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잘하는 것은 언제나 나의 로망이었지만 그러나 외국어야말로 노력에 노력을 해야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던가. 4개국어를 하는 친구에게 '너는 어떻게 그렇게 외국어를 잘해?' 물었더니, '미친듯이 외웠어, 미친듯이'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 바로 그거였다. 그러나 나는 미친듯이 외국어를 공부하지 않았지. 아니, 외국어가 다 뭐야. 미친듯이 뭔가 한 것도 없었던 것 같다. 미친듯이 사랑은 했지 않나, 라고 내가 나에게 물어보니, 그래, 미친듯이 사랑을 하긴 했지만, 그렇게 미친듯이 사랑한 순간에도 나는 나를 전부 내던지진 않았어. 흐음... 아아 이야기가 또 산으로 간다.



요가, 피트니스, 방콕, 스릴러 그리고 외국어까지 총 다섯권의 아무튼 시리즈를 읽었다. 그리고 나는 이 《아무튼, 외국어》가 가장 좋다. 작가가 글을 가장 잘 쓰기도 하지만 그 글속에 자신의 외국어에 대한 사랑과 열정과 그러나 중도에 포기했던 겸손함이 그대로 다 들어있어. 읽기에 가장 부담 없었던 아무튼 시리즈가 아니었나 싶다.



'조지영'은 불어, 독어, 중국어, 일본어에 모두 도전했고 그 모두를 다 완벽히 마스터 하지는 못했다고 하는데, 그래도 학원을 찾아다니며 또 독학으로 외국어를 궁금해하고 공부한 것만큼은 자지러지게 좋다. 아마 그런 부분들이 나랑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는 조지영만큼 진도를 뽑지 못하고, 사전..그저 사전 만을 '사'둘 뿐이지만....



자, 아직 쓰기 전이니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지만 사전, 사전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어쩌면 내가 여기에서 한 번 풀어둔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아닐지도 모르고.. 아니야, 한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나는 아주 오래전에 극장에서 친구랑 《더티댄싱: 하바나 나이트》를 관람했다. 중학교 동창이었던 친구와 나는 워낙 더티댄싱을 좋아했어서 개봉하자마자 달려가 본 것. 검색해보니 2004년 이라고 나오네. 영화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쿠바.. 배경은 쿠바 였던것 같다. 그리고 며칠 뒤 그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듣는데,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el beso del final> 이라는 제목이 눈에 띤다. 어? beso... beso...내가 이걸 어디서 봤는데? 싶어서 기억을 더듬다가, 그즈음에 읽었던 '마누엘 푸익'의 《거미 여인의 키스》가 떠오른다. 오래되어서 기억이 뒤죽박죽인데, 어쩌면 책의 원제를 보다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노래를 떠올린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beso 를 봤어.



















저기 초록색 부분에 원제 써있다.  El Beso de La Mujer Aran"a (1976년)




스페인어를 전혀 모르던 나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노래를 들으면서 당연히 무슨 뜻인지 몰랐고, 그러나 책의 저 제목을 보면서 '어?' 하며 제목을 추측해보게 된다. 생김새로 보아 beso 는 명사일 듯한데(el 이나 de, la가 명사이진 않을 터), 그렇다면 '거미' 아니면 '키스'일 것이다. 그런데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노래 제목에 '거미'가 들어갈 확률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beso는 키스일 확률이 높다. 나는 내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점엘 갔고, 스페인어 사전을 찾아 보았다. 그리고 beso 는 키스가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 ㅋ ㅑ - 이런 기쁨, 뭔쥬 알죠?


final 은 뭐 딱히 찾아보지 않아도 '최종', '마지막'의 뜻이 될텐데, 아아아아아, 그렇다면 el beso del final 은 마지막 키스 겠구나! 이 노래 제목은 마지막 키스였어!!!!! >.<






너무 씐나서 나는 얼마 안가 스페인어 사전을 구매해버린다. 사전을 구매해서 맨 앞장을 펼치면 발음기호가 나와있다. 그래서 알게 된다. 스페인어는 발음기호 그대로 읽으면 된다는 것을. 사전을 펼쳐 알 수 있는 건 일단 여기까지. 나는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그렇게 스페인어 사전을 책장에 꽂아둔다.



사전.사전이란 무엇인가.모르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는 게 아니던가. 아무리 전자사전이 나오고 인터넷을 검색하면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우리가 언제든 모르는 걸 찾아볼 수 있도록 사전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사전은 너무 중요한 거 아닌가요. 사전만 있으면 단어의 뜻을 알 수 있잖아! 그러니까 스페인어를 전혀 모른다해도 사전을 찾아보면 거기에 어떤 단어가 쓰여진 건지를 알 수 있잖아! 얼마나 근사합니까, 여러분. 사전은 너무나 필수 아니냐. 나는 모르는 게 있을 때 찾아보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스페인어 사전을 시작으로 프랑스어 사전과 독일어 사전도 사버리는 것이여. 그렇다. 그리스 로마 신화 사전까지... 만세다!!






저기에 베트남어 사전을 가져다 꽂아놓는 게 현재 나의 목표여... 그러나 망설이면서 자꾸 미루는 것은, 저기에 저렇게 사전 꽂아두었지만 절대 꺼내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긴 세월을 걸쳐 알아내었기 때문이다. 박스도 안벗겨.... 하아- 스페인어 사전은 기뻐하며 첫장을 넘겨 발음기호를 보기라도 했지, 다른 사전은 그마저도 안했다.

 

, 그래도, 독일어!

독일어는 그래도 일단 기본적으로 좀 알아야 하지 않겠냐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무슨 강동구청인가 에서 하는 무료방송으로 독일어 기초수강인가를 신청했다. 방송 내가 한 번 듣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아 베 체 데 .. 까지만 알고 접어버렸다.

 

그리고, 불어!

불어도 역시 그냥 기본이라도 발음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저 사전도 구매해 두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 구매한지 좀 오래되긴 했지. 10년도 넘었다. 아무튼. 올해였나 ... 불어 교재를 사버린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보겠다는 의지로, 분철서비스까지 신청했지! 물론, 먼지만 쌓이고 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아니 어째서, 왜 때문에..나는 꾸준히 책을 읽고 꾸준히 글을 쓰고 꾸준히 좋아했던 사람을 좋아하면서 사는데, 그렇게나 꾸준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 어째서! 외국어에 있어서는 꾸준히가 발현이 안될까. 왜 일단 한번 푹- 찔러보고 뒤돌아설까. , 왜그러는가 나여.. 게다가 나는 외국어의 쓸모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단 말이다. 설사 쓸모가 그리 크지 않다 한들 교양 차원에서도 외국어는 너무나 완벽한 아이템이 아닌가!!!


















그래, 다 포기하고 영어, 영어 하나만 붙들고 살자. 영어도 못하면서 무슨 외국어야, 라는 생각을 나는 참으로 많이도 해왔는데, 그러나 왜 다른 외국어는 반드시 영어를 잘 한다음에 해야 한다는 이상하고 해괴망측한 생각이 드는 걸까. 영어. 영어에 대해서라면 정말이지 끝도없이 말할 수 있다. 중고등학교때는 제법 영어를 잘했던지라(아아, 찬란한 과거여...) 사회에 나와서 영어 공부를 다시 하는 것은 무리가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첫 직장에 들어가 일주일에 세 번 가는 영어 학원을 동료 남자 직원하고 함께 등록하고서는 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둘다 첫날 수업만 가고, 그 다음 수업 시간 때부터는 함께 퇴근해서 술집으로 향했다. 우린 미쳤어... 우리가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허구헌날 그 직원하고 둘이 술마시고 .. 하아. 무척이나 땀을 잘 흘리는 남자직원이었지. 같이 외근나가면 내 가방 안을 다 정리해주는 직원이었어. 대체 너는 가방에 왜 그렇게 쑤셔넣고 다니냐며...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둘이 술마시든가 다른 직원들 불러 같이 술마시든가, 하여간 허구헌날 술을 마시면서 영어 학원에 돈지랄을 한것이다...노팅힐 대본도 스프링분철로 사두었지. 아하하하하.구몬 영어도 했다가 밀려서 죄다 버렸었지... 방통대 영문학과 들어갔다가 반학기 다니고 자퇴했었다. 영어여, 영어, 영어란 무엇인가.....Orz





















"영어나 똑바로 하지" 하던 큰오빠의 말은 사실 틀리지 않았다. 업무로써 영어를 쓸 일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랄까 싶은데, 바로 그 이유로 더 잘하고 싶은 이유 또한 크지 않다. 세상에 재미있는 콘텐츠들은 대부분 영어가 많긴 하지만, 대체로 귀신같이 번역이 되어 있는 편이고, 어디 여행이라도 가서 영어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수준은 되니까.잡기는 커녕 손에 제대로 닿은 적도 없으나 영어를 이미 잡은 언어 취급하면서 그럼 다른 언어를 만나볼까 하며 이 언어 저 언어 기웃거리고 다녔다. 꼭 배우고 말겠다는 목적성이 약하고, 잘하면 좋지 싶은 정도라서, 번번이 입문과 초급 수준에서 뱅글뱅글 도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지만, 가서입 떨어지는 이 취미 아닌 취미를 앞으로도 꽤 오래 지속할 것 같다. (p.158)

 


내가 외국어를 못하는 까닭은, 조지영이 위의 문장에서 언급한대로, 어쩌면 뚜렷한 목적성이 없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잘하고 싶다는 뽕찬 마음만 있기 때문에 딱히 노력을 안하게 되는 것 같아. 그래도 이 책을 읽으니까 또다시 이것저것 기웃거려 보고 싶어. 이쯤하고.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하는 꼭지가 있다. 제목만 보자마자, '에피톤??' 했는데, 아니었다.

 

<바람이 분다> 처럼 자주 듣지는 않았지만, 오래전에 이자람이 불렀던 <Belle> 이라는 노래도 이따금 찾아 듣는다. 처음 듣자마자 이 노래의 정서가 프랑스 같다고 느꼈다(제목부터 그렇다). 가사 중 "그대가 너무나 아파요"라는 구절이 단박에 롤랑 바르트의 책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바르트는 이십대의 내가 열병처럼 애달프게 읽어 내려갔던 사랑의 단상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의 유명한 달낙이 바로,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J' ai mal a l'autre"인데(프랑스어 표기 어케 하는지 모르겠음:다락방), 우리말로 번역했을 때 그냥 비문이 돼버리는 이 문장이, 프랑스어로는 너무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p.37)

 

 

아아,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는 나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노래로 알고 있는데, 롤랑 바르트와 이자람... 이었던건가. 아아.




 

 





수줍게 넌 내게 고백했지
“내리는 벚꽃 지나 겨울이 올 때 까지
언제나 너와 같이 있고 싶어“

아마, 비 오던 여름날 밤이었을거야,
추워 입술이 파랗게 질린 나, 그리고 그대
내 손을 잡으며 입술을 맞추고
떨리던 나를 꼭 안아주던 그대
이제와 솔직히 입맞춤 보다 더
떨리던 나를 안아주던 그대의 품이 더 좋았어

내가 어떻게 해야 그대를 잊을 수 있을까
우리 헤어지게 된 날부터
내가 여기 살았었고, 그대가 내게 살았었던 날들

나 솔직히 무섭다
그대 없는 생활 어떻게 버틸지
함께한 시간이 많아서였을까?
생각할수록 자꾸만 미안했던 일이 떠올라
나 솔직히 무섭다
어제처럼 그대 있을 것만 같은데
하루에도 몇 번 그대 닮은 뒷모습에
가슴 주저앉는 이런 나를 어떻게 해야 하니

그댄 다 잊었겠지
내 귓가를 속삭이면서 사랑한다던 고백
그댄 알고 있을까?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또 얼마를 그리워해야 그댈 잊을 수 있을지

난 그대가 아프다
언제나 말없이 환히 웃던 모습
못난 내 성격에 너무도 착했던 그대를 만난건
정말이지 행운이었다 생각해
난 그대가 아프다
여리고 순해서 눈물도 많았었지
이렇게 힘든데, 이별을 말한 내가 이 정돈데
그대는 지금 얼마나 아플지...

나 그대가 아프다
나 그 사람이 미안해
나... 나 그 사람이 아프다



 

나는 그사람이 아프다가 불어에서 나온 얘기라면, 독일어 부분에서는 독일 소설이 진지하고 재미없다고 조지영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아, 조지영 님이여, 새벽 세시요 새벽 세시. 그 책이 독일책이고 세상 재미있습니다!! 하고 속으로 부르짖고 있는데, 아아, 조지영 님이여... 새벽 세시 읽으셨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세월이 한참 지나서, 독일에서 크게 히트했다던 소설책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고 왠지 웃음이 나왔다. 독일은 역시 산문의 나라인가? 남자와 여자가 만나지도 않고 기나긴 메일로 연정을 나누는 것이 꼭 <맨해튼의 선신>속 얀과 제니퍼를 연상시켰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같은 건 어울리지 않는 나라인가 보다. 말해도 말해도 못 알아들을까봐 말하고 또 말하는 사람들이었다. 기승전결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서 저렇게 결론을 내렸어. 너는 어떠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서 이렇게 주장해 …… 이런 얘기만 줄창 하고 있는 어떤 연애와 드라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는 궁금해졌다. (p.50)


















동기가 무엇이든 반짝 하는 순간 '아아 나도 한 번 해볼까?' 하고 외국어에 대해 흥미가 막 돋아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샹송을 불러보고 싶어서 불어를 할 수 있고 새벽 세시를 원서로 읽어보고 싶어서 독일어를 하고 싶어질 수도 있고.

 

지금 내가 외국어를 해보고 싶다고 사전 오래전부터 마련해두고 교재도 사서 쌓아두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긴 하지만, 혹여라도 내가 외국에서 살게 된다면, 그 때는 반드시 필요에 의해 그 외국어를 익혀야 할 것이다. 그러면 난 또 엄청 잘할거야. 나는 이 나라가 아닌 곳에서 당분간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이라, 언젠가는 얼마만큼이라도 꼭 살게 될텐데, 그럴 때 외국어 공부는 또 스트레스겠지. 면허도 있어야할지 모르지만, 나는 면허를 따놓고 이 나라에서도 운전하지 않는 사람이라, 어쩌면 외국에서도 늘상 대중교통만 이용하며 조금은 느리고 불편한 삶을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생의 어느 한 부분은 낯선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 낯선 나라에서 남은 평생을 살고 싶다는 바람 같은 게 있는 건 아니지만, 한 발은 언제나 이 땅에 두겠지만, 나는 여기를 이곳에 두고 갈 순 없겠지만,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다.

 

얼마전에 만난 외사촌 여동생에게도 외국어를 공부해두는 게 좋을거라고 얘기했었다. 직장생활이야 전공과 다르게 펼쳐질 수 있는 것이고 뭐가 됐든 하면 되겠지만, 결국 '내 것'일 수 있는 건 내 실력, 내 외국어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 나라 언어로 쓰여진 언어라면 그 나라 언어로 읽는 것도 꽤 매력적인 일일테고. 무엇보다 '나 자신만의 능력'이라는 면에서 외국어는 으뜸이 아닌가 싶다. 이래봤자 나는 못하지만...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게으름..게으름이 문제인가? 내가 그렇게 게으른 사람은 아닌데...

 

아무튼, 아무튼 외국어를 읽는 시간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무튼 시리즈를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외국어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하나만 읽어보고 싶다면, 외국어를 읽는 게 좋을 것 같고. 사실 어떤 아무튼은 '이게 뭥믜..' 이렇게 되기 땜시롱 .....



집에 가면 사전 먼지 좀 털어줘야겠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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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9-08-0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크크크 다락방님 귀여워요

다락방 2019-08-02 10:20   좋아요 1 | URL
제가 항상 수연님의 외국어 공부 페이퍼를 보면서, 아아, 나는 왜 한 발 더 나아가지 못하는가... 스스로를 원망하곤 합니다. 그래놓고 또 아무것도 안하고 사전에 먼지만 쌓이죠.. 사람 안변하나봅니다...

수이 2019-08-02 10:30   좋아요 0 | URL
저야 그냥 재미로 슬렁슬렁 하는 거라서 다락방님이 생각하시는 그렇게까지 열심히는 못해요. 확실히 책은 덜 읽긴 하지만. 아무튼 중에서 외국어가 제일 좋았어요, 저는. 아 저도. 그냥 나 같은 사람이 여기에도 또 있구나 하고. 하나만 잘 하면 좋을 텐데 왜 하나에만 열중하지 못하는 걸까 싶기도 하고 세상에 하나에만 열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거 조금 건드리고 저거 조금 건드리면서 사는 소소한 재미도 있고 그런 거 같아요. 새벽 세시 원서 읽기는 해보고 싶어지네요 후후, 버지니아 울프 언니 스페인어로 읽겠다고 울프 언니 스페인어 소설도 사고 그랬는데 이것도 병인 거 같아요. 그리고 변해요 사람, 다락방님. 아직 외국어에 폭 빠지는 계기를 못 만난 거 뿐이지.

다락방 2019-08-02 10:58   좋아요 0 | URL
저는 영어 원서 책 읽고 싶어서 방통대 영문과 들어갔던 거였거든요. 역시나 공부 안해서 학점 다 못따는 저를 보면서 아아 관두자.. 했어요. 머릿속에는 ‘외국어 잘하는 멋진 나!‘가 있는데, 이렇게 되기 위한 노력을 정말이지 전혀 하지 않네요. 외국어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 저는 사전만 사뒀지 건드리지도 않고 있잖아요. 후훗. 그래도 계속 해야지 해야지 생각하다보면 언젠가는 정말로 하게 되지 않을까요? 지금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도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다면 좋을것 같아요. 공부는 그 자체로도 참 좋으니깐요.

수이 2019-08-02 11:27   좋아요 0 | URL
나중에 여유롭게 공부하실 날이 올 거 같아요. 그때 많이 즐기시면 좋을듯해요. 공부는 그 자체로도 참 좋으니깐_ 저릿저릿.

다락방 2019-08-02 11:33   좋아요 1 | URL
네, 수연님.
공부는 그 자체로 좋으니까, 꼭 외국어가 아니라도 그게 뭐든, 우리 계속계속 공부하면서 늙어가기로 해요!
:)

책읽는나무 2019-08-02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무튼 시리즈 중 외국어 이 책 참 좋았어요.
아무튼 피트니스랑 외국어를 먼저 접하고 좋아서 시리즈를 눈에 띄는대로 읽곤 있는데 그래도 저 두 권이 가장 좋았고,작가의 의지를 닮고 싶어 운동 깨작깨작 하고~~외국어 공부하려 준비만 계속 계속!!!!
2년 전 사다놓은 일본어랑 중국어 첫걸음 책 중 중국어는 아직 뜯지도 않았는데 색이 바래져 있더라는~ㅋㅋ
아시아쪽을 벗어나 유럽쪽을?? 생각하던 중 얼마전 베트남을 다녀와선 문득 베트남어를 배워보고 싶단 생각을 해봤습니다.
늘 생각만 하기 대장인데...다락방님 사진 중 사전책장을 보니 음~~~사전부터 사다 놓는게 진정한 준비 아닌가?큰 깨달음을 주시는군요^^

다락방 2019-08-02 14:24   좋아요 0 | URL
아아.. 우리는 모두 외국어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까! 책나무님도 일본어, 중국어 첫걸음 책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첫걸음이란 무엇인가... ㅎㅎㅎㅎㅎ 저는 사전에 먼지만 쌓이고 있습니다!

보지도 않고 먼지만 쌓이는데 여기에 또 베트남어 사전을 추가하려고 하니, 저라는 인간도 참 답없구나 싶어요. 외국어 잘하고 싶은 로망은 그러나 좀처럼 사그라들질 않아요. 노력은 하기싫고. 아아 이기적인 마음 ㅋㅋㅋㅋㅋ

언젠가는 책나무님도 저도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이 되어서(!!!!!!!!!!!!!!!!!!!!!!!!!!!!!!) 이곳에서 외국어 잘 익히는 방법..같은 것에 대해 얘기하도록 합시다. 화이팅!!

얼음장수 2019-08-02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의 글에 주제가 한 다섯 개는 되는 것 같아요. 여름은 블록버스터 시즌이니까요.ㅎㅎ
글 보니까 교토 가서 밤에 카타카나 외웠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간판이 너무너무 읽고 싶어 미치겠는데, 대부분 카타카나로 적혀 있어서, 밤에 숙소에 와서 1시간씩 외웠지 뭐에요.(카타카나 생긴 건 또 왜 그렇게 다 비슷한지.)
그리고 나서 자전거 타고 길거리 다니면서 간판 읽기 연습하면서 혼자 실실거렸던 추억이 떠올라서... 아, 아무튼 이 <아무튼, x> 시리즈를 저도 읽어갸 겠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다락방 2019-08-02 14: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사실 주제가 없다면 없는 글을 쓰고 있다면 많은 글을 쓰고.. 에..뭐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얼음장수님 엄청 근사한 시간을 보내셨었네요? 간판을 읽고 싶어 부랴부랴 익히고 나가서 그 글자들을 확인하는 시간이라니. 와. 얼마나 뿌듯했을까요! 혼자 실실거릴만 합니다, 얼음장수님.
확실히 노력해서 뭔가 성취하는 건 대단한 뿌듯함을 주는 것 같아요.


아무튼 시리즈는 다 좋은 건 아니라서요. 일단 확실하게 외국어, 피트니스 정도는 읽어도 좋습니다. 으하하하.

현재 기온이 34도에요. 잘 지내고 계십니까, 이 더위에!

감은빛 2019-08-02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 책을 벌써 읽으셨군요!
저는 아직 손도 못 댔어요.
말씀처럼 뭔가 계기가 생기면 재미있게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비록 쓸 일이 없더라도 이런저런 다양한 언어를 조금씩 알고 있는게 재밌을 것 같아서
아주 천천히 야금야금 논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스마트폰 앱 중에 Drops 와 Mondly 라는 앱으로 전세계 여러 나라 언어를 비슷한 체계로 조금씩 익혀볼 수 있어요.
그냥 맛보기로 쉬엄쉬엄 보는 건 무료로도 가능하고,
좀 각잡고 보고 싶어지면 유료 결제해야 하는데, 그렇게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요.
폰으로 하루 5~15분 정도 들여다본다고 생각하면 재밌어요.

다락방 2019-08-02 14:48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앱은 어떤건지 한 번 살펴봐야겠어요. 그런데 저는 사실 앱보다는 사전과 책을 선호하기는 합니다. 뭐랄까 엣날방식이 저는 좋더라고요. 물론 네이버에 단어 넣고 검색하면 순식간이지만, 사전 넘기는 재미.. 같은 게 있지 않나요? 여전히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보는 것처럼요. 그래도 외국어 익히는 것은 오랜 로망이고 또 제 생각과는 달리 제가 앱이 확 적응해버릴 수도 있으니 살펴봐야겠어요. 저는 영어, 스페인어, 독어, 불어..를 하고 싶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위에 수연 님이나 감은빛 님처럼 여러 외국어를 재미삼아 조금씩 익혀두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네요. 사는 게 뭐가 그리 바쁘다고 ㅠㅠ

단발머리 2019-08-0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았어요. 이북으로 사서 읽었는데, 오디오북으로 다시 한 번 들으려고요.
다락방님의 주옥같은 문장이 하나같이 다 내 이야기여서 고민이 되네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언젠가 저를 가슴뛰게 하는 외국어를 똭! 만날 일이 있을까요? 아.... 그런 날이 올까요?

다락방 2019-08-02 16:31   좋아요 0 | URL
고작 다섯권 읽긴 했지만 제가 읽은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 제일 좋았어요. 문체도 차분하고 좋더라고요. 게다가 외국어에 대한 로망이 저와 같아서.. 하하. 물론 이 책의 저자는 저보다 훨씬 나은 실행력을 보입니다만!

저도 진짜 어떤 외국어든 하나 모국어만큼 하고 싶어요. 아니 그건 너무 큰 욕심이고, 읽는 게 가능해졌으면 좋겠어요. 읽고 해석하는 거요. 지금은 베트남어... 베트남 가서 쌀국수집 간판과 메뉴 읽고 싶어요.... 베트남어 사전 사야겠어요...........

나와같다면 2019-08-02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시사 Elite 영한사전. 중학교 들어갈 때 선물 받았던. 여기서 다시 보니 뭉클하네요

다락방 2019-08-02 19:42   좋아요 0 | URL
네 저 영어사전은 매우 오래된 것입니다!!!! 제 남동생이 중학교따 보던 것 같은데... 그러면 대체 얼마나 된건지.... 아무튼 그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