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키스하게 놔둬요 큐큐클래식
사포 외 지음, 황인찬 엮음, 이성옥 외 옮김 / 큐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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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 사랑의 노래 / 안토니오 보토


내 사랑, 그는 떠나면서

한마디 말도 없었고, 이름도 부르지 않았다.

그는 시선을 바닥에 두었다.

그가 울었고, 나도 똑같이 울었다.

우리는 잠시 손을 잡았고,

그 순간 우리의 손을 붙든 건 사랑이었음을 알았다.

하지만, 오오, '대체 언제까지?'라는

그 지독한 물음에서 자라난 슬픔에,

터져버린 눈물이 스르르 떨어졌다.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속삭이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는 울었고, 나도 똑같이 울었다.



- 우상, 항문 소네트 / 아르튀르 랭보


보라색 카네이션처럼 어둡고 주름진 것,

그가 숨을 내쉰다, 뽀얀 엉덩이 두 쪽에서

그 끝에 이르기까지 부드럽게 흐르는

여전히 축축한 사랑의 거품 사이에 웅크리고 있다.


우유로 된 눈물처럼 가느다란 가닥들이

울고야 말았다. 잔인한 바람에 떠밀려

작게 엉긴 붉은 이회암 덩어리를 넘어서

기울음의 부름을 받아 상실을 향하여.


빨려나가는 구멍에 맞닿곤 하는 나의 꿈,

물질적 교류에 질투하는 나의 영혼,

거친 눈물받이다, 흐느낌 섞인 둥지다.


그것은 몽롱한 올리브다, 감미로운 플루트다,

그것은 천상의 초콜릿이 내려오는 관이다,

여성적인, 축축함으로 가득한 약속의 땅이다!



.. 나의 가지는 실가지 였던가 보다.... 꺾임이 적어..

몇 시들을 제외하고는 눈으로만 읽어 내려 간 걸 보면..........

랭보에게 저런 시가있었던가.... 마냥 좋다고만 생각하고 작자 이름은 확인하지 않았었는데, 

후에 랭보임을 알고 깜짝 놀랬더라는.......


밤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날이 많아졌음 좋겠다..........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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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10-03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나고 해어지는 것은
누구의 의도로도 바람으로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쁘고 경이럽고 또 속절 없이 슬픈가 봅니다.
내밀한 저신만의 감정을 읽는 이의 그것으로 치환하는 능력에 감탄합니다 :-)

오늘도 맑음 2021-10-03 20:48   좋아요 0 | URL
이분 또 작성자 보다 더한 글을 남기고 가시면……..ㅠ.ㅠ
놓고 가신 글 몇 번이나 되새김질 합니다.
너무 좋네요……
사실 제 감정에 골이 너무 깊어 그점을 두려워 하는 사람이 많던데……
초딩님은 제때 잘 들어 오시고, 내용을 잘 캐치 하세요ㅎㅎㅎㅎ
아, 갑자기 드는 생각입니다만,
마음이 제법 단련되신 분이시군요~! 타인의 개성에 휘둘리지 않고 안을 수 있는 분인 거에요~!! 오~!!! 역시 매력 넘치는 분😍
끝으로 저한테는 최고의 칭찬을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