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존 윅3》을 보고, 너무 좋아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편 다시 보자, 하고 어제 다시 보았다(내가 엊그제 일요일 페이퍼에서 다시 본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다시 봤다). 나는 진짜....아무튼 키아누 리브스(내 어린 시절엔 늘 키에누 리브스였는데...) 너무 좋고요, 이 영화 이제 2편 보려고 다운 받아놨다. 존 윅 캐릭터도 너무 좋은게, 뭐랄까, 복수의 과정에서 별로 말도 없다. 이러쿵 저러쿵 말도 없이 자기의 차를 훔치고 자기의 개를 죽인 사람에게 벌을 내린다. 빵야빵야-
존 윅은 아내를 사랑했고, 그 아내와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서 조직으로부터 빠져나왔다. 그 빠져나온 길은 무척 힘들었으나, 어쨌든 그렇게 빠져나와 그는 아내랑 행복한 결혼생활을 몇 년간 유지했다. 그러나 아내가 병으로 죽고, 그는 절망하고 좌절한다. 그런 그에게 강아지 한 마리가 배달된다. 아내가 죽기 전에 그에게 선물로 보낸 것. 자신은 이제 평안을 찾았으니 존 윅도 사랑할 사람을 찾아서 평안을 찾으라는 거다. 그렇게 그의 옆에 그와 함께할 강아지를 보내주는 거야.
someone to love
우리는 조나단 B의 노래를 떠올릴 수 있다. 내가 어린 시절 좋아하던 바로 그 노래.. 썸원 투 러브..사랑할 사람....
그 편지에서 아내는 자신을 그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표현한다. 당신의 절친, 이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편지에서는 'your best friend' 라고 써있다.
당신의 가장 좋은 친구.
나는 애인과 친구는 다르다고 생각해왔다. 애인은 애인대로, 친구는 친구대로 두어야 한다고. 이 두 가지가 한 사람에게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고, 딱히 그걸 원하지도 않았었다. 내게 친구는 편함을 의미했고, 내게 연인은 설레임을 의미했다. 편함을 주고 설레임을 가져가버린다면, 그건 싫었다. 친구는 내가 알아서 사귈테니, 연인인 너는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줘! 그래서 아마도 그간 내 연애가 길지 않았던가 보다. 설레임이 사라지면 징그러움만 남아...(응?)
그러나 몇해전부터, 궁극적으로 애인이 주는 건 설레임과 편함 모두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설레이고 두근거리는 지점을 분명히 갖고 있는데, 그러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애인의 역할이 아닐까.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함께 잠들고 사소한 걸 함께 나누면서, 그러면서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야 하잖아. 그렇다면 이것은 가장 좋은 친구의 역할이 아닌가. 그러면서 애인의 역할이기도 하지. 궁극적 애인은 베스트 프렌드겠구나. 그래, 바로 그거여야 해!
그러니 '제이슨 므라즈'가 '나의 가장 좋은 친구와 애인이 되다니 나는 얼마나 행운인가' 라고 말하는 노래는 진리, 참진리인 것이다.. 트루 진리...(네?)
존 윅은 외로웠지만 외롭지 않았다. 가장 간절하던 사람을 잃고 그 시절로 결코 돌아갈 수 없지만, 그가 죽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위기의 순간 그를 위한 한 방을 선사해주는 사람들. 살면서 가장 간절한 걸 얻지 못한다는 것, 잃는다는 것은 비극이지만, 그러나 다른 다정한 사람들로 채워진다면 또 살아지기도 하는 게 삶인 것 같다.
별 생각없이 존 윅의 차를 훔치고 존 윅의 개를 죽인 악당은, '하필이면' 상대를 잘못 고른 것이지만, 그러나 '하필이면'을 차치하고, 그가 다른 사람의 것을 훔치지 않고, 동물을 죽이지 않았다면 그렇게 복수의 칼날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필이면 존 윅을 건드린 것은 그의 나쁜 운이었지만,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고 동물을 죽인 것은, 그가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는 죄였다. 그러니 그가 이번에 하필 존 윅을 건드려서 그렇게 죽게 되었지만, 그리고 관련인들까지 모두 죽게만들었지만, 그가 그토록 나쁜 짓을 하고 살았다면 언젠가는 응징을 받았을 것이다.
아무튼, 사랑할 사람은 가장 좋은 친구인 걸로. 명심해! 명심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