 괜찮네요. 저도 한번 해볼까요? 조카들 ㅋㅋ 귀여워요. 그리고 코로나 끝나고 만나게 될 그 분 너어무 궁금하다.... 내 마음도 갑자기 설레는.ㅋㅋㅋ 더 얘기 듣고 싶어지네요.

다락방 2020-12-23 13:36   좋아요 0 | URL
조카들 너무 귀여워요. 아 조카는 왜이렇게 귀여운건가요, 블랑카님? 조카들의 존재를 보노라면 제가 전생에 지구를 구한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지 뭡니까!!

코로나가 끝나야 그 분을 뵐 수 있을텐데, 저도 그분과 보자고 말해두고서는 그 일만 생각하면 걷다가도 설레이고 그렇습니다. 얼른 코로나 끝나서 그 분과 만나고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눈 뒤에 그 후의 감정에 대해서도 이곳에 얘기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헤헷.
설레이는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건 정말 좋은것 같아요, 블랑카님 ㅜㅜ

단발머리 2020-12-23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대출했다가 한 장도 안 펴보고 반납했거든요 ㅠㅠ 그런 과거의 저를 원망합니다. 얼른 읽어보고 싶네요!!
참, 근데 푸코 그 분들 왜 책을 들고’만’ 있나요? 저도 잠자냥님처럼 그게 쫌 궁금하네요 ㅎㅎㅎ

다락방 2020-12-23 13:37   좋아요 1 | URL
아아 단발머리님. 이 좋은 단편을 어째서, 왜.. 정말 좋습니다. 이 단편은 놓치시면 안됩니다. 저는 방금 현대문학에 가서 현대세계문학단편선에 프리먼, 이 작가를 추가해달라 이메일도 보내두고 왔습니다. 특히나 <뉴잉글랜드 수녀>는 압권입니다, 단발머리님. 살면서 꼭 만나야 할 단편이 있다면 바로 이 단편입니다. 너무 좋아요 ㅠㅠ

저 푸코 들고 출근했는데 너무 무거워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욕했어요. 푸코는 뭐랄까..이래저래 욕먹을 짓만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cott 2020-12-24 00:07   좋아요 0 | URL
그무거운 푸코를 ㅋㅋㅋ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다락방님이 강력 추천하신 ‘뉴잉글랜드 수녀‘를 읽으려고 정말 정말 마지막 주문을 했습니다.ㅋㅋㅋㅋ

내일 크리스 마스 이브
푸코를 잠시 옆에 내려놓고
다락방님 가족들과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브 보내세요.
━○━★‥…+->♡<-+…‥★━○━♬
┎┒  -┒  ─┒ -┒  ┃ ┎┒  ┃
┃┃ㅔ┎┚┃ ─┨ ┎┚┃/\ ┃┃┠/\
┖┚ ┖─┃ ── ┖- ┃-──┖┚┃──
*Merry Christmas


다락방 2020-12-24 11:38   좋아요 0 | URL
이놈의 무거운 푸코를 빨리 읽어야 그만들고 다닐텐데요. 으.. 읽기 싫어.
뉴잉글랜드 수녀는 너무 좋은 단편입니다, 스콧님. 주문하시길 잘하셨어요!

스콧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유부만두 2020-12-24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너무나 ‘엄마‘ 너무나 ‘반란‘이라 영 손이 가질 않았는데... 표지와 제목에도 좋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단 말이군요. 그럼, 역시 올해의 책 구매는 계속 되겠군요. 영차.

다락방 2020-12-24 11:38   좋아요 0 | URL
표제작인 <엄마의 반란>보다는 <뉴잉글랜드 수녀>와 <엇나간 선행>이 특별히 좋아요. 너무 좋습니다, 유부만두님.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