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너를 볼 수 없기를
다신 너로 인해 흔들리는 나 되지 않기를
내게 선물했던 옷들 정리하면서
서럽게 울다 지쳐 잠든 밤 오지 않기를

너를 닮은 내 말투와 표정
그 속에서 난 너를 보고
낡은 내 전화기 속에 너의 목소린 그대론데
끝인가봐 난 여기까진듯해 영원할 순 없잖아
지쳐만 가는 날 더 보긴 안쓰러 이젠 나도 놔줄께
그래 널 보내줄께
안녕

내 손에 들린 사진 위에는 내가 사랑했었던 너의 얼굴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는데 전부였는데
끝인가봐 난 여기까진듯해 영원할 순 없잖아
지쳐만 가는 날 더 보긴 안쓰러 이젠 나도 놔줄께
그래 널 보내줄께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어색하지만 않길
편한 모습으로 아무렇지 않게
그냥 인사하면서 그렇게 스쳐가길 바래

 --Toy 5th,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

가사보다 많은 것을 품고 있는 것 같은 노래의 여백.

무거운 밤공기를 밀어내고  가만히 멈춰서서

심호흡하고,

자.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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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8-17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근하시나? ^^

플로라 2006-08-17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준 내내 야근모드임다....ㅠ.ㅠ
 

누군가 아프면 마음이 안 좋다.

아침에 출근하려고 준비하는데,

동생이 방으로 들어와 자꾸만 춥다고 하면서 몸을 덜덜 떨었다. 아무래도 몸살이 난거 같다면서 해열제가 있냐고 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타이레놀 밖에 없어 씻고 나가 사다주겠다고 했다.

팀장님께, 조금 늦는다고 연락하고 약국에 가서 몸살인거 같다고 이야기하고 하루치 약을 사왔다.

집에는 시리얼 밖에 없어서 죽이라도 쑤어줄까 하다가

아무래도 출근 시간이 지체될까봐 동생에게 그냥 시리얼 먹어도 되냐고 물었다.

이리저리 종종거리는게 부담스러웠는지, 누난 그냥 출근하라면서 자기가 알아서 챙겨먹겠단다.

그래서 약 먹는거까지 지켜보고 나왔는데,

아까 저녁먹을 때쯤 전화를 걸어보니

너무 아파서 병원에 다녀왔단다.

엄마 말씀으론 아무래도 내일 큰 병원에 다녀와야할 것 같단다.

올해 왜 이러지... 가족들이 자꾸 아프니까 일하면서도 마음이 잡히지 않네. 

무더위가 심해져서 여기저기 아픈 사람들이 많다는데, 

에효, 큰탈없이 넘어갔음 좋겠는데...ㅜ.ㅜ

여름에 태어난 덕분인지 더위를 거의 안타는(고 3이었던 94년 최악의 여름도 별탈 없이 견뎌냈다는...) 나는, 여름이라서 특별히 힘들거나 괴로운 건 없는데.....그래도 올해는 습식사우나에 매일매일 뛰어드는 기분이라...어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었음 좋겠다고, 어느새 주문을 외우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애니웨이, 몸이든 마음이든 아픈 건 싫어. 싫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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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8-16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여름에 태어나, 저는 더위 타는데 -_-;;
무튼, 몸이 건강한게 최우선이에요. 동생 어서 씩씩하게 일어나길.
플로라님도 몸관리 잘하구요. ( 보신.. 음식이나 먹으러 갈까요? ^^)

플로라 2006-08-16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슴다, 하이드님. 기운이 빠지는 8월 되지 않게 으샤으샤 해야죠... 보신....음식 좋아요~^^;
 
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기를 좋아하게 된 건 얼마되지 않는다.


나는 서사에 열광하고 탐닉하는 인간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책 리스트 상위엔 언제나 소설들이 자리했다.


픽션에서 논픽션으로 넘어오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잘 생각이 나진 않는다.


다만, 내가 삶을 꾸려가면서 일상의 많은 부분이 '여행'이라는 존재로 채워지고 있다는 걸 어느 순간 느끼게 되면서 남들의 시시콜콜한 여행기가 하나하나 내 눈에 포착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는 이들에겐 일종의 성지같은 방콕의 카오산로드.


몇년 전 태국여행을 하고 돌아온 친구가 하도 카오산로드 예찬을 해서 한번쯤을 가고 싶었더랬다.


그래서 그냥 마음 속에 언젠가 가봐야할 곳 쯤으로 카오산을 새겨넣은 것 같다.


<on the road>는 바로 이 카오산로드에서 만난 이들을 인터뷰해서 엮은 책이다.


처음엔 참 책 쉽게 만들었군,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먼 이국의 거리에서 인터뷰 섭외하는 게 쉬운일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인터뷰가 다 건질게 있는게 아닐거라는 걸 알면서도, 어쩐 일인지 자유롭고 행복한 영혼들로 채워진 이런 책을 펴낼 수 있었던 저자에 대한 질투라면 질투일 나만의 소심한 태클.


예상대로 책을 읽으면서 인터뷰에 응한 이들의 빛나는 눈빛과 행복한 고백 앞에 나는 굴복했다.


국적과 나이, 성별을 초월해 모두가 '여행'이라는 명약의 달콤한 주문들을 풀어놓는다.

그 달콤한 주문들 가운데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아있던 말은 안야 로터스라는 독일인의 말이었다.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했어. 회사에서 하루 종일 일하며 사는 것, 그런 게 인생의 목표는 아니잖아. 나는 내가 정말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었어. 그래서 회사를 그만 두고 여행을 떠난 거야."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다고 회사를 그만 두고 여행을 떠날 순 없다. 나 역시 그렇게 대범한 쪽은 아니다. 다만 안야는 그녀의 결단으로 인해 행복해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고 한다. 나 역시도 눈치코치봐가며 얻은 휴가로 다녀오는 짧은 여행을 통해서도 행복이 조용히 다가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녀의 말이 여운이 남는 건 언젠간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위한 응원가처럼 들려오기 때문이다. 

 

"여행의 매혹이란 여행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인생의 매혹이다." 

인생의 매혹에 다가가기 위해 오늘도 야근 중인 나에겐 구원투수같은 책.

바로 <on the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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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5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owup 2006-08-15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원투수와 응원가^-^
나머지 이닝을 다 던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로군요.
플로라 님이 어디로 떠나실지 아주 궁금해집니다.

플로라 2006-08-15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과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으샤으샤!!

나무님, 호오, 나머지 이닝을 위해 필요한 것들 맞네요...^^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언제든, 어디든 떠나고 싶지만..... 일단 몸부터 만들고 자금을 확보한 뒤에 밀어부쳐야겠지요...ㅎㅎ 떠나게되면 나무님께 꼭 알려드릴게요...^^

2006-08-15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6-09-03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주에 오십시간 일해도 이런 거 시러-_-하고 무작정 떠날 수 없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지요. 그래서 저역시 여행기가 넘 좋아욧 >.< 우리 플로라님이 오늘도 으쌰으쌰 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일하실 모습, 선합니다. 행복해질 수 있는 실마리라니, 읽는 것만으로도 은근히 만족스러워져요. 저도 플로라님을 위한 응원가를 부를래요! 그리고 사기만 해놓고 옆에 재놓은 이 책도, 어서 읽어야지요. ^^;

플로라 2006-09-03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감동 100배 댓글로 힘을 실어주니다니, 달밤님 너무 멋지심다. 그리고 감사드리구요.^^ 달밤님의 응원가는 다음달 부산에서 들을 수 있을까요? ^^ 아, 11월에 메가박스 일본영화제도 있군요.저도 답가를 준비해야겠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당장 공항으로 떠나고싶어 들썩거릴지도 모르지만, 달밤님도 재밌게 읽으시리라 여겨집니다.^^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아르투로 페레스-레베스테 아저씨 때문에 에스파냐의 많은 도시들(바르셀로나, 카르타헤나, 마드리드, 탕헤르..여긴 모로코지만!)이 나의 로망이 된지 오래(대체 로망이 몇갠거야? ㅠㅠ).

이, 오기사는 전작 <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도 괜찮았는데...

 

<생활의 발견, 파리>

시지락 출판사는 나름 시각문화에 대한 튼실하고 내공있는 책들을 낸 곳이니까...여행기지만 허접하진 않겠지..

파리가 좀 식상하긴 해도....

김영하의 신간.

<작가의 방>에서도 이 소설 이야기를 했더랬는데,

워낙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넘치는 입담이 있는 작가니까....

지난번 <랄랄라 하우스>보고 완죤 실망해서, 좀 고민 중....뭐 소설과 에세인 다르지만서도....

<보르헤스의 미국문학강의>

학부시절 4학년때 무슨바람이 불어선지 영문과 전공강의인 미국문학사를 수강했다.

아마 하루키를 읽고 피츠제럴드에 매혹되었기 때문이었을거다....

헤밍웨이를 무척 좋아했던 여교수가 정말 재미나게 가르쳤던 그 수업, 다시 또 듣고싶다.

흠...근데 보르헤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미국문학사 강의도 재밌을까....? ㅎㅎ

오다기리 죠의 신작 <유레루>의 OST. 

이런 통찰력을 지닌 영화, 너무 좋다. 음악도 괜찮았는데...

역시나 고민일세....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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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08-13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사실 거면서^^
보르헤스의 미국문학 강의가 궁금한데요. 얼른 읽으시고 리뷰 올려주세요.
플로라 님은 여행기를 진정 좋아하시는군요. 여행기를 잘 쓰는 거 참 어려운가봐요.
섞어찌개 같은 여행기가 너무 많아요.

야클 2006-08-13 0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 이렇게 공개적으로 '살까?.......' 하고 물어보는 것은 정말 망설여서가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의 부추김이나 동의를 얻음으로써 자기결정의 확신을 얻기 위함인 경우가 많죠. 아, 물론 제 얘깁니다만. ㅋㅋㅋ

뭘 고민하세요? 사세요. 꼭 사셔야함다 . ^^

하이드 2006-08-1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세요. ( -> 자동으로 나오는 답)
보르헤스 미국강의 사긴살낀데, 원서로 살까 어쩔까 하고 있어요. 책이 얇고 왜케 비싸게 나온건지. -_-a

플로라 2006-08-13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사놓고 아직 다 못읽은 책도 있고, 에고....알라딘에 들어오면 책지름병 막느라 언제나 고민이에요...^^ 보르헤스 미국문학강의는 읽고나면 또 다시 읽어지고 싶어질 책들이 속출할거 같아 망설이는 중이에요.../진정 여행기를 좋아하는건, 책을 통해서라도 여행을 하고픈 이 중생의 알량한 꼼수이라고 할까요? ^^;;

야클님, 그렇죠. 지원군을 요청하는 제스츄어....알면서도 이렇게 하고야맙니다...^^ 이 책들 고민하기전에 사실 DVD 몇개를 질렀던터라....조금 텀을 줘야할거 같아서리..(결국 살거같단 얘기죠....^^;;)

하이드님, 님이 원서로 읽고 그 향기를 먼저 전해주시구랴... 아마존서 지르고 싶은것도 몇개 있는 중인데, 참는 중이야요~^^
 

주윤발과 종초홍이 나왔던 <가을날의 동화>라는 영화가 있었다.
중학생 때로 기억하는데,
당시는 정말 홍콩영화가 시대를 풍미하던 때라
극장에 걸리는 많은 홍콩영화들을 볼 수가 있었고
주윤발, 장국영, 유덕화, 왕조현 등이 잇따라 내한해 공연도 하고(장국영과 이선희가 조인트 콘서트를 했다지...ㅎㅎ), CF도 찍곤 했다.  중2때였나? 유덕화가 <천장지구>로 내한했을때 내 뒷자리에 앉아있던 친구가 중앙극장에 가서 직접 유덕화를 보고 사인을 받았던 이야기를 얼마나 자랑했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여튼, 대략 15년전쯤 홍콩영화의 전성기에
비슷비슷한 액션영화들이 넘쳐나는 와중에
내 기억 속에 유독 오래오래 남아 빛을 발했던 로맨스 영화가 두 편 있다.

<가을날의 동화>와 <우견아랑>. 두 편 모두 주윤발이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
그 중 <가을날의 동화>는 어린 마음에도 애틋함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이 참 좋았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그리고  따뜻하고 낭만적인 미소와 쓸쓸한 눈빛이 너무도 잘 어울렸던 주윤발과 아름답고 새침한 매력의 종초홍.

아, 이들을 곧 다시 볼 수 있다.
8월말에 DVD가 나온단다(오늘 당장 질렀다...ㅋㅋ).
<가을날의 동화>를 보고나면 시원한 가을이 오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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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8-12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플로라님 저두 이영화 어릴때 보고 참 좋았는데..종초홍 참 미인이었지요..주윤발과 잘어울리구요..참 그런 소박한 사랑이 그립습니다^^
천장지구보고 몇번씩 빌려다보고 월매나 울었던지..그기억이 또 나네요..그리고 장국영이 선전하던 투유초콜릿을 용돈 아껴가며 열심히 사먹었던 기억도..아 그노래 찾아봐야겠어요 ㅎㅎㅎ

플로라 2006-08-12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 반가워요~^^ 천장지구는 두고두고 잊혀지지않는 눈물벅범 감동의 대로망이죠...ㅋㅋ 정말 투유초콜릿 무던히도 먹었댔었는데....해리포터님, 공감해주시니 더 반갑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