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지만 진지한 성장소설!

남쪽으로 튀어! 1 ㅣ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남쪽으로 튀어］드디어 봤다. 읽고 싶은 생각만 너무 오래 품었었다. 일종의 게으름으로 '나중에' 하고 미루기를 여러 번. 간단하게 이 소설을 평한다면 재밌는 소설이라고 말하겠다. 오쿠다 히데오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야기로서의 '재미'와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사회문제를 함께 이야기 속으로 투영시켜 단순히 재미만이 아닌 이야기를 이번에도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주인공인 소년 지로의 성장소설쯤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포커스를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이 소설은 사회소설로 정의내려도 무방할 듯싶다. 지로의 아버지, 우에하라 이치로 이분이 참 대책 없이 극단적인 독특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학생 운동을 했던 왕년의 날렸었던 한 사람이 있다. 세월은 흘러 운동은 멈췄다. 아니, 스스로 관뒀다. 이념과 정의라는 이름은 먹고사는 문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운동을 했다손치더라도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생활인이 되어 가정을 책임지고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지로의 아버지의 이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다른 아버지와는 비교되는 이런 다른 모습의 아버지를 이해하기에는 지로는 아직 어리다.

지로가 부딪치게 되는 학교생활과 가정에서의 일련의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클 사건들을 통해 지로는 성장한다. 소설을 보면서 간간이 떠오르는 깊은 성찰들. 국가, 국민, 의무, 권리 등등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라서 생각해와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살아왔다. 그냥  그렇게 생각했던 것들을 향해 소설은 '왜' 라고 의아하다는 듯이, 따지는 듯이 묻고 싶은 것 같다. 우에라하라 이치로의 이름으로 말이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좋은 게 좋은 거야.' 하고 귀찮아서 넘기는 질문들이 살아가는 데 너무 많이 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좁힐 수 있는 걸까, 없는 걸까. 지로네 식구들처럼 남쪽 섬으로 떠나고 싶다. 대리만족이지만 그것도 만족이다.［남쪽으로 튀어］라는 이야기가 자체가 말하고 있는 바도 좋았고 스스로 질문을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 만족할 수 있었던 독서였다.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는 일. 옳은 것 틀린 것 잣대를 대는 것과 별개로 생각해봐야 한다.

이 소설. 유쾌하고 재미있지만 무엇보다도 '진지함'을 버리지 않는 소설이다. 그래서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