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예전의 알라딘이 그리웠다. 사람들이 부지런히 긴 글을 적어 올리던 그 때. 누군가의 글을 특별히 더 기다리다가 등록이 되면 후다닥 달려가 읽던 그 때. 지금은 모두들 SNS로 가버린걸까. 알라딘이 북플을 시작하고나서 알라딘 서재에 등록되는 글들도 SNS에 올라오는 짧은 글들과 별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긴 글이 반드시 미덕은 아니지만, 그렇지만 나는 책을 읽은 감상을, 일상을 길게 적어 올리던 글들이 그립다.
그래도 여전히 기다리는 글들이 있다는 사실은 무척 좋다. 어제도 누군가의 글이 올라오는 걸 보자마자 '읽어야지' 했는데, 이렇게 누군가의 글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 이 자체로 얼마나 좋은지! 게다가 내가 누군가의 글을 '기다린다'는 건, 그 사람의 글을 읽고 싶다, 그 사람의 글이 좋다, 라는 거잖아. 이런 거 너무 좋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여전히 누군가의 글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게 좋다. 예전에 글을 자주 올려주던 사람들을 이제는 거의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사람들이 또 글을 적어주는 것도 좋고. 그리고 여전히 긴 글을 올려주는 알라디너가 있다는 게 참 좋다. 방금전에도 충실한 리뷰를 한 편 읽고 왔고, 장바구니에 책을 담았다.
아니, 그런데 엘레나 페란테.. 왜 신간이 나왔지요? (단발머리님, 알고 계셨나요?) 그리고 그거... 왜 세 권짜리지요?
아니, 세 권씩이나 되면 어쩌라는건지. 돈이 훅- 나가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엘레나 페란테가 이즈음 신간을 내놓다니, 2019년 남은 날들 책 한 권도 사지 않겠다던 나의 다짐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나요....
내가 나폴리 시리즈를 막 좋아했던 건 아니라서 엘레나 페란테라고 막 흥분하고 그러는 건 아니지만, 아니 제목이.. 너무 내 타입이잖아. 나쁜사랑 시리즈래. 성가신 사랑, 버려진 사랑, 잃어버린 사랑.... 궁금하다...... 흐음.......
어제 친구랑 얘기하다가도 빡쳤는데, 아니 글쎄, 조너선 사프런 포어의 신간도 나온 거다. 그런데 두 권짜리.. 친구는 대체 이 일을 어쩌면 좋냐, 엘레나 페란테랑 조너선 사프런 포어, 합이 다섯권... 어쩌지 어쩌지 망설이면서 혹여 자기에게 있는 것은 단순한 물욕이 아닌지 걱정하였어.
포어... 내가 참 좋아했었는데.. 그러나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그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걸까. 지금은 예전만큼 으악 포어닷!! 이렇게 되지는 않아. 그렇지만 이 책의 제목은... 좋잖아? 나 이런 문장 좋아하거든. 히얼 아이 엠. 나 여기 있어! 나 여기 있다. 보고 있냐?
음.. 알라딘에 있는 책소개가 너무 짧아서 어떤 책이라는 건지 잘 모르겠네.
오늘 아침 SNS 에서는 최영미 시인의 신간 소식을 들었다. 책을 내주겠다는 출판사가 없어 본인이 1인 출판사를 차려 냈다는 소식이었다.
7월 7일에 광화문 교보에서 싸인회도 하신다는데, 가능하다면 시집을 들고 가 사인을 받아야겠다. 응원의 마음으로.
요즘엔 열 살 조카가 책을 읽어서 내 책을 주문할 때 한 권씩 조카용도 껴 넣곤 한다. 내가 먼저 읽고 조카에게 선물하는데, 그렇게 사두고 안읽은 책들이 또 쌓여가고... 있지요. 네, 제가 어디 가겠습니까. 오늘 신간을 둘러보다가 이런 책을 보았는데, 앗, 이것도 조카 사주고 싶다!
어제는 집에 가는데 조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조카는 조잘조잘 수다를 떠는데 아 너무 귀여워. 학교 도서관 가서 책 읽는 얘기도 하더라.
"내일 아침에 도서관 갈거야?"
"아니. 내일 점심에 갈거야."
"도서관에 사람 많아?"
"응. 점심 시간에 가면 사람 꽉 차있어."
오오..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는구나! 그러면서 도서 검색대에서 컴퓨터로 책 검색해볼 수 있는데, 그건 4학년부터 가능하다고 했다. 자기는 3학년이라 컴퓨터로 검색은 안된다고.
이런 이야기 쫑알쫑알 하는데 아 진짜 너무 귀여워. 나랑 계속 수다 떠니까 옆에서 울엄마가 '이제 그만 끊고 자!' 하셨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카야, 이모가 또 책 살게.
앗. 이번 해에 책 그만 사려고 했는데 조카 때문에 안되겠구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