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 [할인행사]
제임스 L. 브룩스 감독, 잭 니콜슨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잭 니콜슨' 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좋아서 그랬는지. 제대로 다시 보고파서 본 영화다. 예전에 보긴 봤는데 끝까지 못 봐서 늘 찜찜한 기분이 남아 있었다. 이건 본 것도 아니고 안 본 것도 아니니까. 이번에는 끝까지 내 다 보리라 하고 마음 먹고 보기 시작했다.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로맨스 작가 멜빈의 행동을 보면 일단 재미있다. 하지만 주위에 그런 식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가까운 사람이 있다면 좀 많이 힘들 것 같다. 결벽증에 말도 막 뱉는다. 성격이 강한 사람이라서 그는 외롭다. 타인들과 섞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성격의 소유자. 그런 멜빈은 단골식당에 가서도 늘 같은 자리에만 앉는다. 자신이 쓸 플라스틱 포크와 나이프도 동봉해서 가지고 다니는 사람. 이런 캐릭터 흔치 않다. 웨이트리스인 캐롤은 인내심을 가지고 이런 멜빈을 상대해준다. 직업 의식이 투철한 사람이라서 가능했던 것일까. 옆에서 보기에 캐롤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인생의 짐은 무거워보인다.

멜빈은 멜빈대로, 캐롤은 캐롤대로 이렇게 다른 사람이 하나의 사랑으로 맺어질 수 있다는 게 놀라운 것 같다. 멜빈이 글로 쓰는 사랑과 그의 실제 모습의 큰 괴리 만큼이나 많이 떨어져있던 두 사람이 하나의 사랑으로 맺어지는 모습이 좋았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여럿 있었지만 그래도 최고의 장면으로 꼽자면 아마도 레스토랑에서 칭찬해보라는 캐롤의 요구에 멜빈은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다가. 그러다 진짜 속마음을 표현하게 되는 장면이다. 그는 진실된 최고의 칭잔을 한다. You make me wanna be a better man 이라고. 좋은 사람을 알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되면 이렇게 긍정적인 변화는 일어나고야 만다. 일어날 수밖에 없는 거다. 멜빈의 이웃집에 사는 게이 화가와도 캐롤과의 관계처럼 좋은 변화가 일어나서 우정을 나누게 된다.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변하기 힘들 것 같은 사람이,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쌓여 타인들과 점점 열린 모습으로 새로 관계를 맺는 모습은 더 보기 좋은 것 같다. 더 극적이기도 하고. 연기도 좋고 내용도 좋은 멜로 영화다. 잭 니콜슨과 헬렌 헌트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괜히 받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받을 만한 영화.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살다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겠다는 넘치는 행복감을 표현하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각박하고 무딘 사람이라고 인생 가운데 그런 순간은 몇 번은 찾아올 것이다. 그런 느낌을 받는 것. 그런 느낌의 원형인 '사랑'이라는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해주는 영화라는 점이 내게 만족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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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3-2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참 재미있게 봤어요. 실컷 웃다가 가슴 찡한,,,
잭 니콜슨과 다이안 키튼의 연기들도 모두 좋구요.

거친아이 2007-03-28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안 키튼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 나온 배우 아닌가요? ^^
요것도 재밌게 봤어요.

프레이야 2007-04-19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거친아이님 제가 착각했어요. 다이안 키튼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 나왔어요. 저 영화 아니구요.ㅠㅠ 완전 헤롱헤롱 헷갈려요 ㅎㅎ

거친아이 2007-04-22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종 그런 착각할 때 있잖아요. 저도 그래요. ^^
영화봤다고 해도 감독이나 배우 이름들을 좔좔 읊을 수는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